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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말 최종희 원더박스/2016.12.16.
주말마다 광화문광장에 촛불이 넘쳐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검조사활동 중인 이때 우리는 차분히 그 원인과 결과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상징적 상호주의에 따르면 인간의 자아 발달과 인지적 성장은 언어를 중심으로 하는 상징을 매개로 하여 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진다. <박근혜의 말>의 저자 최종희는 “언어는 그 사람이다. 언어 안에 모든 것이 담긴다. 한 사람의 언어 속에는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도 들어 있다.(p.7)”고 말하며, 박근혜의 말을 분석하여 그의 성장과정과 언어습득 배경 및 박근혜 언어에 담겨 있는 뜻을 대중이 알기 쉽게 풀어서 해설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말 연구가로 언어와 생각연구소 공동 대표, 경기도 교육청 ‘학교로 찾아가는 인문학’강사로 활약하고 있으며, <고급 한국어 학습사전>,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등의 저서와 공저, 번역서 등이 있다.
저자는 <박근혜의 말>의 목적이 ‘인간 박근혜의 언어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 한 정치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1장 박근혜가 언어로 지은 집/ 2장 불완전한 언어 습득의 배경/ 3장 대통령은 왜 그렇게 말할까/ 4장 콤플렉스와 박근혜 언어/ 5장 칩거의 언어와 시선공포증/ 6장 정치인의 말을 어떻게 볼 것인가/ 부록 ; ‘대통령’ 이라는 말의 뿌리, 박근혜 및 주변 인물들의 종합 연보 등으로 구성하여 ‘박근혜 언어’ 안에 담긴 모든 것을 분석해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박근혜 언어는 사실상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유아적 언어이고 심리적 갈등과 이중성을 담고 있는 분열적 언어이며 교양이나 품격과는 거리가 먼 저급한 언어이다. 그러나 이런 점들은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p.24)”고 지적하며 짧은 발화는 조어 능력 부족, 대면 소통 부재, 자기중심적 소통이라는 박근혜 어법의 한 단면일 뿐이라고 말한다. 주어가 생략된 문장은 박근혜 특유의 어법 가운데 하나다. ‘단지 말을 줄이려는 방편이 아니라 자신을 국민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로 간주하는 심리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주어의 생략은 책임 회피로도 연결된다. 실행은 ‘아랫것’들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슨 일이 잘못되면 그 책임은 대통령 자신이 아닌 아랫사람들에게 있다. 올바른 지시를 내렸는데 실행을 잘못한 것이다. 사과 한 번에 그토록 인색하고, 자신은 쏙 빠진 채 책임을 모두 남에게 미루는 유체이탈 화법이 여기에서 비롯한다.(p.27)”고 지적하면서 박근혜 어법은 ‘∼이다’ ∼해야 한다‘ 등으로 타인에 대한 평가나 지시가 주종을 이룬다. 일의 주체가 되어 실행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의 어법이라면 ’∼한다. ∼하자. ∼하겠다‘로 종결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호작용주의 이론의 주창자 중 하나인 피아제는 인지 발달 과정을 4단계로 나눈다. 이 이론으로 살펴보자면 ‘백 단어 공주’로도 불리는 박근혜의 언어는 주로 2단계 수준에 머물고 있다. “2단계의 사고는 자기중심성, 변환성(다른 말로 바꾸기), 중심화, 가역성 결여 등을 내보이면서, 자기중심적 언어를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박근혜는 아버지에게 강하게 영향을 받은 언어 습득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충격적이고도 심각한 일들을 겪은 탓에 지금까지도 자기중심적 언어(주체적 자아)와 사회화된 언어(객체적 자아)의 극심한 분리 현상을 보인다.(p.46)” 그 예로 주어와 술어의 불일치, 능동태와 수동태 혼용, 목적어 망실, 잦은 어휘 오용, 논리적 사고 결여, 동문서답 등이 그 방증이다. ‘특히 발화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일종의 언어 발달 장애라 할 정도로 기형화 되어 있다.’고 말한다.
영화 <넬>의 주인공은 알아듣기 힘든 말을 사용한다. 세상과 격리된 채 살았던 넬이 구사하는 언어가 어머니의 영향 때문으로 밝혀진다. 어머니가 죽기 전까지 20년 넘게 읽어 주었던 <킹 제임스 성경>에 기초하고 있고, 뇌내출혈 후유증인 안면마비에서 비롯된 발음 장애가 넬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었음을 언어학자들이 밝혀낸 것이다. “박근혜는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넬이다. 높은 담장을 친 곳에서 세상과 격리되어 살아오면서, 정상적인 언어사회화 과정을 겪지 못한 불완전한 언어 습득자다. 언어심리학적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가장 중요한 청소년, 청년기를 불행하게 보낸 지극히 불우한 여인이다. 어린 시절부터 박근혜의 마음속에는 높은 담장이 둘러쳐져 있었으며 그런 근본적인 결핍 상태가 평생 족쇄로 작용했다.(p.54)”고 박근혜의 언어습득 과정에서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했기 때문에 불완전한 언어사용을 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박근혜가 말한 “바쁜 벌꿀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가 언어발달 장애의 대표적 말이다. 영국의 유명 화가 겸 시인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남긴 “바쁜 벌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의 근혜체 번역판이다(p.84). 또한 “지하경제 활성화라는 황당무계한 말이 멀쩡하게 등장한 것도 따지고 보면 박근혜는 활성화가 붙으면 다 좋은 말이 된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시 토론 화면을 보면 이 말을 해놓고도 자신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활성화란 근사한 단어도 썼는데, 왜들 저러지 하는 표정이 스쳐간다(p.89).” ‘지하경제 양성화’라고 해야 할 것을 ‘지하경제 활성화’로 잘못 말한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온 국민이 분노하고 나라 전체를 슬픔에 잠기게 만든 세월호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도 박근혜의 시각이 여실히 드러난다. “박대통령의 끈질긴 선제적 공격과 수사 가이드라인 덕분에 기소된 정부 측 고위관계자는 단 1명도 없었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205명을 기소했지만, ‘살인’죄를 적용한 것은 이준식 선장 단 한 명뿐이었다. 이 또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것이었다. 검찰이 기소한 사람들은 주로 해경 말단 직원들이었다. 법원도 이러한 수사와 기소 결과가 어이가 없었는지 세월호 참사는 구조 의무 불이행, 구조 지연, 혼선 등 부실 구조가 주된 원인이고 구조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판시할 정도였다.(p.154)” 이처럼 자기중심적이고 책임 회피성향이 잘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그런 영향으로 제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은 물론, 사후에도 제대로 된 법안 마련조차 못한 국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도 자기들이 떳떳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우리 정치계의 무책임한 민낯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불통하는 대통령이라는 평을 듣는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실 알고 보면 박근혜는 ‘전화통 아줌마’다. 대통령 집무조차 본관으로의 출근을 미룬 채 주로 관저에서 전화통을 붙들고 본다. 비서나 장관들도 대개는 전화로 묻고 지시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에 오른 사람들 중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과 독대하거나 대면 보고를 한 이들은 한손가락으로도 남고, 수석비서관들 중에서도 박 대통령을 독대한 사람들은 아주아주 드물다.(p.157)” 박대통령은 걸핏하면 경제 상황과 민생 위기를 언급하지만 역대 경제수석이 독대나 대면보고 한 번 한 적 없고, 정국이 불안할수록 역할이 중요한 정무수석들조차도 전화 통화를 한 게 전부일 정도로 정상적인 공무로는 사람 만나기를 기피한다.
한편 박근혜는 무대 공포증을 갖고 있음이 국빈외교 자리나 행사에서 말을 더듬거나 청중을 보지 않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무대 공포증의 또 다른 부작용으로는 시선 처리 문제가 있다. 엄밀하게는 시선 공포증에 가깝다고 한다. “박대통령의 일대일 관계에서의 대면공포증, 대인기피증 문제는 국정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친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담당 장관의 대면보고, 주요 사안에 대한 중요 인물들과의 독대 협의 등이 거의 절멸했다. 긴밀한 소통과 올바른 현안 대응이 될 리 만무하다.(p.226)” 그래서 불통하는 대통령이 되고 만 것이다.
“화술에 자신이 없는 사람일수록 문장을 짧게 끊어서 말을 해야 한다. 물론 글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박근혜는 말을 못하면서도 만연체를 선호한다. 만연체 문장을 선호하는 이들은 대체로 과시적, 권위적, 보수적 성향을 보이며, 행동보다는 사고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의사결정이 모호하거나 느린 편이다.(p.175)”라고 지적하면서 박근혜의 화술은 우원증에 가깝다고 한다. 우원증은 주체의 핵심에 효과적으로 점근하지 못하고 곁가지를 치면서 한참씩 도는 경우이다. 발화나 문장 구성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불필요한 문구를 만들어 내어 덧붙이거나 반복한다. 말을 시작해서 제대로 끝맺지 못하면 지리멸렬, 산 넘고 물 건너서라도 어떻게 간신히 끝을 맺으면 우원증 이라고 한다.
저자는 박근혜 언어가 비정상적인 원인이 성장과정에 있다고 분석한다. 실체 없이 구호부터 남발하는 것이나 번드르르 한 말만 앞세우는 포퓰리스트적 언어 성형 정치가 박근혜식 정치의 근간이라고도 말한다. 이유도 단순하다. ‘인기몰이용의 그 같은 말들이 유권자들에게 내내 잘 통해 왔기 때문이다(p.245)’라며 ‘유권자로서 말 바꾸기를 밥 먹듯 하는 정치인들의 말을 경계해야 한다’며 여러 가지 결함을 가진 박근혜의 말 분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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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현 시국의 이유가 될 만한 책이 나왔다. 현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그가 사용한 언어에서 검증해 보는 책이 편찬된 것이다. 이 책은 오랜 시간 대통령들이 사용했던 언어들을 연구하던 저자에 의해, 다급하게 편찬된 경향이 있다. 탄핵정국이 되면서 그의 언어가 많이 문제가 되고, 그러면서 연구 과정 속에 있던 많은 부분의 언어들이 사장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연구 성과도 제시하고, 현 시국을 언어적으로 진단도 할 겸 이 책이 편찬된 것이다.
책은 박근혜 대통령의 성장 과정과 그 속에서 현성된 언어들을 먼저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그 언어들이 대통령이 되어 어떤 결과로 나타났는가를 집중 조명해 보고 있다. 편협하고 벽 속에 갇혀 있었던 의식과 언어가 그를 어떻게 내몰았으며, 그의 성장 과정 속에서 범인과 다른 환경이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도 밝히고 있다.
12세 때부터 청와대 공주였고 23세부터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한 박근혜가 생각하는 자아상은 실무적인 일이나 실행과는 거리가 먼 고고한 존재이다. 고고한 존재는 다른 이들에게 지시하거나 그들의 자세와 결과에 대해 평가할 따름이지 스스로 실행에 나서는 주체가 아니다. 따라서 박근혜 어법은 ‘-이다, -해야 한다’ 등으로 타인에 대한 평가나 지시가 주종을 이룬다. 일의 주체가 되어 실행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의 어법이라면 ‘-한다, -하자, -하겠다’로 종결될 것이다.(P27)
이러한 환경이 저자가 말하는 공주 어법, 유체이탈 어법, 불통 군왕어법, 오발탄어법 등으로 연결된다. 명령형으로 일관하는 언어적 태도롤 보이면서 잘못은 주변의 잘못이지 자신은 정당한 명령을 내린 것으로 오인하는 사고를 갖게 되었다. 또한 성곽에 갇힌 언어생활로 인해 비정상적인 언어 습득이 이루어졌고, 그것은 짧은 표현, 잘못된 표현으로 이루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일들이 개인적인 삶일 때는 문제가 적을 수 있으나 공인의 입장이 되었을 때는 타인들에게 많이 누가 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신뢰를 떨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언어의 잘못된 사용은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점검하게 한다. 특권적인 의식을 가지게 만드는 어법은 소통의 부재를 가져오게 되는 결과가 된다. 오늘날 소통 부재, 인식의 부족 등은 정말 무능력하게 보이는 상황을 만들게 하고 있다. 거대한 국가의 모든 제반 일들을 가꿔나가야 하는 대통령의 일상이 보이는 이런 말들은 과연 대통령직 수행을 할 수 있는 인물인가 의구심을 가지게 만든다.
신비적인 요인이나, 감상적인 표현은 더욱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든다. 흔히 영매 어법이라 일컬어지는 이러한 표현은 사실성과 객관성이 많이 떨어져 이야기가 호도되는 경향이 있다. 문제가 조금만 불리한 여건으로 나아가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러한 표현은 소통 부재는 물론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의욕을 많이 떨어지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또한 복지부동을 가져오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과 신뢰다 이것을 엮어나가게 만드는 것이 말이다. 말이 어떤가에 따라서 그 사람의 본질적인 요소를 알 수 있다. “말은 그 사람이다.:”란 말도 그런 이유에서인 것이 아니랴 생각 된다. 이 책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용 언어들을 6가지로 분석하여 보여주고 있다. 그 분석을 보면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는 인물이다. 그가 일반인일 때 장기로 여겨지던 ‘신뢰’가 참으로 사산누각이었다는 것을 인지한다. 저자는 언어를 통해서 그것을 우리들에게 보여주면서 현 탄핵정국의 당위성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답답하다. 일국의 대통령이나 되는 사람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살핀다는 자체가 안타깝다. 왜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미연에 인지하지 못하고 그에게 정권을 맡겼는가. 그것을 속았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 듯하다. 이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랐고, 비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을 우리들을 위해서 나랏일을 하도록 맡겼으니 참으로 개발에 편자다. 책을 읽으면서 참람한 생각을 금할 길이 없다.
더구나 어릴 적부터 배신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인물에게 힘을 실어줘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일들은 모두 배신으로 생각하여 처단하게 만드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것이 소통 부재를 가져왔고 주변에 간신들만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유승민, 진영 등이 그래서 바른 말을 하다 쫓겨나 끝까지 보복당하는 존재들이 되고 있음을 이 책은 일깨워 주고 있다. 그런 면에선 참 집요하고 독한 모습도 보여준다. 선이 마음에 있으면서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때 화합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것이리라. 하지만 욕심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는 참혹한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하리라.
오늘의 정국이 그런 결과로 치닫고 있다. 소통의 부재, 왕이 된 듯한 착각, 비정상적인 삶 등이 가져온 현실은 참람하다. 공인이 욕심과 보복의 아이콘을 가릴 때 오늘날의 사회에서 어떻게 되는가를 우리는 여실히 본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그렇게 공천의 잘못으로 그렇게 비난을 당했으면, 그렇게 국민의 듯을 읽었으면 새롭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무지를 보여줬다. 그 결과가 오늘의 탄핵이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그가 사용한 언어를 통해 예견해 볼 수 있는 내용이리라 생각도 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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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의 중요성을 정말 잘 알고 있을까.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격언이나, 말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치가들과 고위 공직자의 말실수가 빚는 씁쓸한 일들은 말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동안 대통령의 이상한 말에 너무 관대하고 안일하게 생각해왔다늘 걸 최근 국정농단 사태로 깨닫고 있다. 혹시 말보다 대통령의 이미지와 카리스카마에 더 큰 기대를 거는 권위주의 시대의 심리가 남아있었던 것은 아닐까.
문제가 되는 '박근혜의 말'은 언어를 배우고 소통하며 사회화 과정을 거치는 어린시절 특수한 가정 환경에서 출발한다. 박근혜는 성장기의 16년 동안 학교 생활을 제외하면 외부와 차단된 청와대에서 지냈다. 아버지 박정희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후 청와대를 떠나서 최태민과의 교류 외엔 동생들과도 발을 끊다시피하며 칩거해왔다. 정치가로 입문하고서도 독서보다는 TV드라마를 즐겨보며 마음의 위안을 삼았다고 한다.
인지 발달 과정을 4단계로 나눈 피아제의 상호작용주의 이론에 따르면, 이런 특수한 배경을 지닌 박근혜의 언어는 2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자기 중심적 언어와 사회화된 언어의 극심한 분리현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주어와 술어의 불일치, 능동태와 수동태의 혼용, 목적어의 망실, 잦은 어휘 오용, 논리적 사고의 결여, 동문서답 등이 그 방증이다.'
페이스북에 '박근혜 번역기'까지 등장하게 한 일명 '박근혜체'는 심적 불일치에서 비롯한 이중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성을 갖춘 반듯하고 올바른 모습으로 자신의 외면을 성형해오며 생긴 외면와 내면의 불일치, 자신의 잣대로 설정된 도덕적 주체와 객체의 혼동, 진의와 표의 사이의 불일치, 부친으로 인한 긍정적 콤플렉스와 부정적 콤플렉스 간의 충돌, 여성 자연인과 정치인 박근혜 사이의 불화의 이중성에서 오는 것이다. 그래서 '박근혜의 적은 박근혜의 언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근혜체'를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눈다. 첫째, 오발탄 어법이다. 지난 대선 2차 TV토론에서 실수한 '지하경제 활성화'는 대표적인 오발탄 어법이다. 그 외에도 '이산화가스,'누에가 나비가 되어', '솔선을 수범해서' 등의 오발탄 어법은 무지가 주범이다. 그녀에게 수첩과 메모, 원고가 중요한 이유다.
둘째, 우주, 정성, 혼, 마음, 일편단심, 정신, 기운 등을 자주 거론하는 영매 어법이다. 현대정치는 주술사의 신정정치가 아니다. 복지로 대표되는 분배 경제 같은 구체적인 실물 명사를 거론해야 한다. 최태민교의 맹신자로서 박근혜는 최태민의 영혼합일법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셋째, 불통 군왕의 어법이다. 타고난 공주라는 선민의식에 더하여 국민과 국회의원을 졸로 보는 장기판 공주 화법이라고 할 수 있다. 박근혜에게 최태민과 아버지 박정희 외에 누군가를 받든다는 사고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공감의 결여는 '얼음 공주', '독종 불감증'으로 표출된다.
넷째, 피노키오 어법이다. 박근혜는 자신의 말에 분칠하거나 변조하는 언어성형의 전문가 수준이다. 필요하면 내용을 숨기거나 생략하고 거짓말도 곧잘 하며, 말 뒤집기는 기본이다. 이것은 박근혜의 언어를 두루 관통하는 이중성에서 비롯한다.
다섯째, 유체이탈 어법이다. 주로 책임을 회피하는 데서 나오는 것으로, 그의 연설에는 '~하자, ~ 하겠다'는 식의 말이 아니라 주체가 빠지고 없다. 실제로 국내 문제로 시끄러울 때마다 외교 순방길에 오른 적이 빈번하다. 말만 유체이탈한 게 아니고 몸도 유체이탈한 것이다.
여섯째, 전화통 싸움닭 어법이다. 이런 말투는 대본 없이 말할 때, 즉석에서 벌어진 상황에서 말할 때, 고상한 체할 수 없을 만큼 짜증이 났을 때 나타난다. '한국말 못 알아들으세요?', '병 걸리셨어요?', '지금 저하고 싸움하시는 거예요?' 등이 그런 사례 중 일부다.
실전에서 박근혜 어법은 여섯 가지 유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그녀의 문장이 조금만 길어지면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워 국무회의에서 받아쓰기 풍경이 벌어진다. 전문적으로 보면,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사고장애(disorder of thought)의 일종이다. 생각할 때 관념의 결부를 잃어버려 생각 정리가 잘 안 되는 '지리멸렬(incoherence)'과 주제의 핵심에 효과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한참 도는 '우원증(circumstantiality)'이다. 이로 인한 결과물이 '연상지체'로, 한마디로 말하면 생각이 다음 단계로 빨리 건너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한문투의 표현을 우리말로 바꿀 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보통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회화 과정을 겪지 못하고 낡은 어법이 굳어진 탓이다.
이 책은 우리말 파괴자라고 할 만한 박근혜의 말을 통해 불행한 대한민국을 만든 그의 언어를 형성하는 데 바탕이 되는 개인사와 인생역정, 최태민과의 관계와 그의 영향, 사상체질과 MBTI로 본 심리유형, 심리학자 김태영이 들여다 본 박근혜와 연산군의 닮은 점 등을 아우른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건강한 상식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아울러 정치가의 말을 제대로 조명하는 언론의 뚝심있는 역할과 언어학자들의 활발한 연구, 우리 각자의 언어생활을 반성하는 계기가 된다. 무엇보다도 기막힌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언어는 곧 그 사람'이라는 교훈을 새겨야겠다.
[... 박근혜의 상흔을 국민들이 가슴에 깊이 새겨서 앞으로 정치 리더로 나서고자 하는 인물들마다, 먼저 그의 말과 사람됨을 비교해 보고, 그가 말만큼 행동하는지 살펴보고, 그의 말이 깊은 사유와 숱한 고민에서 나온 것인지 대조해 보고 그가 말로써 국민들과 소통하는지 살피고 판단하는 계기가 된다면, 우리의 정치 수준은 지금보다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이 상처를 딛고서 또다시 한 걸음 성큼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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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말 최종희 원더박스/2016.12.16. sanbaram 주말마다 광화문광장에 촛불이 넘쳐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검조사활동 중인 이때 우리는 차분히 그 원인과 결과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상징적 상호주의에 따르면 인간의 자아 발달과 인지적 성장은 언어를 중심으로 하는 상징을 매개로 하여 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진다. <박근혜의 말>의 저자 최종희는 “언어는 그 사람이다. 언어 안에 모든 것이 담긴다. 한 사람의 언어 속에는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도 들어 있다.(p.7)”고 말하며, 박근혜의 말을 분석하여 그의 성장과정과 언어습득 배경 및 박근혜 언어에 담겨 있는 뜻을 대중이 알기 쉽게 풀어서 해설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말 연구가로 언어와 생각연구소 공동 대표, 경기도 교육청 ‘학교로 찾아가는 인문학’강사로 활약하고 있으며, <고급 한국어 학습사전>,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등의 저서와 공저, 번역서 등이 있다. 저자는 <박근혜의 말>의 목적이 ‘인간 박근혜의 언어 형성 과정을 중심으로 한 정치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1장 박근혜가 언어로 지은 집/ 2장 불완전한 언어 습득의 배경/ 3장 대통령은 왜 그렇게 말할까/ 4장 콤플렉스와 박근혜 언어/ 5장 칩거의 언어와 시선공포증/ 6장 정치인의 말을 어떻게 볼 것인가/ 부록 ; ‘대통령’ 이라는 말의 뿌리, 박근혜 및 주변 인물들의 종합 연보 등으로 구성하여 ‘박근혜 언어’ 안에 담긴 모든 것을 분석해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박근혜 언어는 사실상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유아적 언어이고 심리적 갈등과 이중성을 담고 있는 분열적 언어이며 교양이나 품격과는 거리가 먼 저급한 언어이다. 그러나 이런 점들은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p.24)”고 지적하며 짧은 발화는 조어 능력 부족, 대면 소통 부재, 자기중심적 소통이라는 박근혜 어법의 한 단면일 뿐이라고 말한다. 주어가 생략된 문장은 박근혜 특유의 어법 가운데 하나다. ‘단지 말을 줄이려는 방편이 아니라 자신을 국민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로 간주하는 심리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주어의 생략은 책임 회피로도 연결된다. 실행은 ‘아랫것’들이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슨 일이 잘못되면 그 책임은 대통령 자신이 아닌 아랫사람들에게 있다. 올바른 지시를 내렸는데 실행을 잘못한 것이다. 사과 한 번에 그토록 인색하고, 자신은 쏙 빠진 채 책임을 모두 남에게 미루는 유체이탈 화법이 여기에서 비롯한다.(p.27)”고 지적하면서 박근혜 어법은 ‘∼이다’ ∼해야 한다‘ 등으로 타인에 대한 평가나 지시가 주종을 이룬다. 일의 주체가 되어 실행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의 어법이라면 ’∼한다. ∼하자. ∼하겠다‘로 종결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호작용주의 이론의 주창자 중 하나인 피아제는 인지 발달 과정을 4단계로 나눈다. 이 이론으로 살펴보자면 ‘백 단어 공주’로도 불리는 박근혜의 언어는 주로 2단계 수준에 머물고 있다. “2단계의 사고는 자기중심성, 변환성(다른 말로 바꾸기), 중심화, 가역성 결여 등을 내보이면서, 자기중심적 언어를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박근혜는 아버지에게 강하게 영향을 받은 언어 습득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충격적이고도 심각한 일들을 겪은 탓에 지금까지도 자기중심적 언어(주체적 자아)와 사회화된 언어(객체적 자아)의 극심한 분리 현상을 보인다.(p.46)” 그 예로 주어와 술어의 불일치, 능동태와 수동태 혼용, 목적어 망실, 잦은 어휘 오용, 논리적 사고 결여, 동문서답 등이 그 방증이다. ‘특히 발화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일종의 언어 발달 장애라 할 정도로 기형화 되어 있다.’고 말한다. 영화 <넬>의 주인공은 알아듣기 힘든 말을 사용한다. 세상과 격리된 채 살았던 넬이 구사하는 언어가 어머니의 영향 때문으로 밝혀진다. 어머니가 죽기 전까지 20년 넘게 읽어 주었던 <킹 제임스 성경>에 기초하고 있고, 뇌내출혈 후유증인 안면마비에서 비롯된 발음 장애가 넬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었음을 언어학자들이 밝혀낸 것이다. “박근혜는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넬이다. 높은 담장을 친 곳에서 세상과 격리되어 살아오면서, 정상적인 언어사회화 과정을 겪지 못한 불완전한 언어 습득자다. 언어심리학적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가장 중요한 청소년, 청년기를 불행하게 보낸 지극히 불우한 여인이다. 어린 시절부터 박근혜의 마음속에는 높은 담장이 둘러쳐져 있었으며 그런 근본적인 결핍 상태가 평생 족쇄로 작용했다.(p.54)”고 박근혜의 언어습득 과정에서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했기 때문에 불완전한 언어사용을 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박근혜가 말한 “바쁜 벌꿀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가 언어발달 장애의 대표적 말이다. 영국의 유명 화가 겸 시인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남긴 “바쁜 벌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의 근혜체 번역판이다(p.84). 또한 “지하경제 활성화라는 황당무계한 말이 멀쩡하게 등장한 것도 따지고 보면 박근혜는 활성화가 붙으면 다 좋은 말이 된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시 토론 화면을 보면 이 말을 해놓고도 자신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활성화란 근사한 단어도 썼는데, 왜들 저러지 하는 표정이 스쳐간다(p.89).” ‘지하경제 양성화’라고 해야 할 것을 ‘지하경제 활성화’로 잘못 말한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온 국민이 분노하고 나라 전체를 슬픔에 잠기게 만든 세월호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도 박근혜의 시각이 여실히 드러난다. “박대통령의 끈질긴 선제적 공격과 수사 가이드라인 덕분에 기소된 정부 측 고위관계자는 단 1명도 없었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205명을 기소했지만, ‘살인’죄를 적용한 것은 이준식 선장 단 한 명뿐이었다. 이 또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것이었다. 검찰이 기소한 사람들은 주로 해경 말단 직원들이었다. 법원도 이러한 수사와 기소 결과가 어이가 없었는지 세월호 참사는 구조 의무 불이행, 구조 지연, 혼선 등 부실 구조가 주된 원인이고 구조 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판시할 정도였다.(p.154)” 이처럼 자기중심적이고 책임 회피성향이 잘 드러나고 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그런 영향으로 제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은 물론, 사후에도 제대로 된 법안 마련조차 못한 국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도 자기들이 떳떳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우리 정치계의 무책임한 민낯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불통하는 대통령이라는 평을 듣는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실 알고 보면 박근혜는 ‘전화통 아줌마’다. 대통령 집무조차 본관으로의 출근을 미룬 채 주로 관저에서 전화통을 붙들고 본다. 비서나 장관들도 대개는 전화로 묻고 지시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에 오른 사람들 중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과 독대하거나 대면 보고를 한 이들은 한손가락으로도 남고, 수석비서관들 중에서도 박 대통령을 독대한 사람들은 아주아주 드물다.(p.157)” 박대통령은 걸핏하면 경제 상황과 민생 위기를 언급하지만 역대 경제수석이 독대나 대면보고 한 번 한 적 없고, 정국이 불안할수록 역할이 중요한 정무수석들조차도 전화 통화를 한 게 전부일 정도로 정상적인 공무로는 사람 만나기를 기피한다. 한편 박근혜는 무대 공포증을 갖고 있음이 국빈외교 자리나 행사에서 말을 더듬거나 청중을 보지 않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무대 공포증의 또 다른 부작용으로는 시선 처리 문제가 있다. 엄밀하게는 시선 공포증에 가깝다고 한다. “박대통령의 일대일 관계에서의 대면공포증, 대인기피증 문제는 국정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친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담당 장관의 대면보고, 주요 사안에 대한 중요 인물들과의 독대 협의 등이 거의 절멸했다. 긴밀한 소통과 올바른 현안 대응이 될 리 만무하다.(p.226)” 그래서 불통하는 대통령이 되고 만 것이다. “화술에 자신이 없는 사람일수록 문장을 짧게 끊어서 말을 해야 한다. 물론 글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박근혜는 말을 못하면서도 만연체를 선호한다. 만연체 문장을 선호하는 이들은 대체로 과시적, 권위적, 보수적 성향을 보이며, 행동보다는 사고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의사결정이 모호하거나 느린 편이다.(p.175)”라고 지적하면서 박근혜의 화술은 우원증에 가깝다고 한다. 우원증은 주체의 핵심에 효과적으로 점근하지 못하고 곁가지를 치면서 한참씩 도는 경우이다. 발화나 문장 구성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불필요한 문구를 만들어 내어 덧붙이거나 반복한다. 말을 시작해서 제대로 끝맺지 못하면 지리멸렬, 산 넘고 물 건너서라도 어떻게 간신히 끝을 맺으면 우원증 이라고 한다. 저자는 박근혜 언어가 비정상적인 원인이 성장과정에 있다고 분석한다. 실체 없이 구호부터 남발하는 것이나 번드르르 한 말만 앞세우는 포퓰리스트적 언어 성형 정치가 박근혜식 정치의 근간이라고도 말한다. 이유도 단순하다. ‘인기몰이용의 그 같은 말들이 유권자들에게 내내 잘 통해 왔기 때문이다(p.245)’라며 ‘유권자로서 말 바꾸기를 밥 먹듯 하는 정치인들의 말을 경계해야 한다’며 여러 가지 결함을 가진 박근혜의 말 분석을 마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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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 국정 운영 이전에 비정상적 언어가 존재했다.” 책 표지 한가운데에 박혀 있는 문장인데, 마치 이 문장이 폐부를 찌르는 듯하다. 바로 우리말 연구자 최종희가 쓴『박근혜의 말』이다. 저자는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박근혜의 말을 철저하게 분석한다. 불완전한 언어 습득의 배경을 파헤치고, 그녀에게 고맙고 진실한 사람인 최태민의 영향을 살펴본다. 이렇게 미리 땅을 고르고 나면 ‘근혜체’라는 비정상 어법을 여섯 가지로 나누어 제시한다.
1. 오발탄 어법 - 웃어넘기기엔 씁쓸한 블랙코미디 2. 영매 어법 - 국사당 원무당의 재림인가 3. 불통 군왕 어법 - 혹은 장기판 공주 어법 4. 피노키오 공주 어법 - 대중을 속인 언어 성형 정치 5. 유체이탈 어법 - 사과할 줄 모르는 대통령의 마음속 6. 전화통 싸움닭 어법 - 고상한 정치인의 속물성 -p. 84
박근혜는 왜 말실수가 잦을까,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의 탓만 할까, 말로만 소통한다고 하면서 꽉 막혀 있을까,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비로소 풀린다. 곧이어 ‘실전 근혜체 고급 활용법’이 나와 이해를 높인다. 박근혜가 그토록 감추고 싶었던 것(끔찍한 가족사와 배신 트라우마, 비정상적 사회화 과정이 낳은 발달장애, 정신을 지배하는 최태민의 그림자, 빈곤한 지적 자산과 공주의 허위의식, 아버지 박정희에 대한 양면적 콤플렉스)이 낱낱이 드러난다. 그러나 저자는 박근혜의 말에서 멈추지 않는다. 정치인의 말로 확장하고는, 우리에게 제안한다.
박근혜가 남긴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겠지만, 나는 그 상처의 흔적만큼은 지우지 말자고 제안하고 싶다. 말이 결국 그 사람이요. 정치임을 깨우치는 상흔이다. 박근혜의 상흔을 국민들이 가슴에 깊이 새겨서 앞으로 정치 리더로 나서고자 하는 인물들마다, 먼저 그의 말과 사람됨을 비교해 보고, 그가 말만큼 행동하는지 살펴보고, 그의 말이 깊은 사유와 숱한 고뇌에서 나온 것인지 대조해 보고 그가 말로써 국민들과 소통하는지 살피고 판단하는 계기가 된다면, 우리의 정치 수준은 지금보다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이 상처를 딛고서 또다시 한 걸음 성큼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p. 252~ 253
상처가 너무 깊어 과연 아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 지금 이 순간도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한 걸음 전진하고 있다. 이 전진이 다음 선거에서는 바른 선택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더는 포퓰리즘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언어는 그 사람이다. 언어 안에 모든 것이 담긴다. 한 사람의 언어 속에는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도 들어 있다. -p. 7 머리말
박근혜의 말, 정치인의 말, 그리고 내 자신의 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더불어 저자의 말(글)도 살펴보게 된다. 지금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러하겠지만, 박근혜를 좋아하지 않는구나,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읽었으나, 강한 어조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역시 강한 어조를 뚫고 저자가 궁극적으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과거, 현재를 넘어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 밝은 미래를 위해 정치인의 말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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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박근혜(이하 '박근혜')를 바른 말만 하는 정치인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몇가지를 뻬면 대부분의 말이 인간이 지켜야하는 옳은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옳은 말의 시선이 어디에 가 닿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고, 바른 말이라고하더라도 그 말 안에 실천의 말은 없고 모양이 예쁘고 바르기만 한 말이라면, 그 또한 의미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지요. 내용이 없는 말이라고 하기에는 박근혜의 말의 무게는 직책의 무게 만큼 무거운 것이었고, 빈 수레라 믿기에는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이 상황이 참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뉴스 소비자로서 박근혜의 담화를 들으며 생각했습니다.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고.
이 책은 우리말을 연구하시는 분께서 책을 쓰셨다하여 책을 받기 전부터 큰 기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박근혜의 말로 책 한권을 엮을 만 양이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들기는 하더군요. 책은 대통령이 되기 이전의 박근혜 개인의 역사부터 시작합니다. 한 개인의 말이 형성되는 과정을 본다면 특수한 삶을 살았던 인생 이야기부터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런 과정의 이야기를 풀어 오발탄 어법, 영매 어법, 불통 군왕의 어법, 피노키오 공주 어법, 유체이탈 화법, 전화통 싸움닭 어법으로 대통령의 말투를 구분하여 설명합니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만을 이야기하는 대통령을 두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에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우원증이라는 말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은 자의 말로 우리말을 연구하는 분께서 글을 쓰기에는 자료가 부족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문제적 정치인의 초상을 그리는데도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생각합니다. 책 상태는 읽기 편한 편집입니다. 부록으로 '대통령'이라는 말의 뿌리와 박근혜 및 주변 인물들의 종합 연보는 매력적이었습니다. 인간 박근혜를 언어학자인 저자의 시선으로 훑어보는 책이 아니었나 생각되었습니다. 시원하게 잘 읽히나, 삶이 그래서, 상황이 그래서, 본인이 컴플렉스를 극복을 못해서, 경험이 짧아서,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외로운 삶을 살아서, 또는 할머니라서 지금의 상황이 되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 정도의 사람이었다면 대통령을 하지 말았어야하고, 그 주변에서는 못하게 막았어야 하는게 옳죠. 그래서 인간 박근혜의 위치를 대통령 자리에 두고 보는 시선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잘못이 밝혀진다면 대통령으로써 행한 일에 대하여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까닭에 대통령인 자, 박근혜를 논하면서 '할머니'라고 지칭하는 것도 불편했는데, 234쪽의 문단을 읽고서는 매우 복잡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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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말/최종희/원더박스/문제적 정치인의 비정상적 언어 분석...
늘 말의 중요성을 인식하기에 아나운서나 기자들처럼 말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말은 그 사람의 얼굴이고 생각이고 정신이니까. 말은 외모 만큼이나 그 사람의 매력 자본이기도 하지만 반감의 자본이기도 하니까.
요즘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앞뒤 논리가 맞지 않는 말 수준이나 거짓말, 변명 등을 접하며 이들이 비정상 언어를 쓰는 배경과 원인이 궁금했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주변 사람들인 김기춘, 우병우, 조윤선, 김경숙 등의 말 바꾸기와 거짓말도 상식 이하이지만 대통령의 비논리적 변명이나 거짓말은 일국의 대통령으로서의 품위와 맞지 않았기에 더욱 충격을 받았다. 해서 박근혜의 말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이 궁금했다.
최근에 『박근혜의 권력중독』을 읽으며 박근혜 대통령의 언어 수준이 '베이비 토크 수준'이라는 것을 알았는데, 이 책에서도 박 대통령의 언어 수준이 그렇다고 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의 언어 수준이 그 정도로 저급한 수준인 줄 그동안 아무도 몰랐을까. 알았다면 왜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을까. 그런 언어 수준이면 정신도 그러하지 않겠는가. 미리 알았더라면 박 대통령이 선거의 여왕이 되진 못했을 텐데. 그녀의 유아적 언어에 대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나.
박근혜의 언어는 사실상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유아적 언어이고 심리적 갈등과 이중성을 담고 있는 분열의 언어이며 교양이나 품격과는 거리가 먼 저급한 언어이다. 그러나 이런 점들은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24쪽)
박근혜의 언어는 누구도 체험하지 못한 그녀만의 특수한 삶에서 시작되었고 최태민 가족을 만나 그런 삶이 심화되었다고 한다. 20년 간 청와대에서 살았던 특별한 삶, 경호와 지시, 강요에 익숙한 삶이 또래와의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했고 폐쇄적인 생활로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거치지 못했던 때문이었다.
심지어 짧은 말은 자신을 국민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로 간주하는 심리가 바탕에 깔려 있다. (27쪽)
박 대통령의 말은 앞뒤가 잘린 짧은 말이다. 저자는 박근혜 식 어법인 주어가 생략된 말은 통제되고 계산된 언어성형이라고 한다. 또한 박근혜의 말은 지시적인데. 이는 20년 이상의 의전 중심의 생활이 가져다 준 것으로 책임을 남에게 미루는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한다. 이런 불완전한 언어 습득의 배경은 박근혜의 사회화 과정이 비정상이었기 때문이고 그런 비정상적 사회화가 비정상 언어를 만들었다고 한다.
정치 행위 또한 언어에 크게 의존하지만, 박근혜는 정치인 시절 내내 언어 성형 정치를 해 왔다. 언어 뒤에 숨어서 본 모습을 가리고, 진실을 은폐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성형해 왔다. 국민은 그런 모습에 속아서 표를 줬다. (7쪽)
그동안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앞이나 뒤가 생략된 짧은 말이 소통 부재나 능력 부족, 대면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말인데도 대단한 의미를 부여해 왔다. 심지어는 그 짧은 말에 심오하다며 함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으니 기가 막힌 일이다.
저자가 분석한 박근혜의 어법을 미리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그랬다면 절대 표를 주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저자가 분석한 박근혜의 말을 보자.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에 아직도 베이비 토크 수준이다. 심리적 갈등과 행동의 이중성이 담긴 분열적 언어다. 교양이나 품격과는 거리가 먼 저급한 언어다. 박근혜의 말에는 리더로서의 덕목인 소통, 포용, 통합 등의 말과 행동과는 거리가 먼 군왕적 어법이고 부정적 감정어인 '으르렁 말'이 많다고 한다.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지시어로 상대를 겁박한다. 대면보다 전화로 버럭하는 전화통 싸움닭 어법이다. 모두들 아랫것으로 보는 불통 군왕의 어법이다. 무지에서 오는 말도 되지 않는 오발탄 어법이다. 우주나 정성, 혼을 강조하는 영매어법이다. 대중을 속이는 피노키오 어법이다. 인혁당을 '민혁당'으로, 지하경제 양성화를 '지하경제 활성화'로, 솔선수범을 '솔선이 수범해서'로, 누에가 나방이 되어를 '누에가 나비가 되어'로 말할 정도로 무지가 드러난다. 이는 TV를 즐기고 책을 피한 탓이다. 박근혜는 최태민과 만나면서 영매어법을 자주 사용했다. 최태민과 관련된 질문만 나오면 '천 벌을 받을 것'이라고 발끈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자신을 빼고 아랫 것들이 노력해 줄 것을 요구하는 불통 군왕적 어법은 최근의 대국민 담화에서도 드러났다. 사과할 줄 모르고 핑계를 대거나 동문서답하는 유체이탈 어법 역시 최근의 담화를 보면 알 수 있을 정도다. 거짓말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기 보다 자기 합리화를 하려고 말을 바꾸는 것도 유체이탈 어법이다.
부모님의 죽음으로 배신감에 민감하게 된 생활, 타인을 아랫것으로 보는 시선의 습관화는 박근혜의 말에 가장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머리 손질 하나, 은행 업무 등 어느 것도 자신의 힘으로 해 본적이 없을 정도이니 어찌 국민과의 타인과의 공감대 형성을 할 수 있을까. 수수한 듯 하던 옷차림이나 스스로 한다던 머리손질도 알고 보니 만만치 않은 비용을 들였고 전문가의 손길에 의존하며 살았다니 배신감에 치가 떨린다. 자신에게 배신감을 주면 일의 옳고 그름을 떠나 모두 나쁜 사람으로 지목해 내동댕이쳤다니 책을 읽을수록 배신감과 분노, 수치심이 일어난 독서다.
거짓말도 정도가 있고 배신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박근혜의 말은 거짓말과 배신의 정도를 넘어섰다. 선거 전에는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며 애국심에 호소하던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알고 봤더니 거짓과 배신의 상징이었다. 그녀를 아는 이들은 이전부터 대통령 자질이 없음을 이야기 했다는데 어찌하여 전 국민은 감쪽같이 속았을까. 곰곰 생각해 보면 박근혜의 말에는 구체적인 말보단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말이 많았는데 말이다. 국정농단이라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대통령의 말에 대한 분석을 했을 언론들의 함구에도 책임이 있고 선거의 여왕의 진실을 알면서도 표를 얻기 위해 침묵했던 정치인들의 암묵에도 책임이 있을 것이다.
어떤 말을 사용하느냐가 늘 소소한 거짓말을 하는 인생이지만 남을 해하거나 진실을 왜곡하는 거짓말은 문제적 인간을 만든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던 대통령이, 배신을 싫어한다던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일삼고 국민에게 배신감을 주었다. 잔인한 대통령이다.
저자인 최종희는 우리말 연구자, 언어와 생각연구소 공동 대표다. 5년 여를 대통령의 언어자료를 모으던 중 박근혜의 어법에 심각한 하자를 발견했고 이 책을 수정보완하는 사이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고 한다. 인간 박근혜의 베이비 토크가 탄생된 배경과 정치인 박근혜의 언어 성형 과정을 분석하면서 그 내면을 들여다 본 책이다. 정윤회 문건이 터졌을 때 이 책이 나왔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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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은 서로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누군가 무슨 말을 했을 때, 잘 이해되지 않는 말을 한참을 곱씹어보아도 무슨 뜻인지 와닿지 않아서 난감할 때가 있다. 그런데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렇다. 탄핵만 되면 끝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세상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듯 해서 답답한 생각이 든다. 답답하다고 무작정 외면할 수는 없다. 알고는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박근혜의 말》을 읽어보게 되었다.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꼼꼼하게 잘 짚어주는 책이어서, 이 책을 통해 박근혜의 말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최종희. 작가, 저술가, 우리말 연구자이다. '언어는 그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며, 이 나라에서 쓰이는 언어들이 맑고 밝고 바르게 되면 시끄러운 일들도 줄어들리라 믿고 있다. 언어에 대통령의 모든 것이 담긴다. 국정에 관한 대통령의 단순한 코멘트 한마디조차도 각 부처를 관통하고, 전 국민 앞으로 향한다. 대통령의 언어는 통치 수단 중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직접적이고도 즉효적인 수단이자 도구다. 그래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 구사하는 언어의 품질과 내용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2쪽)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박근혜가 언어로 지은 집', 2장 '불완전한 언어 습득의 배경', 3장 '대통령은 왜 그렇게 말할까', 4장 '콤플렉스와 박근혜 언어', 5장 '칩거의 언어와 시선공포증', 6장 '정치인의 말을 어떻게 볼 것인가'로 나뉜다. 특히 3장에서는 근혜체의 여섯 가지 유형을 알려주며 실전 근혜체 고급 활용법까지 소개한다. 이 책을 통해 얻고 싶은 정보의 핵심적인 내용이 집약되어 있는 장이다.
박근혜라는 인물을 그가 이용하는 언어로 분석해보는 것이 독특해서 눈길을 끄는 책이다. 앞부분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다보면 박근혜의 언어가 형성된 배경사를 짚어보고 본격적인 분석에 들어가게 된다. 3장 '대통령은 왜 그렇게 말할까'에서 본격적으로 '근혜체의 여섯 가지 유형'을 살펴본다. 2015~2016년 사이 우리나라에서 정치계와 언론계는 물론이고 일반인들까지도 박근혜 대통령의 어법과 말투를 두고 무척 말이 많았다. 뭐라고 말은 많이 하는데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주어와 목적어가 자주 분실되거나 뒤섞이는 바람에 듣는 이들이 그런 것들을 찾아내어 일일이 끼워 넣어야 가까스로 이해되는 말, '이산화가스'와 같이 사전에도 없는 이상한 단어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어법, 시간을 두고 앞뒤를 맞춰보면 전혀 안 맞는 내용 등이 그것이다. 이를 두고 흔히 '근혜체'라고 뭉뚱그린다. (79쪽) 황당한 박근혜 어법의 밑바닥에 공통으로 깔려있는 것은 심적 불일치에서 비롯된 이중성이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근혜체를 큰 줄기로 여섯 개로 나누고 저마다의 유래와 사연을 들려준다.
근혜체의 여섯 가지 유형 1.오발탄 어법 2.영매 어법 3.불통 군왕 어법 4.피노키오 공주 어법 5.유체이탈 어법 6.전화통 싸움닭 어법 앞부분은 전체적인 배경이 된다면, 3장은 본격적인 핵심 내용이자 이 책을 통해 얻고자 하는 정보이기에 더욱 시선이 집중된다. 이 여섯 가지 틀을 기반으로 박근혜의 언어를 분석하는 시도가 흥미롭다. 구체적인 연설문이나 언어 사용을 예로 들어 살펴보기 때문에, 때로는 음성지원이 되는 듯, 생생하게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코미디처럼 웃고 넘겼던 발언이 단순한 실수였는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지 본인만이 알 것이다. 아마 본인도 이 책을 읽으면 깜짝 놀라지 않을까 생각된다.
박근혜는 청와대에서만 20년 넘게 살았다.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 앞에서 굽실거리는 걸 16년 동안 봐 왔고, 지금은 자신 앞에서 모든 이들이 그리한다. 늘 봐 온 게,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국민이었다. 자신을 빼고는 모두 아랫것들. 그게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다. (111쪽) 그렇기에 2012년 대통령 당선 이후 박근혜의 말은 점점 공격적이고 날이 섰으며 국민에게 한 수 가르치려는 듯한 양상을 보였고, 그것은 종종 뒷방 시어미 같은 잔소리로 표출되기도 한다고. '무결핍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공주를 인형으로 만든다', '오랜 무결핍은 챙겨 주기, 배려하기를 모르는 불감증을 낳는다' 등 박근혜의 언어를 나오게 한 삶의 양상을 공감하며 바라본다.
'피노키오 공주 어법'으로 표현되는 '대중을 속인 언어 성형 정치'도 인상적이다. 자신의 말에 분칠을 입히거나 변조하는 언어 성형에서 전문가 대열에 들고, 필요하면 내용을 숨기거나 생략하고 거짓말도 곧잘하는 이중성을 볼 수 있다. '유체이탈 어법'은 책임 전가, 회피용, 논란 희석용, 물귀신 작전에도 동원되는 등 쓸모가 다양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전화통 싸움닭 어법'에서는 근혜체의 민낯을 살펴볼 수 있다.
여섯 가지 유형으로 박근혜의 언어를 분석하는데, 구체적인 발언을 근거로 들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몰입도가 뛰어나지만 이것이 대통령의 모습이었다고 생각하니 씁쓸한 기분이다. 썩소를 날리게 되는 부분이 군데군데 있어서 마음 속 한 귀퉁이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이다. 그렇더라도 언어의 측면에서 사람을 바라보는 계기가 되어서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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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거리를 걷다보면 흠칫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적이 많다. 꽤 어려보이는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대화 속에 욕을 섞어하는 것을 듣기 때문. 요즘 아이들은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 은어와 더불어 욕이라고 해도 무방할 저속어들을 많이 섞어쓰는 경향이 있다. 물론 안 그런 아이들도 있겠지만 솔직히 저속어를 남발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걱정이 된다. 이 아이들이 대학교에 들어가면 언어순화가 좀 될까 더 나이가 들면 언어사용에 문제의식을 가지게 될까 이런 생각마저 든다.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은 차치하고, 성인들의 언어생활은 좀 나은가. 어른들의 말은 그 사람의 여러 가지를 말해주는 거울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쓰는 단어부터 표현까지, 어쩌면 쓰는 말을 통해 직업, 성품, 가치관 등 다양한 것들을 반추해볼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언어에 대해선 많이 관대한 편이다. <박근혜의 말>이란 책이 나온 것은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너무 관대하게 넘기고 정치인 박근혜를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의 발로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철저히 박근혜 대통령의 ‘말’에 집중해 박근혜라는 사람을 다양한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그녀의 언어가 어떤 토양에서 지어졌고 무엇이 그 언어 사이에 구조물로 들어가있는지 보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이전에는 말이 뭐 그렇게 중요할까 생각했었다. 물론 말에는 그 사람이 무엇을 읽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답이 내포돼있긴 하지만, 그 이상의 깊은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언어가 어떤 토양에서 형성됐는지 추적해보는 과정을 보니 ‘언어’란 것은 정말 그 사람 자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박근혜 대통령은 TV 드라마 보기와 인터넷 검색을 즐긴다고 한다. 이것들은 쿨미디어로 단편적인 정보가 많고 직관적이며 감성적이다. 반면 신문과 라디오 같은 것들은 핫미디어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고 논리적이다. 성장과정에서 어떤 미디어를 접했느냐에 따라 언어사용의 방향이나 질도 정해진다. 평상시 박근혜 대통령 말에서의 감성적 단어, 비논리적 전개 등이 쿨미디어를 자주 이용하는 것에서 연유한 것이란 저자의 설명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이외에도 저자는 근혜체를 6가지로 분석했는데 인간의 말을 뜯어서 분석해보면 그 사람의 심리적인 문제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렇다면 다시 돌아가서 청소년들의 언어습관에 대해 더욱 걱정이 안 될 수가 없게 됐다. 어린시절 형성된 언어습관은 어른이 돼도 영향을 많이 미치는데, 은어와 저속어 중심의 언어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은 대체 어디에서 그런 언어들을 접하게 됐다는 것인가. 인터넷의 영향일까? 아님 어른들의 영향일까? 내 주변에서 유독 그런 아이들을 많이 봤는지는 모르나, 젊은 세대가 많이 접하는 TV나 인터넷에서 더 이상 배려없는 태도나 저속한 언어 사용은 지양하고 매너있는 태도, 아름다운 언어를 쓰는 풍토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저자가 지적했듯이 우리는 ‘언어’에 대해서 너무 무관심하거나 관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쓰는 말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있기에 가볍게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금 있으면 조기 대선을 치를텐데 후보들의 말에 더 귀기울여야할 이유를 찾게 됐다. 이번엔 정치인들의 ‘말’을 통해서도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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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말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말이 공연한 말이 아니다.
신언서판이라 함은 예전에, 인물을 선택하는 데 표준으로 삼던 조건. 곧 신수, 말씨, 문필, 판단력의 네 가지를 이른다.
이중 언(言)에 국한하여 말한다면, 언(言)이란 사람의 언변을 이르는 말이다. 이 역시 사람을 처음 대했을 때 아무리 뜻이 깊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라도 말에 조리가 없고, 말이 분명하지 못했을 경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되기 쉽다. 그래서 언은 변정(辯正)이 요구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당나라에서 통용되었다는 신언서판이라는 판단기준이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백번 맞다. 우리는 그 말이 현실로 나타난 것을 우리가 목도할 수 있으니 그렇다,
박근혜, 한 나라의 대통령이다.
대통령이면, 뭔가 확실해야 한다.
특히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 분명히 해야 한다.
언어란 자기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며, 그 언어를 통하여 타인과 소통하며 특히 대통령의 자리에서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기에, 언은 특히 중요하다 할 것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그 누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며, 누가 그 말을 알아듣겠는가
이 책은
그래서 이 책은 현재 탄핵정국에서 박근혜의 말을 분석해 보는 책이다.
그래서 제목은 <박근혜의 말>이며, 부제는 <언어와 심리의 창으로 들여다본 한 문제적 정치인의 초상>이다.
간단히 박근혜의 말이 어떤가를 말하자면, <정치 행위 또한 언어에 크게 의존하지만, 박근혜는 정치인 시절 내내 언어 성형 정치를 해 왔다. 언어 뒤에서 숨어서 본 모습을 가리고, 진실을 은폐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성형해 왔다.>(7쪽)고 한다.
“언어를 성형하다.”
그러니까 본래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얼굴 성형은 본래의 모습을 감추는데, 성형한 언어는 사람의 본래 생각을 감추는 것이다. 생각 따로 말 따로, 라고나 할까
이 책의 내용은
언어는 그 사람이다. 언어 안에 모든 것이 담긴다. 한 사람의 언어 속에는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도 들어 있다.(7쪽)
그래서 저자는 박근혜의 언어를 분석하면서 그이 과거, 현재, 미래를 분석해 놓고 있다.
박근혜의 과거는 어떨까
저자는 먼저 박근혜의 언어가 불완전하게 된 이유를 알기 위해, 박근혜의 과거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의 딸로 성장기를 보낸 탓에 자연스러운 대화 훈련이 부족했던 점, 또한 그녀를 둘러싼 환경이 박근혜로 하여금 정상적인 언어 훈련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근혜의 말은 이렇게 규정할 수 있다.
<박근혜는 화법의 기본에 속하는 논리적 토론이나 수평적 훈련기회가 매우 부족하다. 사람과 마주하고 면전에서 논리적 화법을 구사하거나, 편하게 대화를 주고 받지 못하는 것이다.> (159쪽)
현재의 모습 – 왜 대통령은 그렇게 말할까
저자는 박근혜의 과거를 분석하고 이어서 현재 박근혜의 언어구사 형태를 여섯 가지로 분석해 놓고 있다.
그 타이틀만 옮겨 본다.
1) 오발탄 어법 -웃어넘기기엔 씁쓸한 블랙코미디
2) 영매 어법 -국사당 원무당의 재림인가
3) 불통 군왕의 어법 -혹은 장기판 공주 어법
4) 피노키오 공주 어법 -대중을 속인 언어 성형 정치
5) 유체이탈 어법 -사과할 줄 모르는 대통령의 마음속
6) 전화통 싸움닭 어법 -고상한 정치인의 속물성
그렇게 분석해 놓은 저자의 혜안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의 촌철살인 같은 말들이 독자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또한 무릎을 치게 만든다.
이런 말, 읽어보자.
<국무회의는 토론을 하는 자리인데 각료들이 고개를 처박고 메모만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도대체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말이지.> (83쪽)
새삼 우리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다.
예컨대,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을 생각해 보자.
그게 어떤 뜻일까? 물이 반이요, 고기가 반, 그래서 두 개로 나눌 수 있는 물건이 반반씩 있다, 라는 양적인 판단을 말하는 게 아니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은 ‘물 반 고기 반일 정도로 연못에 고기가 옥시글옥시글하다’에서처럼 쓰여야 옳다. 그러니 박근혜가 사용한 말, ‘물반 고기 반처럼 정책 반 홍보 반’이란 말은 잘 못 되었다는 것이다. (91쪽)
이왕 읽는 김에 정치 언어는 어때야 하는지를 저자로부터 들어보자.
<현대 정치는 고대 주술사 시대의 신정정치와 달리 구체적 실물 명사가 그 목표가 되었다. 추상명사를 나열하고 강요하는 일은 금기사항이 된지 오래다. 예를 들면 현대 정치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간여하고 나서야 하는 분야는 복지로 대표되는 분배경제와 같은 실물이고, 자유, 신념, (역사) 의식 등과 같은 정신(추상명사)의 분야는 개인에게 맡겨 두어야 한다.>(96쪽)
이런 철학적인 말도 저자로부터 들을 수 있다.
<무결핍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공주를 인형으로 만든다. 무엇이든 다 넉넉해지면 더 생각하기를 멈춘다. 억척스럽게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생각하는 힘, 논리력과 창의력의 발달이 지체되거나 멈춘다. >(118쪽)
이런 모든 것들이 박근혜의 언어가 지금의 모습으로 정착된 이유들, 그래서 현재 그녀의 언어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들이다.
박근혜의 심리까지도 알아보자.
저자는 박근혜의 그러한 언어 구사형태를 토대로 하여 다음과 같은 심리 상태를 분석해 낸다.
수첩공주의 무대공포증, 눈 맞추기가 두려운 대통령, 이라는 타이틀 하에 원고와 수첩이 구세주 또는 기초를 제대로 익히지 못한 연극배우의 심리로 읽어내고 있다.
다시 이 책은
국민 된 우리는 정치인의 말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이 책은 박근혜의 말을 분석하고 난 다음에 바로 거기에 이르고 있다.
성형되어 국민 앞에 도달하는 정치인의 말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그저 몇 마디 뱉어놓으면 매스컴에서 그것을 해석하고 분장하여 국민 앞에 맛있게 보이도록 하는 그런 과정의 행태 역시 극복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하게 만드는 책, 이번 탄핵 정국에서 읽어보면서 새삼 언어의 중요성을 새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