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는 스물여섯 살의 젊은 학자로 스스로 새밖에 모르는 괴짜라고 밝힌다. 저자가 고등학교때 대머리독수리 사진을 찍으려 뒤뜰에 죽은 사슴을 둔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다. 죽은 사슴을 한 달 동안 찾아다니다 힘겹게 구해서 뒤뜰에 두고 독수리 스무마리가 일주일간 사슴 한 마리를 뼈만 남기고 싹 해치운 현장을 사진을 찍으며 지켜봤다고 한다. 독수리들이 전봇대와 지붕 꼭대기, 나무 등지에 앉아 있는 모습에 본인도 으스스했다는데 새 사랑이 진짜 굉장한 괴짜다. 우리에게 익숙한 비둘기, 까치, 닭, 찌르레기 같은 새들부터 정원사새, 요정굴뚝새, 알바트로스 같은 낯선 새들의 모습까지 다양한 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아를 인식하는 까치는 타자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가능해서 장례도 치러주고, 사람과 동물의 춤을 경계짓던 선을 넘은 '춤추는 앵무새', 이기적이고 전투적인 벌새, 진짜 예술을 하는 정원사새, 믿기지 않을 만큼 감동적인 삶을 사는 알바트로스 등 그동안 새를 막연히 무시했던 것이 부끄러울 만큼 놀랍고 똑똑하고 멋진 새의 세계를 알려 준다. 동물도감처럼 설명과 나열을 한 책이 아니라 뇌과학, 물리학, 심리학, 통계학, 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들이 아름다운 문장과 어우러져 읽는 재미가 장난이 아니다. 책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여운이 길었다. 인간이 스스로 위대하다고 얼마나 으스대는지 돌아보게도 되었다. 인간은 각종 동물과 식물들 위에서 지배하고 다스리는 척 하지만, 새들은 그저 그들의 삶을 살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