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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학이란 분야는 대중들에게는 아직 생경한 분야다. 근대 학문의 역사가 짧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짧은 기간 동안 압축적으로 민주화와 산업화를 달성한 현대사 속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사를 돌아보는 작업을 시도하고 또 그 결과를 대중들이 향유하기에 우리는 너무 바쁜 세월을 보내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경제사학계의 거목인 이영훈 교수가 한국경제사를 출간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일종의 지적 설레임이 느껴졌다. 2004년 TV 토론회에서 설화를 겪은 이후로 정치적 발언과 논쟁을 피하지 않았기에, 이영훈 교수는 많은 국민들에게 뉴라이트, 친일파와 같은 손가락질을 당해왔지만 최소한 학문으로서의 한국 경제사를 다룰 때에 그를 빼놓고는 논의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한국 경제사 연구에 변혁을 가져온 학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가 가진 정치적, 경제사적 의견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의 학문적 여정을 종합하여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한국사 교육은 정치, 문화, 사회 등 다양한 방면을 담아내려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정치사에 가장 큰 비중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때문에 선사시대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의 장구한 역사를 경제사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한 이 책은 역사 지식의 균형이란 측면에서도 큰 기여를 하리라 생각한다. 1,2권을 합치면 1300쪽이 넘는 분량이기 때문에 이 책을 다 읽는 것이 부담스러운 독자더라도 저자가 한국경제사를 바라보는 방법론을 요약한 1장은 특히 일독의 가치가 있다. 저자가 시대를 구분하는 지표로 삼은 것은 사회적 단위이다. 소규모 가족의 성립에서 부터, 근대화를 거처 개인이 단위가 되는 시기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한국의 경제사를 4개의 시대로 구분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저자가 밝히듯이 한국 경제의 역사를 "충실한 인과(因果)의 연쇄로, 실증적으로" 서술했다는 점이다. 흔히 식민지 근대화론이라고 공격받는 저자의 견해는 식민지 시기 일제로부터의 충격에서 근대가 "이식"되었다는 것이다. 해양문명에서 탄생한 근대적 발전이 일제 강점기에 이식되는 "문명사의 대전환"이 그간의 대중적 논쟁에서 이영훈 교수가 강조해온 바였다. 이 책은 여기에서 나아가 저자의 구분에 따르면 3시기에 해당하는 17-19세기 소농사회가 오늘의 시장 경제에 미치는 역사적 인과를 추적한다. 이전 시대 한국 경제사의 특질이, 이식된 근대와 맞물려 현재의 특성으로 나아가는 "복선의 전환"을 강조하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경제 체제의 시발점이라는 면에서 중요하기도 하거니와 저자 자신이 조선시대 후기와 일제강점기 경제사 전문가이기 때문에 분량에 있어서나 논의의 엄밀성에 있어서나 소농 사회를 다루고 있는 1권 후반부와 일제 강점기와 독립기를 다루고 있는 2권의 초반부는 "문명의 대전환"과 "복선의 전환"이라는 프레임으로 역사를 설명하는 이 두 권의 책에서도 백미인 부분이다. 특히 저자를 보수 언론지의 인터뷰를 통해서만 접했을 사람들에게, 그의 발언 이면에 있는 학술 연구와 그의 고민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건강한 논쟁이 이루어지려면 제대로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권의 책에 걸쳐 저자는 무한한 인과의 연쇄라는 틀로 3000년이 넘는 역사를 이해하고자 했다. 따라서 이 장대한 저작을 여기에서 더 이상 요약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다만 정년을 맞이하여 노학자가 스스로 요약한 학문적 여정을 바라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면에서 현재의 한국 사회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물론 어떻게 포장을 하든 근대적 전환이 일제 시대로부터 이루어졌다는 저자의 주장은, 그것이 전통문명과의 상호 작용 속에서 나아갔다는 덧붙여진 주장까지 고려하더라도 한국민들에게 불편하게 들릴 것이다. 또한 저자가 고백하듯 대한민국 광복 이후의 경제사에 대해 저자가 학문적으로 연구를 한 것은 불과 수년 전부터의 일이기 때문에 본인의 전공인 15-19세기 경제사를 서술할 때보다 1948년 이후를 서술한 부분이 학술적인 엄밀함이나 무게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이는 측면이 있다. 자유주의의 결여를 21세기 한국의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국정 교과서를 찬성하는 그의 모습이 연상되어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사를 파편화된 부분 부분이 아니라 그것을 종합적으로 저술하고, 또한 대한민국의 경제사를 한반도 3000년의 역사 속에 논리적으로 위치시키고자 한 대중서는 아직까지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의 논조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이 책이 논의의 장을 열었다는 면에서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읽고, 이해하고, 공론의 장에서 비판적으로 토론될 필요가 있는 책이다. 정치적, 경제적 격변기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특질과 새로운 체제를 모색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현재까지의 한국 사회의 경제적 측면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돌아보는 과정은 필수적이고, 이 책은 그러한 과정에서의 진지하고 충실한 하나의 시도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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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우리는 한국경제사를 알아야 한다. 과연 조선시대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일제 시대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수치를 통해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조선시대 말기의 암울한 사회모습을 잘 알지 못한다. 산의 나무가 사라지고, 관리가 안돼서 홍수와 가뭄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모습. 그리고 일제가 들어오면서 조선의 사회가 바뀌어가는 모습 등, 여러분이 생각하기 싫은 문제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일때 여러분은 성숙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