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곤잘로 로페즈 갈레고 출연 : 샬토 코플리, 토마스 크레취만, 에린 리차즈 등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작성 : 2017.05.18.
“때로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행복할지도 모를 것이니.” -즉흥 감상-
문득 정신을 차리는 남자가 있습니다. 전신의 뼈마디를 뚜둑거리며 쉽게 나오지 않는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깊게 판 구덩이 속에서, 시체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거기에 누군가에게 구조되어 구덩이에서 나오기는 하지만,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를 뚫고 발견한 집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데요. 알고 보니 집안에 있던 사람들도 사실 그와 같은 입장임이 밝혀지데…….
사실 제목이 ‘오픈 그레이브 Open Grave’라고 해서 무덤에서 잘 자고 있던 시체가 일어나 거리를 활보하는 영화인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도 무덤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깨어난 남자가 등장했으니 말이지요. 그런데 가까운 집에 들어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도 그와 비슷한 처지라는 것이 밝혀지자 ‘아이덴티티 Identity, 2003’같은 영화가 아닐까 의심이 되었습니다. 거기에 지옥문이 열려 악마가 지상으로 출몰하는 그런 작품도 아니었는데요. 예상하던 모든 것이 빗나간 만남이었다고만 적어봅니다.
그럼 제목은 무엇을 의미하는 거냐구요? 음~ 그 부분은 자칫 미리니름이 될 수 있기에 어떻게 돌려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힌트만 드리자면 인류가 통제 할 수 없는 어떤 사태가 발생해, 의도치 않게 대량 사상자가 발생하고 말았다고만 적어보는데요. 과연 그것이 어떤 사태를 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직접 작품을 만나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건 그렇고 즉흥 감상의 의미가 궁금하다구요? 음~ 이 작품은 시종일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기억을 잃어버렸기에 출연진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있었는데요. 조금씩 드러나는 과거의 단편들을 통해 이 사태의 원인이 되는 사람을 파악하려합니다. 그리고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과 결말을 통해 위의 즉흥 감상을 적어본 것인데요. 궁금한 분들은 아시죠?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기억하고 있던 것과 다른 내용을 적은 것 같다구요? 음~ 혹시 영화 ‘그레이브댄서 The Gravedancers, 2005’나 ‘그레이브 인카운터 Grave Encounters, 2011’를 예상하신 것이 아닐까요? 그밖에도 제목에 ‘그레이브’가 붙은 작품이 많은 걸로 알고 있으니, 한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게 아니라면 저와 전혀 다른 관점으로 감상하셨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말이지요! 크핫핫핫핫핫핫핫!!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기억을 잃는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새 출발의 기회? 아니면 진실의 은닉? 그것도 아니라면 의도치 않은 시간 여행? 이번 작품에서는 누구도 진실을 알려줄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됨으로 인해, 기억을 잃기 전까지 유지하고 있던 관계까지 사라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요. 사랑하는 사이건, 피를 나눈 가족이건, 어디까지나 과거가 되어버린 시간 속에서의 경험에 의한 결과라는 것을, 감독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럼, 영화 ‘시간위의 집 House of the Disappeared, 2016’의 감상문으로 이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혹시 감상문에서 언급되지 않은 이번 작품의 매력에 대해 더할 의견이 있다면, 살짝 찔러주시기 바랍니다. TEXT No. 28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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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Open Grave, 2013 감독 - 곤잘로 로페즈 갈레고 출연 - 샬토 코플리, 조셉 모건, 토마스 크레취만, 하초의 천둥치던 날 밤, 한 남자가 눈을 뜬다. 그리고 자신이 시체 더미 속에 파묻혀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구덩이에서 나가려고 애쓴다. 겨우 빠져나온 그가 도착한 곳은 어느 외딴 집. 그곳에서 그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 그러니까 자기가 누구고 왜 이곳에 있는지 아무런 기억이 없는 자들을 만난다. 서로 의심하면서도 어떤 상황인지 알아내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니던 그들은 뜻밖의 광경을 목격하는데……. 포스터를 보면, 사람들이 죽어있는 가운데 한 남자가 있어서 혹시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무덤에서 사람이 기어 나오긴 하지만, 아쉽게도 좀비는 아니다. 그냥 일반 사람이다. 영화를 보면서 다른 여러 작품들이 떠올랐다. 예를 들면 ‘아이덴티티 Identity, 2003’ 라든지, ‘두 개의 달 The Sleepless, 2012’ 같은 것들. 기억을 잃은 여러 사람들이 외딴 집에서 모여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는 부분이 비슷해서 그런 모양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작품은 날짜가 바뀌기도 하고 외딴 집을 벗어나 다른 곳을 찾아냈다는 부분 정도?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기억이 조금씩 되돌아오고, 그럴 때마다 적과 아군이 바뀌면서 갈등을 겪는 설정이 좀 달랐다. 물론 결말 역시 위의 두 작품과는 방향이 달랐다. 영화는 계속해서 여러 가지 떡밥을 잔뜩 뿌려놓았다. 자기도 모르게 라틴어와 프랑스어를 할 수 있는 남자. 외딴 집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채였고, 거기에 갇혀있던 사람들, 집집마다 설치되어있던 감시 카메라, 나무에 묶여 죽은 남자의 시체, 수풀에 숨겨져 있던 자동차 등등. 어떻게 생각하건 그 방향으로 해석이 가능한 구조였다. 오죽했으면 영화 ‘프레데터스 Predators, 2010’나 ‘휴먼 레이스 The Human Race, 2012’처럼 외계인이 인간들을 잡아다가 테스트를 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 너무 기대를 해서인지, 결말 부분에서는 다소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건 알겠는데, 굳이 그런 식으로 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조상들이 기록을 남기는 것에 그렇게 집착했는지 알 것 같았다. 급박했던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뭔가 남겨뒀으면 그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텐데……. 인간이 같은 인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할 수 있는 행위는 과연 어디까지 허용이 될 수 있을까? 인간이 인간으로 판정받을 수 있는 기준은 어디에 있는 걸까?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른 사람을 나와 같은 인간으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게 대해준다고 해서, 상대방이 꼭 그렇게 하리란 보장은 없는 것 같다. 반대로 상대는 나를 인간으로 대해주지만, 반대로 난 상대를 인간으로 여기지 않을 수도 있겠고. 그 때문에 다른 이에게 잔인한 짓을 할 수 있는 거겠지. 영화는 그 기준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를 남기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