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과 예술에 대한 교차적인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융합영역에 대한 탐색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글쓰기의 방식이 다분히 포스트모던(?)적이어서 그런지 문맥을 쫓아가기가 꽤나 숨가쁘다. 논지의 집중점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 언뜻봐선 전혀 관련도 없을 것 같은 이러저러한 영문학의 단편들이 망나니처럼 뛰어다닌다는 점, 결국 독자의 이해 따위는 전혀 기대하지 않는 듯한 거만한 메타포의 난사에 질겁하고,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 나레이션이 자아내는 지루함을 견뎌낼 것을 강요받는다. 기술영역의 엄밀함과 예술영역의 자유로움이 행복하게 만나기를 추구하는 작가의 바램과는 다르게, 기술영역의 엉성함과 예술영역의 방종함이, 마치 산발하고 미친 듯이 질러대는 하드락 콘서트를 군복입고 차렷자세로 보는 듯한 고통을 야기한다. 어쩌면, 내 독서법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바흐의 음악 대신 락을 들으며 뒹굴면서 읽어야 할 책일까… 아니면, 좀더 정교한 독해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문단의 요지를 짧게 요약하고, 인용문과 키워드들에는 하이퍼텍스트 링크를 추가해가면서, 리팩토링과 코드 통합을 매 chapter마다 수행해가는 방식으로, 문서를 재구성하는 방법. 마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를 독해해갈 때 요구되는 정도의 긴장과 주의력으로만 이 난마처럼 얽힌 인터페이스의 문제를 포착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 다시, 시도해볼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