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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만난 위화 작가의 작품은『4월 3일 사건』이었다. 저자에 대한 어떠한 배경지식도 없었기에 모호했고 다른 작품을 더 읽어봐야 그의 문학세계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자나 작품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어도 읽기에 무리가 없는 작품이 있는가하면 위화 작가의 작품은 배경지식을 알고 나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이 중단편집을 읽고 느꼈다. 다시『4월 3일 사건』을 꺼내 읽으면 당시에 모호하고 몽롱했던 부분들을 좀 더 또렷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저자의 에세이를 통해서 자신의 문학세계는 물론이고 성장과정에서 드러나는 중국 역사의 배경과 소설가가 되기까지의 과정 모두를 담고 있어서 이 소설들을 읽는데 도움이 되었다. 가장 먼저는 소설의 소재가 어떠한 것이든, 독자의 예상을 깨고 일그러짐으로 진행시키든 당황하지 않게 되었다. 저자가 겪은 문화대혁명과 직업도 마음대로 가질 수 없었던 시기를 지낸 저자의 작품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모두 수긍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소설들은 저자의 문학 색깔이 달라진 1990년대 이후에 쓰인 소설이라 실험적이고 심연을 거니는 듯한 모호함은 적었다. 현재 읽고 있는 위화의 또 다른 소설『재앙은 피할 수 없다』는 1980년대에 쓴 소설이라 그런 세계를 철저히 마주하고 있는 반면 이 소설은 소재와 구성이 참신하기도 했고 갑작스런 비극과 극단적이기까지 한 결말에서도 뭔지 모를 수긍을 하게 만들었다. 12년 전에 받은 편지로 기억의 다름을 경험하는 독특한 연애 이야기도 있고, 살인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낯선 사람들끼리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건의 이면을 추측하는 이야기도 있다.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설마 결론이 이러할까라고 추측한 순간 정말 그대로 끝이 나버려서 잠시 시간이 정지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부부의 이야기도 있고 아이를 귀하게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의 또 다른 부부의 당황스러움과 묘한 삼각관계를 이야기하는 이야기도 있다. 그 모든 이야기를 만나면서 중국 소시민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 본 기분이 들었다. 여섯 편의 이야기로 중국 전체를 들여다봤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그만큼 그들의 삶을 섬세하게 녹여낸 저자 덕분에 그런 착각이 드는 것이다. 모두 색깔이 다르고 놓인 상황이 다르고 삶의 방향이 다른 것이 삶이라고 말하는 듯,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난 시간이었다. 흥미로운 여섯 편의 단편을 지나고 나면「나의 문학의 길」이란 제목의 저자의 글쓰기에 관한 글이 나온다. 저자의 에세이를 통해 이미 접한 내용이지만 마치 소설을 읽고 난 독자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듯 그의 문학의 길은 찡하고 가슴 벅차고, 문학을 사랑하는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무엇이 있다. 그래서 그의 단편들로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고, 저자의 글쓰기에 관한 글로 그의 문학세계를 알고 나면 다른 작품을 더 읽어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요즘 위화 작가의 작품에 빠져 있다. 6년 전에 겨우 한 권을 읽었으나 최근에 3권을 읽었고, 중단편집과 장편소설을 동시에 읽고 있으며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다른 작품도 읽어볼 생각이다. 이왕이면 출간 순서대로 읽어볼 생각이고 그의 문학세계를 맘껏 유영한 뒤에 신작을 기다리는 작가 대열에 올려놓으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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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만 봐서는 위화소설의 특유의 재미를 만끽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 부족하다고 느끼는 독자에게는 살아간다는 것, 허삼관 매혈기, 가랑비속의 외침, 내게는 이름이 없다,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 등을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책 말미의 다소 거창한 제목 '나의 문학의 길'에서 크게 감명을 받았다.
또 그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세부묘사를 배웠고 이후 카프카가 자신의 해방자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후안룰포 - 가르시아 마르케스, 오스카 와일드 - 보르헤스의 관계 등 선배작가의 영향에 대해서는 햇살과 나무에 비유했다. 즉 나무가 햇살을 받지만 나무는 햇살과 같은 방식으로 자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위화는 평생 남의 이를 뽑으며 살뻔한 자신을 작가로 만들어준 문학에 진정으로 감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문학은 모든 사람보다 오래간다. 당신이 해낸 모든 작업은 고통스런 노력을 거친 당신에게 문학이 베푼 약간의 은혜일 뿐이다." 바꿔말하면 Life is short, Art is long 이 되겠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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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라는 작가의 글로는 두 번 째, 소설의 형태로는 첫 만남이다. 다섯 단편 소설의 묶음과 저자의 말, <나의 문학의 길>이 실려 있다. 전에 읽은 수필집도 작가가 편집에 공을 들인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 그는 각 나라의 번역서 마다 새로운 저자의 말을 쓴다 - 이번 <나의 문학의 길>도 그런 배려가 보인다.
각기 다른 단편들이 (배경이 항상 여름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의미의 원제 <炎熱的 夏天>의 오늘날 중국을 사는, 또 한국을 살아 내는 우리 모습을 보여준다. 이야기 마다 메마른 일상 속, 범부들이 두려워하는 (하지만 동경도 하는) 흔들림이 찾아온다. 소심한 속물들을 비꼬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다행히 그 시선이 잔인하거나 매섭지 않다. 간결한 문장은 독자의 시선과 상상력을 편안하게 다그치지도 않고 마냥 늘어지지도 않는다. 구질구질하게 감정에 호소하거나 끈적거리는 미사여구가 없다. 이 무더운 여름 날, 읽고 나니 내 마음 속 시원한 바람이 분다. 당연히 아직 못 만났던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를 주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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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된 독서를 하는 탓일까, 중국소설을 많이 접하지 못했다. 그나마 위화의 작품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만나봤던 것 같고. 그렇게 해서 세 번째 만나게 된 작품들이다. 이 책은 6개의 단편들을 묶은 책이고. 그간 읽어왔던 장편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읽히는 책이다.
리뷰 쓰려고 눈앞에 책을 갖다 놓고 있는데, 띠지를 보니 "젊은 날의 그를 만나는 아주 특별한 즐거움!"이란 문구가 눈에 띤다.
그렇다. 내게 낯설었던 이유가, 아마도 저 문구 그대로의 느낌이 아니었나 모르겠다.
첫 작품부터 너무 어색하고 그랬던 이유가, 아마도 젊은 날의 위화가 써내려갔던 작품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아니, 지금에서야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고. 책을 읽었을 때는, 그런 생각도 못하고 어, 이거 정말 위화의 작품 맞아? 하는 심정으로 읽었다.
책제목이 주는 느낌과 사뭇 다르게 읽은 작품들이 몇 있었고, 책제목만큼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왠지, 여름날을 배경으로 쓴 작품들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며 만났다.
그러나, 첫 작품부터 배경은 여름이 아니었다는 것...
암튼, 제목처럼 읽히진 않았지만, 작가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던 건 사실이다.
그리고 6편 모두,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작가의 글쓰기 세계를 엿본 느낌이라고나 할까.
개인적으로는 맨 마지막 작품이 작가의 분위기를 가장 근접하게 느끼게 한 작품으로 읽혔고, 그 작품이 아마도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 작품의 제목은 "그들의 아들"이다. 제목 그대로 읽을 수 있었고, 중국의 전형적인 보통 가정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덮은 작품.
계속해서, 중국의 괜찮은 작품들을 자주 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