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48)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40%
  • 리뷰 총점8 40%
  • 리뷰 총점6 19%
  • 리뷰 총점4 2%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7.0
  • 40대 8.0
  • 50대 8.0

포토/동영상 (4)

리뷰 총점 종이책
The Pleasures and Sorrows of work
"The Pleasures and Sorrows of work" 내용보기
일생동안 '노동Work'이라는 것에 바치는 우리의 시간은 짧은 인생 대비 몇 %나 차지하는 걸까? 아무리 못해도 하루의 1/3을 근무하는 20일을 열두 번 곱하면, 1년에 1920시간. 적어도 20년을 일한다고 하면 38,400시간이다. (물론 철야와 주말 근무 따윈 포함되지도 않은 최소한의 시간이다.-_ㅠ)     한국 독자들에게 쓴 저자의 편지에 의하면, 문학 속에서 흔히 등장하는 사
"The Pleasures and Sorrows of work" 내용보기

일생동안 '노동Work'이라는 것에 바치는 우리의 시간은

짧은 인생 대비 몇 %나 차지하는 걸까?

아무리 못해도 하루의 1/3을 근무하는 20일을 열두 번 곱하면,

1년에 1920시간. 적어도 20년을 일한다고 하면 38,400시간이다.

(물론 철야와 주말 근무 따윈 포함되지도 않은 최소한의 시간이다.-_ㅠ)

 

 

한국 독자들에게 쓴 저자의 편지에 의하면, 문학 속에서 흔히 등장하는 사랑 말고,

살인 말고, 우리가 정말로 하고 있는 '일'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했다.

내가 기억하는 보통은 집에서 우울할 때면 히스로 공항으로 가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보며 마음을 달래던 사람(<여행의 기술> 참조)인데, 이번 책의 시작은 길이가 390미터에 달하는 화물선이 드나드는 항구에서부터 시작한다.

 

보통은 각국의 물건들을 내려놓는 화물선을 보며, 그 안의 물건들의 여정과 국적에 대해 차오르는 호기심을 참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 자신이 하는 일 외에 타인의 노동에 대해 얼마나 무심한가? 모든 것이 지역 안에서 교환으로 이뤄지던 옛 시대와 달리, 지금의 우리는 하루종일 누리는 수많은 물질적 풍요가 이 넓은 세상 어느 누군가의 노동의 댓가인지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세상이 이처럼 고요히 아무 문제없이 굴러가는 것은 이 익명들의 무수한 노동의 시간의 댓가일 텐데 말이다.

 

이번 책은 특이하게도 사진작가를 대동하고 참치어선부터 비스킷 공장, 직업상담소, 우주센터, 회계 회사, 창업 박람회 등등 현장을 누비고 다닌다. 그리고 다른 책들과 다른 보통의 솔직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가 보인다. 왠지 한결 느슨해진 모습이랄까(책 속에 숨어 있는 배멀미로 고생하는 보통의 사진을 찾아보시라)?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송전 공학>과 <회계>였다.

우선 <송전 공학> 편에서는, 보통은 전력회사에서 근무하는 중년 사내를 우연히 알게 된 것을 계기로 한겨울에 송전선을 따라 걷는 희한한 여행으로 초대를 받게 된다. 여행을 통해 보통은 늘 그렇듯이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전해준다. 겸손가 오만, 정직과 변덕의 여러 형태를 한 첨탑들, 우리가 보는 전선이 단면 형태에 따라 양귀비, 월계수, 히아신스 등 꽃의 이름이 붙는다는 사실, 기본적인 의미 전달을 할 때도 엄청나게 많은 단어를 쌓아올려야 하는 일상 언어와 달리 케이블에 작용하는 중력의 힘을 계산하는 간명한 방정식에서 오는 놀라움. 발전소에서부터 여러 거대한 송전탑들을 지나 머나먼 여행을 한 송전선들이 정작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와서는 어떠한 보상도 없이 땅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마는 까닭 모를 섭섭함.

 

 

송전선은 지하의 경로를 따라 점점 작은 힘으로 해체될 것이다. 처음에는 400킬로볼트라는 엄청난 힘이지만 곧 그보다 온건한 275킬로볼트로 줄어들고, 주택가로 가면 평온한 132킬로볼트로 작아지고, 마침내 소켓에서는 모든 격렬한 힘들이 다 잘려나가고 겨우 240볼트만 남게 된다. 전류는 흘러가는 과정에서 최고의 자선을 베푼다. 소비자들이 전류에 관하여 어떤 생각도 할 필요가 없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들 가운데 누구도 잿빛 강철 철탑이 풍경을 가로질러 저 머나먼 남서부 해안으로부터 달려온다는 사실을 생각할 필요가 없게 해주는 것이다. 그 남서부 해안의 조약돌 해변에서는 지금도 바위 덩어리처럼 보이는 발전소가 해협에서 밀려오는 수많은 파도와 바위를 깎아내는 힘을 지닌 바람에 맡서며 쉬지 않고 음산하게 윙윙 소리를 내고 있을 것이다. p.248~250  

  

<회계> 편에서는 빡빡한 직장생활을 하는 직원의 24시를 곁에 붙어 취재를 한 형식인데, 직장인의 일상에 초점을 맞추어 '일'의 의미를 보고자 한 보통의 여러 시선들이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출근길에 읽는 밤 사이에 일어난 충격적인 기사들은 '우리의 예측 가능한 일상을 확인하고 안도감'을 느낄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더더욱 고개를 박고 읽게 된다. 그리고 사무실에 도착하면 우린 '풀잎에 막처럼 덮인 이슬이 증발하듯이 노스탤지어가 말라버린다. 이제 인생은 신비하거나, 슬프거나, 괴롭거나, 감동적이거나, 혼란스럽거나, 우울하지 않다. 현실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실제적인 무대'만이 앞에 놓일 뿐이다. 그리고 잠시 말라버렸던 노스탤지어는 퇴근길 바깥 풍경과 함께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보통은 '일'에 관해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우리의 일은 적어도 우리가 거기에 정신을 파게 해줄 것이다. 완벽에 대한 희망을 투자할 수 있는 완벽한 거품은 제공해주었을 것이다. 우리의 가없는 불안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성취가 가능한 몇 가지 목표로 집중시켜줄 것이다. 우리에게 뭔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품위 있는 피로를 안겨줄 것이다. 식탁에 먹을 것을 올려놓아줄 것이다.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반복되는 일상에 파묻혀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과연 세상에 한 줌의 의미라도 있을까 라는 끝없는 의문에 대해,

알랭 드 보통 나름의 통찰력으로 '일'에 관한 신선한 의미 부여를 내려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까지의 책들과는 전혀 다른 형식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책이다. :)

 

 

 

8******4 2009.08.26. 신고 공감 9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이 시대 최고의 관찰자이자 일상의 철학자
"이 시대 최고의 관찰자이자 일상의 철학자" 내용보기
번역자 후기에도 등장하지만, 이 책에서 우리는 분명 "풀린 듯한" 알랭 드 보통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나는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이 책에 단연 "최고점"을 주고싶다!!   번역자가 '풀린 듯' 하다고 표현한 그 부분이 오히려 노련한 작가의 의도적 장치로 보인다고 한다면 작가에 대한 나의 애정과잉일까?  왜냐하면 풀린 듯, 혹은 술취한 듯 횡성수설 관련 없는 듯한 이야기를 펼쳐
"이 시대 최고의 관찰자이자 일상의 철학자" 내용보기

번역자 후기에도 등장하지만,

이 책에서 우리는 분명 "풀린 듯한" 알랭 드 보통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나는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이 책에 단연 "최고점"을 주고싶다!!

 

번역자가 '풀린 듯' 하다고 표현한 그 부분이 오히려 노련한 작가의 의도적 장치로 보인다고 한다면 작가에 대한 나의 애정과잉일까?  왜냐하면 풀린 듯, 혹은 술취한 듯 횡성수설 관련 없는 듯한 이야기를 펼쳐가는 중간중간 가슴에 화살처럼 꽂히는 그의 냉철한 통찰력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밑줄을 그으며 읽고 싶은 글귀가 듬성듬성 눈에 띄지만, 결코 그 글귀 하나 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벅찬 만족감을 주는 것이 글귀 앞뒤로 펼쳐지는 장황한 "군소리"!! 이것이 알랭 드 보통에 대한 나의 애정과잉의 절대적 근거라는 사실을, 실은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그는 진정코 (양적으로 말하자면 극도로 빈곤한 나의 독서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이긴 하지만) 이 시대 최고의 관찰자이자 일상의 철학자이며, 그런 관찰과 철학의 경험을 하나의 컨셉에 녹여내는 독창적인 재능을 가진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어쩌면 그의 다양한 글 소재 중에서 나와 가장 공통분모가 있는 소재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삶에 의미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온, 일의 유력한 경쟁자는 사랑이었습니다" (!)

 

경고:  절대로!! 보다 의미있는 일, 의미있는 사랑, 의미있는 인생에 대한 욕망으로 번민하는 사람만이 독서하기를 권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머리만 더 복잡해지고, 모르는 게 뱃속 편한 사실들을 주워담게 될 것이다.  독서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그다지 필요없는 쉬운 독서를 원한다면, 알랭 드 보통의 논픽션들은 시도조차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l*******k 2009.08.26. 신고 공감 9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경이로움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경이로움" 내용보기
이 책으로 내가 전혀 모르던 직업세계의 경이로움과 만날 수 있다. 참치 물류 과정,   비스킷 공장의 노동자, 송전탑의 미학, 평사원과 다름없는 책상을 쓰는 회계회사 CEO   등등,,,      그 다음엔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세계를 들여다 보게 된다. 그리고 이 일을 하면서   나도 어떤 지혜를 깨닫는 중이라는 걸 되새긴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전   쟁의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경이로움" 내용보기

 

 

이 책으로 내가 전혀 모르던 직업세계의 경이로움과 만날 수 있다. 참치 물류 과정,

 

비스킷 공장의 노동자, 송전탑의 미학, 평사원과 다름없는 책상을 쓰는 회계회사 CEO

 

등등,,,

 

 

 그 다음엔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세계를 들여다 보게 된다. 그리고 이 일을 하면서

 

나도 어떤 지혜를 깨닫는 중이라는 걸 되새긴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전

 

쟁의 전사들처럼 일하고 있다는 걸 떠올리면서.

 

a******k 2009.08.26. 신고 공감 6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할 수밖에 없는 보통 씨
"사랑할 수밖에 없는 보통 씨" 내용보기
<불안> <여행의 기술> 에세이라는 지극히 가벼운 글쓰기 수단을 통해 절대 가볍지 않은, 그래서 가끔 인문서 아냐? 하고 오해를 하게 되는 글쓰기 솜씨를 보여준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 그가 이번에는 우리가 평생 같이 가야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다. 그의 일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그가 풀어놓는 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런 궁금증이 제목
"사랑할 수밖에 없는 보통 씨" 내용보기

<불안> <여행의 기술>

에세이라는 지극히 가벼운 글쓰기 수단을 통해 절대 가볍지 않은, 그래서 가끔 인문서 아냐? 하고 오해를 하게 되는 글쓰기 솜씨를 보여준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

그가 이번에는 우리가 평생 같이 가야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다.

그의 일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그가 풀어놓는 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런 궁금증이 제목을 보는 순간 확 일더니 표지에 나와 있는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무엇이 일을 이토록 즐겁게 혹은 즐겁지 않게 만드는가?"라는 문장을 보고는 이 책 또 만만치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접하는 알랭 드 보통의 일에 관한 생각들.

그 속엔 그동안 나도 일을 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가장 근본적인 일에 대한 감상과 철학, 자세 들이 잘 버무려져 있었다.

일의 기쁨과 슬픔, 왜 그것을 생각해야 하는지, 왜 그런 느낌들을 받아야 하는지. 내가 평생 가져가야 할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이 좀 많이 바뀐 듯한 기분이다.

우리에게 늘 일상의 철학을 쉽게 전달하려 애쓰는 알랭 드 보통. 그런 그를 과연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o******9 2009.08.26. 신고 공감 6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송전탑 동호회,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송전탑 동호회,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내용보기
우리는 흔히 동호회하면 인라인 스케이트나 등산 같은걸 생각하기 마련인데 영국엔 송전탑 모양 평가 모임이 있답니다.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망원경으로 철탑 모양을 관람하고 토론을 하는 거지요. 왜냐하면, 철탑도 사람처럼 다 제각각의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래요. 저는 추석 때 길이 막혀 도로에 갇힐 때나 논두렁에 서 있는 송전탑을 넋놓고 바라본 젓이
"송전탑 동호회,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내용보기

우리는 흔히 동호회하면 인라인 스케이트나 등산 같은걸 생각하기 마련인데 영국엔 송전탑 모양 평가 모임이 있답니다.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망원경으로 철탑 모양을 관람하고 토론을 하는 거지요.

왜냐하면, 철탑도 사람처럼 다 제각각의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래요.

저는 추석 때 길이 막혀 도로에 갇힐 때나 논두렁에 서 있는 송전탑을 넋놓고 바라본 젓이 있는데, 흉물스럽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논과 송전탑이 어울리는 조화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 책의 한 구절을 보고 생각이 바뀌더군요,

p.246

그러나 진정한 시인은 공장촌이나 철도가 벌집이나 기하학적인 거미줄과 마찬가지로 위대한 자연 질서 안에 포함된 것이라고 본다. 자연은 그 생명력 넘치는 품 안에 그것들을 빠르게 받아들이며, 미끄러져 가는 자동차들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한다.

송전탑 뿐만 아니라 회계, 비스킷 공장 처럼 산업사회에 생겨난 새로운 직종에 대한 정체불명의 편견이 사라졌습니다. 그렇다고 보통씨가 이들을 미화해서 본것은 아닙니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섬세한 묘사로 구석구석을 비추고 있으니까요. 곁들여진 사진이 많아서 더 이해가 빠르기도 했습니다. 알랭 드 보통의 다음 책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e***m 2009.08.26. 신고 공감 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보통을 따라가는 마지막 사색 여행
"보통을 따라가는 마지막 사색 여행" 내용보기
이쯤에서 알랭 드 보통의 사색 여행은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사랑과 여행에 대한 사색에서 출발한 그의 여정이 불안과 행복의 건축에 이르러 점차 그 사유의 확장에 무뎌짐을 느꼈다. 여기에 그의 신작 에세이 '일의 기쁨과 슬픔'에 이르러서야 이젠 됐다.란 생각이 불현듯 든다. 힘겨운 직장생활 중에 접했던 '일의 기쁨과 슬픔'. 역시 '불안'에서 느꼈던 답답함과 해결점 없이 부유하
"보통을 따라가는 마지막 사색 여행" 내용보기

이쯤에서 알랭 드 보통의 사색 여행은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사랑과 여행에 대한 사색에서 출발한 그의 여정이 불안과 행복의 건축에 이르러 점차 그 사유의 확장에 무뎌짐을 느꼈다. 여기에 그의 신작 에세이 '일의 기쁨과 슬픔'에 이르러서야 이젠 됐다.란 생각이 불현듯 든다. 힘겨운 직장생활 중에 접했던 '일의 기쁨과 슬픔'. 역시 '불안'에서 느꼈던 답답함과 해결점 없이 부유하는 사색의 한 자락을 들춘 것에 만족해야 할까?

  

옮긴이의 말처럼, 제목이 가져다주는 부자연스러움을 내내 느꼈다. 일을 통한 기쁨과 슬픔이 아닌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고 했다. 예민한 반응일 지 모르겠지만, 일 자체에 이러한 감성이 깃든다는 점이 의아했기 때문이다. 물론 김훈 선생은 밥벌이의 지겨움을 얘기했다. 어쩔 수 없는 노동이라면,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밥벌이라면 기꺼이 할 수밖에 없는 것.

 

이 책에서는 화물선 관찰하기, 물류, 비스킷 공장, 직업 상담, 그림, 로켓과학, 송전공학, 회계, 창업자 정신, 항공 등 모두 10장에 걸쳐 일에 대한 통찰, 그속에서 거대 산업구조와 한 개인의 삶을 추적해간다. 그동안 보통의 글쓰기와는 다르다. 포토그래퍼와 동행하여 현장을 찾아 밀착 취재하는 르뽀르타주 형식이다. 훨씬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데는 일정 부분 성공했지만, 관찰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감흥은 별로 새로울 것도, 깊이 있게 파고들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 그 중에 그림과 송전공학 부분은 우리가 일을 함에 있어, 미친 듯이 몰두하여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알량한 교훈을 제시한다.

 

보통이 한국에서 특히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무얼까? 이 책에는 곳곳에 대한민국이 등장한다. 물류 부분의 런던을 찾은 대한민국 관광객, 로켓과학 부분의 '내이름은 김삼순', 송전공학의 대한민국에서 만든 송전탑 관련 책자, 그외 삼성 로고가 새겨진 가게 등 단순히 그의 발길에 채이는 인상적인 장면을 담은 것일까? 아니면 약간은 의도된 배려일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잔인한 믿음'을 갖고 있다. 요즘은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직업을 통해 관계 맺음이 이뤄진다. 누구의 자식인지, 얼마 만큼의 부를 쌓고 있는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냥 내가 잘할 수 있고, 재미있어 하는 일을 맘껏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내가 존재하는 이유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출판 편집 기획자라는 나의 일을 통해 관계 맺기를 시도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직장과 그 주변의 관계에 국한되긴 하지만.

 

혹자는 내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옛날 같으면 너 천상 한량이었을거야' 듣기에 따라선 일견 수긍이 가긴 하지만, 그닥 기분이 좋진 않다. 사회성이 부족하고, 일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다는 다른 일면이 보이기 때문이다. 뭐든 하나에 꽂히면 끝을 보고 마는 성격이지만, 그 꽂히는 과정이 쉽지 않다. 3년 전의 내가 그랬던 것 같다. 직장생활 5~6년을 지나면서 약간의 오만이 고개를 들었지만, 자신감과 열정만큼은 그때가 최절정이 아니었나 싶다. 무서울 게 없는 광폭한 실천 의지.

 

내일로써 지금 직장이 마무리되면 또 한번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볼 시간이 생길 것이다. 일 자체의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맛볼 새도 없이, 생이 계속되는 한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노동의 시간이라면 즐겁게 하고 싶다. 보람을 찾고 싶다. 아름답게 살고 싶다. 그런 점에서 알랭 드 보통을 따라가는 마지막 사색 여행에서 느낀 점은 세상에 대한 겸허함과 고개 숙임, 스스로에 대한 겸손이라 하겠다. 알랭 드 보통이여~ 당분간 안녕...



t******2 2009.12.10. 신고 공감 5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일의 참모습을 알자!!!
"일의 참모습을 알자!!!" 내용보기
이책은 우리에게 우리의 '일'상을 자신이 바라보고 생각하는 일의 순서를 하나하나 묘사하면서 한폭의 풍경화를 보는것 처럼 펼쳐 놓고 있다. 너무나 아름답게 묘사해서 그일에 종사하는 이마저도 아름답게... 하지만 자기가 직접 일을 해보면 그일이 결코 감상적인 문구로 설명되어지지 않는 복잡한 인생사가 녹아 있으며, 남이 보면 쉽게 보일지라도 당사자는 목숨까지도 내어놓고 있
"일의 참모습을 알자!!!" 내용보기

이책은 우리에게 우리의 '일'상을 자신이 바라보고 생각하는 일의 순서를 하나하나 묘사하면서 한폭의 풍경화를 보는것 처럼 펼쳐 놓고 있다. 너무나 아름답게 묘사해서 그일에 종사하는 이마저도 아름답게...

하지만 자기가 직접 일을 해보면 그일이 결코 감상적인 문구로 설명되어지지 않는 복잡한 인생사가 녹아 있으며, 남이 보면 쉽게 보일지라도 당사자는 목숨까지도 내어놓고 있는지도 모를 위험한 것일수도 있다. 이러한 일의 세계를 묘사했다는 것은 존경하나, 직정한 노동의 세상을 보여 주지못한, 작자가 말하는 일의 기쁨과 슬픔은 제3자의 관점일 뿐이라는 것이 못내 아쉽다.

 

산업의 역군으로서의 일이든, 가정을 지키기 위한 일이든 일은 즐거워야 하나, 경제적인 논리로서만의 노동은 잘못하면 착취로 흘러 들어갈 수도 있고, 아니면 돈의 논리로만 바라볼 수도 있다. 경제는 행복을 추구하는 도구이지 우리를 그 논리에 짜맞추어 돌아가게 하는 것이 아님을 생각하며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YES마니아 : 로얄 c****k 2009.08.24. 신고 공감 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일상속의 고통과 의미
"일상속의 고통과 의미" 내용보기
그의 이름은 보통이다. 그러나 그의 사색과 글쓰기의 수준은 보통이 아니다. 그의 책 우리는 왜 사랑하는가를보고 나는 정말이지 감동했다. 그처럼 깊고 유쾌하고 현실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 그리고 그것도 매우 젊은 나이에 쓰는 사람은 보지 못하였기때문이다. 문학에는 천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삶의 연륜이 쌓여아만 할 수 있는 것이 문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일상속의 고통과 의미" 내용보기

그의 이름은 보통이다. 그러나 그의 사색과 글쓰기의 수준은 보통이 아니다. 그의 책 우리는 왜 사랑하는가를보고 나는 정말이지 감동했다. 그처럼 깊고 유쾌하고 현실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 그리고 그것도 매우 젊은 나이에 쓰는 사람은 보지 못하였기때문이다. 문학에는 천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삶의 연륜이 쌓여아만 할 수 있는 것이 문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은 그 통념을 깨뜨려버린다.

 

이번의 신작 일의 기쁨과 슬픔은 그의 팽팽하고 빈틈없는 사유와 표현에 조금은 빚나가긴 하지만 여전히 보통식의 깊은 관찰과 일상에 대한 통찰이 묻어나온다. 하지만 다소 풀어진듯한 느낌이 있다.

 

이쁘게 만들어진 책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깊이 사유하기 싫어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보통의 책을 읽으라. 평범한 일에 지쳐 있는 당신이라면 그속에서 단순한 밥벌이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지탱해줄만한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이책을 읽으라

YES마니아 : 골드 f****1 2009.11.03.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일의 기쁨과 슬픔?
"일의 기쁨과 슬픔?" 내용보기
약 10여년간 일을 해 온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번도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던 터라 냉큼 책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결국 알랭 드 보통에게도 책을 쓰는 것이 그의 일일터인데, 그의 일에 관한 기쁨과 슬픔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라는 창의적이면서도 만인에게 알려지는 직업이라는 것에 대한 슬픔이나 두려움, 설레임은
"일의 기쁨과 슬픔?" 내용보기

약 10여년간 일을 해 온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번도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던 터라 냉큼 책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결국 알랭 드 보통에게도 책을 쓰는 것이 그의 일일터인데, 그의 일에 관한 기쁨과 슬픔은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라는 창의적이면서도 만인에게 알려지는 직업이라는 것에 대한 슬픔이나 두려움, 설레임은 무엇일까?

 

누구도 일을 하지 않고서는 자기의 생활을 이어갈 수는 없다.

그런 우리에게 진정한 일의 기쁨과 슬픔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이다.

역시 보통은 이번에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m******8 2009.08.26.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쩌면 괴로움을 잊기 위해 일을 기쁘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
"어쩌면 괴로움을 잊기 위해 일을 기쁘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 내용보기
군사독재시절이었나, 노동운동가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이란 시집이 출간되었다. 노동의 해방을 위한 것이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지금 그 시구절의 하나 새벽에 들이키는 소주 한잔의 고단함으로서의 상징은 내게 일이란 밥벌이를 위한 상당힌 힘든 것일거라는 확신을 가져주었다. 그 확신은 옳았다. 또하나, 한 백년전 쯤일까, 그당시 내노라 하는 유한계급들이 카페에 앉아 노닥거리는
"어쩌면 괴로움을 잊기 위해 일을 기쁘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 내용보기

군사독재시절이었나, 노동운동가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이란 시집이 출간되었다. 노동의 해방을 위한 것이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지금 그 시구절의 하나 새벽에 들이키는 소주 한잔의 고단함으로서의 상징은 내게 일이란 밥벌이를 위한 상당힌 힘든 것일거라는 확신을 가져주었다. 그 확신은 옳았다. 또하나, 한 백년전 쯤일까, 그당시 내노라 하는 유한계급들이 카페에 앉아 노닥거리는 아젠다 가운데 하나는 엘리베이터였다고 한다. 엘리베이터의 원리, 구조, 기능들을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당시 인텔리겐차들의 관심사였다니. 당시 유럽인들의 편집증적 호기심이란... 그에 비하면 우리 대부분은 얼마나 무지한가,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기계와 공정을 어렴풋이밖에 알지 못한다(33쪽) .

그럼에도 이 책에 손이 간 것은 도대체 일(work)에서 무슨 기쁨이 있고 슬픔이 있을 것이냐는 소박한 반항적 소신 때문이었다. 일이란 본디 힘들고 괴롭던 것이 아니었던가. 스위트홈에서 사랑스런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무조건' 힘든 일과를 마친 후에 맛볼 수 있는 달콤한 꿀 같은 것 아니었던가. 하지만, 진즉 저자 보통(Btton)의 소설에서 그 특유의 관찰자적 분석기법과 위트, 뭣보다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고 있었던 바, 이 책에서 이따위 제목으로 무엇을 엮어낼 수 있을까, 과연 일에서 어떤 기쁨과 슬픔을 관찰하고 분석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화물선 관찰하기, 물류, 비스킷 공장, 직업 상담, 로켓 과학, 그림,  송전 공학, 회계, 창업자 정신, 항공 산업. 이렇게 10개의 '일'이 저자 알랭 드 보통이 관심을 기울인 분야이다. 앞으로는 더욱 그러하겠지만, 생산과 소비가 갈수록 분리되고, 생산성과 효율성이 신격화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우리가 소비하고 향유하는 것에 대해 알고 싶지도 않고, 별로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고 여겨진다. 또한 그 과정에 동참하는 노동자들 또한 결과물에 대해 별로 관련성을 부여받지 못하는 것 같다. 또 부여할 가치도 별로 느끼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노력은 오랫동안 지속되는 물리적 상관물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204쪽).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마트에서 바코드만 찍거나, 의뢰자의 주문에 맞춰 회계처리를 해주는 이들이나, 테일러의 결과물인듯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만 주구장창 만드는(조립하는) 이들이 그 결과물과 무슨 연관을 짜맞출 수 있을지 나도 궁금하다. 혹자는 이렇게 말하는 이도 있겠다. 이게 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유통발전에 기여하고, 자본주의의 성숙한 발전에 기여하며, 먹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명으로 살면 된다고. 그럼 나도 됐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일들의 실체는 사실 매우 복잡함을 새삼 깨닫는다. 우리는 얼마 되지 않는 지식으로 그 일이, 그 직업이 좋은 것이다, 나쁜 것이다 단정해버리곤 하지만, 일(work)의 존재에 대해 따져보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실체와 의미와 과정을 살펴보고 따지는 과정은 꽤나 소용있는 '일'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송전탑의 현대적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고, 창업자 정신이 가진 구조적 한계도 깨달았다. 신이 죽어버리고 난뒤 도도하게 신의 자리를 꿰찬 '과학'이라는 신적 존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뭣보다 그 과정에서 일(work) 스스로 부여받은 오만과 재능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경외가 얼마나 많이 이 시대를 지배하는 이념인지 조금은 알게 된다. 복잡한 실체의 깃털이나 만져봤을까, 불현듯 일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개념인지도 가까스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참치 먹기가 많이 두려워졌다는 것도. 흐흐 이 나이에..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정신들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진부하기 짝이 없는 기능들을 단순화하거나 가속화하는 데 삶의 대부분을 보낸다(50쪽). 이제 인생은 신비하거나, 슬프거나, 괴롭거나, 감동적이거나, 혼란스럽거나, 우울하지 않다. 현실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실제적인 무대다(267쪽). 하지만 일은 그 본성상 그 자신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면서 다른 데로는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한다. 일은 우리의 원근감을 파괴해버리는데, 우리는 오히려 바로 이점 때문에 일에 감사한다.(364쪽) 우리의 모든 기획의 궁극적인 운명을 직접 목격한다면, 우리는 바로 몸이 마비되어 버릴 것이다... 우리의 일은 적어도 거기에 정신을 팔게 해 줄 것이다...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 있게 해줄 것이다.(368쪽) 

YES마니아 : 골드 d******2 2011.09.22. 신고 공감 3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