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문 소설에서의 꿈은 거의 악몽이다. 꿈이 꿈으로만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현실로까지 이어지는 것인지는 소설의 애매한 결론 덕에 가로막아진다. 더구나 이 책에서는 오히려 꿈이 사실 같고 현실이 꿈같이 느껴진다. 한마디로 꿈과 현실의 경계선이 상당히 모호하다. 꿈 뿐만 아니라 일상적의 주인공들의 단편적인 생각이나 행동들은 매우 무미건조하여 그것이 마치 나 자신이 그 주인공이 되어 직접 경험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했다. 예를들면 죽어있는 쥐를 내리칠 때에의 그 느낌이 마치 내 손끝에서 일어난 일인양 몸서리가 쳐졌고 벌레들이 뇌속에 가득 들어차 있다는 상상은 나의 뇌속, 깊숙한 어딘가를 간지르는 것이었다. 물론 저자 자신도 주인공으로 둔갑하곤 한다. 생선의 빠져나온 눈알을 먹지못해 버려버리고 베어물은 사과사이의 벌레를 사과와 함께 얼려 몇번이나 확인하는 주인공. 어쩌면 주인공은 눈알빠진 생선과 꽁꽁 얼어붙은 사과에 박혀있는 벌레를 보면서 자기 자신이라 느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신이 아닌 자신을 학대하면서 그는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 것은 아닐까? 아니면 죽음을 꿈꿨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글을 쓰면서도 주인공이 자신이라 느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그렇게 느낀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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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와 글의 내용의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마지막 책장을 넘겼을 때, 회색빛 꿈을 꾸다 깨어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으니.. 단편집은 왠만에서는 읽지 않는데.. 이책은 너무 재미있었다. 예정에 <겨우 존재하는="" 인간="">을 읽고 난 이후 정영문 씨의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다. 이제 그의 글의 맛을 음미있게 되었다고 할까? 맛있다. 전체적으로 암울한 회색빛 안개 속을 걷고 있는 듯하지만, 거기에는 웃음을 자아내는 무엇인가가 있다. 새로운 세상를 맛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소설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카뮈의 <변신>이 떠오른다. 안개가 짙은 숲속을 헤매는 느낌. 그래서 내 앞에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인상깊은구절] P는 여러모로 이상한 자였다. 그는 평소에 거의 마리 없는데 어쩌다가 그의 입에서 어렵게 나오는 말들은 대체로 밑도 끝도 없는 얘기거나, 아무런 뜻이 없는, 불필요한, 그래서 들으나마나 한 얘기거나, 그것을 듣는 사람을 헷갈리게 하거나 우울하게 만드는 얘기거나, 언젠가 한번 했던 이야기를 약간 다르게 각색하는, 그래서 들었던 얘기를 또다시 들어야 하는 얘기거나, 그 상황에서 전혀 적절치 못한 얘기거나, 그 상황에서 전혀 적절치 못한 얘기거나, 한없이 옆으로 새는 얘기거나, 요해를 요구하거나 유도하는 말이거나, 그게 아니면 누군가를 욕하는 말이었다.변신>겨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