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 벅이라는 작가의 이름앞에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특정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거나 한 작가의 작품을 모두 읽을 만큼의 작가주의적인 성향이 없는 편이지만, 펄벅이라는 작가의 이름앞에서는 언제나 막연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한 개인일 뿐인 한명의 작가가 담아내기에는 너무나 포괄적이고 다양한 문화들, 그리고 그것을 무리없이 담아내는 자연스러운 문체들, 이것들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전체를 아우르는 통찰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책 피오니 역시 그녀의 작품들이 가지는 그 풍부하고도 깊은 통찰을 종교와 민족의 정체성, 그리고 한 개인의 행복이라는 입장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
민족과 종교,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만들어가야 하는 개인의 이야기. 종교나 민족의 정체성은 때로는 한 사람의 행복이나 일신의 안위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되기도 한다. 나를 넘어서는 한 민족의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대변함을 넘어 그것을 넘어서는 궁극의 이상을 의미하기도 하는 종교는 이런 이유로 때로는 개인의 희생과 고통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래서 수 많은 이들이 순교의 이름으로 목숨을 버리고, 애국의 이름으로 인생을 헌납하기도 했던 것이 아니겠는가. <피오니>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주인공들이 겪고 있는 개인적 차원 혹은 민족과 종교적 차원의 갈등 역시 이런 희생과 고통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
각각의 사연, 각각의 가치. <피오니>에는 책의 제목인 피오니 뿐 아니라 이야기를 끌어가는 수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다. 그리고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가치와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끝없이 자신의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싸워나가며 변화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에는 <피오니>의 주인공이 피오니였다는 사실을 잊고 한명한명의 사연과 고뇌를 하나하나 이해하게 된다. 먼저 <피오니>의 주인공은 중국땅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살아가고 있으나 그 자신은 유대인의 가족에 속해있는 다소 복잡한 위치의 인물이다. 먼 타국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에즈라 가족에 속한 하녀이기 때문에 그녀자신은 조국에서 살아가면서도 끝없이 소외감을 느끼고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그래서 그 어떤 곳에서도 자신의 고립감을 이해받을 수 없으리라는 또다른 외로움을 지닌 여인. 자신과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에즈라의 아들 데이빗을 사랑하지만 자신이 하녀라는 위치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어 그의 옆자리는 꿈꾸치 못하는 여인으로서도 행복하지 못한 인생을 살아간다. 피오니가 일생을 사랑한 남자인 데이빗은 정통 유대인의 혈통인 어머니와 중국인의 피가 섞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나 어린 시절은 아버지의 자유를 쫓고 스스로 좀 더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며 살지만 어느새인가 점점 어머니의 뿌리를 찾게 되는, 끝없는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는 남성이다. 데이빗의 어머니는 유대인의 전통을 내려받아 그녀자신도 민족적 전통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열망을 잊지 못하는 여인이고, 남편인 에즈라는 반반이 섞인 자신의 혈통처럼 현실과 민족의 전통을 오가며 실리를 추구하는 실리주의자에 가깝다. 여기에 어린시절 데이빗과 결혼을 약속한 랍비의 딸 리아와 데이빗이 사랑이라 확신한 중국상인의 딸 쿠에일란. 랍비의 망나니 아들 애런등이 크고 작은 사건들을 더하며 이들의 삶을 흔들어놓는다.
![]()
혼란과 갈등, 그리고 화해의 대서사시. <피오니>의 등장인물들은 크게는 유대인과 중국인이라는 두 민족의 이야기이지만 사실 안을 들여다보면 모두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갈등과 가치관의 충돌에 대한 이야기이다. 각각의 인물들은 유대인이라는 스스로의 민족적 정체성에 대해서 모두 다른 이해를 하고 있으며 여기에 그들이 살고 있는 중국이라는 배경이 더해짐으로써 유대인의 입장에서는 이민족 혹은 이방인이라 불리울 타민족과의 갈등에 모두 다른 해결방법과 입장을 취해 유대인 내부적으로도 갈등하고 내분하는 것이다. 결국 <피오니>에는 하나의 문제에 대해서도 모두 다른 이해와 입장을 취하는 개인이 존재하고 이 개인들을 아슬아슬하게 묶고 있는 민족 혹은 종교라는 끈이 때로는 느슨하게 때로는 힘있게 사람들을 묶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모두에게 동일한 절대적인 단 하나의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움직이고 조금씩 달라지는 어찌할 수 없는 변화와 화해로 마무리 된다.
![]()
영원히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피오니>는 데이빗과의 사랑을 결국 이루지 못한다. 그녀는 비구니가 되고 데이빗과 쿠에일란이 이룬 가정의 충실한 조언자로 어느결엔가 그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더이상 데이빗의 하녀가 아닌 한 수도원의 원장으로서 그들과 대등한 의견을 교환하는 하나의 사람으로 존재하게 된다. 피오니는 하녀에서 존중받는 한명의 인격체가 되어서야 그들과 충분한 행복을 나눈다. 데이빗은 피오니를 놓아준 다음에야 그녀와 평등한 인격체로 마주앉아 편안한 웃음을 주고 받는다. 쿠에일란은 피오니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거두고 마음을 연 다음에야 그녀에게서 진정한 지혜와 위안을 얻는다. 결국 세월이 가져다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변화들을 그들이 받아들임으로서 그들에게 진정한 평화가 주어진 것이다. 민족의 전통도, 종교적 가치도, 그리고 시대를 아우르는 신념도, 모두가 무시할 수 없는 것들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찾아드는 변화에도 나름의 가치는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그 변화가 때로는 전통을 위협하고 종교적 가치를 희생하게 하는 듯 보이더라도 사람들은 그 안에서 나름의 행복을 소유하는 방법을 늘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인이었으나 유대인의 가족속에서 평생을 보낸 피오니와, 반반의 혈통이 섞이 데이빗, 그리고 오랫동안 중국의 전통에 길이 들었던 쿠에일란이 모두 조금의 변화를 받아들임으로서 행복을 찾았듯이 말이다. |
|
전혀 다른 정체성을 가진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
|
|
예쁜 소녀가 전통 복장을 하고, 중국을 대표하는 등을 들고 약간은 요염한 포즈와 표정으로 문살에 기대어있다. 표지에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으로 나는 책을 처음 만나, 중국여자의 파란만장 일생 이야기를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역사적으로 계급사회는 여러가지 비극을 낳고는 한다. 태어나면서 신분이 나눠지고, 그 안에서의 삶만이 허용되는 상황에서는 일도 사랑도 움츠러들기 마련인 것이다.
다른 나라 땅이지만 성공한 유대인의 집안에 하녀로 팔려온 피오니는 어려서부터 주인집 아들과 함께 자랐지만, 주인집 아들은 주인집 아들이고 피오니는 하녀일 뿐이다. 함께 자란 데이빗은 피오니에 대한 정으로 결국 중국 왕실을 등질 위험한 상황에서도 그녀를 가족으로 인정하고 보호하지만, 그의 어머니 에즈라 부인은 피오니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만큼은 애정을 갖고 있지 않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그의 사랑에 도움을 주고 그의 가정을 지켜주기 위해 헌신하며 마지막까지 그의 아들을 위해 애쓰는 피오니의 모습은 다소 답답하기까지 하다. 결국 '사랑한다'는 한마디도 데이빗에게는 표현하지 못 하고, 데이빗의 사랑도 받아들이지 못 하는 그녀는 전형적인 유교사상 아래에서 교육된 여인의 모습이다.
중국땅에서 살지만, 유대인으로서 여호와를 모시는 삶을 교육받아온 데이빗 또한 살아가는 환경에서 허용되는 두번째 부인을 받아들이는 삶을 인정하지 못하고 피오니를 비구니로 보낼 수 밖에 없다.
그 둘의 모습은 어떤 문화적인 환경에서 사는지 보다 어떤 문화를 받아들이도록 교육받아왔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해준다.
중국인 만큼이나 중국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표현해 낸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의 역사적인 사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또 한번 중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조금은 알게되는 것같다. |
|
피오니는 중국의 유대인가정에 어릴때 팔려온다. 피오니가 기억하는 세상은 에즈라 벤 이시라엘의 집이다. 피오니는 이곳에서는 주인집 아들인 데이빗과 친구처럼 지낸다 워낙 어릴때 팔려왔기때문에 자신이 하녀라는건 알지만 가족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데이빗과 허물없이 지내던 어느날 에즈라 부인은 피오니에게 데이빗을 부를때의 호칭을 바꾸라고 명령한다. 피오니는 데이빗을 짝사랑 하고있는데 자신과 데이빗사이에 놓인 높은벽을 실감한다. 그와중에 에즈라 부인이 데이빗을 랍비의 딸인 리아와 결혼시키려고 한다. 피오니는 자신에게 필요한것이 무언지를 생각한다. 어짜피 이 집안에서 하녀인 자신은 데이빗과 결혼할수 없음을 알고 데이빗과 누가 결혼을 해야 자신이 이집에서 안전한가를 그리고 자신의 짝사랑이 유지될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마침 데이빗이 에즈라의 신부름으로 다녀온 중인상인의 딸 쿠에일란을 보고 첫눈에 반한걸 이용하기로 한다.
이글을 이끌어 가는건 피오니다 그녀는 아름답고 똑똑하다. 하녀라는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 물론 자신의 안전과 행복을 추구하는게 가장큰 목적이기는 하지만 에즈라가족에 대한 애정또한 그녀의 인생에 중요한 위치에 있다. 피오니의 선택이 같은 여자로서 이해는 가지만 꼭 그런 선택을 해야하는지 너무도 아타깝다. 피오니 같이 똑똑하고 현명한 여자가 좀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어도 좋았을텐데 그녀는 데이빗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 피오니의 마음을 에즈라와 에즈라 부인도 알게된다. 하지만 그들은 그녀을 예뻐하는것과 결혼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에즈라씨도 젊었을때 그런 경험이 있다. 아버지에게 하녀는 안된다는 말을 듣고 그지금의 부인과 결혼을 하고 행복한 결혼생활 하게된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의 조언으로 선택한 결혼에 흡족해 하면서 자신의 아들또한 그런 선택을 하길 원한다.
세월이 흘러 에즈라부부도 죽고 피오니는 또다른 선택을 할수 밖에 없다. 그때도 결국 데이빗이 가장 우선순위다. 어떻게 하면 피오니 같이 그런 마음이될까 그녀는 간혹 자신을 위한 일을 하기는 하지만 마지막 선택은 데이빗이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하는 피오니가 존경스러운 건지 피오니는 앞으로 남은 생도 그를 잊지못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차라리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떨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리고 유대인의 정신세계를 엿볼수 있었다. 그들에게 숙원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떻게 좋은 선택인지 선뜻 답할수 없을것 같다.
|
|
하녀로 팔려온 피오니라는 아름다운 중국인 소녀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입니다. 어릴 때부터 친구처럼 지낸 주인집 아들 데이빗을 사랑하게 된 것이지요. 유대인 집안의 장남인 데이빗은 우연히 만나게 된 쿠에일란 이라는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피오니와 데이빗의 엇갈린 사랑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중국에 사는 유대인 가정의 일대기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을 만큼 유대인들의 사상과 역사들이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유대인으로써 전통과 혈통을 이어야한다는 의무감에 큰 부담을 느끼는 데이빗과 데이빗의 교육을 담당하는 랍비를 통해 유대인들의 뿌리 깊은 선민사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호와만이 유일한 신이라고 주장하는 랍비와 자신들만이 신의 자손이라고 선언하는 자들을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중국 상인 사이에서 데이빗의 갈등은 커지기만 합니다. 유대인으로써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유대인들이 미움 받는 이유는 스스로를 분리시키기 때문이다. 과거를 잊고 세상 사람들과 소통 할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될지는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는 조언을 듣고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유대인들은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허락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피오니는 사랑하는 데이빗을 위해 비구니가 되기로 결심하고… 평생 단 한번뿐인 피오니의 사랑이 가슴 뭉클한 소설입니다. 삶이 불행하다는 걸 이해하지 전까진 행복해질 수 없다는 늙은 하인의 말이 이 책의 전체적인 느낌과 잘 어울립니다. 피오니…그녀는 행복해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삶의 불행을 겪어 나갑니다.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잔잔한 사랑이야기 한번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
|
[연인 서태후]로 펄 벅을 알게 되었다. 책속에서 중국을 사랑하는 펄벅의 모습도 발견했다. 이번 [피오니]를 선택함에도 연인서태후가 주는 감명이 작용했음을 두 말할것도 없었다. 피오니! 8살에 유대인 집안에 100달러에 팔려가 하녀가 된 여자다. 유대인 집안의 아들 데이빗의 놀이 친구로, 그저 그렇게 하녀로 살았으면 단순한 인생이 되었을터인데 그녀는 주인집 아들인 데이빗을 사랑하게 되면서 많은 고난을 격게 된다. 피오니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놀이친구이던 데이빗이 19살이며 피오니는 17살의 둘다 결혼이 가능한 성인이라 할수있다. 유대인들이 중국에 정착하게 된지 오래 세월, 그들은 중국을 제 이의 고향으로 여기며 사업을 영위하며 살아가지만 언젠가는 하나님의 도움으로 고향으로 돌아갈수 있으리라 믿으며 혈통을 보전하고자 유대인들끼리의 결혼을 고집한다. 데이빗에게는 부모님들끼리 결혼을 약속한 랍비의 딸인 리아가 있다. 다른 여인에게 관심을 가진 데이빗은 결혼하지않는다며 고집을 부리지만, 결국에는 혼인을 하게 되고, 피오니는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비구니가 된다는 내용, 외국인인 펄 벅의 눈에 피는 중국은 어떤 나라일까? 데이빗은 결국 자신이 관심을 가진 중국여인 쿠에일란과 혼인을 했고, 피오니는 비구니가 되었지만 그들의 인연은 이어진다. 데이빗은 사랑하는 쿠에일란과의 사이에 여러 형제를 낳았고, 피오니는 전임원장 사후 원장 비구니로 현명한 원장으로 수도원을 관리했다. 데이빗의 집안을 도우며, 조언을 해주고 그렇게 함게 늙어 간다. 기독교 선교사의 딸인 펄 벅 그녀가 중국에 가진 깊은 애정은 [연인 서태후]를 통해 잘 알게 된다. [피오니]는 [연인 서태후]와 같은 무거움은 없었다. 피오니는 주인이 정해준 남자와 혼인을 하지만 그 남자가 죽은 후 수도원에 들어가 비구니가 된다. 피오니에게도 선택의 순간은 있었는데 왜 그녀는 데이빗의 연인이 아닌 비구니를 선택했을까? 피오니에는 그 당시의 중국 역사가 살아 숨쉬며 두드러지게 보여지고 있다. 아편전쟁, 서태후, 유대인과 중국인의 풍습이 어떨게 경합되었으며 변해왔는지 보여준다. 노벨문학수상자 펄 벅, 그녀의 책들에 들어있는것은 무엇에 대한 사랑일까? 선교사로 중국에 들어간 부모님을 따라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자라났기에 그곳에 대해 잘 알고 그것을 애정으로 표현한 그녀가 만약 그 당시 조선에 왔다면 우리나라를 어떻게 표현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펄 벅의 소설로는 유명한 대지가 있고, 연인 서태후, 만다라 등이 있다. 그 중에 연인 서태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펄벅의 책이다. 강인한 여성 서태후, 그녀가 행하는 모든 일이 옳다고 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녀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일에 망설이지 않았고, 험한 장애물을 용기있게 넘어선 여인이다. 그런 그녀가 좋았다. 같은 여인으로서 자랑스럽다. 딸에게 강인한 여성이 될것을 바란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일에 망설임없이 밀고 나갈 용기를 가질것을 바란다. 그 아이의 장래희망인 화가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
|
미국의 여류작가로 처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지]의 작가 '펄s 벅'이 지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유대인 남자를 사랑해 비구니가 되었다는 책 표지글도 , 곱게 차려입은 중국 소녀의 우수에 찬 표지의 그림도 내용을 미리 짐작하게 만들며 설래게 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이야기, 특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꿈을 꾸게 한다.
글 속의 주인공 피오니는 어릴적에 유대인 집안으로 팔려온 하인 신분. 어릴적부터 모셔온 작은 주인인 데이빗을 떼어놓고는 자신의 인생을 생각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을때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신분과 종교적 사이의 윤리에서 그녀의 사랑은 갈길이 없어지고 고심끔에 그녀가 선택한 사랑은 어떡하든지 데이빗에 머무는 것으로 결정지어진다. 수백년 내려오는 명망있는 중국가문에서 지은 거대한 저택은 피오니와 데이빗의 유년시절을 아로새기며 비밀스런 장소가 비밀스런 삶을 살아가게 존재하고 있었다. 데이빗의 어머니 에즈라 부인은 철저한 유대인으로서 중국에 살면서도 자신이 믿는 유대교에 대한 모든 행사를 소홀히 하는 법이 없는 신봉자다. 그래서 랍비의 딸 리아와 데이빗이 결혼하기를 원하지만 피오니는 낯선 종교로 인해, 데이빗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유명한 중국상인 쿵첸의 딸 쿠에일란과의 결혼을 성사시키게 되고, 리아는 스스로 모멸감에 데이빗에게 상처를 입히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죄책감에 방황하는 데이빗에게 피오니는 쿠에일란과의 결혼을 서두름으로 계속 에즈라가에 머물게 된다.
글 중간 중간 우리가 알지 못한 역사적 사실과 중국인의 기질 그리고 먼나라에 옮겨살지만 자신들의 종교를 신봉하는 유대교들의 특성까지가 상세히 묘사되고 있다. 중국에서 기독교 선교사의 딸로 자란 작가 자신의 내면이야기, 주위 이야기가 묘하게 버무러져 있는 것은 아닐까..
에즈라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데이빗은 평소 어머니가 가고 싶어하던 유대선조들이 살던땅으로의 여행을 위해 가족과 피오니와 함게 커다란 배에 올라 수도인 북경으로 향한다 . 여핸중에 만난 무든 중국인들은 데이빗을 외국인으로 착각했지만 모두에게 친절했고 데이빗은 산맥을 건너온 유대인이 자신의 선조이지만 자신은 중국에서 태어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 놓으므로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여행을 지속한다. 동태후와 서태후가 섭정을 하던 시대, 전쟁이 끝난 활기찬 도시는 데이빗에게 많은 호기심과 꿈을 가지게 했고, 그 와중에 황후와의 알현의 기회도 주어졌다. 데이빗의 알현후 서태후의 호기심으로 인해 가족모두가 궁으로 초대되었을때, 반짝이는 수석집사의 눈에 하인신분으로서는 지나치게 아름다운 피오니가 선택된 것은 앞으로 피오니의 운명을 결정짓는 무거운계기가 된다. 다음날 궁정에서 피오니를 팔라는 한통의 편지가 도착했고 , 놀란 데이빗은 이제껏 자신의 감정속에 누이같은 존재라고 숨겨진 피오니를 향한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느끼고 도망치듯 북경을 떠난다. 단지 피오니를 보호하기 위해... 하지만 고향에 도착했을때도 집요한 궁정집사의 집요함은 그치지 않았고 “내가 살아 있는 한 넌 반드시 내 집에 함께 있어야해, 피오니 난 너 없이 살수 없기 때문이야” 평생을 데이빗과 에즈라 가문을 위해 함께 한 피오니에게 데이빗의 이 말은 마지막 선물이 되고 피오니는 조금의 주저함 없이 비구니의 길을 선택한다. 10년의 시간이 흐르고 성실하고 인내심 많은 피오니는 비구니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위치가 되고 고인이 된 원장의 뒤를 이어 수녀원의 새로운 원장으로 추대된다. 그리고 데이빗과는 변치않는 믿음으로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고, 그렇게 현명한 여인으로 우아하게 나이를 먹어감으로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글을 읽는 내내 난 에즈라 가문의 정원에서 살았다. 머리속에 그려진 것들은 그대로 살아 움직이며, 나에게 피오니의 애타고 사랑을 향해 재바르게 움직이는 모든 행동들을 그대로 재현하게 했다. 사랑을 향한 여인의 끝없는 헌신 ..우리네 정서와 한 껏 어울린다. 이런 것이 글 솜씨일까??? 우리의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을때도 이런 감정이었는데, 감히 여류작가만이 가지는 깊은 성찰과 진지함이 [피오니] 이책 에서도 여과없이 드러난다 |
|
책을 읽지 않아도 너무나 유명해서 마치 책을 읽을 것 같은 착각을 주는 작품이 있다. 펄벅이 쓴 <대지>라는 작품이 그랬고, 그 작품을 쓴 펄 벅 이라는 이름은 마치 친구의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친숙했다. 집에 빠알간 표지의 <펄 벅 평전>이 있는데 그녀의 작품을 읽고, 그 책을 읽어 보고 싶었다. 그때 그녀의 또다른 작품 <피오니>를 만났고 나는 중국 전통 옷을 입고 있는 예쁘장한 여자가 그려진 책을 손에 쥐었다.
<피오니>는 유대인 가정에 팔려간 중국 소녀의 삶과 사랑을 담고 있다. 집안의 하녀이자 주인집 아들인 데이빗을 마음에 두지만 신분과 종교의 벽에 막혀 자신의 사랑을 한 발 더 내밀지 못한다. 주인공 피오니의 신분이 데이빗과 접점을 이루지 못하듯, 데이빗 또한 종교의 벽에 가로 막혀 버린다. 남녀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달리는 것이 아닌 것처럼 피오니의 사랑이 오래된 연모의 감정을 품고 있었다면, 데이빗은 양가의 감정을 갖고 있는 남자였다. 시원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강력히 표현하지 못한 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할 뿐 자신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피오니의 존재는 하녀보다는 가족에 가깝지만, 중요한 문제 있어서는 '하녀'로서 존재 할 뿐이었다. 데이빗 가족에게도 데이빗에게도 그녀는 사랑받는 존재였지만 자신의 삶에 끼워줄 수 없는 이방인의 존재처럼 느껴졌다. 하녀의 신분이지만 연모의 감정을 갖고 있는 데이빗에게, 데이빗의 마음을 알아채고 시를 마무리 지어 쿠에일란에게 건네주는 모습은 무척 당돌하게 느껴진다. 당돌함을 넘어선 월권이었고, 우유부단하게 갈팡질팡 하는 데이빗의 행동은 여전히 답답하게 여겨졌다.
많은 수의 유대인들이 오래전에 넘어와 중국에서 정착하게 되지만 그들은, 그들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간다. 자신들이 지켜야 될 신의 말씀을 믿고 자신들이 살아가는 땅의 중국인들을 기피하고 때로는 꺼려하며 살아가려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같은 땅에 살고 있고, 같은 언어로서 이야기 하지만 나는 유대인이고, 너희는 중국인이야, 하는 이야기는 피오니가 연정을 품으면서도 진전을 못 시키는 큰 이유였고, 가장 커다란 치명타 였는지도 모르겠다.
신분의 벽과 종교의 벽이 있음에도 누군가 타파하고 격렬하게 싸워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틀안에서 살아가는 데이빗의 가족과 피오니의 삶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연모의 정을 품고 있던 피오니가 비구니가 되어 데이빗의 사랑을 가슴 깊이 묻었듯이 데이빗 역시 자신의 갖고 있는 환경에서 그 한계를 체감하며 살아간다. 누구도 알을 깨고 나오지 않았고, 그 벽이 얼마나 높고, 높았는지 <피오니>를 통해 그 한계성을 깨달았을 뿐이다. 제자리 걸음에서 돌고 도는 한 낯 바람일 뿐. 그 누구도 잃는 건 없으리라. |
|
가질 수 없는 사랑, 그 사랑의 끝은?
소설 <피오니>는 중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유대인 집안에 중국인 소녀 피오니가 하녀로 들어와 살게 되면서 시작한다. 그녀는 팔려온 몸이었지만 놀라운 적응력과 친근함으로 낯선 유대인 가정에 자리를 잡았으며, 집안의 모든 일을 능수능란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피오니가 점차 나이를 먹고 여자의 모습이 갖춰지자 그녀를 향한 안주인의 눈길은 날카로워져만 갔다. 또한 피오니 역시도 어린 시절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주인과 하녀의 냉정한 관계를 자각하면서 이 집안의 일원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여자로서 피오니는 주인집 아들인 데이빗에 호감을 갖지만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임을 알고 거리를 둔다. 그저 데이빗의 시중을 들어야 하는 하인으로서 그에게 다가가고, 그 틈을 이용해 짧은 만족을 맛볼 뿐이었다. 데이빗도 그런 피오니에게 좋은 감정이 있었으나 응석받이로 자란 그에게 피오니의 관심과 보살핌은 어머니나 누나가 남동생에게 해주는 그것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피오니가 아닌 다른 이를 향해 연정을 품게 되고, 그의 성격처럼 자신의 감정을 어쩌지 못해 안절부절못한다.
이 유대인 집안의 안주인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에즈라 부인은 부쩍 처녀티가 나는 피오니를 유심 있게 관찰하는 한편 유대인 집안의 남자로서 제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아들 데이빗을 잡아 이끈다. 그녀는 유대인들끼리의 끈끈한 유대와 순수한 혈통을 위해 랍비의 딸을 며느리로 삼으려 하지만 의외의 사건으로 그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결국 아들 데이빗은 중국인 여성과 결혼하게 되고, 피오니는 의중을 알 수 없는 외국인이 아닌 같은 중국인 여자와 데이빗이 결혼한 데에 안심한다.
데이빗을 향한 피오니의 헌신과 사랑은 그가 유부남이 되었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데이빗은 물론 그의 반려자인 쿠에일란에게까지 정성을 다했으며, 가질 수는 없어도 오래 지켜볼 수는 있는 이 사랑에 만족해했다. 답답하리만치 헌신적이며 이타적인 피오니의 모습은 안타까웠지만 하녀의 신분인 그녀가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었던 또래이자 이성으로서 사랑을 느낀 유일한 남자인 데이빗에게 그토록 헌신하는 것은 어쩌면 그녀가 처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펄 벅의 감춰진 작품 <피오니>는 이루어질 수 없는 두 남녀의 사랑이라는 진부할 수 있는 소재가 역사적인 맥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가슴 아프지만 완성도 높은 사랑 이야기가 되었다. 천진난만한 얼굴로 견뎌내야 했던 신분의 벽과 가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픔. 결국 비구니가 되는 운명으로 그녀의 사랑은 끝을 맺지만 한 남자를 향한 그녀의 순수한 사랑만은 슬프도록 아프게 가슴에 와 닿는다. 가질 수 없는 사랑, 그 사랑은 끝은 처음 그대로 님을 향한 헌신과 배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