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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주식을 도박의 한 종류가 생각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 도박판에서 만고 진리는 판을 벌이는 자가 마지막 승자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초 경제의 한 축인 주식에 대한 지나친 외면은 옳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서 작은 돈으로 주식 트레이드를 시작했다. 내 원칙은 주가가 산 가격보다 8% 이상 오르면 무조건 팔고, 산 가격보다 낮으면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는 원칙이었다. 앞 두 거래는 예상한대로 진행되어 15% 가량 종잣돈이 올랐다. 그리고 다음에 내가 산 주식은 코스닥에 있는 업체로 나름대로 기업도 탄탄하고, 시대의 부침이 없는 주식이었다.
그리고 지난 반년동안 이 주식의 주가 흐름을 살펴봤다. 그 사이 코스닥은 10% 상승했으니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산 주식은 주가와는 아무 상관없이 움직이더니 지금은 매입 때보다 10% 정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물론 그 사이 별다른 이유도 없이 코스피는 30% 정도 상승했다.
물론 큰 흐름에서 나는 미국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는 우리 금융시장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은 개미들이 몰락할 수 밖에 없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기바야시 신의 ‘비트 트레이더’(중앙북스)가 손에 들렸다.
기바야시 신은 우리나라에도 와인 신드롬을 일으킨 ‘신의 물방울’의 작가중 하나다. 그리고 이번 소설은 기바야시가 내놓은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주식에 대해서 거의 무지했던 상황에서 읽었지만 이 소설의 구성 등은 아주 탄탄하다. 물론 추측컨대 이런 스토리라인의 탄탄함은 일본에 자리잡힌 출판 시스템을 통해서 나온 것이기도 되씹어보면 그닥 즐거운 일도 아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외제차 딜러 교이치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큰 트라우마가 있다. 초등학생이던 아들 유타가 도요철도 탈선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와 아내 료코, 딸 사야카, 아들로 구성된 아름다운 이 가족은 이 사고로 모두 상처투성이가 된다. 그리고 서서히 가족 구성원들은 가족이 아닌 다른 곳을 찾게 된다. 교이치가 뛰어든 것은 단타로 말해지는 ‘비트 트레이드’다. ‘비트 트레이드’는 전세계적인 흐름 등을 토대로 순간적으로 이뤄지는 주식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는 방식이다. 그는 애인의 집에 트레이드 공간을 차려놓고 이 거래를 시작해 제법 성공적인트레이더로 자리한다. 아내 료코 역시 쇼핑이나 교양센터에 마음을 집중한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딸은 자연스럽게 밖으로 떠돌 수 밖에 없는데, 결국은 자신을 통해 돈벌이는 꿈꾸는 남자에게 걸려든다.
이런 상황에서 교이치에게 자신의 자산을 순식간에 3~4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는 공매도의 제안이 들어온다. 공매도란 말 그대로 ‘없는 걸 판다’란 뜻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없는 주식이나 채권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만약 자신이 공매도를 낸 주식이 폭락할 경우 공매도를 건 사람은 비용 부담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대박을 터트리는 방식이다. 반면에 그 주식이 오를 경우에는 주식 차액을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무너지는 회사를 통해 작은 돈이라도 얻겠다는 사장의 제안에 교이치는 빠져드는데, 문제는 이 주식이 공매도 후에 계속 올라가게 된다. 교이치의 조식 매도 금액은 늘어나고 최악의 상황을 맞는다. 거기에 아내는 흔들리고 딸까지 집을 나간다.
이 소설은 작가가 2005년 일본 효고현에서 실제로 일어난 열차 탈선사고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주식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소제지만 이야기의 근본에는 잃어버린 가족의 회복이라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어떻든 이야기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하는 교이치는 아들을 죽게 한 철도사고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주가조작을 위해 고의로 낸 사고라는 것까지 알면서 자기 인생 최대의 싸움을 시작한다. 이야기는 ‘신의 물방울’처럼 박진감있게 진행된다. 작가로서 실제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것은 항상 위험이 뒤따를 텐데, 일본 작가들은 묘하게 실제 사건을 이야기의 중심소재로 쓰거나 배경으로 쓰는 것이 특이하다.
어떻든 이 소설은 출간 이후 독자들에게 소개될 틈도 없이 제빨리 사라져버린 느낌이다. 어떻든 ‘신의 물방울’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나 주식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재미삼아서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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