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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재미는 파편처럼 흩어진 범죄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하나로 연결시키는 과정에 있다. 그렇게 모아진 흔적의 편린들은 하나의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윤곽을 만든다. 여기서 다시 필요, 불필요로 나누어 추스르고 헤아리면 답이 완성되는 결과다. 그래서 그 과정이 재밌고 흥미진진하다. 이러한 구조에 탐닉하고 몰입하는 재미는 어떤 장르보다 추리소설이 앞서 있는지 모른다. 재미도 있거니와 숨 막히는 스릴과 서스펜스가 또한 매력이다. 이처럼 추리소설은 고도의 두뇌 플레이와 묘한 호승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스웨덴의 작가가 쓴 작품을 읽은 것 중 기억의 굴곡에 깊이 각인된 책을 굳이 꼽으라면 단연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시리즈다. 생소한 지명과 낯선 이름이 이야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으나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이야기의 구조에 흥에 겨워 밤새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그런데 이 책 <얼음공주>또한 상당히 다르면서도 유사한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작품이다. 저자 카밀라 레크베리의 인생 경험과 정서적 섬세함이 골고루 배어 완성시킨 합작품이다.
세간에서는 그녀를 두고 애거서 크리스티를 잇는 차세대 천재작가라고 평한다. 압도적인 평가와 시선을 곧이곧대로 믿을 순진한 이가 있겠는가마는 그녀가 완성시킨 짜임새 있는 추론능력은 긴장감을 동반한 농익은 자태를 맘껏 뽐내고 있고 남는다. 처참한 범죄의 현장이 남긴 흔적의 조각들을 따라 수사망을 좁혀 나가는 흥미진진함은 추리소설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자 즐거움이다. 근래에 들어 그 수요층이 두터워진 미국 드라마 CSI에서나 볼 수 있는 스릴과 심리적 긴장감이 그대로 재현되는 느낌이다.
이야기는 스웨덴의 작은 항구도시 피엘바카에서 펼쳐진다. 살을 에는 추위와 동토의 바람이 매섭게 휘몰아치는 조용한 마을에 젊은 상류층 여인 알렉스의 자살사건은 초미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현장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명제처럼 이야기의 궤적이 흘러가는 방향은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내몬다. 하지만 이 책에서 펼쳐진 긴장구조는 의도적인 보이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이중함정의 덫을 쳐 놓고 긴강의 고삐를 죄어 올 것 같은 기분이다. 뭔가 존재할 것 같은 묵직한 긴장감이 의심의 가지를 모락모락 자라게 만든다.
하지만 너무 익숙해져 버린 구조탓일까? 아니면 미디어가 생산해 내는 극악무도한 범죄수사과정을 너무도 상세하게 보고 들어서 식상해져 버린 탓일까? 모든 일반적인 관점을 투사해서 본다면 이 책의 얼개는 한 꺼풀 낮춘 추리소설이자 로맨스소설로 비쳐진다. 이 책의 주인공 에리카와 파트리크의 러브라인이 형성하는 멜랑꼴리한 상황도 그렇고 에리카를 둘러싼 연정의 삼각관계도 그렇다. 차라리 살인으로 빚어진 진정한 사랑찾기에 나서는 모습이니 말이다.
그러나 자세히 가만가만 드려다 보면 이 작가의 비범함이 고스란히 스며 있음을 은연중에 발견하게 된다. 인간의 심리 본성에 내재된 분노, 원망, 갈등, 번민에 대한 집착이 씨앗이 되어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유발하는 인과관계는 인간이 만든 심리적 원인이다. 인간이 가진 음습한 본성에 덮인 두꺼운 막을 걷어내면 나약하기 짝이 없는 벌거숭이가 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주변인이 범인으로 밝혀진다면 더욱 충격의 무게가 크다. 이 책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추리과정을 유지하는 이유도 의외의 결론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증오나 미움도 사랑의 한 형태다. 사회적 시선과 명예, 위치를 지키기 위해 타자의 권리를 묵살한다면 그 죄책감은 엄청날 것이다. 일평생 드러내지 못한 죄책감의 그림자에 억눌려 산다면 냉소와 자책만이 남는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후 피해당사자가 자신의 권리를 되찾겠다고 판도라의 상자를 연다면 그 두려움과 공포심은 극한의 상태로 향해 갈 것이다. 이런 모든 최악의 외부적 압력은 인간의 판단력을 흐리고 이성을 상실케 한다. 간단하고 단락적인 피드백의 결과다. 이것이 작가가 짚은 신선한 추리소설에 포갠 인간을 향한 통찰이다.
이렇듯 피해자의 충격이나 파장이 최고치에 달할 소재로 아동 성폭력에 초점을 맞추어진 것의 속내는 사회적 시선과의 공감이다.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매개체로 이야기를 맞추어 간다는 것은 감성적인 면보다 이성적으로 무장할 여지가 높다. 아울러 피해자들에게 닥친 물리적, 심리적 트라우마의 전이가 전염병처럼 퍼져 영향을 끼치기 매우 쉬운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크고 작은 각기 다른 트라우마를 안고 산다. 누구나 상처는 있기 마련이다.
가볍게 잡아 넘긴 책에서 기대하지 못한 뜻밖의 느낌을 받았다. 또, 이 책의 의도와는 다르게 엉뚱한 발상을 떠올려 끼적였는지 모르겠다. 선입견처럼 박힌 애거서의 오마주를 기대하였을 수도 아니면 숨 막히는 대결구조를 상상했는지 몰라도 상당한 괴리감이 있는 서평임을 밝혀둔다. 오히려 읽을 내내 사회문제와 인간관계에 대해 성찰하고 고민하는 시선이 담겼으니 말이다. 하지만 익숙한 대결구조보다 이렇게 조금 이완되고 느슨해진 긴장구조가 나름 재밌기도 하고 신선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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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유럽 독자를 사로잡은 천재 작가, 차세대 애거서 크리스티의 탄생' 이라는 광고 카피가 나를 사로잡았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가인데 차세대 애거서 크리스티라 불리고 있으니 기대가 될 수 밖에. 광고 카피와 함께 책 디자인도 눈에 띄었다. 흰 표지위에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 스케치와 그녀의 얼굴에 뿌려진 핏자국.
스웨덴의 작고 아름다운 고요한 어촌 마을 피엘바카. 고요한 마을 피엘비카에서 시체가 발견되었다. 아름다운 여인 알렉스가 추운 겨울날 아침, 살얼음 낀 욕조에서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면도칼로 양족 손목을 그어 자살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위장일 뿐 그녀는 살해당했다. 고요한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은 마을 사람들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더 충격적인 것은 그녀가 임신 3개월 이었다는 것이다.
알렉스의 부모님과 알렉스의 남편과 경찰서에 동행했다가 예전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 파트리크를 만나게 되고 파트리크는 오랜동안 사랑했던 에리카의 당찬 모습과 아름다운 모습의 에리카에게 다시금 빠져들게 되고 에리카 또한 멋있고 남자다운 모습의 파트리크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알렉스의 죽음은 어릴 적 동무였던 에리카와 경찰 파트리크에 의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그녀의 죽음은 과거와 이어져있는데... 에리카는 어릴 적 친자매처럼 지내던 알렉스가 갑자기 이사를 가면서 만나지 못하고 어른이 디어서 가끔 얼굴을 볼 수 있었을 뿐이다. 알렉스의 죽음은 그녀에게 충격과 함께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호기심으로 알렉스의 죽음과 죽음 이전, 그녀가 이사를 간 이후부터 죽기 전까지의 삶에 대해 하나 둘 씩 알아가게 된다.
아름답고 부유한 상류층 여성인 알렉스가 술 주정뱅이 화가 안데르스와 내연의 관계인 걸 발켜지고 알렉스 살해범의 용의자가 된다. 알리바이가 입증이 되어 풀려난 안데르스가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사건은 점점 복잡해져가는데....
차세대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광고 카피를 보고 너무나 기대했던 작품이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추리 소설의 긴박감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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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유럽 독자를 사로잡은 천재 작가, 차세대 애거서 크리스티의 탄생!”
띠지에 있던 이 문구 때문인지, 당연하게도 이 책은 나를 정신없이 몰아붙일 추리. 스릴러 장르의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시작 부분만 해도 충분히 나의 예상대로 진행 되었고, 그리고 계속해서 그러하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페이지가 넘어 가면서 예상 밖의 전개로 서서히 다가오는 당황스러움(?!)에 약간의 혼란함(?!) 느낄 수밖에 없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그리고 나의 예상 경로를 벗어나리라는 생각조차 못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으리라 생각한다 ㅡ.
작가 「카밀라 레크베리」는 스웨덴 북구 지방의 작은 어촌 피엘바카에서 태어나고 자랐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소설 모두 피엘바카를 배경으로 펼쳐진다고 한다. 그 중에 『얼음 공주』도 당연히 포함된다. 어느 추운 겨울 날 아침의 피엘바카에서 손목을 칼로 그어 자살한 듯 보이는 한 여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화장실 욕조에 있는 그녀, 「알렉산드라」의 시신은 마치 얼음공주 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그 현장을 어릴 적 친구인 「에리카」가 보게 된다. 자살이라고 생각했던 알렉스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알렉스는 남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까지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도 알려진다. 그 와중에 만난, 에리카의 친구이자, 경찰이기도 한 「파트리크」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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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는 정통 추리나 스릴러라기보다는 심리 쪽에 더 치중한, 그와는 또 다른 섬세한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시점하며, 천천히 진행되는 세세한 감정의 표현들 하며, 그럼에도 놓치지 않는 흥미진진한 요소들 ㅡ. 당혹감을 안겨 주기도 했지만 (순전히 그건 나의 탓이고..ㅎㅎ) 500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이 전혀 지루하지 않은 이유이다.
처음의 나처럼, 특정한 장르일 것이라는 '당연함'을 가지고 이 책에 덤빈다면 그리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많은 요소들로 인해 즐거움도 안겨준 책이지만, 더불어서 책을 보든, 음악을 듣든, 다른 뭔가를 하든, 삶을 살아가면서 뭔가를 새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마음을 비우는 것도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끔 만들어준 책이다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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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어느 조용한 어촌마을에 자살로 보이는 시체가 발견된다. 처음에는 알렉스의 시체를 발견한 에리카가 사건의 주변을 탐문하고 알렉스의 죽음에 대해 조사를 한다. 에리카가 그녀의 죽음에 관심을 갖게된 이유는 그녀의 가족들이 죽음에 강하게 부정을하고 또 에리카에게 알렉스에 관한 글을 부탁한다. 하고싶지는 않지만 어릴때 갑자기 사라진 알렉스에관한 궁금증과 또 시체를 발견한 충격으로 그녀의 죽음에 관심을갖고 사건을 바라본다. 그녀는 알렉스의 남편과 가족들 그리고 주변에 이야기를 듣는동안 알렉스의 이상한점을 발견한다. 여기까지는 읽는동안 에리카가 사건을 추리해 나갈줄 알았다. 그런데 그다음에 살인사건이 또하나 발생하고 피엘바카의 형사인 파트리카가 사건을 담당하게된다. 알고보니 파트리카는 어릴때부터 에리카에게 첫눈에 반해 짝사랑을 하고 있던 동창이었다. 이야기는 이때부터 에리카의 추리는 점점 줄어들고 파트리카의 활약이 시작된다. 물론 두사람의 사랑이야기도 동시에 진행된다. 사건의 중심에 다가갈수록 알렉스의 삶에서 무언가가 빠져있다. 사건은 그냥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니다 오랜기간 고통받은 어린영혼의 삶에관한 이야기다.
이글의 묘미는 파트리카가 조그마한 단서들을 동료의 도움으로 조금씩조금씩 풀어 나간다는 것이다. 명탐정이여서 사건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조그만 시골마을 형사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오랜동안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그들이 진실을 말하게 만든다.
이야기는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어린 영혼이 상처받고 치유하지 못함으로 생기는 불행을 그리고 있다. 어느 사회나 그렇지만 나쁜인간은 존재한다. 그렇지만 그 나쁜인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더이상의 피해를 막을수 있다. 이 글에서는 현명하지 못한 어른들의 행동때문에 치유받지 못하고 평생을 고통을 다하지만 결국 끝까지 영혼은 치유받지 못한다. 아마도 우리나라 어른들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던 시대인것 같다. 하지만 에리카의 동생이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면서 산다. 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해서 참고 산다. 그래도 그녀가 참을수 있었던건 남편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에게는 자상한 아빠여서 였다. 그런데 아내를 구타하던중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아이를 폭행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잘 참던 그녀가 이번에는 참지않고 집을 나온다. 그리고 어니인 에리카도 동생에게 경찰에 신고하라고 권한다. 변화하는 스웨덴의 사회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글에서는 약자들이 강자로 인해 고통받고 또 이겨느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미스테리와 추리그리고 로맨스를 서로 잘 섞어노은 글인것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서스펜스를 원하는 분께는 한번쯤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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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카밀라 레크벨리 지음 (살림)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공주처럼 되고 싶고, 공주처럼 대접받고 싶었했던 맘이 있을 것이다. 어릴적부터 동화책에 등장하는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멋진 왕자를 만나서 해피엔딩으로 자신의 인생을 화려하게 맺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얼음공주는? 얼음공주는 차디찬 주검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그리고 전기작가인 어릴적 친구 에리카의 눈으로 사건을 풀어간다. 어린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둘도 없이 매일같이 함께 했던 알렉산드라였다. 하지만 알렉산드라와의 연결고리가 어느새 끊어져버리고 그녀의 기억은 사라져버렸다. 왜일까?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 차디찬 욕조에 몸을 담근채, 푸르른 얼음공주로 다시 나타났다. 자살일까? 아님 타살일까? 알렉산드라의 부모님은 그녀의 타살을 주장한다. 피를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그녀였기때문이다. 에리카는 조금씩 사건속으로 빨려들어간다. 하나의 실끄트머리를 잡아당기면 또다른 단서들이 나타나면서 점점 사건의 본질에 가까워진다. 한때는 어촌으로 시끄러웠을 작은 마을, 지금은 외부인들의 별장으로 생명력이 다해가는것처럼 알렉산드라는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어린시절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일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떠할지, 책을 읽으면서 내내 맘이 답답했다. 가슴한켠에 상처를 묻어두고 있지만 내색조차 할 수 없었던 사실로 그들은 더 아파하고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덮어버릴수록 그들의 발목을 잡았던 상처. 얼음공주가 되어버린 그녀 이제는 그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지 궁금하다. 추리물의 긴박감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탄탄한 구성으로 읽는내내 책속에 빠져들 수 있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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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하다. 『얼음공주』를 다 읽은 뒤에 느끼게 되는 감상이다. 이 말에는 긍정과 부정의요소가 모두 포함된다. 장르적인 상투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면, 미스터리답지 않다는 점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되는 지점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보면, 작가가 이 작품에, 정통적인 미스터리보다는 색다른 성격을 부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성공과 실패 모두를 맛보게 된 선택이었다.
『얼음공주』는 스웨덴 출신의 여성 작가인 카밀라 레크베리의 데뷔작이다. 유럽에서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차세대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물론, 작가는 좋은 필력을 지닌 작가이다. 문제는 작가가 미스터리적이지 않은 미스터리 소설을 집필했다는 사실에 있다. 실제로 『얼음공주』는 미스터리 소설의 관점에서는 대단히 미흡한 작품이다. 살인이 일어나고, 살해당한 여자의 친구인 전기 작가 에리카가 의문을 풀려고 노력하지만, 그다지 흥미로운 추리를 하지는 못한다. 더욱 문제인 점은 독자들이 주인공에게 그다지 감정이입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자기중심적이고, 자의식 과잉인 주인공에게 친근감을 느끼기는 어렵다. 단순히 작가가 인물의 설정을 잘못해서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지나치게 서구적인 관점에서 전개되는 탓이다. 보편성보다는 주로 유럽인에게 관점을 맞춘 소설의 구성이 기타 문화권의 사람들에게는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에리카가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은 경찰관인 파트리크이다. 그는 에리카와 애정을 나누기도 하고, 사건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얼음공주』의 모든 인물 중에서 가장 독자들에게 감정이입이 가능한 인물이다. 다소 소심한 성격이기는 하지만, 사건에서는 뛰어난 수사실력을 보여준다. 특히, 그가 보여주는 여러 감정의 흐름은 소설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얼음공주』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작품이다. 인물의 표현이 특히 그렇다. 에리카와 파트리크 등 중심적인 인물들은 매우 현실감이 있게 묘사한 반면, 몇몇 인물들은 지나치게 희화화하여 표현하였다. 즉, 같은 장면에서 등장하는 인물들 간에도, 기이한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게다가 인물들의 표현이 단선적인 면도 있다. 인물들의 선악이 너무 선명하기 때문에 유치함마저 느껴진다.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는 측면들이다.
반면에, 장점도 분명하다. 미스터리에만 집중하지 않고, 인물들 주위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묘사함으로써 사회적인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 되었다. 스웨덴 사회의 세밀한 부분을 드러내면서, 부조리한 인간의 본성과 심리를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미스터리라는 장르적인 관점을 벗어나서 바라볼 때, 오히려 큰 점수를 주게 되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음공주』는 이중적인 소설이다. 장르의 애호가들보다는 일반적인 독자들에게 더욱 재미있게 읽힐만한 미스터리이다. 그러한 점에서 보면, 『얼음공주』는 스스로 미스터리라는 장르적인 특성을 버렸기 때문에 주목받게 된 기이한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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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는 오랜만에 읽은 심리추리소설의 느낌이 강한 소설이다.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 이면에 숨겨진 진짜 사연과 사람들의 애증관계가 복잡하게 복선으로 깔려 있는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어두운 과거의 사건 자체를 덮고 잊고 싶어 하는 자들과 그 사건을 제대로 세상에 알리고 새 출발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간의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 선들이 얽혀 있다. 모두에게 최선인 선택은 무엇인지, 피해자들의 권리는 없는 것인지, 덮으려고만 하는 사람들의 진심은 정말 피해자들만을 배려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많은 생각이 교차하게 한다.
'얼음공주'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지닌 미모의 여인 알렉산드라가 자신의 고향 집에서 살얼음이 낀 욕조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그 상황을 25년 전 단짝이었던 친구인 작가 에리카가 별장관리인 에일레르트와 함께 발견하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자살로 보이던 알렉산드라의 죽음은 타살로 밝혀지고 과연 그녀를 죽인 범인은 누구이고, 왜 죽여야만 했는지에 대해 에리카와 에리카의 고향친구인 형사 파트리크와 사건을 풀어나가게 된다. 그러나 25년 전 10살에 즈음에 에리카의 인생에서 소리 없이 사라진 알렉스(알렉산드라)에 대해 에리카는 자세히 알 수가 없었고 그 후의 행적과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알렉스는 생소하게 느껴진다. 더구나 임신 3개월째 죽음을 맞이했고 남편과의 소원한 관계, 고향집에서 비밀리에 주말마다 만나던 남자의 정체, 유명한 술주정뱅이인 화가 안데레스와 관계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상황 속으로 몰고 가고 에리카는 혼란을 느끼게 된다. 갑자기 사라진 알렉스의 인생에서 1년의 시간의 빈 공백으로 남겨진 것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사건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진실과 만나게 되면서 감추려는 자들과 밝히고자 했던 알렉스와의 관계가 드러나게 된다.
스웨덴의 작은 어촌 피엘바카에서 일어난 두 건의 사건을 통해서 25년간 비밀에 붙혀졌던 사건들의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이다. 강렬하고 오싹했던 알렉스의 살인 사건 현장의 첫 장면을 끝까지 이어오지는 못했지만 사건 속에서 숨겨진 사람들의 사연과 심리묘사는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래서 추리소설보다는 심리추리소설이 더 적합한 표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한 가지 차세대 애거서 크리스티 라는 문구를 빼고 담백하게 이 작가의 소설로만 읽는다면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굳이 대가의 트릭과 심리묘사를 찾지 말고 작가 카밀라 레크베리의 작품으로 읽어보길 바란다. 그런다면 '얼음공주'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일어난 숨겨진 사연과 고통 어린 사람들의 이야기에 빠지고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식으로 자식들을 사랑했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과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살고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아릿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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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900만의 스웨덴에서 1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로 치면 500만부가 팔린 것과 맞먹는 것이라고 하니 대단하다고 표현 할 수 밖에 없네요. 저자 "카밀라 레크베리"는 지금까지 총 6권의 소설을 발표했고, "얼음공주"는 그런 그녀의 데뷔작입니다. 이 대단한 데뷔작으로 저자는 차세대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명성까지 얻은 모양입니다. 스웨덴의 작고 아름다운 어촌마을 피엘바카에서 한 여인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알렉스라 불리는 이 아름다운 여성은 발견 당시, 알몸으로 욕조에 누은 상태로 온몸이 꽁꽁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단순히 얼어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얼음 속에 갇혀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타이틀인 얼음공주는 바로 피해자의 이런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그어진 손목에서 흘러나온 다량의 혈액은 이것이 언뜻 자살인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만, 부검결과 피해자는 마취상태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밝혀집니다. 과연 이 아름다운 여인은 누구에게 살해당한 것일까? 피해자와는 어릴적부터 절친한 친구사이였던 전기작가 에리카와, 오랫동안 에리카를 사모해 온 경찰 파트리크가 그 진실에 한발짝씩 다가갑니다. 작은 마을인만큼 용의자가 될만한 인물들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 인물들간에 얽히고 섥힌 관계, 그리고 종국에는 25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드러나는 진실. 그 과정에서 그려지고 있는 인물들 각각의 심리묘사가 볼만합니다. 스웨덴을 포함해서 북유럽쪽 문학을 접할때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배경에 짙게 깔려 있는 신비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되곤 합니다. 현대사회를 무대로 한 작품이라 하더라도, 도심과 매연보다는 자연친화적이라는 느낌을 먼저 받게 되니, 이것은 아마도 오딘의 후예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혹은 그에 맞서며 거칠게 살아온 바이킹 민족, 이들의 설화나 영웅신화에 매료된 것이 어쩌면 미스터리 소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이들 민족의 정서가 그렇다고 해야 맞는 말이겠지만요. 어찌됐던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냄새가 물씬나는 묵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듭니다. 차가운 순백의 이미지 위에 점점히 붉은 얼룩이 흩뿌려진 표지가 인상적이라 생각했었는데, 얼음속의 시체라는 특이한 설정에 그런 특유의 분위기까지 더해져서 정말로 차갑디 차가운 미스터리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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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코롬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 피엘바카. 하지만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 맑은 물과 하늘만큼 아름답지 못했으니 그 20여년 이상을 감춰둔 진실은 사람의 마음과 머리속에서 더욱 더 썩고 일그러져 결국 살인사건으로 드러나게 된다.
에리카는 몇권을 책을 낸 작가, 부모의 돌연한 사고사로 인해 그녀는 피엘바카의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애정이 없는 엄마를 대신해 보살펴주었던 여동생 안나는 잔인한 남편 루카스의 강압으로 부모의 집을 팔자는 등 그녀와 점점 멀어져간다.
그러던 와중에, 어린시절 붙어다녔다가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멀어진 친구 알레스의 시체가 발견된다. 가문대대로 부유하고 성공한 사업을 운영하는, 그녀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정한 남편 헨리크를 둔 알렉스의 죽음에 대해 의문이 생기고, 결국 살인으로 밝혀진 이 사건을 두고 투명하지 못하는 동기를 가진 여러명이 뛰어들게 된다.
일종의 슬럼프를 겪던 에리카는 알렉스의 부모의 부탁으로 간단한 추모글을 쓰려다가 그녀의 인생에 대해서 책을 쓰기로 하고, 여러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이 말하는 알렉스는 그녀가 알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
만났던 시점부터 뭔가 거리를 두었다는 남편 헨리크, 다른 남자를 만나기 위해 주말마다 피엘바카로 갔다는 동료, 장례식장에는 생전에 상종안하던 그 지방의 상류층인 로렌트가의 마나님 넬뤼가 등장하여 알렉스의 동생 율리아를 위로하고, 몰래 숨어들어간 집안에선 로렌트가의 외아들 닐스가 이십여년전 행방불명되었다는 신문기사가 조심스레 알렉스의 서랍에서 발견된다.
에리카는 사건을 수사하면서 과거의 친구 파크리크를 만나 수사도 연애도 동행하게 되고, 큰 의미를 지니지 않았지만 일상의, 상식의 눈에서 두드러졌던 몇가지의 사실들이 점점 더 연결되어가면서 사건의 핵심에 뛰어들게 된다.
... 서로 아무 연관없는 점들의 집합체로 보이느 그림을 응시하고 있는 듯 했다. 그런 그림은 오바른 방식으로 눈의 힘을 빼고보면 갑자기 형태를 분명히 드러낸다. 유일한 문제는 그가 점들의 집합체를 무늬로 볼 수 있는 완벽한 위치를 찾지못했다는 사실이었다....p.254
요파트는 파트리크가 한말인데, 우리보다는 무척이나 극적인 다른 위도대를 살고있는 인물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모든 것은 상대적이란 생각이 든다. 역시 요런게 소설의 힘인가? 아침에 일어나서 차가 눈에 파묻혀있어서 열심히 삽질을 하거나, 시동이 한번에 걸리기를 기도하거나, 추워서 팔짝팔짝 뛰거나....하는 모습들을 보면, 누군가에게는 시련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트를 앞두고 속옷에 신경쓰는 모습은 영락없는 브리짓 존스건만 그녀보단 좀 더 똑똑하고 신경질적인 에리카의 모습이나 딱맞는 바지앞에서 좌절하다가 좀 넉넉한 바지를 찾고서 낙천적으로 변하는 파트리크 또한 보기 즐겁다. 그러나!!!! 그렇다고 말이지, 아가사 크리스티여사의 이름을 갖다 붙이다니!!! 어쩜 그래서였나, 2010년판 아마존 UK에선 책소개들에서 스웨덴의 한 독자인지 비평가인지의 원래 평에서 Agatha Christie- style이란 말이 쏙 빠져버렸다.
그래도 헤닝만켈, 스티그 라르손과 함께 스웨덴의 top 10 범죄소설작가로 손꼽혔는지라 (http://www.guardian.co.uk/books/2009/mar/11/camilla-lackberg-swedish-crime-best) 읽을만하다. 아니 데뷔작으로선 꽤 괜찮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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