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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로 이사와 벌써 3년을 꽉 채워 살고 있는 우리집 욕실에 들어갈적마다 이상하게도 예전 음악교과서에 나왔던 한 곡이 생각이 난다..
" 어제온 고깃배가 고향으로 간다하기, 소식을 전차하고 갯가로 나갔더니 그 배는 멀리 떠나고 물만 넘실거리네.. "
우습다는거 나도 안다..
그냥.. 고깃배를 통해서만 소식을 전할 수 있던 시절에 살던 사람.. 가슴 시린 역사로 인해 강제로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가슴이 미어질까 하는 생각이 드는것 뿐이다..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고향을 떠났으나 고향에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하며 살기를 강요당하고 있어, 오히려 극도로 발달한 통신기술을 책망하기 조차 하는, 21세기에 살고 있는 나도 고향 생각에 울컥 할때가 있는데 말이다..
흔히 서울 사람들은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고향이 없다고 대답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부모님 고향이 자기 고향인거라며 부모님 고향은 어디냐고 고쳐 묻는다..
나는 서울이 고향이라고 대답한다..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고 가슴이 먹먹해지며 너무나도 달콤한 나의 사랑 나의 고향 서울..
많은 사람들의 인식도 그렇겠지만, 문학작품에는 대부분 고단하고 치열하기 짝이 없으며, 고독하고 자아와 인간미가 상실된 그런 모습으로 묘사되는 서울..
그렇지만 떠나본 사람만이 그 소중함을 안다..
회사 다닐적 대전에 지사가 생기며 강제로 대전으로 발령 받은 동료들이 주말에 서울 올라 오면 제일 먼저 방 창문을 열고 매연을 듬뿍 들이 마셔 고향의 정기를 흡수 한다고 하소연 할때 웃었는데.. 지금은 살짝 눈물이 난다는..
그런 내 고향 서울로 떠나는 문학여행이다..
무엇보다도 서울이 묘사되어 있는 각종 문학작품을 군데군데 발췌 하고 소개를 하고 있는 책의 특성상, 이 책이 어떤 장르로 구별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문학보다도 아름다운 문체로 쓰여져 마음에 쏙 든다..
세계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침략의 역사와 부적절한 근대화 (물론 그 덕분에 우리 세대가 부족한거 없이 잘먹고 잘살고 있다는건 알지만.. 전통을 버리는 것이 곧 발전이고 세계화라는 기조는 너무 했음..) 로 인해 남아 있는 문화재는 턱없이 부실하다는게 늘 가슴이 아픈데..
우리 나라에 와서는 그렇게 때려 부셨으면서 정작 자기 땅에는 전국적으로 각종 유물과 개화기때의 역사적인 건물들 고스란히 남겨 두고, 아직도 유물이 아니라 생활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도 많으며 심지어 처음 지어졌을 때와 지금 같은 용도로 쓰이고 있는 경우도 종종 있는 이웃나라 일본이 너무나도 샘이 나는데..
내 고향 서울에서의 그런 부족한 부분을 이 책은 문학으로 채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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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에 부쳐 | 서울만의 이야기, 서울의 문화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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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쇼핑센터도 각종 편의시설도 직장도 강남으로.. 영화는 우후죽순 생겨난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보게 되어 자연스럽게 주요 활동 무대가 강남이 되어버려, 내가 서울을 떠나기 한참 전부터 이미 기억이 가물가물한 서울 중심부가 먼저 소개 되어 있다..
아마도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명동 종로 일대 시내 중심부는 개화기 소설이 소개 되어 있다.. 주로 머리는 쉬게 두고 가슴으로만 책을 읽는 나이기에, 뭔지는 모르겠고 가슴아프고 힘든 그 시대 사람들의 모습만 보였던, 경성이라 불리는 낯선 무대의 곳곳이 지금의 어디인지 콕 집어 설명해 주니 마치 외국인같이 느껴졌던 그 시절 사람들이 한결 가깝게 느껴진다..
90년대엔 쇼핑하면 당연히 명동이였는데, 그 때도 물론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일본인을 타겟으로 하는 곳이 많이 있긴 했었지만, 최근 볼일이있어 서울에 갔다가 잠시 명동에 들렸더니 이건 일본인지 우리 나라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일본말.글 이 넘실대서 깜짝 놀랐었는데..
이 책을 보니, 모던보이들이 활보하던 그 시절에 명동은 일본인의 나와바리, 종로는 조선인의 구역 이였던거라, 일본 관광객들이 자기들 조상님들의 나와바리를 회복한건가 싶어 괜히 씁쓸해진다..
너무나도 존경하고 동시대에 살았다면 현빈, 강마에 만큼이나 사랑 했을게 뻔한 이상선생님의 날개의 주인공이 아내의 방을 벗어나 배회 했던 장소들은 두 곳에서나 발췌되어 있었다..
그 중 서울역 찻집 "티룸", 프랑스 요릿집 "그릴" 이 두 곳은 서울역 새단장 공사가 끝나면 꼭 복원되어 있기를 바래 본다.. 서울역 재단장을 위해 폐쇄할 때 까지도 있었다 하던데, 다시 우리에게 공개 되었을 때 볼 수 없게 된다면 너무 가슴 아플것 같다..
난 전시용으로 그냥 복원만 해 놓지 말고 정말 그 시대 처럼 차도 팔고 요리도 파는 구실까지 하도록 되길 바란다.. 이런 점은 일본을 꼭 벤치마킹하여..
그 밖에도 외국에서 손님이 와서 관광 시켜줄라고 서울 태생임에도 그들과 똑같이 처음 밟아 보았던 곳들도 있고.. 내가 서울 살때 진작에 알았더라면 데이트 코스로 꼭 가 봤을텐데 싶어 아쉬운 곳들도 있다..
외국 친구들이 서울 관광지를 소개시켜 달라 하면 경복궁과 남산 서울타워 밖에 생각이 나지를 않아 참 난감하기 그지 없었는데, 이렇게 가까운곳에 서울 사람 조차도 하루 이틀 관광차 가 봄직한 곳들이 있었던거다..
정작 남의 나라 도시에 갔을 땐 한 곳이라도 놓지지 않고 돌아 다니려고 기를 쓰면서.. 참.. 부끄럽군 ㅋㅋ
원래 서울이라면 강북 도심지역 위주였을텐데.. 그래서 이 책엔 강북 지역만 소개 되어 있기도 하고..
서울에 집산다고 한참 보고 다닐때, 여기 나와 있는 그런 몇몇 지역도 생각 해 보지 않았던건 아니였지만.. 직장과의 거리 등등 여러가지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결국 아파트 밀집지역에 자리를 잡았으면서도 마음 한켠에 늘 부암동이나 가화동 아님 효자동 같은 전통의 숨결이 살아 있는 주택가에 미련이 남아 있긴 하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게 된다면, 아마도 같은 선택을 하게 되겠지만.. 그 땐 예전 처럼 주말마다 시체놀이로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이런 곳들 산책을 아주 많이 할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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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빌딩이 빼곡하게 들어선 서울은 내가 태어나고 자라온 곳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숨이 막히곤 한다. 뻑뻑한 일상을 상징하는 듯한 이 도시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것은 인간이 지닌 자연스러운 본능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한 나라의 수도로서 기능해온 서울이기에 예상외로 유서 깊은 곳이 많다. 모두가 바삐 걷기에 급급한 나머지 그 가치를 모를 뿐만 아니라 알려 들지도 않지만,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우리는 괜찮은 곳을 참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소비 문화와는 다소 거리를 둔, 그다지 화려하진 않으나 각각 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 중 저자들은 서울이 많은 문학 작품의 배경으로 활용되었음에 주목했다. 맛깔스러운 사투리를 구사하고 향토적인 분위기를 무기(?) 삼은 많은 작가들에 비한다면 그 매력이 덜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실의 반영이 문학이기에, 문학 속 서울은 결국 지난 날 우리 자신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열두 개의 산책 코스가 모두 낯선 것은 아니었다. 대학 시절 학교와 가깝다는 이유로 서너 차례 들어가 보았던 연세대 교정과, 비교적 옛 모습이 잘 갖추어져 있다는 평을 듣는 남촌 거리 그리고 전통과 변화의 묘한 조화로 유명한 인사동까지. 물론 이들 거리로부터 감동 받는 이들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그냥 보고 걸으며 시간을 흘려 보냈을 것이다. 나 역시도 머묾의 길이가 그리 길지 못했던 곳이 대다수였는데, 작가들의 시선이 오래도록 머물렀던 곳임을 깨닫고 나니 다시금 거닐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시비들, 뽀얗기 짝이 없던 하늘 아래 펼쳐졌던 서울의 모습을 어느 누가 사랑할 수 있을까마는 시인 차가운 바람이 내 몸을 파고들었다. 이런 날은 집에 머무르는 것 이상으로 좋은 게 없음을 알면서도 내 안에서 솟구치는 방랑기가 억누르기 힘들 지경이다. 이토록 많은, 걷고픈 장소들을 놔두고 왜 나는 서울 아닌 다른 곳을 꿈꿔왔던가? 무지가 빚어낸 엉뚱한 탈출욕구 앞에서 난 쓰디쓴 웃음을 지을 따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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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를 좋아해서 자주 여기저기 쏘다는 편이다. 이 책을 보다가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진리구나, 싶었다. 자주 다니던 정동길, 종로, 을지로, 삼청동을 포함한 북촌 일대와 청와대 앞길 등등. 곳곳에 문학의 향기가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그렇게 자주 지나다니면서도 몰랐다. 책을 다 보고 나니 늘 다니던 길이 새롭게 다가온다.
특정 장소에 얽힌 문학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흥미롭지만 책을 읽고 실행에 옮겨 볼 수 있게 지도를 그려 놓아서 더 좋다. 다음에 광화문이나 종로 쪽으로 나들이 갈 때 이 책을 들고 가 봐야겠다. 다만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지도만 따로 모아서 별책부록 같은 걸로 만들어주면 책은 집에 두고 지도만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을 텐데, 하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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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다. 수많은 시인과 가수들이 노래하고, 전국 방방곡곡의 젊은이들이 몰려오는 서울이라는 곳은 대체 어떤 곳인가.
문화와 기술을 전해준 은혜도 모르고 침략한 배은망덕한 일본의 식민지로, 해방 후에는 미국의 원조를 받으며 “기브 미 더 쪼꼬렛”이라 외치던 코흘리개 아이들이 사는 후진국으로, 전 세계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고속 성장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 경제, 정치, 예술, 문화가 집중되어 있는 곳. 대한민국 속의 작은 대한민국……. 서울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수없이 많다.
그렇다면 나는 서울에서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북적이는 곳, 소란스러운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게 서울이라는 곳은, 조금은 기피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하는 곳이다. (서울에서 꽤 오래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서울 거리에 숨은 문학 작품, 문학 작품에 스며든 서울의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한 <서울 문학의 도시를 걷다>를 읽고 지금까지 내가 본 것들은 서울의 겉이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까지는 그 속에 담긴 것들을 볼 생각도, 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은 서울에 대한 생각을 바꿔놓았다. 내가 밟은 길이 사실은 한국 문학의 한가운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 소개까지 세심하다.
사라져 아쉬운 것도 있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기도 한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서울을 다시 걷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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