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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1993년에 출간되었다가 절판되고 2009년에 다시 출간된 모양입니다. 전집을 구성하려다 보니 그리된 게 아닐까 싶은데요? 여하튼 그런 책까지 찾아 읽는 비토씨, 이젠 그런 짓을 좀 그만해야 할까 싶습니다.        선생의 작품은 사실 <촐라체>를 가장 먼저 읽었고 무척 재미있게 읽었더랬습니다. 하지만 그 수준이 아, 재미있네? 정도를 크게 넘어선 것은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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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1993년에 출간되었다가 절판되고 2009년에 다시 출간된 모양니다. 전집을 구성하려다 보니 그리된 게 아닐까 싶은데요? 여하튼 그런 책까지 찾아 읽는 비토씨, 이젠 그런 짓을 좀 그만해야 할까 싶습니다.

       선생의 작품은 사실 <촐라체>를 가장 먼저 읽었고 무척 재미있게 읽었더랬습니다. 하지만 그 수준이 아, 재미있네? 정도를 크게 넘어선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진도가 더 나가는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은교>를 읽게 되었지요. 그러니까 제가 선생의 작품을 전작하기로 마음 먹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은교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킬리만자로의 눈꽃>이라든가 <주름>처럼 제 입맛에 딱 맞는 작품들도 몇 권 읽게 되었지만 거의 스무 권이 넘는 양에 비해서는, 결과적으로 빈약한 타율을 보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읽는 선생의 작품에서는 내가 전작을 괜히 결심했나 싶을만큼 제 타입이 아닌 작품들이 많네요. 진부하고 식상하며 고리타분합니다. 물론 그것이 제가 좋아하는 타입으로 반복되는 것이었다면 바로 그 때문에 찾아 읽는다, 하고 말씀드릴 수 있겠지만 불행히도 그 반대여서 그렇지가 않네요.

 

       이 작품도 그랬습니다. 170쪽 분량의 경장편에 속하고 배경은 이승만 씨가 대통령이었던 시기인 것 같으며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권력 구조의 형태를 풍자하고 있는데요, 중요한 점은 무지하게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극화시켜, 비교적 짜임새 있는 구조로 이야기를 그려나가고는 있지만 그것이 너무 의도적이고 자연스럽지 못해 어색합니다. 결정적으로 상상력이 매우 부족한 소설이었어요. 어린 시절 마을에서 쫓겨난 이방인이 뭔가 힘을 가지고 다시 되돌아와 마을을 호령하던 권력자에게 복수한다, 라는 뻔데기 일족이 깜짝 놀랄만큼 뻔한 이야기였거든요. 싫으면 시집가고 엄마한테 일르면 일본 놈인 수준인 거죠. 그나마 그런 뻔데기 이야기라도 쫄깃하고 긴장감 있게 사건을 엮어갔으면 괜찮았을 텐데, 이작품의 뻔데기는 을릉도 호박엿표 뻔데기여서 문제였습니다. 아주 주욱 주욱 어디까지 안 끊어지고 늘어뜨리나 올림픽에 나가면 적어도 메달권. 

       여하튼 박범신 선생이 종종 말하고자 하는 문학의 주제를 거의 비슷한 타입의 이야기로 반복하는 바람에 대단히 식상했다는 게 결론입니다. 

 

       뭐, 이거저거 의미있는 해설을 엄청 들이대기는 하셨지만 글쎄요, 속이 텅빈 감언이설처럼 느껴질 뿐 공감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지루함을 대신해 작품성을 부각시켜보려는 피나는 노력이 엿보이기는 했습니다만 또 글쎄요, 재미보다는 의미에 더 많은 비중을 두려했다, 는 게 선생이 의도였다면 이런 작품 류는 그저, 문단 사람들이나 보고 평하고 논하면 될 뿐, 그러니까 계간 문학지나 문학 동호인들 사이에서나 읽히고 말면 그만일 뿐, 일반 독자에게까지는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재미와는 별개로 애써 찾아 읽어봐야할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거든요. 단지 의도만 그럴 뿐이죠.

 

       소설임에도 독자와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보다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만 너무 앞서버린, 주객이 전도된 듯한 느낌의 작품이었고요, 패턴 또한 이전 작품과 이후에 걸쳐 거의 변함없는, 과장해서 말하자면 책 표지와 제목만 바꿔 내놓는다고 느껴질만큼 식상한 내용과 구성으로 반복될 따름인 소설이었습니다. 워낙 다작 작가이신지라 퀄리티 면에서 일정할 순 없겠지만 그건 어쨌든 그 나름의 사정이 될 터이고 만인에게 권해드릴 만한 소설은 아니었다, 라는 게 저의 소견입니다. 그러므로 약은 약사에게 매는 비토에게 맞으시면 되겠습니다. 응?  



b******k 2011.08.0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