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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예금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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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말을 걸어도 소통하려 하지 않고 대답조차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강요만 하는 사법부를 향하여, 나는 이렇게라도 소통을 시도하여야 했다. 그것은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내가 이 사회를 위해서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이자, 나로 인하여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의뢰인에 대한 책임일 것이기 때문이다. (본문 98쪽)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하여 위와 같이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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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말을 걸어도 소통하려 하지 않고 대답조차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강요만 하는 사법부를 향하여, 나는 이렇게라도 소통을 시도하여야 했다. 그것은 변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내가 이 사회를 위해서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이자, 나로 인하여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의뢰인에 대한 책임일 것이기 때문이다. (본문 98쪽)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하여 위와 같이 서술하고 있다. 꼭 사법부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의 일상에서도 소통부재인 상대는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그런 상대와 맞닥뜨리면 금세 지치고 힘 빠지기 마련이다. 생각해보라. 늘 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주장한 상대가 상황에 맞지도 않는 억지주장만을 고집한다면 무슨 수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겠는가. 누가봐도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상대에게 무슨 재주로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눈'만 떴지 진실을 보려하지 않고, 귀만 뚫렸지 진실을 들으려 하지 않는 상대를 무슨 능력으로 설득할 수 있겠는가. 이런 상황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더군다나 단 한 번의 소통도 없이 오로지 자신이 믿고 있는 사실 하나만 고집하면서 밀어붙인다면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들이 '법정 다툼'을 통해서 가려져야 할 '중대 사건'이라면, 그에 따른 위험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현직 변호사로서, '모두에게 공정하고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법의 논리를 무너뜨린 대형건설사와 맞서 11년이라는 긴 세월을 싸워 왔다고 한다. 

 

저자의 전작 <고백 그리고 고발>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으로 기도했었다. 진행 중인 사건이 잘 종결되어서 아무도 상처 받은 일이 없기를 말이다. 그래서 몸 고생, 마음 고생하면서 긴 세월을 홀리듯이 살아온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환한 등불이 켜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그것의 결과를 은근히 기다렸다. 하지만 내가 기다린 결과는 전혀 달랐다. 저자가 <찢어진 예금통장>이라는 제목을 붙인 두 번째 작품집을 출간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전작보다 더 잔인하게 내 마음을 헤집었다. 이를 공감한다는 것은 나 역시 지극히 평범한 보통사람으로서,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법을 굳게 믿으며 오늘을 살아가는 민초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헌법이니, 뭐니 하는 법리적인 것들을 세세하게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법의 오류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발생해선 안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이는 법치주의 국가의 모든 국민들에게 주어진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의 논리에 진실공방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랜 세월, 진실이 왜곡된 사건으로 인해 복잡하게 뒤엉킨 저자의 심정은 다음 인용글에서 엿볼 수 있다. 이것이 진정 우리 사법부의 현주소가 아니기를 바라면서 책장을 덮는다.

 

나는 지난 10여 년의 시간 동안 무려 20차례 이상의 민사소송을 거치면서 분명한 진실을 보았다. 그럼에도 모두 패소하였고, 그 과정에서 무려 60여 명이 넘는 법관들이 부당한 판결서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끝까지 판결서에 이름을 올리기를 거부하거나 공정하게 사건을 진행하고자 하는 소수의 법관들도 있었다. 또 어쩔 수 없이 판결서에 이름을 올리기는 하였으나 양심에 많은 부담을 안고 있는 법관들도 있었을 것이다. (본문 192쪽) 

 

 

*이 글은 '옹두리 출판사'에서 책을 무료로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m****0 2017.02.26. 신고 공감 13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찢어진 예금통장] 불편한 사법부의 현실 직시하기!
"[찢어진 예금통장] 불편한 사법부의 현실 직시하기!" 내용보기
엊그제 순식간에 읽었지만, 바로 리뷰를 쓸 수 없었다. 이 답답함을 어찌해야 할 지...전작인 [고백 그리고 고발]과 마찬가지로 같은 사건에 대한 뒷이야기가 실려있다. 개인(故기노걸씨, 아들 기을호씨)과 거대기업 H건설간의 부동산매매계약에 대한 재판건이다. 받지 못한 잔금에 대한 소송에서 증거물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스무 번의 민사소송에서 모두 패소한 안천식 변
"[찢어진 예금통장] 불편한 사법부의 현실 직시하기!" 내용보기

 

엊그제 순식간에 읽었지만, 바로 리뷰를 쓸 수 없었다. 이 답답함을 어찌해야 할 지...

전작인 [고백 그리고 고발]과 마찬가지로 같은 사건에 대한 뒷이야기가 실려있다. 개인(故기노걸씨, 아들 기을호씨)과 거대기업 H건설간의 부동산매매계약에 대한 재판건이다. 받지 못한 잔금에 대한 소송에서 증거물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스무 번의 민사소송에서 모두 패소한 안천식 변호사는 급기야 전작인 [고백 그리고 고발]이라는 책을 쓰게 된다. 여기서는 그간의 재판과정을 소개하며 증거자료를 함께 실음으로써 소상하게 알려주고 있다. H건설 측에서 내보낸 증인들이 수없이 증언을 번복하고, 그것으로 인해 위증죄로 처벌을 받았음에도 누가 팠는지도 모르고, 누가 계약서에 날인을 했는지도 불분명한 이미 고인이 된 계약 당사자의 (故기노걸씨) 막도장이 찍힌 계약서 하나로 끝까지 H건설의 손을 들어주는 법원의 판결이 정말 수상하고 요상하기 이를데 없다.

 

옹두리 혜윰 03 

 

법치주의

공정한 사법 시스템은 승자가 만족하는 데에 있지 않고,

패자가 기꺼이 승복할 수 있는 데에 있다.             33p.     

 

법원은 정말 신성불가침의 영역일까. 그렇다면, 그렇게 인정받고 싶다면, 그 권한을 정말 올바르게 사용하고 정의를 수호하며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고 정당하게 그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하는 말에 이현령비현령이라는 말이 있다. 왜 법조문의 해석은 상황에 따라서, 혹은 피고나 원고의 금력 혹은 권력의 크기에 따라서 달라지는 걸까.  

 

위증죄를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저지른 사람의 말 속에서 계약서 날인이라는 하나만 쏙 골라내서 그 증언은 "신빙성이 인정 되므로" 계약당사자(故기노걸씨가 작성하였다고 인정한다니... 분명 거짓진술과 진술의 번복으로 위증죄와 무고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다니...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들을 때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인데, 어찌 법관은 그 말을 이해하고 믿을 수가 있었을까. 정말 저자의 말대로 법관은 신통력이 있는 걸까.

 

옹두리 혜윰 08 

 

사법 개혁

법원은 신뢰의 대상이 아닌 국민엥게 신뢰를 강요하는 주체.

이런 구조에서 사법 개혁은 원시적 불능이다.

그들은, 국민들의 신뢰마저도 강요로서 획득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있다.    65p.

 

 

결국 저자인 안천식 변호사는 그 때까지의 소송기록과 자료들을 모아서 정리를 하고 여러 번의 수정작업을 거쳐서 [고백 그리고 고발]이라는 책을 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 책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기까지 하였다.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 책은 서서히 알려지게 되고, 책을 읽은 사람들의 호응이 이어지자 저자는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게 된다. 각종 도서 사이트에서 서평이벤트를 통해서 이 책을 알리게 되고, 지금까지도 진행 중이다. 아무리 말을 걸어도 일방통행만을 하며 소통을 하지 않는 사법부와는 달리 국민들은 누구나 공감하고 공분하며 힘을 실어주고 위로를 건넸기 때문이다. 저자는 10년이 넘도록 이 사건에 매달리면서 억울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지치기도 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끈기있게 매달리고 안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의 본질과 사법부의 민낯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기에 우리 모두가 이렇게 책을 만나게 되었고, 현실을 직면하게 된 것이다. 저자 자신이 직접 옹두리라는 이름으로 출판사를 설립하고 책을 내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억울함이 남아 있었기에 두 번째로 [찢어진 예금통장]이라는 이 책까지 펴내게 되었을 것이다.

 

옹두리 혜윰 15 

 

알베르 카뮈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게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이 어리석은 짓이다.   135p.

 

옹두리 혜윰 18 

 

세월호

가만히 있으라.

우리 모두 서서히 죽어갈 것이다.        151p.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전작의 고발내용과 증거자료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고, 2부에서는 재판으로 해결이 안되자 사건을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책을 내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나와있다. 3부에서는 다시 공소시효를 앞두고 사건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며 그 사이의 헛점이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증거를 찾아내어 위증을 한 증인에 대한 고소를 하는 얘기가 실려 있다. 사법부는 끝까지 대기업인 H건설의 증인의 편을 들어주는 것처럼 재정신청을 기각한다. 물론 그 변소 내용이 재정신청을 기각할 만한 합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는 것은 예전과 똑같다. 그리고 마지막 4부에서는 대한민국 사법 역사의 70년 발자취를 더듬는다. 광복 후에 일본의 사법체계를 그대로 수용했기에 불합리할 수 밖에 없는 제도적 문제점이 마치 청산되지 못한 친일파의 문제처럼 남아 있음을 지적한다.또한 정의를 수호해야 할 사법부가 오히려 권력자가 되어버린 현실과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음을 개탄하고 있다.

 

옹두리 혜윰 26 

 

법관

권력은 그 크기만큼 책임이 따른다.

단, 법관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전제도 받지 않느다.

Justice이기 때문이다.                209p.

 

옹두리 혜윰 28 

 

법원의 사명

이 땅에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없게 하는 것.

억울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유를 알아듣게 설명해 주는 것.     219p.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선하게 삶을 살아서 법의 심판대에 오를 일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악한 사람, 욕심 많은 사람, 권력을 잡은 사람에 의해서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법정에 서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경우 처음부터 모든 것을 준비하고 빠져나갈 구멍까지 마련한 사람에게 맥없이 당하는 사람은 늘 우리가 말하던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이다. 법은 강자나 약자를 구분해서 어느 한 편을 들어서는 안된다. 옳고 그름을 구분해서 공정하게 재판을 해야 하는 것이다. 돈과 권력에 의해서 법의 저울이 치우쳐서는 안되는 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검사나 판사가 돈을 얼마 받았느니, 차를 받았느니, 접대를 받았느니...등등의 구설에 오르고 실제 그런 일이 있었기에 대법원장이 대국민사과문을 내는 일까지 있었던 것이다. (2016년 9월6일 제15대 양승태 대법원장)

직업윤리는 모든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지켜야 할 기본이고 양심이다. 사법부의 직업윤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청렴함과 공정함이 아닐까 한다. 그것을 단 한 순간이라도 잊는 순간 법의 정의는 무너지는 것이다. 최근 2,3년 사이 통계자료에 의하면 사법부의 신뢰도는 최하위 수준이라고 한다. 지인이나 뇌물에 의한 청탁을 당연하게 여기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보니 법원이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김영란법에 의해서 뇌물이 줄어들고, 선물도 줄어들고, 청탁도 잠시 주춤한 듯 하다. 하지만, 또 어떤 방법으로 법의 그물망을 빠져나가서 부정과 부패, 비리, 무법의 횡포가 판을 칠지는 알 수 없기에, 평범한 국민들이 법원을 100% 신뢰한다는 것은 솔직히 요원한 일이라서 영 마음이 불편하다. 이 불편함을 외면하면 안되기에 나선 안천식 변호사님이 끝까지 사법부 개혁에 앞장서 주시길 감히 바라며, 온 마음으로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 

 

이 책의 작은 챕터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옹두리 헤윰이라는 제목과 함께 짧은 글들이 실려 있다. 사전에서 찾아보니 옹두리의 뜻은 나뭇가지가 병들거나 벌레먹은 자리에 결이 맺혀 혹처럼 불퉁해진 것이란다. 그리고 헤윰의 뜻은 오래된 옛날 말로 생각의 순 우리말이란다. 아마도 저자인 안천석 변호사께서 장기간의 변론과 패소로 인해서 몸과 마음이 지치고 병이 들 지경까지 이르렀지만, 오히려 철옹성같은 사법부와 제대로 부딪혀 보겠다는 결심이 그 자리에 단단한 옹이처럼 자리잡았다는 뜻이 아닐까. 그리고 그 단단한 옹이같은 생각을 쉽게 써서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게 하려고 이 책을 쓰신 게 아닐까 생각했다.

 

옹두리의 뜻 : 나뭇가지가 병들거나 벌레먹은 자리에 결이 맺혀 혹처럼 불퉁해진 것.

혜윰의 뜻 : 생각의 순 우리말

 

부디 법원이 공정해지기를, 부디 우리 모두 법 앞에 평등할 수 있기를, 부디 법관을 믿을 수 있기를. 이 책이 신뢰할 수 있는 사법부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이 글을 맺는다.

 

 

※ 이 서평은 도서출판 옹두리의 서평단에 선정되어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c*****p 2017.01.23. 신고 공감 9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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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정의를 위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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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직 대법원장과 관련된 이른바 ‘사법농단’과 관련된 뉴스들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동안 권위주의의 외피에 쌓여 견고한 것처럼 보였던 사법계의 적나라한 현실이 그대로 대중들에게 드러나고 있다고 하겠다. ‘법적 정의’를 추구하던 사법계의 현실이 왜 이렇게까지 타락했을까? 과거의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는 정권의 억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항변하기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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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직 대법원장과 관련된 이른바 사법농단과 관련된 뉴스들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그동안 권위주의의 외피에 쌓여 견고한 것처럼 보였던 사법계의 적나라한 현실이 그대로 대중들에게 드러나고 있다고 하겠다. ‘법적 정의를 추구하던 사법계의 현실이 왜 이렇게까지 타락했을까과거의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는 정권의 억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항변하기도 했지만그렇다고 그러한 그릇된 행태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태는 권력의 억압이 아니라사법계의 이익을 위해서 스스로 불법적인 행태를 자행했다는 것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


이러한 현실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오랜 동안 쌓였던 문제가 임계점을 지나 갑자기 폭발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했을 것이다혹은 그동안 자신들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기보다권력의 강압이라는 문제로 치부하면서 썩은 부위를 거대하게 커졌음에도 애써 눈을 감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그렇게 믿고 싶지 않지만현재 일부 고위 법관들의 발언이나 행태를 보면 오히려 더 정확한 진단이라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고 여겨진다이제는 권력보다 경제력을 움켜쥔 재벌들의 편에 기대어 왜곡된 판결을 내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 책은 저자의 전작인 고백 그리고 진실의 후속편으로전작의 장황한 자료와 관련 서류의 복잡함에 비해 비교적 사건과 그 후의 진행 과정에 대해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찢어진 예금통장이라는 제목은 전작에서 소송 상대방들의 유죄를 입증하는 것으로 제시된 것이며아마도 저자가 생각하는 가장 유력한 증거라 생각하고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내용과 서술을 통해서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바의 논지에 대해서 훨씬 더 쉽게 이해했다는 것을 고백하고자 한다전작의 리뷰를 쓴 이후에 배달된 책에는 쉽지 않은 책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저자의 사인과 함께 기록되어 있었다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저자가 전작과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는지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전작에 비해 담담한 목소리를 통해서도 여전히 노기 띤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우리 사회 한편에서는 현재의 법관 임용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이미

 기득권 세력으로 굳게 뿌리를 내린 법조인들의 의식을 문제 삼기도 한다하지만 이 책의 저자를 비롯해서사회적 약자를 위해 각종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노력하는 적지 않은 법조인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그렇다면 한국의 법조 현실이 아주 오랫동안 조금씩 병들어왔다는 것은 이미 기득권자로 자리를 잡은 일부 법조인들만 모르는 것은 아닐까지난 정권 말기 우리 사회를 휩쓸었던 촛불집회를 통해 원칙과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를 원했지만여전히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반격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이른바 우리 사회의 적폐 청산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피로감 운운 하면서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기도 한다.


아마도 이러한 현실에서 저자는 적어도 몰상식한 현실의 문제에 대해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으리라그래서 전작과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사법 현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적시하고 있는 것이다그러한 저자의 노력에 여전히 공감을 표하며박수를 보내고 있다그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사법적폐의 실상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고 믿고 싶다아이들을 교육할 때가장 중요한 것이 그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라고 한다이제라도 법조인들이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사고하면서오로지 법적인 진실을 추구하는데 힘쓸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그리고 끝내 불가능할 지도 모르지만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의 재심이 받아들여져 진실이 승리하기를 기대한다.(차니)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토대로 작성되었음.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i*****n 2018.12.11. 신고 공감 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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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의 노력만으로 어려워도...[찢어진 예금통장]
"한사람의 노력만으로 어려워도...[찢어진 예금통장]" 내용보기
혼자만의 힘으론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바로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이 뭉치는 일에 대한 공격이다.이번에 만난 찢어진 예금통장을 읽으면서 그 생각은 더욱 확고해 졌다.제목을 처음 봤을 땐 돈과 관련된 그러니까 단순히 부자가 되기 위한 사람들의 고군분투인가 했다.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이야긴... 우리가 뉴스에서 가끔 보았던 사건이었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종종
"한사람의 노력만으로 어려워도...[찢어진 예금통장]" 내용보기

혼자만의 힘으론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바로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이 뭉치는 일에 대한 공격이다.

이번에 만난 찢어진 예금통장을 읽으면서 그 생각은 더욱 확고해 졌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땐 돈과 관련된 그러니까 단순히 부자가 되기 위한 사람들의 고군분투인가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이야긴... 우리가 뉴스에서 가끔 보았던 사건이었고...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종종 다루어졌던 이야기이며... 여전히 우리의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돈을 가진 대기업과 권력을 가진 법기관과의 운명적인 조우!!!

 

 

저자는 자신이 십수년간 싸워왔던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신이 의뢰받은 사건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이렇게 책으로 낼까 싶어 정말 열심히 읽었다.

나도 모르게 저자 본인에 감정이입되어 이건 어떻게 살펴봐야하지 하기도 했다. 또 의뢰인에게 감정이입되어 얼마나 억울할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대기업을 상대로 하는 싸움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말이 있다. '절대로 승소할 수 없다'란 말을 한다.

그는 그런 그들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시작했다.

분개만 하고 있을 순 없다. 그는 체계적으로 그들이 잘못하고 있는 점을 찾아냈고 그것들을 다시 법이 제대로 판결해 주길 바랐다. 하지만 법도 저자와 의뢰인을 편을 들어주진 않았다. 누가 봐도 위증한 증인들을 내세운 대기업의 횡포였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저자는 그들의 나쁜 습성을 바로 잡고자 고군분투한다.

이 사건은 돈에 휘둘리는 사법부의 모순을 꼬집는 열변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괘변이라 할 수 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혼자서 무슨 개혁을 운운하냐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으면 다들 모르고 지날 수 있는 사건들이니..누군가는 이야기하고 봐줘야하는 사건들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처음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포부가 남달랐다.

사회의 정의를 구현할 수 있다는 거대한 포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부를 하다보니 이건 뭐지...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리고 은사님은 이런 말씀을 하시기도 했다.

"사시 합격의 동기를 꼭 사회 정의 구현이라고 하지는 말아라... 그러다 보면 될 것도 안돼... 그냥 돈 많이 벌어보겠다란 생각이 동기가 되도 된다. 우선 붙고 봐야지..."

이말이 그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그런 생각을 해야하지? 정의 구현이 어때서... 그게 당연한거 아니야?'

그런데 공부를 하면서 그리고 실패를 하고 또 세상을 좀 더 살아보니... 동기라는게 순수하기만 해선 절대 독종이 될 수 없고... 그 순수함이 절대로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법에 호소할 순 있지만... 그 호소가 모두 받아들여지지도... 또한 호소하는 억울한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적용되지도 않는다.

참 슬픈 일이지만 너무나 비일비재해서 참 씁쓸한 경우가 많다.

여전히 돈을 가진 자들이나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는 판결이 많다.

누구 한사람의 손에서 결론이 나온다는 것은

 

k********y 2017.05.16. 신고 공감 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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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력(金力)은 법 위에 존재할 수 있다?
"금력(金力)은 법 위에 존재할 수 있다?" 내용보기
일전에 저자의 [고백 그리고 고발]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은 변호사인 저자가 한 사건을 수임 받아 10여년에 걸쳐 20여차례의 민사소송을 하면서 매번 패소한 기록들을 증거자료와 함께 서술한 책이었다. 한적했던 시골마을의 택지개발을 둘러싸고 대형건설사와 토착민간의 토지거래에서 시작된 사건은 건설사의 계약서위조로 피해자가 땅을 헐값에 빼앗기게 되면서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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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저자의 [고백 그리고 고발]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은 변호사인 저자가 한 사건을 수임 받아 10여년에 걸쳐 20여차례의 민사소송을 하면서 매번 패소한 기록들을 증거자료와 함께 서술한 책이었다. 한적했던 시골마을의 택지개발을 둘러싸고 대형건설사와 토착민간의 토지거래에서 시작된 사건은 건설사의 계약서위조로 피해자가 땅을 헐값에 빼앗기게 되면서 긴 소송에 들어갔다. 그러나 너무도 뻔한 사건에서 증거가 취사선택 되고 사실이 왜곡되면서 피해자는 패소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처음 소송이 시작되어 판결이 내려진 시점부터 패소할 때마다 새로운 증거를 찾아내어 재심에 재심을 청구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때그때마다 증거물과 법원의 판결문 등을 그대로 책에 옮겨 실었다. 사건의 기록을 읽어가다 보면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딱딱한 법조문은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보고 읽기에 부담스럽지만 사건의 전개과정은 우리의 상상을 벗어난다. 사법기관과 대기업의 밀착, 전관예우, 대형 로펌과의 관계 등 우리가 말로만 들어왔던 것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던 마음은 정말 철없는 아이들의 순진한 생각이었음을 깨닫게 만들기 충분했다.

 

  이 책은 [고백 그리고 고발]의 다음이야기이다. 책 제목인 [찢어진 예금통장]은 대형건설사가 위조된 계약서에 적어 넣은 계좌의 통장을 말한다. 피해자가 통장을 보고 불러주었다는 은행계좌, 그러나 그 통장은 계약서가 작성되는 시점으로부터 3년전에 해지되어 통장 뒷면의 절반이 찢어진 통장이었다. 저자는 모든 민사소송에서 패소하고, 재심상고도 기각되고, 헌법소원심판청구도 각하되자 재판기록과 소송자료를 모아 책으로 출간했다. 그 책이 바로 [고백 그리고 고발]이었다. 그리고 증거만 가지고는 소통이 불가능하였으니 책으로나마 소통하고자 법원, 검찰, 언론사 등에 책을 보내고, 인터넷 독서클럽을 찾아 서평단 이벤트를 열어 책을 보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사람이라도 더 진실을 알게 되기를, 우리의 사법현실을 직시할 수 있기를 바래서였을 것이다.

 

  그러는 한편 저자는 이번 사건에서 건설사의 증인으로 나왔던 세 사람 중 건설사 직원이자 모든 사건을 총괄한 B를 위증혐의로 고소했다고 한다. 그를 제외한 증인 두 사람의 위증혐의는, 비록 원안의 판결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지만, 이미 법의 판결을 받아 유죄가 확정되었다. 그런데도 B에 대해서는 어떤 수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마 지프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고소를 했을 것이다. 그것 만이 법원의 판결이 모두 끝난 사건에 대해 마지막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은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검찰은 불기소처분을 내렸다고 한다. 재정신청을 하였지만 기각되고, 대법원에 재항고 하여 201612월 현재 심리 중이라고 하는데 이미 판결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하긴 판결이 나왔다고 해도 자신들의 잘못을 바로잡았을 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이 사건의 판결에 이름을 올린 법관의 수는 60여명가량 된다고 한다. 그 중 한명이라도 증거나 법이 요구하는 요건을 따져보았다면 분명 판결은 바뀌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법원은 애써 사법독립을 주장하지만 그 이면에 숨어있는 독립성 남용에 따른 폐해는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의 사법농단 사건에서도 불거졌듯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재판을 거래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만 보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 않나 싶다.

 

  사건의 기록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내 일이 아니기에 책을 읽으며 부당함에 분노를 표시하고는 있지만, 그게 만약 내가 당한 일이었다면 아마 미쳐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지금의 현실에서 사법부에 대한 견제장치가 전혀 없다는 것이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판결을 내리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래서 만든 것이 3심제도라고 하지만, 관료화 된 그들 사회에서 법관 한 명, 한 명이 독립성을 가진다는 것은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열 명의 도둑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라는 법언은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경찰이나 검찰뿐만 아니라 법관에게도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k*****1 2018.11.12. 신고 공감 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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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예금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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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재심》을 보면 재심을 청구하기까지의 과정을 집요하게 훑는다. 회유하거나 방해하는 세력 때문에 재심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이 사건의 경우는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이 이루어졌다. 2015년,『고백 그리고 고발』이라는 책으로 사법부의 부조리를 고발했던 안천식 변호사는 그 이후에도 항고와 재정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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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재심》을 보면 재심을 청구하기까지의 과정을 집요하게 훑는다. 회유하거나 방해하는 세력 때문에 재심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이 사건의 경우는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이 이루어졌다. 2015년,『고백 그리고 고발』이라는 책으로 사법부의 부조리를 고발했던 안천식 변호사는 그 이후에도 항고와 재정신청을 통해 진실을 바로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기각되었고, 다시 대법원에 보낼 재항고장을 보냈다고 한다.『찢어진 예금통장』은『고백 그리고 고발』의 다음 이야기와 함께 ‘옹두리 혜윰’(‘생각’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을 담고 있다. 책을 읽는데 볼펜으로 오타가 수정되어 있어서 조금 이상하다 했더니 저자의 1인 출판으로 나온 책이라고 한다.  

 

출판사 이름은 ‘옹두리’로 정하였다. 나뭇가지가 부러지거나 생채기가 난 자리에 울퉁불퉁하게 결이 맺힌 모양을 일컫는 순우리말이다. 보기에는 흉할지 몰라도 온갖 상처와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생명을 이어나가려는 그 소중하고 고귀한 고집스런 마음의 소리들이 담겨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p. 92~ 93

 

저자는 옹두리 헤윰이라는 소통 방법을 매개로 좀 더 독자들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문맥에 딱 맞게 등장하지는 않지만, 읽을수록 곱씹게 된다. 저자가 고집스러울 만큼 삶의 고통을 딛고서야 비로소 얻어낸 나름 소중한 생각의 지혜라서 그런 듯하다. 저자가 생각하는 법치주의의 혜윰은 공정한 사법 시스템은 승자가 만족하는 데에 있지 않고, 패자가 기꺼이 승복할 수 있는 데에 있다.(p. 33) 그러나 현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은 절대 승복할 수 없는 사법 피해자를 양산한다. 사법 피해자는 너무 억울하면 말문이 막힌다. 그러다가 서서히 병들어간다. 사회도 그렇다. 그래서 말을 해야 한다.(p. 85) 그래서 저자는 대리인으로서 계속해서 진실의 말을 내뱉는다. 진실은 때가 되면 분명해지고, 시간이 되면 당신을 찾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p. 161)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게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이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이다.(p. 135) 법원의 사명은 이 땅에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없게 하고, 억울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이유를 알아듣게 설명해 주는 것이다.(p.219) 그러나 여기 누가 들어도 억울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 있다. H건설과 개인의 토지 매매 계약서에 관한 소송인데, 개인은 사망하고 그 아들, 기을호가 소송 당사자가 된다. 거의 20억 원이나 되는 계약인데도 불구하고 자필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글씨에다 ‘한글 막도장’이 날인되어 있는 계약서.. 게다가 증인으로 나온 사람들의 말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저자는 당연히 이기는 소송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가 스스로를 표현했던 무지렁이 변호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패소와 기각뿐이었다. 증인들의 진술에서 위증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H건설이 유리한 진술은 진실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저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증인의 모순된 진술을 증명하는 자료들을 찾았고, 수사 및 재정신청 절차를 밟았다. 결론으로 보자면 패배라고 할 수 있지만, 과정으로 보면 절대 패배라고 할 수 없다.

 

어려움이야 당연히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넋 놓은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현실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제까지의 일련의 사건을 몸소 경험한 유일한 사람이고, 그 부당함과 황당함의 오류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일에 그냥 침묵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 같은 침묵을 먹으면서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은 점점 깊어져 왔고 괴물처럼 성장해 왔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구성 한 사람 한 사람 스스로가 먼저 변하지 않으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은 결코 변화되거나 나아지지 아니할 것이다.

                                                                                         -p. 109~ 110

 

영화《재심》를 보고 나서도 떠올랐는데, 하워드 진의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좋은 일도 생기지 않습니다. 우리가 행동한다면 좋은 일이 일어날 겁니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 책이다. 사법 피해자의 대리인이자 법조인으로서 사법부를 향한 비판도 날카롭다. 다만, 말이냐 망아지냐, 라는 표현이 나오는 등 감정적이고, 반복적인 내용이 많아 조금 아쉽다. 그러나 안천식 변호사의 행동이 좋은 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영화《재심》에서 현우(강하늘)는 묻는다. 법은 도대체 누구를 보호하는 거냐고.. 더는 이와 같은 유전무죄 무전유죄 판결로 억울해하는 사람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e******i 2017.03.01. 신고 공감 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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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예금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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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로부터 책을 받다] 찢어진 예금통장  지난 번에 올린 '고백 그리고 고발'의 리뷰가 선택이 되었나 보다. 그러나 숙제가 많아지는 것이 결코 반갑지 않은 상황에서.어쩌나 또 리뷰를 써야 하나... 잠시 망설이고 고민을 잠깐 하다가, 책을 펼쳐 든 첫인상을 남긴다  *옹두리 혜윰 : 옹두리의 생각 [옹두리] '나뭇가지가 부러지거나 상한 자리에 결이 맺혀 혹처럼 불퉁해진 것[혜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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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로부터 책을 받다] 찢어진 예금통장

 

 

지난 번에 올린 '고백 그리고 고발'의 리뷰가 선택이 되었나 보다.

그러나 숙제가 많아지는 것이 결코 반갑지 않은 상황에서.

어쩌나 또 리뷰를 써야 하나... 잠시 망설이고 고민을 잠깐 하다가, 책을 펼쳐 든 첫인상을 남긴다

 

 

*

옹두리 혜윰 : 옹두리의 생각

 

[옹두리] '나뭇가지가 부러지거나 상한 자리에 결이 맺혀 혹처럼 불퉁해진 것

[혜윰] '생각'의 옛말 (생각하다의 옛말 '혜다')

 

'옹두리 혜윰'라는 짧은 설명이 장면마다 쏙쏙 들어가 있다. 법 관련 용어들을 쉽게 설명해 둔다. (마치 법률 용어 사전처럼, 그러나 아주 쉽고 짧게 풀이되어 있다. 옹두리 혜윰30까지 있다.) 또한 드라마 속 대사, 노랫말, 책의 글귀들도 포함되어 있다.

 

옹두리 혜윰 30  법 현실주의

법을 믿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약자들이 기댈 곳은 법밖에 없다. (232쪽)

 

 

 

이 책은 이전의 책 '고백 그리고 고발' 그 이후의 이야기이다. 책의 크기와 분량도 가벼워지고, 편집이 대중스러워졌다. 일반인들이 읽기에 한결 수월해진 것 같다.

 

저자는 '법정 외 변론' 및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그것은 변호사로서 마땅히 할 일이다, 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옹두리 혜윰 15  알베르 까뮈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게 용기를 주는 것과 같이 똑같이 어리석은 짓이다 (135쪽)

 

내가 좋아하는 작가 '알베르 까뮈'의 말이다. 그래서 바로 옮겨 적었다. (사심 가득한 인용이다. ㅎㅎ)

그리고 저자는 분명하게 자신의 할 일을 언급한다.

 

"그러나 누군가 말하지 않으면 지금의 모순된 사법 현실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외치다 보면 누군가는 그 혜택을 보게 될 것이고, 법원 구성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민들도 그러한 시기가 하루빨리 오기를 열망하고 있을 것입니다.

...

이 책은 작은 사건을 다루지만, 사법 현실에서 가지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부족한 책이 우리 사법 현실 구석구석의 막혀 있는 모세혈관을 소통하게 하는 의미 있는 단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5쪽)

 

 

이전의 책 '고백 그리고 고발'의 사건을 요약하여 증거 자료와 함께 기록하고.

사법부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출판사를 직접 만들어서) 책을 만들어 발간하고

(지면에 기록된 글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위증을 한 이들의 혐의에 대해 고소를 해 보고

새벽을 기다리면서 국민과 멀어진 사법부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려는

저자의 염원이 담긴 책.

 

기을호 씨의 만기가 지난 "찢어진 예금통장"으로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H건설은 승소한다.

이 기막히고 어처구니 없는 법관의 판결을 보고. 모두가 침묵해 버린다면.

변호사, 법조계 사람들 모두가 침묵해 버린다면.

이 사회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막혀 있는 모세혈관이 의학, 의술 등의 힘으로 뚫려서 온전하게 흐를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사법부에 막혀 있는 장애물이, 다시 법조계(저자와 같은 일을 당한 모든 변호사들을 포함하여)의 자정된 힘으로, 또한 국민의 힘으로, 없어지는 그날까지.

 

침묵해서는 안 될 사람들과 기관들, 힘 있는 사람들, 가진 사람들이 모두 소통하고 협력하길.

나 또한 이 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옹두리 혜윰11. 동네 변호사 조들호. 진실은 덮을 수가 없다." (99쪽)

 

 

 

 

 

 

 

 

 

n******6 2018.03.23. 신고 공감 6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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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요즘의 나는 민주투사 같은 리뷰만 쓴다.최근의 노회찬의원의 책 리뷰도 그랬고, (지혜의 시대 : 우리가 꿈꾸는 나라 http://blog.yes24.com/document/10698292)김제동의 책들도 그렇고.(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http://blog.yes24.com/document/10665997)(그럴 때 있으시죠? - 네 있어요. 너무 있어요.: http://blog.yes24.com/document/10703041)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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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요즘의 나는 민주투사 같은 리뷰만 쓴다.

최근의 노회찬의원의 책 리뷰도 그랬고,
(지혜의 시대 : 우리가 꿈꾸는 나라

http://blog.yes24.com/document/10698292)
김제동의 책들도 그렇고.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http://blog.yes24.com/document/10665997)
(그럴 때 있으시죠? - 네 있어요. 너무 있어요.: http://blog.yes24.com/document/10703041)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선거철이면 빨강불이 들어오는 동네다.
한국뭐시기만 들어가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찍어주는 동네.
우리회사의 청소를 해주시는 아주머니는 "빨간당" 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름을 묻자 모른단다. 그냥 빨간당이라서 찍었다고 한다.

그런 지역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전부 빨간 가운데, 우리동네만 파랬다.

 

 


우리동네에서는 문재인대통령이 "압승"을 했고,
최근의 보궐선거 역시, 우리동네와 옆동네 구미만이 빨간당을 물리쳤다.
그런 우리동네를 두고 몇몇 보수론자들은
"신도시라고 지들끼리 잘난 동네"라며 대놓고 색깔론을 펼쳤고
유모차를 끌고 투표를 한 엄마들은 기뻐했다.
나 역시 사전에 공부를 하고, 유모차를 끌고가 투표를 했다.

 

 

 

내가 선거를 한 이유는 단 한가지다.

선거가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서.

선거도 하지않고 세상이 바뀌길 바라는 한심한 엄마는 되고 싶지 않아서.

우리 아이에게 더이상, 이런 세상을 물려주고 싶지않아서.

 

더는 본인의 욕심으로 뭉친 사람들에게 세상을 그냥 맡겨두어서도 안되고,

가만히 앉아서 세상이 바뀌길 바래서도 안된다.

그들이 힘이 세서 이기기 어렵다고?

다행이도 세상에는 힘약한 서민들이 훨씬 많아서, 수적으로 우리가 유리하다.

 

 

이 리뷰에서도 이렇게 장황하게 민주투사인 척 하는 이유는

이번에 읽은 책이 찢어진 예금통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 고백그리고고발을 너무 분노해서 읽고 리뷰를 쓴 탓인지

작가님께서 말도 없이 이 책을 보내셨다.

정성어린 리뷰에 감사드린다는 손글씨까지 적으셔서.

 


이번 책 역시 나는 분노하며 읽었고,

민주주의에 대해 법치에 대해, 법 공정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내가 사진을 찍은 부분을 보면 법치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맞다. 우리가 아는 법치도 저거다.

승자가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패자가 기까이 승복하는 것.

하지만 잘 생각해보라.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패자들은 운다. 화를 내고, 주저앉는다.

그게 나쁜 놈이라면 우리는 통쾌하게 생각하며 리모컨을 끄지만,

그게 서민이라면 우리는 씁쓸한 뒷맛을 어찌하지 못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서민의 맛을 더 많이 본다.

입이 텁텁하고 심장이 먹먹한 결과를 더 만난다.

 

 

사실 이미 법관의 신뢰는 무너진지 오래고,
사법은 우리에게 있어 먹고 살기에 급급한 기득권세력이 되어있다.
법 앞의 평등이라는 말은 길거리에 널린 "원조국밥"집처럼
그냥 하는 말. 그냥 아무나 써도 되는 말. 그냥 막 뱉는 말이 될때가 많다.

실제 한 리서치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맞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리서치가 만난 99%의 사람이 그 말을 맞는말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결과가 너무 가슴이 아픈게,
리서치를 하는 조사원이
저 위에 계신 기득권님자들은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을 것이기에
거의 대부분 서민들의 대답이었을 것이고,
서민들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참 가슴이 아픈 일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또한번 약자의 옆에 선다.
엘리트 법관은 잘못된 판결을 내리고도 견제장치가 없기에
패자가 납득할 수 없는 결과를 내고도,
무사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간다.
부당한 판결이 내려지는 그들만의 리그에서도
그들은 울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힘 있는 자가 우긴다고 승소하는 판결은 재판이 아닌 폭력.
흉기를 든 노상강도를 존경할 수 없듯이 
법전을 도깨비 방망이처럼 사용하는 법원을 신뢰할 수는 없다.

 

- 본문 중에서

 

 

이 두줄의 문장이 이 책의 전체를 대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서민들은 패자가 되고, 흉기든 노상강도를 신뢰할 수 없다.

하지만 본인들이 노상강도 아닌 신처럼 행동하며 사니,

결국 우리는 공부하고, 힘을 합쳐 그들이

우리가 주는 세금으로 먹고사는 "월급쟁이"라는 것을 알려줘야하는 것이다.

 

 

 

 

눈물이 쏟아졌다. 무슨 서러움이 그렇게 복받쳤는지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사무실이건, 자동차 안이건, 들판이건
혼자있는 공간이면 아무런 생각도 없이 서러움이 복받쳤다.
출퇴근시간 자동차 운전대를 잡고 있노라면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수가 없었다.
어디서 그렇게도 많은 눈물이 숨어있었을까.

- 본문 중에서

 

 

 

그가 기록한 이 말처럼 이 책을 읽는 내 마음이 그랬다.

현실이 암담했고, 쓴 약을 물없이 삼킨 듯 입안이 텁텁했다.

먹먹하고 답답해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서민들의 진실이,

우리의 진심이 승리하는 날까지

힘없는 우리지만, 힘을 합쳐 쪽수로라도.

그들만의 리그를 깨뜨리는 날이 반드시 오면 좋겠다.

 

이 책이 현실을 기록하는 비장한 목소리가 아닌

소설책이 되는 그 날까지.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읽었으며, 책읽는 엄마곰의 솔직한 리뷰입니다.

 

 

g********r 2018.09.24. 신고 공감 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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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찢어진 예금통장>은 안천식 저자의 <고백 그리고 고발>의 후속편으로 쓰인 책이다. 작년 9월 그 책을 읽고 만인에게 공평하게 다루어야 하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부조리한 현장을 보고 분노와 불편한 마음에 휩싸인 적이 있다. 10여 년간 20번의 소송에 번번히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좀 더 투명하고 솔직해지기를 기대하는, 멈추지 않는 그의 집념에 미미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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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찢어진 예금통장>은 안천식 저자의 <고백 그리고 고발>의 후속편으로 쓰인 책이다. 작년 9월 그 책을 읽고 만인에게 공평하게 다루어야 하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부조리한 현장을 보고 분노와 불편한 마음에 휩싸인 적이 있다. 10여 년간 20번의 소송에 번번히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좀 더 투명하고 솔직해지기를 기대하는, 멈추지 않는 그의 집념에 미미한 힘이나마 보태보려는 마음으로 다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여전히 읽기도 쉽지 않고 반복적인 내용이 되풀이되고 재미도 없다. 심지어 화가 나기까지 한다.

 

 나도 저자처럼 반복하지 않을 수 없다. 전편에서 다루었던 내용이 어떤 것인가를. 김포시 고촌면 향산리에 사는 기노걸이 1997년 9월, 자신 소유의 토지와 건물을 19억 6천만 원에 D건설에 매매하기로 하고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다. 매매대금의 절반인 9억 8,300만 원을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받은 후, 1998년 IMF 사태로 D건설은 부도가 났고 나머지 잔금은 받을 수 없게 되었다. 그 후 대기업 H건설은 D건설로부터 부동산 매매계약을 승계 인수받았으며, 1999년 11월 24일 H건설은 기노걸과 새로운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잔금 9억 8,300만 원을 계약 체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지급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H건설이 증거로 제출한 이 사건의 계약서에는 매도인 기노걸이 아닌, 다른 사람의 필체로 작성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또한 기존에 기노걸의 계약서에는 한문 인감도장이 찍혀 있었지만, 이 사건 계약서에는 한글 막도장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바뀐 계약서가 기노걸이 사망한 후에야 법정에 제출되었다는 사실도 의문점으로 남는다.

 

 증인 A,B의 거짓 증언, 증인C는 진술을 번복한다. 또 2000년 2월경에 작성된 향산리 주민 4명의 위조된 부동산 매매계약서 4건도 추가로 발견된다. 이것을 추적한 결과 증인A의 필체로 드러났고, 그 관련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하였다. 그럼에도 이 사건의 최종 승리자는 H건설이었다.

 

 판결의 주요 내용은 증인 A,B와 사망한 기노걸의 진정한 의사에 의하여 작성되었음이 인정된다는 점, 해지된 농협통장이지만, 병석에 있던 기노걸이 착오로 계좌번호를 불러주었을 가능성, 막도장으로 날인하는 것을 매도인 기노걸이 승낙하였을 가능성, A의 증언 중 기노걸이 건네주는 도장을 이지학이 날인하는 것을 보았다는 증언까지 허위로 단정할 수 없으므로 이 계약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점, 증인 C의 증언의 상당 부분이 위증죄의 유죄로 확정되었더라도, 기노걸의 막도장을 누가 날인하였는지 기억에 없다는 부분까지 허위로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계약서의 진정성립을 인정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기을호(기노걸의 아들)측에서 증거자료로 제출한 부동산 매매계약서 등 Y건설에서 기노걸에게 보낸 ‘승계계약에 협조해주지 않아 토지수용권을 발동하겠다’는 내용의 통고서, 예금 계약을 해지한 찢어진 예금통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소하기에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후 기을호의 대리인으로서 저자는 2006년 12월 12일 제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소송 패소, 2007년 10월 11일 서울고등법원의 항소 기각, 2008년 1월 17일 대법원 상고 기각으로 1차로 패소 판결이 확정되었다. 대기업 H건설은 승소 판결문으로 기을호의 토지를 빼앗아 갔다. 분명히 약탈이었고, 이러한 허무맹랑한 판결에 도저히 승복할 수 없음이다.

 

 약자들이 기댈 곳은 법밖에 없다. 그런데 법은 약자를 외면한다. 대형로펌을 오른팔로 이용하여 휘두르는 대기업의 횡포에 약자는 다시 한 번 짓밟혀지는 현실이다. 철저하게 신분을 보장받는 법관에게 재판에 관한 모든 권력을 독점하게 하는 현 구조, ‘전관예우’는 권력의 남용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재판권의 남용은 타 권력보다 우선하여 예방, 견제되어야 할 것이다. 현직 변호사로 일하면서 사법부의 현실을 고발하는 것이 쉬운 일 만은 아닐 것이다. 저자의 지난한 노력, 집념어린 열정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사법부가 되기를 희망하는 일은 아직도 요원한 일일까. 단시간에는 힘들겠지만, 조금이라도 서서히 믿을 것은 법밖에 없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희망이다.

 

 

 

 

 

h*****7 2017.05.14. 신고 공감 5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찢어진 예금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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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두리 혜윰 02 계몽 자발적 승복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판결은제대로 된 판결인가?그러한 판결을 하는 법원은제대로 된 법원인가?더 이상 국민에게 무지하다고계몽하려 하지는 말자. <찢어진 예금통장>, 안천식, 2017, 27쪽.  안천식 변호사의 <찢어진 예금통장>은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법원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법앞에 평등한가?", "법관을 어떻게 믿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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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두리 혜윰 02

 

계몽

 

자발적 승복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판결은

제대로 된 판결인가?

그러한 판결을 하는 법원은

제대로 된 법원인가?

더 이상 국민에게 무지하다고

계몽하려 하지는 말자.

 

<찢어진 예금통장>, 안천식, 2017, 27쪽.

 

 

안천식 변호사의 <찢어진 예금통장>은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법원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법앞에 평등한가?", "법관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나는 거의 없을거라고 본다.

 

법원은 당연히 공정하다고 믿는 곳이고,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한 것이고, 법관으로 임용되는 사람은 법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신뢰할 수 있는 인품을 가졌다는 게 통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런 통념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인 안천식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제34기 출신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은 2005년 여름, 안천식 변호사가 변호사로 첫발을 내딛은 지 얼마 안돼서 맡은 것이다. 사법연수원 실무 수습까지 마친 변호사의 눈으로 보았을 때, 너무도 단순하고 뚜렷한 해답과 법리가 보였던 사건이라고 저자인 안천식 변호사는 이 책에서 밝혀 놓았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견해를 내비친다.

 

하지만 안천식 변호사가 12년 전 맡았던 사건이 정당한 판결을 받은 사건이었다면 이 책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안천식 변호사는 적어도 법원은 법치주의와 법 앞에 평등이라는 헌법 가치를 그대로 실현해주는 곳이라고 믿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법원은 항상 법과 정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는다.

 

현직 변호사의 고백이라는 점에서 안천식 변호사가 이 책을 세상에 내보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의 모순을 드러내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안천식 변호사는 용기를 내어 <찢어진 예금통장>을 출판했고 나처럼 법에 무지한 사람까지도 "법과 정의"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또한 책의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옹두리 혜윰"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간결한 문장으로 사법현실의 핵심을 찌르는 안천식 변호사의 사유가 가슴에 깊이 와닿았다.

 

이 세상에 완전한 지식이나 완벽한 인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분명 실수를 하는 존재이다. 법과 제도 역시 점차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게 맞다. 따라서 현재의 사법제도에 대한 안천식 변호사의 "비판"을 "비난"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안천식 변호사는 이 책에서 사법제도에 대한 내부고발이나 비난을 하려는 게 아니라 정당한 근거로 건강하게 비판을 하고 있다. 비난이 소모적인 감정 싸움이라면 비판은 비판받는 대상이 발전하고자 하는 애정어린 바람으로 던지는 건강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안천식 변호사가 용기내어 쓴 <찢어진 예금통장>이 앞으로 사법제도가 지금보다 더 투명하게 운영되는 데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현실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논리가 "법"이니만큼, 법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법과 사법현실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안천식 변호사의 <찢어진 예금통장>을 정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우리는 변화의 열망 속에 있습니다. 이러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변하지 않으면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작은 사건을 다루지만, 사법 현실에서 가지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부족한 책이 우리 사법 현실 구석구석의 막혀 있는 모세혈관을 소통하게 하는 의미 있는 단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6년 12월 6일

저자 안천식


h*******5 2017.02.20. 신고 공감 5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