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10.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람과 책, 서로의 내면을 읽다
"사람과 책, 서로의 내면을 읽다" 내용보기
우리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 들여다볼 방법이 없다. 다만 그들이 읽은 책과 기록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유추할 뿐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그들이 읽은 책을 화자로 등장시킨다. 화자가 된 책은 자신이 본, 혹은 자신과 관련 있는 사람의 상징적인 장면들을 직접 묘사한다. 예를 들어 최부의 죽음을 본 《표해록》이 최부의 비극이
"사람과 책, 서로의 내면을 읽다" 내용보기

우리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 들여다볼 방법이 없다. 다만 그들이 읽은 책과 기록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유추할 뿐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그들이 읽은 책을 화자로 등장시킨다. 화자가 된 책은 자신이 본, 혹은 자신과 관련 있는 사람의 상징적인 장면들을 직접 묘사한다. 예를 들어 최부의 죽음을 본 《표해록》이 최부의 비극이 시작된 시점을 복기하고, 《난설헌시집》이 자신을 읽는 허경란과 자신을 쓴 난설헌의 삶을 비교한다. 때로는 역사적 인물이 자신과 관련된 책을 설명함으로써 스스로의 심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문건은 《양아록》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신류는 《북정일기》를 통해 나선정벌에 파병된 조선인의 마음을 표현한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독자들이 역사를 좀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한 인물이 곁에 두고 읽은 책을 들여다보면 그가 무엇을 삶의 기준으로 삼았는지 살필 수 있다. 소혜황후 한씨는 《내훈》을 ‘새 며느리 간택’이라는 집안의 가장 중요한 사업에서 믿고 의지할 만한 매뉴얼로 삼았다. 독자들은 《내훈》을 끊임없이 보완하는 과정을 통해 그가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임금에게 사약을 받은 조광조는 세상을 버려야 할 마지막 순간을 《근사록》과 함께했다. 《근사록》이 직접 조광조가 자신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묘사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은 조광조가 임금을 어떠한 성군으로 만들려 했는지, 그가 꿈꾼 성리학의 나라가 무엇이었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저자는 《내훈》을 보완하는 소혜황후 한씨를 통해 ‘완벽한’ 매뉴얼은 결코 완성할 수 없음을, 《근사록》을 바탕으로 한 신념을 임금에게 강요하는 조광조를 통해 관계에는 지나치지 않아야 할 도리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들 삶의 신념과 지혜뿐 아니라 부덕까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의인화라는 장치를 통해 독자들에게 역사를 설명하고 있으나 결코 작가만의 상상력으로 꾸민 내용은 아니다. 저자는 각 인물이 남긴 수많은 자료와 사료를 토대로 당시 역사적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책에서는 《추안급국안》의 기록을 바탕으로 김옥균과 그의 하인인 이점돌의 갑신정변 당시 행적을 추적한다. 또한 네 가지 형태의 《청구도》를 남긴 김정호의 기록을 바탕으로 그의 지도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이러한 서술을 통해 ‘양반’ 김옥균의 하인인 ‘상놈’ 이점돌이 가졌을 세상에 대한 회한을, 그리고 김정호가 완벽한 지도를 위해 끊임없이 반복했을 편집과 수정의 과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8 2017.07.1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책이 사람을 불러 세운다
"책이 사람을 불러 세운다" 내용보기
책이 사람을 불러 세운다간혹 서재를 두리번거리곤 한다. 책장에 꽂힌 책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며 그 책과 나와의 인연을 떠올리기도 하고, 책 속의 주인공들과 만나 책으로는 못 다한 이야기도 나누며,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바라만 보기도 한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마음은 편안하지고 가슴 가득 따스한 기운이 전해진다. 나름대로의 휴식을 취하는 방법으로는 그럴싸하
"책이 사람을 불러 세운다" 내용보기

책이 사람을 불러 세운다

간혹 서재를 두리번거리곤 한다. 책장에 꽂힌 책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며 그 책과 나와의 인연을 떠올리기도 하고, 책 속의 주인공들과 만나 책으로는 못 다한 이야기도 나누며,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바라만 보기도 한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마음은 편안하지고 가슴 가득 따스한 기운이 전해진다. 나름대로의 휴식을 취하는 방법으로는 그럴싸하니 좋은 시간이다. 책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은 사람이 만든다. 책을 만드는 사람의 가치관과 그 사람이 살았던 시대가 고스란히 반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며 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앞선 시대와 소통하는 것이다. 우리가 책에 집중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리라. 보통의 경우 책을 통해 저자와 내용을 보게 된다. 하지만 역으로 책이 만든 사람을 본다면 어떨까 


설흔의 , 조선 사람들의 내면을 읽다는 저자의 '책의 이면 : 책을 읽다 사람을 읽다'(2012. 역사의아침)의 개정판으로는 흡사 이러한 경험을 실제로 느끼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 인물과 특별한 책의 인연을 찾아 사료에 기록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엮어내 사람과 책 사이 소통을 매개로 사람들의 속내를 꺼내고 있다. 여기서 다루는 책으로는 등 인물이 직접 저술한 책도 있고 그가 평소에 가까이 두고 읽었던 책도 있다. 스물세 명의 사람들과 스물네 권의 책이 그 주인공으로 저자 설흔의 맛깔스런 이야기 구성이 돋보인다. 책과 사람의 상호작용이 참으로 신선한 접근이다.


근사록과 조광조, 능엄경과 심노승, 교우론과 홍대용 등과 같이 사람에게 적극적인 영향을 미쳤던 책을 통해 그 사람의 삶의 추적하고, 박제가와 북학의, 최부와 표해록, 서유구와 임원경제지 처럼 저자와 책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야기를 꾸려가고 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인를 통해 사람의 심사를 추론해 가고 있는 것과 한편으로 김시습과 매월당집, 이문건과 양아록, 신류와 북정일기, 소혜왕후 한씨와 내훈, 김양기와 단원풍속도첩, 김정호와 청구도와 같이 책을 저술한 사람이나 그 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 책과 관련되어 어떤 삶을 살았는가에 대한 흔적을 찾아본다.


서재 책장에 가만히 있는 책들이 그 책의 주인인 나를 보고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특별히 아끼는 책이 있다면 그 책과 주인 사이는 따스한 공기가 흐를 것이지만 존재조차 까마득하게 잊고 있는 책들은 무슨 시선으로 바라볼지 의문이다.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의 취향과 가치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선택한 책이기에 내 생각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고 그 책들의 모음은 결국 내 자신의 관심과 생각을 대변하고 있을 것이다. 다시 책장을 둘러보며 나의 관심과 생각을 반영한 책을 통해 자신을 볼 시간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와같은 저자의 행간읽기를 통한 사람의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을 매개하는 방식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기에 역사인물과 시대상황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내가 책을 본다라고만 생각하며 책을 대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역으로 책이 사람을 본다는 시각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흥미로운 책이다.

m*****8 2017.01.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