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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제 못다한 PT의 최종 수정을 위해 업체를 방문했다. 갑자기 걸려온 선배의 전화. 앤디 워홀 전시회 티켓이 있는데 약속이 펑크가 났다고 한다. 이런 횡재가... 사실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서 '팝아트' 관련 컨셉을 뽑아내야 할 일이 있다. 하여 당연 동참하기로 하고, 늦은 7시에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았다.
앤디 워홀이 거기에 있었다. 항상 시립미술관에서 내세우는 컨셉트가 국내 최대, 최초의 수식어다. 아마도 국내 최고의 전시를 한다는 위상때문에 그런 광고를 했으리라 싶지만... 사실 이번 전시는 예상 외로 많지 않은 앤디 워홀의 작품 때문에 적잖이 실망을 했다. 그럼에도 작품 면면히 깊은 감동을 받고 돌아왔다.
20분 정도 관람을 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마를린 먼로, 마이클 잭슨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의 실크스크린 작품들이 인상 깊었다. 이뿐만 아니라 베토벤, 모택동, 레닌 등 시대에 따라 분야를 가리지 않고 그의 레이더망에 걸린 인물들의 자화상은 색다른 맛을 전해준다. 물론 그의 자화상 만큼 인상 깊진 않았지만, 생전에 수퍼스타를 꿈꿨던 그이기에, 대중문화의 스타들을 그의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오브제 선택인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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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홀의 작품이기에 20분 동안의 짧은 관람이었지만 다시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왠지 대중 속의 수퍼스타, 무한 복제를 예술의 힘으로 승화시켰던 앤디 워홀이기에, 그를, 그의 작품을 대하는 태도 또한 가벼워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문득 하게 됐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나의 직업과도 관련이 되는데, 전시 홍보 브로슈어의 표지, 하퍼스 바자와 보그지에 실렸던 그의 초기 디자이너로서의 표지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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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그가 팝아트의 선구자로 거듭나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대략적으로 설명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그 스스로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수퍼스타가 되고 싶어했다. 그의 자화상에서도 이런 모습들은 여실히 드러난다. 온갖 포즈를 취하며 마치 할리우드 스타의 프로필 사진처럼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실크스크린이라는 그의 주무기로 승화됐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웠다.
내가 제대로 필을 받았던 작품은, 베토벤의 초상화, 그리고 모택동의 초상이었다. 유명 스타에 국한되었던 그이기에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 또한 다채롭다. 그나마 메릴 스트립 정도가 최근 인물이지 싶다. 너무나 아름답게 구현된 그녀의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전시관을 돌아보기까지... 채 20분이 걸리지 않았다. 앞서 그의 작품들이기에 가볍게 봐주고 넘어가야 겠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너무 짧은 시간이 걸렸다. 하여 이번 전시회 도록을 천천히 감상하며, 1권을 집어 들었다. 도록도 크게 차이는 나지 않지만, 1만원 짜리와 3만원 짜리 2종... 이렇게 3종을 판매하고 있었다. 판형과 볼륨 면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담고 있는 콘텐츠는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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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에 도록을 펼쳐보며...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를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새롭고, 재밌다. 고전에 대한 풍자나 해학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작가 자신의 개성으로 재탄생시킨 이들 작품에 경이로운 눈빛으로 마주하고 있다. 나오면서 1만원 짜리 도록 1권을 구입했다. 가볍게 읽히길 원했고, 그의 작품 역시 대중들에게 수퍼스타로서 각인받길 원했기에... 두고두고 읽을 책은 아니지만, 워홀의 작품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는 점에서 끌렸다.
20분의 관람 후에 공덕동을 찾았다. 공덕시장의 파전집. 동동주 3병을 부리나케 비우고, 2차에선 소주에 오뎅탕을 먹으며 책 이야기를 맘껏 했다. 읽을 만한 책들을 추천받았다. 지난번 보테로와 르누와르전에도 함께 했던 선배와 이번 앤디 워홀전도 함께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이었다. 왠지 앤디 워홀의 전시는 같이 동행하는 사람에 따라 받는 인상이 달라질 것 같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강렬했던 베토벤의 자화상을 떠올리며... 살짝 술기운이 오른 와중에 리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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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록은 보급판으로 구입했다. 왠지 전시회를 가서 도록을 구입하지 않으면 전시 관람의 완성이 안되는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든다. 차근차근 그의 작품들을 뜯어보리라. 워낙에 유명하지만 속속들이 그의 작품들을 모르는 나로서는 이번 전시가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 같다. 소소하게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낫다는... 그래서 더 알고 싶은 작가이다. 50세의 짧은 여생을 마감한 그였지만, 그의 작품을 공감하고, 서로 소통하는 많은 이들이 있기에... 죽어서도 그는 얼마나 행복할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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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박스가 와서 깜짝 놀랬는데 책이 정말정말 크고 두껍네요.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이런 서프라이즈가 있는듯. ㅋ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엄두는 못내고 가끔 펼쳐봐야 할 것 같아요. 앤디워홀을 그렇게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 전시, 책 등을 많이 보다보니 정이 가서;; 그의 캐릭터나 삶이 너무 재밌는것 같은데다 이 책을 쓴 방법도 너무 특이해서 -아침마다 친구에게 불러주고 친구가 받아적었다니- 궁금해서 샀는데, 보다보면 더더욱 아는사람 일기 훔쳐보는양 친근한 기분이 드네요. 유명인사에 둘러싸여 있었던 사람이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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