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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전쟁"은 세계적인 밀리터리 전문 출판사인 영국의 오스프리 출판사의 『The Napoleonic Wars』를 번역한 책으로 플래닛미디어에서 나온 "세계 전쟁사" 시리즈중 하나입니다. 산지는 꽤 되었는데 이제 리뷰를 해보네요.
사실, 생각해보면 나폴레옹을 다룬 서적은 많지만(주로 애들용 위인전기, 소설같은) 의외로 국내에서 나폴레옹 전쟁사 전반을 밀리터리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조명한 서적은 이 책뿐인 것같습니다. 주요 전투의 전개를 지도와 함께 자세하게 설명하고 각국의 정치와 군사 상황, 그리고 란, 술트, 뮈라, 베르나도트같은 황제의 원수들부터 일개 병사의 회고록까지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신 이책의 시간적 배경은 황제가 된 나폴레옹이후로서 프랑스 제국이 시작되는 1805년의 울름전투부터 1815년 워털루까지로, 그 이전 20대~30대 초반의 시절은 제외하고 있는 것이 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움입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의 화려한 승리뿐만 아니라 반도전쟁, 러시아 원정, 워털루 전투 등 나폴레옹의 쓰라린 패전과 몰락까지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통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그야말로 나폴레옹 전쟁사의 전문 서적이라 할 수 있을듯.
생각해보면 군사 천재라 불리운 나폴레옹이지만, 그의 전성기는 영웅치고는 참으로 짧았습니다. 40대라는 한창 나이때 벌써 육체적으로는 걸어다니는 종합병동이 되었고 정신적으로도 젊은 시절의 넘치던 총기를 죄다 잃어버렸죠. 워털루에서 패배하고 세인트헬레나섬으로 유배될때가 그의 나이는 겨우 46살에 불과했습니다. 아무리 지금과 달리 평균수명이 50을 넘기기 어려웠던 시절이라지만, 한 인간으로서 40대는 풍부한 경험으로 원숙미를 갖출 시기인데 청장년기때보다 능력과 두뇌가 되려 저하되었죠. 너무 빨리 성공했기에 몰락도 그렇게 빨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폴레옹은 단순한 군인이 아니라 지도자로서 천재적인 행정력과 조직운영력으로 프랑스를 유럽 전체와 맞먹는 국력을 보유하게 했습니다. 진짜 그의 대단함은 전장에서의 활약보다 프랑스군의 군사 개혁에 있죠.
일생에 치룬 수십번의 전투중 거의 모두 승리를 거두었으며 말년에 러시아 원정에서 패퇴하여 거의 모든 병력과 장비를 상실했음에도 짧은 시간안에 다시 수십만의 병력을 재규합하는데 성공하죠. 엘바섬에 유배된후 1년만에 탈출했을때 사실 빈손이었지만 한두달만에 다시 30만에 달하는 병력을 확보하여 영국군과 프로이센군을 한번씩 격파하였습니다.(결국 워털루에서 이들의 연합공격에 무릎을 꿇었지만)
그러나 그의 화려한 승리들은 단지 국지적인 승리에 불과했고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같은 라이벌들을 어느 하나도 완전히 몰락시키지도 못합니다. 99번 이기고도 마지막 순간에 완패하자 20년이 넘도록 쌓아왔던 모든 것이 단숨에 붕괴됩니다. 그의 승리는 그만큼 사상위의 누각에 불과했죠. 그는 정치가나 외교가로서는 즉흥적이고 근시안적이었으며 승리를 거둔후 관대한 조건으로 적을 용서한 것이 되려 결과적으로 재기의 기회를 준 것에 불과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칼에서 영국과 소모적인 반도전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무리하게 러시아 침공을 추진하였습니다. 또 러시아원정 실패이후 중부 유럽에서 연합군의 포위 공격을 받아 공전의 위기에 처했음에도 외교와 책략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군사적 재능만 과신했습니다. "전쟁은 외교의 한 수단에 불과하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승리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그는 지나치게 군사적 수단에만 집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것이 나폴레옹의 한계였고 그래서 몰락한 것이죠. 어떻게 보면 항우와 같은 사람이 아닐런지.
나폴레옹이 유례없이 뛰어난 정치가나 외교가, 책략가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의 리더쉽과 조직운영능력, 전략가로서의 시야와 과감한 결단력, 상대의 허를 찌르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그렇기에 역사에 그의 이름이 "천재"로서 남은 것이겠죠.
19세기 유럽 전쟁사나 나폴레옹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필히 일독하기를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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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오래전에 읽었던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5권짜리) 소설을 읽은 후 역사속에서 실제 나폴레옹의 모습을 찾아보기 위함이었다. 막스 갈로의 책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아무래도 소설인지라 나폴레옹이 치른 수많은 전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던 이유도 크게 작용하였다. 이 책은 사진처럼 삽화도 제법 들어있고, 각 전투에 대한 부대 배치도에 대한 삽화도 빠짐없이 제공되고 있어서 실제 전투 현장을 느끼게 해줄 수 있었다.
책의 구조가 각 파트별로 단순히 전투만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상황 및 정치 배경 등에 대한 설명도 어느 정도 언급되어 있고, 이야기 종반에 실제 당시 참여했던 무명의 인물들의 삶을 통하여 전쟁을 다른 시각으로도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 당시의 상황을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현실감이 느껴지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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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나폴레옹이 수행한 전쟁을 전부 다루었을 것 같은데, 정확하게 혁명전쟁 시기의 활약은 빼고 그 이후부터 워털루 전투까지만 다루고 있다. 그런 면에서 마케팅을 빙자하여 독자를 낚기 위해 원래 제목과 전혀 상관없는 제목을 갖다 붙이는 요즘 출판계의 관행하고는 완전히 동떨어진 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일단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흥미로웠던 부분들을 열거해 보자면, 일단 나폴레옹의 원수들 중 서로 반목하는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그렇게 된 원인이 간략하게나마 언급되어 있어서 내가 처음 나폴레옹에 대한 책을 읽은 이래로 지금까지 갖고 있던 의문이 풀렸다. 더불어 한 때 총기를 발하던 마세나 원수가 이베리아 반도 전쟁에 등장할 무렵에는 거의 노인이 되어 나타나게 됐던 이유도 알게 되었다. 방탕한 생활을 위해 끊임없이 물질적인 것을 탐했다니, 방탕에는 장사가 없다. 하지만 가장 크게 부각되는 부분은 프랑스 육군이 태생적으로 군수체계에 약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유럽에서 수행한 전쟁과 마찬가지로 현지 조달을 시도했다가 안 그래도 피폐한 현지의 어려움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고, 러시아 전역에서는 보급체계가 따라 갈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의 군대를 동원했다가 망했다. 이 부분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효율적인 보급체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소규모 영국군의 모습과 크게 대조된다. 아마 이 책이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전쟁을 자주 하다 보면 결국 패하게 된다는 교훈일 것이다. 황제로 등극하여 처음 치른 전쟁에서는 훈련이 잘 된 우수한 병사들이 나폴레옹의 작전을 충실하게 수행했지만, 전투를 치를 때마다 대량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이들 우수한 자원들이 고갈되자 새로 징집된 병사들은 도저히 선배들의 수준에 도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나폴레옹이 이탈리아에서 활약했던 시기처럼 좀 더 주도면밀하게 작전을 계획하고 프랑스군의 장기인 기동전을 수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베리아 반도 전쟁의 두 얼굴을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던 부분도 나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프랑스가 많은 병력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서도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력을 집중하지 못했던 이유는 스페인인인들의 끈질긴 저항 때문이었다는 사실에 새삼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미 프랑스군의 밀집대형이 영국군의 횡대전술에 상대가 되지 않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교훈이 나폴레옹에게 전달되지 않았던 이유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데, 언젠가는 그 부분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켜 줄 책도 나올 것이라 기대해 본다. 결론적으로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이 책의 주제는 개인의 천재성보다 체계적인 조직이 우월하다는 것이 아닐까? 번역에서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이 보이기도 했는데, 이 책에 왕자라고 번역된 몇몇 인물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왕자가 아니라 공작의 유럽식 표현일 것이다. 바그라티온이 가장 눈에 띄는 사례였다. 고야의 그림에 대한 설명에서는 기도하는 승려가 나오는데, 승려가 아니라 수사가 아니었을까 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이 책에 좋은 점수를 주고자 한다. 아참, 몇몇 전투는 전반적인 군대의 이동상황보다 전투 현장의 상황도를 넣어주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이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 몇몇 전투는 글만으로 현장의 상황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평점에 약간의 감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