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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시를 배웠던 때를 생각해보면 이 문장은 시각의 창각화인 공감각적인 표현이고,의미는 무엇이고 하며 열심히 설명을 들었다. 그렇게 배웠던 시는 시험과 동시에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재미없던 시가 조금씩 재밌어지는 것은 삶의 경험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랑을 모르는데 사랑에 관한 시를 어떻게 받아들일거며, 실패를 해보지도 않았고,죽음이란 것이 무엇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을때 삶의 허무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마음에 와 닿을까? 내 경우를 놓고 보면 삶의 연륜이 쌓이면서 시의 맛도 알아가고 있는듯하다. 시를 읽을 때 완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을 만나면 찝찝해하는 것도 시 읽기를 방해하는 요소였는데,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문장을 만났다.
국문학자인 김태준의 [한국 고전을 읽는다] 6권에 있는 글을 대신 읽어드리죠. 시를 읽는 기쁨은 바로 그러한 의미의 불확정성, 애매성,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모호한 의미의 잉여가 남는 것에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시의 의미가 다 확정되지 않는 것이 불안을 줄 수도 있지만 시의 언어라는 것은 과학의 언어나 사회학적 언어와 달라서 바로 그러한 '의미의 불확정성' 이 시의 위대한 점이요, 기쁨이 되는 것이다. -p255
이 문장을 읽고나니 자신이 생겼다. 모호한 문장을 만나도 시를 읽는 기쁨을 지금 누리고 있는거라고 나를 위로할 수 있을테니까.
시를 좋아하느냐고 묻는 것인지, 시를 좋아하라고 하는 것인지 모를 제목에서 묘한 울림이 느껴졌다. 제목에선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시와 그림 이야기는 허윤선 작가의 <그림과 문장들> 이 생각나게했다. 최근들어 시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너무 읽지 않았었기에 읽어봐야겠다는 약간의 의무감도 있었지만 읽을수록 시의 매력을 조금씩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림을 사랑한 시간만큼 시를 사랑해온 이명옥 작가가 직접 큐레이션한 시 28편을 들려준다하니 혹할 수밖에 없었다. 시와 연계된 그림뿐만 아니라 소설,영화,음악등 다양한 이야기들로 알맹이가 꽉 차 있었다.
작가는 화자가 한 사람 안에 너그러우면서도 비열하고, 근엄하지만 관능적이고, 희생적이지만 이기적인 양면성이 함께 존재하는데 한 부분만을 보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인간의 다중성을 인정하라는 뜻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생각도 덧붙인다. 하나의 인격보다 여러 인격으로 사는 것이 인생을 좀 더 풍요롭게 사는 방법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가끔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을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의 예기치 않은 행동에 기분이 나쁠 때고 있고. 하지만,내 행동이나 타인의 행동을 볼 때 하나의 틀로 규정 짓고 보지 않는 다면, 조금은 여유로운 맘으로 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짧은 글로 여러 생각을 하게끔 하는 것이 시의 묘미가 아닐까? 이 시와 같이 소개된 그림은 에곤 실레의 <성 세바스찬으로서의 자화상>과 아래에 있는 <이중 자화상>이다. 이 시와 환상적인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장 그르니에의 <섬>, 레이먼드 챈틀러의 탐정소설 <기나긴 이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통하여 시를 훨씬 더 풍요롭게 만날 수 있었다.
'자기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라는 문장을 읽으며 나를 보는듯 해서 뜨끔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을 만날 때면 저런 세상이 있구나 하지만 결국 그 자리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게 내 모습이니까. 이 시와 함께한 그림은 손경환 작가의 <아득한 속도의 신기루,이카루스>다. 그는 자주적인 삶을 추구하는 한 방법으로 광대한 우주공간을 그린다고 한다. 해삼이 일평생의 동선이 15미터 라는 것을 알게 해준 쓰루미 요시유키의 <해삼의 눈>, 루이제 린저의 소설 <삶의 한가운데> 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 책과 마찬가지로 책으로 얻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들려주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 한편을 더 적어보고 싶다. 이명옥 작가가 선택한 시들중 마지막 스물여덟번째 시다. 그림은 함명수 작가의 <책>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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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다시 가까워진 건 작년 가을 어느 시인의 시창작 특강에 참여하고서다. 강의가 끝나고 자유 질문 시간에 용기를 내어 물었다. 시인의 입장에서 독자의 시 감상의 자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지. 시가 시인을 떠난 순간 그 시에 대한 해석과 감상은 오로지 독자의 자유라고 생각한다는 시인의 대답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두 시간 동안 들은 강의보다 그 한마디에 나는 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힘을 얻었다.
그때 얻은 용기가 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했다. 그림까지 소개한다니 시와 그림의 조합을 만나는 기대와 설렘이 일었다. 어릴 적 시인이 꿈이었던 미술관장인 저자가 지인에게 매 주 한 편씩 시를 배달하고 감상평을 주고받은 것이 이 책을 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시는 쓰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것이에요!"라고 말한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의 우편 배달부의 말을 소개하며 나처럼 시가 낯선 독자에게 용기를 준다. 소개한 시와 그림들은 사랑과 그리움, 나와 고독, 삶과 죽음에 관련된 주제들이다. 그 가운데 두 편을 소개한다.
생명의 시작은 사랑이 아닐까. 그리움과 기쁨을 주는 사랑, 경계를 넘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사랑, 짧은 사랑 후에 긴 이별만 남은 사랑, 아프게 찔리면서도 갈망하는 사랑... 이 책을 읽으며 참으로 다양한 사랑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 애가 愛歌 14-
'내 사랑이여' 하고 당신이 말하면/ '내 사랑이여' 라고 나는 대답했네 / '눈이 내리네' 하고 당신이 말하면 / '눈이 내리네' 라고 나는 대답했네 ......
윤동주의 <별을 헤는 밤>에도 등장하는 시인 프랑시스 잠의 소박한 사랑의 시다. 시인은 프랑스 남부 피레네 산맥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대자연과 동식물, 신과 농부, 일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전원 시인이자 명상 시인이라고 한다. "연인들의 생각과 감정이 일치한다는 증거"로 "메아리처럼 서로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상대의 생각을 거울처럼 읽어내고 화답"하는 시라고 풀이한다.
플라톤은 <향연>에서 사랑이 합일에의 갈망이라고 정의한다. 내 사춘기 시절 로맨틱한 상상력의 시발이 된 <제인 에어>의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속삭인다. "내 왼편 갈비뼈 밑 어딘가에 끈이 하나 달려 있어서, 그것이 당신의 그 조그만 몸뚱이의 오른편 갈비뼈 밑에 달려 있는 똑같은 끈과 풀리지 않게 꼭 매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요."라고. 기구한 운명적 사랑을 그린 <폭풍의 언덕>에서 캐서린은 하녀 넬에게 '자신과 히스클리프는 하나'라고 말한다.
이에 어울리는 그림으로 저자는 플라톤식 사랑을 신봉하는 미술 작가 고상우의 그림 <삐에로>를 소개한다. ![]()
작품의 주제는 사랑이다. 그 역시 사랑이란 두 몸이 하나가 되고 싶은 원초적 욕구라고 믿으며 "세상을 향한 눈을 감고, 사랑하는 이와 영혼과 영혼으로 만난다'는 의미의 그림을 완성한 것이라 한다. 그림 속의 "인체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한 빛의 효과는 고상우만의 컬러음화 기법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음화기법은 명암을 실재와 정반대로 표현하는 사진기법인데, 반전기법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백지 공포는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두려움만은 아닐 것이다. 수십 년 동안 글을 써온 저자 역시 매번 글쓰기가 두렵다고 한다. 최동호의 시 '히말라야의 독수리들'을 읽으면 백지의 두려움 앞에서 기개를 벼르는 시인의 기상이 잘 나타나 있어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히말라야의 독수리들-
설산에 사는 히말라야 독수리들은 / 먹이를 찢는 부리가 약해지면/ 설산의 높은 절벽에 머리를 부딪쳐 / 낡은 부리를 부숴버리고 / 다시 솟구쳐 오르는/생명의 힘을 얻는다 / 백지의 눈보라를 뚫고 나아가지 못하는 / 지상의 언어가 / 펜촉 끝 절벽에 걸렸을 때 / 낡은 부리를 떨쳐버리고 / 설산의 절벽을 타고 날아오르는 히말라야 독수리 / 두개골이 눈앞에 떠오른다
시 속의 화자는 시인이다. "글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꿈과 실행 사이에 불확실성의 변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반 고흐도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텅 빈 캔버스가 사람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른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시 속의 화자는 "히말라야의 독수리들을 눈 앞에 떠올리며 창작의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노력"한다. "설산의 독수리는 실제 독수리이자 삶의 역경과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은 용기를 은유"한 것으로 본다.
이에 어울리는 그림으로 르네 마그리트의 <아른하임의 영토>를 소개하고 있다. 눈 덮인 산이 독수리 형상이다. ![]() "마그리트는 성격이 다른 사물들을 결합하고 낯설게 만들어 관객에게 시각적 충격과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기법을 개발한 화가로 유명"하다고 한다. "생명을 가진 독수리와 생명이 없는 바위산을 결합해 상식과 논리를 뒤집었"다고 평가한다. 시인의 '히말라야의 독수리들'을 통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거저 열매을 얻으려고" 한 나의 안일함을 반성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랑과 그리움, 사랑의 고통, 나와 고독, 삶과 죽음이란 테마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저자가 안내하는 시와 그림이 주는 사색에 풍덩 잠겼다가 불현듯 현실로 돌아와 나를 추스린다. 책을 다 읽어갈 즈음 책 속의 시와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으로 둔감한 자신을 탓하다가 뚯밖의 구절을 만났다. "시를 읽는 기쁨은 바로 그러한 의미의 불확실성, 애매성,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모호한 의미의 잉여가 남기는 것에 있다." 국문학자 김태준의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에서 저자가 인용한 글이다. 부족한 내 탓을 하던 차에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처음부터 끝까지 시에 낯선 독자에 대한 저자의 세심한 배려가 묻어난다. 시에 대한 감상도 그림에 대한 느낌도 지금의 나로선 여기까지가 한계라는 걸 싫지만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물론 한계는 깨지기 위한 것이라고 믿지만.
(이 책은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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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을 한데 엮은 책이다. 시는 다양하게 활용되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시와 여행지를 엮은 책을 읽었었는데, 이번에는 그림과 하나가 되었다. 시는 여운을 음미하게 하고, 그림은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이미지라는 작용으로 하나가 되는 것 같다. 이미지에 대한 감상을 공감하면서 시인과 사진가와 하나가 된다. 숨겨져 있는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렇게 예술은 우리가 지나치고 있는 감정들을 새롭게 일깨워주는 듯 하다. 자연과 하나가 됨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글과 그림일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과 공감하게 되는 길을 터주는 것도 예술이지 않을까 싶다.
사랑은 완전한 결합에의 꿈이라 한다. 사랑은 서로 다른 두 존재를 하나로 묶어주는 마법의 끈이기에. 하나가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눈을 감고 사랑하는 이와 교감하는 그림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 사람과 같은 방향으로 자라고, 함께하며, 서로의 안에 머무르다 보면 상대방과 닮아지게 되어 있으므로. 사랑이 없으면 분리에 대한 공허감이 들지 모른다. 애초에 그 사람과 하나였는데, 따로 떨어져 있는 기분 같은 거.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게 인연이 아닐까. 요즘에 나는 꽃과 줄기-뿌리에 대해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꽃이면 나는 줄기-뿌리이지 않을까 하는 것. 꽃은 자신을 받쳐주는 줄기와 뿌리가 있어야 하며, 줄기는 자신을 오르게하는 꽃이 필요하다.
히말라야 독수리와, 아른하임의 영토 그림은 세상에 부딪혀 패배하여도 계속 전진하면서 강해지는 인물들이 생각나게 한다. 험준한 산에 오르는 등산가들과, 창작의 고통속에서 매번 다른 방식을 추구하는 도전과, 삶의 절벽앞에서 자신을 더욱 강인하게 태어나게 하는 틀을 깨는 성장들. 부셔짐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한 듯 하다. 생명은 회복력이 있으며 틀의 한계는 없다는 생각도 필요하다. 독수리들의 부리와 발톱이 날카로워진 것 또한 그러한 과정이 있었기에 진화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독수리가 새들의 제왕이 된 것이기도 하고.
겨울바다는 쓸쓸하고 허망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생의 상처, 고뇌로부터의 상처. 겨울 바다는 차갑지만, 그래도 바다니까 매운 해풍이 삶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줄 수도 있겠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시간과 인신처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곳에서의 기도가 영혼의 새로운 문을 열게 하는 그런 새로운 변환점이 있어야 하겠다. 삶의 의지와 성장은 그런 아픈 시간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내거나, 자신만의 영성의 시간들로 되뇌이면서 찾아오는 것 같다. 자신에게 안식을 주는 영혼의 동굴을 함께 나누어 쓰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게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몸과 영혼의 무게가 같아지는 순간이 되려면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듯 하다. 몸을 중요시하는 현대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도 있어야 한다. 몸의 그럴듯함이 아니라 영혼의 깨어있음, 나비같은 생명력의 발산, 다채로운 희열과 감동이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나비는 연악하면서 왜 그리 반짝이는 걸까. 살랑 살랑 거리는 모습은 잎사귀 같기도 하고, 유혹하는 몸짓 같기도 하다. 생명력이란 본래, 그런 연약한 생기에서부터 시작되는지 모른다. 하늘을 날기 위해서, 빛나기 위해서,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해서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동원하고 있는 나비의 꿈과 자유로움.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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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시, 어찌 보면 전혀 맞지 않는 조합 같아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어울린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그림을 보는 안목이나 시를 읽고서 음미할 수 있는 감수성이 있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어떨까? 그림의 경우 남이 설명해주는 것을 듣거나
읽으면 그렇다 싶다가도 혼자서 보면 잘 모르겠다. 풍경화를 보고서 아름답다거나 평화롭다라는 감정은 느끼지만
딱 그것까지이다. 그러다 보니 그림을 보고서 감동을 느끼고 위안을 받는다는 것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도 이해가 안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반면 시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는 시 역시 별다른 감흥이 없어 멀리 하기도 했지만, 분명한
것은 시를 읽고서 나도 모르게 시속으로 빠져 들기도 하고, 꼭 위안은 아니래도 감동은 느낀 적이 있다는
것이다. 아마 그것이 요즘 들어 가끔은 시를 찾게 만드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음악을 들을 때는 귀로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보거나 읽고, 그림을 볼 때는 눈으로 보면서 또한 마음속으로 듣거나 읽으라고 한다. 물론 시를 읽을 때는 마음속으로 보거나 듣는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시나 음악이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림이라면 마음 속으로 듣거나 읽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잘 모른다. 그래서
남들이 쓰고, 해석해 놓은 것들을 찾아서 읽고 또 보는 것이 편하다.
그리고 그 그림을 어디서 보았는지는 곧 잊어버리지만 똑같은 그림을 보았을 때, 누군가가
느꼈던 것들을 나도 느껴보려 애쓴다. 때로는 누군가가 느꼈던 감정들을 나도 똑같이 느낀 것 같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다고 생각하니 그런 것 같다. 더욱이 현대작품으로 올수록, 회화에서 조형미술로 올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 그러면서도 나 또한
그림에서 공감하고 위로 받기를 원한다. 아니, 딱히 그림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힘을 주고, 나의 내면을 조용히 응시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를 원한다.
이 책은 ‘시를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 제목이 맘에 들었다. 우연한 계기로 일주일에 시 한편씩을 추천해주는 시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저자, 매주 배달한 시가 쌓이면서 시에 대해 주고 받았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고 한다. 내가 시를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또 그들이 주고 받은 시에 대한 이야기는 무엇이고, 나는 어떤 느낌이
들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그런데 그림이 나오고 하는 바람에 잠시 뜸을 들였으나, 시의 메시지와 조화를 이루는 미술작품들을 찾아 배달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에,
시와 그림이라는 조합 속에서 저자는 어떤 얘기들을 하는지 혹 나는 그 덕에 그림과 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책을 읽게 만드는데 한 몫을 했다.
책 속에 내가 알고 있던 시와 그림은 거의
없지만, 그렇게 시를 읽으면서 또 그림을 보면서 왜 시를 읽고 그림을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
마음에 남는다. 시인이 시를 쓰는 이유가,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가 그리고 우리가 시를 읽고 그림을 보는 이유가 그것들을 통해서 내 자신이 누구인지, 또
나의 삶을 알아가는 것이라는 말은 책을 읽고 보는 것을 잠시 멈추고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비록 그림은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시는 오직 읽는 그 자체로 머물지만, 28편의 시와 그림 속에서 내가 살아온 시간을 목격하고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시와 그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 같다. 마치 이제 처음
그것들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듯이..
‘왜 시를 좋아하세요?’부터 시작하여 ‘시를 더 좋아하게 된 당신에게’까지 시를 읽고 그림을 보면서 시와 그림이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살아야 할 이유를 알려줌을 어렴풋이나마 느껴본다. 저자가 소개하는 시들은 읽고 들어본 시보다는 알지 못하는 시가 더 많다. 더욱이 그림은 처음 보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그 의미를 이해하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그림과 함께 시와 함께 지나온 삶을 생각해 본다. 나는 얼마나 흔들렸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떠한지를.. 때로는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것들이 얼마나 내 인생에 도움을 주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 시로 또 그림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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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읽는다'거나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시'는 저 멀리로 사라져버린다. '시'는 단순히 우리의 눈을 통하여 적당히 '스며들' 뿐이고 서서히 '중독되는' 것이기에 읽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시어를 보는 순간 우리는 뇌를 통하여 이해하는 게 아니라 가슴을 통하여 젖어들거나 숨을 쉬듯 세포 깊숙이 스며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는 설명할 수 없다.
단순히 단어와 단어의 결합인 듯 보이는 것은 '시'가 아니다. 시의 첫 행을 읽는 순간,멀고도 먼 과거의 어느 한 시절로 회귀하거나 고향 마을 어드메쯤을 배회하거나 동화 속 꿈길을 걷게 되는 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시'의 마법이다. 그러므로 '시'는 졸졸졸 시냇물 소리가 되었다가 눈 내리는 고요가 되었다가 산골 소녀의 맑은 노래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시'를 어떻게 '이것이다' 하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미술관장 이명옥의 <시를 좋아하세요...>를 읽다가 그 옛날 내가 좋아하던 시집을 밤새 뒤적였었다. 윤동주, 정지용, 한용운,서정주, 김수영, 김남조, 기형도, 이성복, 프랑시스 잠, 로버트 프로스트... 세월이 한참 흘러 주름이 깊게 진 옛동무를 만난 듯 책에서는 구수한 곰팡내가 풍겨왔다. 나는 얼마나 오랜 시간'시'를 잊은 채, '시'와 동떨어진 삶을 살았던 것인가. '시'를 잊은 채 얼마나 많은 아픔을 위로받지 못하였던가.
"시 배달을 하는 동안 '시는 펜디멘토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긴 세월 동안 나 자신도 몰랐던 나의 진짜 얼굴, 차마 말하지 못하고 묻어버린 감정들, 깊숙이 숨겨버린 그리운 기억들을 새롭게 끄집어내어, 그것을 다시 보고 느끼게 해주었다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p.6)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사비나 미술관의 관장이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그림 큐레이션'에서 더 나아가, '시 큐레이션'을 융합했다. 저자는 지인 중 한 사람에게 매주 한 편의 시를 배달하고 감상평을 주고받으면서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떨 때 기뻐하고 괴로워하는지, 삶의 고민이 무엇인지, 위로받기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저자가 사랑하는 시와 그에 대한 감상평과 그에 알맞은 그림의 콜라보인 셈이다. 1장 '시가 처음일지도 모를 당신에게', 2장 '사랑, 시' 3장 '오직 나에게만' 4장 '삶에게, 죽음으로부터' 5장 '시를 더 좋아하게 된 당신에게' 마지막 장 '아주 특별한 두 사람에게'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에게도,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제겐 좋은 책과 평범한 책을 가르는 기준이밑줄긋기를 했느냐 아니냐로 결정되거든요. 저는 책을 읽다가 저와 생각이 같거나 공감하는 구절이 나오면 곧바로 밑줄긋기를 합니다. 제가 글로 표현하고 싶었지만 능력이 부족해 포기한 문장을 책 속에서 발견했을 때도 역시 밑줄을 긋습니다. 밑줄긋기하고 싶은 책을 발견할 때의 제 기쁨에는 부러움과 질투심이 섞여 있어요.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것을 글에 완벽하게 담아내는 재능을 가진 이에 대한 찬사와 제 부족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지요." (P.272)
이 책에 실린 28편의 시만 보더라도 시에 대한 저자의 내공을 가늠할 수 있다. 사실 시의 소개와 더불어 자신의 감상을 덧붙인 책은 많지만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자신만의 독특한 감상이나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획일적인 감상은 자칫 식상한 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주목했던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다. 저자는 비록 글에 대한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고는 있지만 미술을 전공한 분이 시에 대한 이해력이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시는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체감되는 것이기에 아무리 서툰 글솜씨라고 해도 그 깊이가 느껴지게 마련이다. 누군가에게 중독된 시 한 편은 다른 누군가에게 고스란히 전이되어 그렇게 스며드는 법이다. 그러므로 시는 아름다운 중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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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해의 꼭 절반이 흘러갔읍니다 좋은 시간은 쌓아 두고 그렇지 않은 시간은 흘러 보내니 더더욱 여유로운 시간이 부족해 시간의 빠름을 재촉하는가 봅니다 명시와 명화속에서 시간의 속도를 조절해 볼까 합니다
1.어려운 시가 아니라 일상속에서 시를 찾는다면 어려운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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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그저 보이는게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축적된 그리움에 관한 것이 그림인가 봅니다 그래서 그림은 마음을 포근하게 하는 대상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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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쪽같은 한용운 스님도 이런 보다라운 면이 있었나 봅니다 아마도 깊은 마음의 고향인지도 모르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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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너의 보이지 않는 면을 어떻게 내가 알수 있을까? 공감이 답일까? (오타:카클라마칸-->타클라마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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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어려울 때일수록 웃음이 필요하고 예전에 할머니께서는 웃음이 보약이라고 했읍니다 아마도 웃음은 연애의 지름길도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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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우직하게 살아가는 것도 좋은 방편인데 우리네 삶은 빨리 빨리 살았읍니다. 앞으론 소처럼 시엄시엄 가고 싶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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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영원한 주제 어머니 어머니가 神이 되어 어디서나 존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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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어려운 시절의 어머니입니다 그런 어머니한테 따뜻한 밥 한그릇 대접하고 싶읍니다. 갈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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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李관장님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많은 공부, 다양한 공부 축적되어 반들하다 못해 빛이 나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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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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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멀리하는 풍조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199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의 시인 비스와봐 쉼보르스카는 『끝과 시작』 시집에서 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p.17)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 시를 느끼기 보다는 밑줄을 긋고 의미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만나면서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내 마음과 같은 시를 만나고, 마음을 위로하는 시를 우연히 한 편씩 만나면서 좀 더 편한 느낌으로 접할 수 있었다.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시인 자신들을 제외하고 나면 아마 천 명 가운데 두 명 정도에 불과할 듯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이 책의 저자는 천 명 가운데 단 두 명에 해당되는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시를 보내는 일을 맡게 되었다.
저자는 미술관장으로서 쌓아온 큐레이션의 노하우를 담아 시 큐레이션 서비스'를 맡게 된다. 미술관장인 저자가 난생처음 시를 매주 한 편씩 배달하게 된 것이다. 매주 시를 배달하고 시에 대해 주고받았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미술관장인 저자의 직업적 특성을 발휘하여 시를 소개하는 한편, 시를 읽으며 떠올리는 그림까지 함께 담아 시와 그림을 함께 소개받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총 5장과 마지막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제에 맞는 시와 시와 어울리는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시와 그림을 소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시를 보며 떠오르는 소설이나 영화, 철학자 등에 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었는데 시와 그림에 이어 이렇게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는 저자의 지식이 돋보였다.
예를 들어 192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의 위대한 시인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그는 하늘의 천을 소망한다'라는 시를 추천한 편에서는 예이츠 시집이 등장했던 커트 위머 감독의 영화 <이퀼리브리엄>이 함께 소개된다. 사랑의 본질을 시로 노래한 예이츠의 시집은 영화에서 막강한 독재 권력을 통해 사람들을 세뇌하고 통제하는 것에 대항한 아름답고 순수한 영원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예이츠의 시가 보여주는 사랑의 본질이라는 주제에 맞는 그림으로 러시아 출신 화가 마르크 샤갈의 <라일락 꽃밭의 연이들>이란 그림을 소개하는데 그림을 그리게 된 마르크 샤갈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예이츠의 시를 처음 읽을 때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과 비슷한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저자 역시 내가 느꼈던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한다. 사랑의 본질을 시로 노래한 예이츠의 시는 독일 출신의 비교언어학자인 막스 뮐러의 소설 『독일인의 사랑』의 이야기를 떠오르게도 한다.
이 책은 이렇게 시를 소개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와 어울리는 그림을 함께 소개하고, 시와 그림이 담아낸 주재에서 떠올릴 수 있는 소설, 영화, 작가, 철학자 등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좋은 시와 그림을 만날 수 있으면서도 내가 몰랐던 작가나 소설들을 소개받으면서 관심 분야를 더 넓힐 수 있는 책이었다. 또한 이런 여러 지식들을 딱딱하지 않게 부드러운 문체로 저자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구성되어 더욱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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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시와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이명옥 사비나 미술 관장의
<시를 좋아하세요…>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덕분에 시도 좋아지게 되는 책이었다.
내가 언제부터 시를 어려워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적이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내가 느끼는 감상이 남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도착했었다. 문득
윤동주의 시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명옥은 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는 윤동주의 시를 읽으며,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부끄러움을 겨우 느끼는 혹은 그 조차 잊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어쩌면 내가 시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 역시 공개된 자리에 글을 쓰다 보니,
타인의 시선을 나도 모르게 의식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허수경의 <혼자 가는 먼 집>이라는 시를 읽을 때는 웃기도 했다. ‘킥킥’, ‘당신’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운율을 만드는데, 이상하게 읽을수록 청승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허수경의 시가
그런 면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니 다행스럽지 않은가? 로버트 프로스트의 ‘눈 내리는 밤 숲가에 멈춰 서서’는 내가 갖고 있던 느낌과는 달랐다. 이 시를 알게 된 시점이 내가 아무래도 우울했던 시기라서 그럴까? 늘
죽음에 대한 유혹처럼 다가왔던 책이다. 하지만 이명옥은 이 시를 ‘가지
않은 길’의 2편으로 생각했다. 또 그렇게 생각해보니, 죽음이 아닌 자신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끊어내겠다는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해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 소개되었던 그림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겨울풍경’이 있다. 고목 사이를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걷고 있는 노인이 그려져
있다. 나는 그 노인에게 달을 사랑하는 예술가인 레오니드 티쉬코프의 설치예술 ‘사적인 달’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달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시 권대웅의 ‘아득한 한 뼘’과 함께 했던
그림이기도 하다. 처음 책을 폈을 때부터 이 책갈피가 눈에 들어왔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그 곳에 어울리는 초승달을 설치하는데, 이제는 달에까지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책 속의 작품에 슬쩍 설치를 해보곤 했다.
마르크 샤갈의 ‘라일락 꽃밭의 연인들’에도 잘
어울렸지만, 아무래도 너무나 오랜 시간 어두운 길을 걷고 있는 노인에게 선물해야겠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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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하세요 …" 를 나는 "시를 좋아하세요?" 로 받아들였다. 마치 내가 꼭 읽어줘야 하는 책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나는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야.'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시가 가지고 있는 느낌과 그만의 매력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이며, 가장 좋아하는 시가 무엇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독자이지만 내 감정을 대신 표현해주는 시들을 읽을 때면 마치 나를 들킨 듯한 당황스러움부터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든든함에 감사하고 설레기도 한다. 『시를 좋아하세요 …』는 색다른 모습으로 시를 나눈다. 시 한편과 시가 주는 느낌, 그 속에 담긴 묘사 그리고 시인에 대한 느낌을 일방적인 소개보다는 독자와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듯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시가 주는 단순한 느낌보다는 독자의 경험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마치 동조의 눈빛을 보내듯 흘러내리며 시와 어울리는 그림을 전시하여 그 속에 담긴 의미와 느낌은 또 어떻게 다른지, 또는 어디가 닮아서 그림과 시를 하나의 주제 안에 묶게 되었는지를 풀어가고 있다. 우리는 글보다는 그림에 먼저 눈이 가고 더 빠르게 반응한다. 그렇기에 시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눈 뒤에 그림을 볼 수 있도록 배치하여 우리의 감정을 더 깊게 자극한다.
'시'의 주제에서 사랑으로, 사랑은 오직 나에게로, 나에서 삶과 죽음으로, 시를 좋아하는 독자와 독자를 있게 한 엄마와 책에게로 진행하는 주제의 변화는 시를 통해 진정한 나를 만나고, 나의 삶 속으로 깊숙히 파고 들어 온전한 나를 만나게 하며 그 과정이 지난 뒤, 독자를 따스하게 보듬어주는 저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었다.
좋은 시 몇 평을 감상했다는 말로 『시를 좋아하세요 …』를 만났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시에 쓰인 무수히 많은 단어들의 조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 감춰진 의미를 풀어놓으며 그가 가진 가장 큰 감정들을 파헤치며 또 다른 장르의 그림을 만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독자의 길을 열어준다. 그 동안 시를 읽으며 내가 가진 '좋다, 따스하다, 뭉클하다, 애잔하다'등의 단순한 나의 표현이 너무나 식상했으며 내가 시를 너무나 가볍게 읽어왔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였다.
윤동주 시인이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위로가 되어주었다는 '프랑시스 잠'의 애가哀歌14를 읽으면서 상대를 향해 대답해 주는 그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책이 떠올라 함께 실어보았다. 사랑에는 다양한 색과 모습이 그려지듯이 서로가 서로를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느냐는 서로에게 다른 색으로 전달되며, 그 색은 또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이명옥 저자님의 책 『시를 좋아하세요 …』를 읽으면서 다양한 시인과 그림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과 존재이유를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해석본을 보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꼭 그렇게 생각해야만 할 것 같은 주입식의 설명체를 가끔 만난다. 아니라고 반박할 사이도 없이 진행되는 흐름에 스스로 지쳐가는 때가 있는데, 『시를 좋아하세요 …』는 여유를 즐길 충분한 시간을 주어서 좋았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만나보지 못한 시와 시인 그리고 그림까지 서로를 끌어당기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엮어진 것들은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크게 좋았다.
시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마음속 흐름의 정리이다.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다만 시를 읽고 느낄 마음의 여유가 없을 뿐이다. 욕심내지 않음, 이것이 바로 시를 좋아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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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명옥씨는 안국동에 위치한 사비나 미술관의 관장이다. 미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선보이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 책보다 먼저 펴낸 <아침 미술관 1,2>
<그림 읽는 CEO>등은 고품격 자기계발서로 유명하다. 이 책은 미술관장으로 오랫동안
쌓아온 큐레이션의 노하우를 모두 담은 책이라고 한다. 그림만큼이나 시를 좋아한
저자는 직접 큐레이션한 시를 소개하며 해당 시와 연계된 그림, 소설,영화,,음악,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텍스트를 통해 시를 설명하고 전달했다.
머릿말에서 저자는 어릴 적 꿈이 시인이 되는 것이었고 , 지금도 시를 좋아한단다.
이 구절을 읽었을 뿐인데, 마치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어릴 적에 시인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일까. 시집은 지금도 내게 아주 편안함과
그리움을 선사하는 책이다. 특히 이 책처럼 시와 그림에 해박한 저자가 해설을 곁들인
책을 좋아한다. 이미 여러권의 책을 펴낸 저자답게, 이 책에서 풀어내는 저자의
예술에 대한 안목과 깊이는 대단한 것이었다.
머릿말에서 저자는 이 책을 펴내게 된데 대하여 잠깐 설명을 했다.우연한 계기로
지인 중, 한 사람에게 일주일에 한편씩 시를 추천하는 '시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작하였단다.큐레이션 서비스는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기획하는 큐레이터처럼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한 개인의 취향및 목적을 분석해, 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해
주는 맞춤형 서비스라고 한다.미술관장이 큐레이션하는 시는 과연 어떤 시일까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다.
저자는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와, 외국시인들의 시를 함께 소개하였다.우리나라
시인들의 시도 내가 모르는 시들이 많아서 더 좋았다. 이미 알고 있는 시를 만나면
반갑긴 하지만, 사람 욕심 이란게 이왕이면 새로 읽는 책에서는 새로운 내용을
만나고 싶으니까 말이다. 나는 이 책의 앞부분에 소개된 권대웅 시인의
<아득한 한 뼘>이 마음에 들었다. 더 뒤에 나오는 <슬픔>이라는 제목의 시도 참
좋았다. <슬픔>은 프랑스 낭만주의 시인으로 평가받는 알프레드 드 뮈세의 시라고
한다. 특히 시의 마지막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다.
-세상에서 내게 남은 유일한 재산은
이따금 눈물흘렸다는 것 -
마치 요즘의 내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싯귀였다.
아직도 밤이 긴 계절이다. 긴 겨울밤, 밖에는 찬바람이 불어도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런 수준있는 작가가 풀어내는 시와 그림에 대한 얘기에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마음 속에 그윽한 행복감이 넘쳐 날 것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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