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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를 경험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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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이 좋아서인지, 책에 대한 욕심 때문인지 한 주에 한 번씩은 서점에 나가본다. 이번 주는 어떤 책들이 새로 나왔고, 어떤 책들이 잘 팔리는지 알고픈 맘이 나의 발을 서점으로 인도한다. 그러나 서점에 나갈 때마다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경제학 용어를 떠올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수많은 책들이 나의 시각을 자극하지만 내 마음과 내 영혼에 잔잔한 여운과 감동을 주는
"그날 이후를 경험한 후" 내용보기

나는 책이 좋아서인지, 책에 대한 욕심 때문인지 한 주에 한 번씩은 서점에 나가본다. 이번 주는 어떤 책들이 새로 나왔고, 어떤 책들이 잘 팔리는지 알고픈 맘이 나의 발을 서점으로 인도한다. 그러나 서점에 나갈 때마다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경제학 용어를 떠올리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수많은 책들이 나의 시각을 자극하지만 내 마음과 내 영혼에 잔잔한 여운과 감동을 주는 책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 늘 아쉽다.

나는 ‘좋은 책’ 또는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고 선정하는 데 나름대로 기준이 있다. 주제의 통일성, 논리의 일관성, 논거(소재)의 적절성이 그것이다. 모든 책의 저자들은 자신의 책을 통해서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가 있다. 글을 쓸 때 핵심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핵심 키워드로 글의 제목을 삼는다. 좋은 책이 되기 위해서는 글의 제목과 글의 내용이 통일성이 있어야 하며 주제가 산만하게 분산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로, 저자들은 글의 주제를 여러 장과 절로 구분하여 책의 내용을 구성한다. 각 장은 서로 단절되거나 독립되어 따로국밥이 되는 것보다 장과 장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주제를 나타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각 장에서 자신의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저자들은 논거(소재)를 제시한다. 논거를 제시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것은 주장과 관련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를 제시했는데 그것이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설득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책이라면 내 서재에 꽂아 두고 늘 가까이 하고 싶다.

지난 주말 서점에서 우연히 한 권의 책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책의 디자인이 예쁘거나 새로워서라기보다도 글의 제목 때문인 것 같다. 『그날 이후』....

책을 펴서 버릇처럼 서문(프롤로그)을 읽었다. 서문은 매뉴얼 역할을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 또는 이 책을 쓰는 의도를 서문을 통해 밝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서문을 보니 그리스도인들은 ‘두 개의 시간’을 갖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처음 만난 ‘그 날’과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경험한 그 사건 이후에 있는 ‘그 날’이다. 저자의 관심은 아마도 후자의 ‘그 날’에 많은 관심이 있으리라..

순간 내 마음 속에 저자가 그리스도를 경험한 그날 이후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사뭇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한 참을 읽어 내려가다 끝내 구입을 결심하고 지금은 내 서재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을 구입할 결정은 앞서 말한 조건들에 부합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은 『그날 이후』이다.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사람들을 압도할 만큼의 도덕성과 거룩한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주제로 삼고 있다. 이 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총 4부 16장으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그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제1부는 베드로의 실패와 사도 바울의 눈물과 겸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베드로가 예수를 세 번 부인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는 당부를 하셨다. 그러나 우리의 베드로는 예수님의 진심어린 충고를 ‘하찮게’ 여기고 “내가 주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도 가기를 준비하였다”고 자신 있게 반응을 보인다. 이 순간 예수님의 기대는 베드로가 겸손하게 자신의 약함을 고백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베드로는 겸손보다 자신감을 택한다. 이것이 베드로의 실패의 원인이었다.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한 순간 베드로는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지만, 그 순간 예수님 역시 베드로를 보며 눈물을 흘리신다. 자신을 향한 자신감은 결국 교만이며, 교만은 자기 사랑이다. 교만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면 우리는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을 향해 아무런 영향력도 나타낼 수 없다. 이러한 교만의 치유책으로 저자는 사도 바울의 “눈물과 겸손”을 제시한다. 우리는 이름 석자를 남기기 위해 살고, 지배받는 것보다는 주인이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가말리엘 문하생이며 베냐민 지파요 로마인이었던 바울, 그는 당대의 최고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지만 ‘내가 아니요’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며 겸손이라는 묘약을 제시한다. 제1부에서는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넘어야 할 시험인 교만과 자기애에 대한 해결책으로 겸손을 제시하고 그런 삶을 촉구한다.

제2부는 탐욕이라는 병든 마음을 주제로 하고 있다. 저자는 탐욕이야말로 반드시 극복해야 하고 추방해야 하는 ‘영혼의 독소’라고 역설한다. 모든 인간의 마음 한 켠에는 부와 명예와 권력에 대한 동경과 집착이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의 진정한 행복은, “여호와여 강한 자와 약한 자 사이에는 주 밖에 도와줄 이가 없사오니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우리를 도우소서”라는 아사왕의 기도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진정한 행복은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분명한 ‘확신’, 하나님에 대한 전폭적 ‘의지’와 ‘맡김’, 자신의 승리보다 하나님의 승리를 염원하는 ‘진실’에 있다. 즉 하나님께 항복하는 삶이 곧 행복이다. 우리는 항복을 통해 소품에 지나지 않는 권력과 힘을 버려야 한다. 이 힘이 우리에게 ‘완장’을 채워주지만, 우리가 가져야 하는 것은 힘과 권력이라는 ‘완장’보다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리스도의 ‘흔적’을 가져야 한다.

제3부는 교만과 탐욕을 버리고 그리스도의 흔적을 가진 신자들이 신자로서 살아야할 삶의 실천적인 내용에 해당한다. 여호람, 그는 이스라엘의 왕이었지만 그가 죽었을 때 불행하게도 아끼는 자 없이 세상을 떠났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예언자 사무엘은 그가 주었을 때 온 이스라엘 무리가 모여 그를 위해 애곡했다. 왜 이 두 사람의 장례의 모습이 이리 다를까? 아마도 그들이 일생동안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가에 대한 영적 보고서의 차이일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못과 나사가 나무와 나무를 연결해주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연결해주시는 못과 나사가 되 주셨다. 그리스도인들은 ‘화목’이라는 이름으로 갈등과 오해로 분리된 두 관계를 하나로 묶는 직책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안 못과 나사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구별 없이’ 사람을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제4부는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살아야 할 삶의 실천적인 영역으로 편견의 극복을 다루고 있다.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믿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신앙 인격을 완성해 가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신화 속의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한다. 이런 판단은 대부분 객관적이지 못하고 자기 고집에 지나지 않는다.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신 것은 당시의 편견을 극복하신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내 편’에만 머물러 있다면 나는 아직 깊은 질병에 빠져 있는 것이다. 관계의 회복을 위해 ‘저편으로’ 건너갈 수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러한 신앙의 모든 여정은 우리가 이 땅에 살고 있는 한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에 비유할 수 있다. 끝나지 않은 전쟁에서 우리는 ‘승리를 위해 싸워야’ 한다. 그리고 그 전투 행위에 알맞은 ‘중무장’이 필요하다. 그것은 데살로니가 전서의 말씀으로 가능하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 16-18)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그날 이후』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구분한다면, 앞의 1-2부는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이 버리고 비워야 할 것들에 강점을 두고 있으며, 3-4부는 좀더 구체적으로 구원받은 신자들이 살아야할 삶의 실천적인 영역에 강점을 두고 있다. 그리스도를 경험한 “그날 이후”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통일성을 이루며 글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논리적 일관성을 이루고 있다. 제1부는 우리를 울게 하시는 하나님, 제2부는 우리를 웃게 하시는 하나님, 제3부는 우리를 놀라게 하시는 하나님, 제4부는 우리를 살리시는 하나님이라는 소제목을 가지고 있다. ‘울음’ → ‘웃음’ → ‘놀람’ → ‘살림’이라는 구도는 하나님이 우리를 완성시키시는 일련의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구원받은 ‘우리’와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과의 끈끈한 관계맺음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하나님과의 끈끈한 관계 맺음을 통해 구원받은 백성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 없이 성화를 이룰 수 없음을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각 부는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의 지면도 모두 거의 균등하게 배분되어 있어 형식적으로도 균형을 이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 책을 펴서 읽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각 장에서 저자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논거(또는 소재)가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모든 문학 장르와 음악, 미술, 연극과 영화 등 모든 분야를 총망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단순한 토크쇼가 아닌 버라이어티이며, 블록버스터라 할 만한 스케일 있는 작품이다. 이것이 단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장르를 보는 재미에 빠져 그 장에서 저자가 의도하는 바를 놓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우 때문이다. 마치 산에 가서 멋진 나무를 보며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것과 같다. 다양한 장르의 소재가 논거로 사용되는 것은 이 책을 더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나무는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면 숲에서 내보내는 피톤치드와 산소의 가치를 읽지 못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각 장에서 사용된 소재들이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이 이 책을 보는 이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s*****3 2009.08.11.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