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때 '오늘은 기분이 좋아~'로 시작하는 노래를 들으려고 손꼽아 기다리던 시간들이 있었더랬죠. 어쩌다 놓치게 되면 발을 동동 구르며 친구들에게 내가 못 본 내용을 말해달라고 닦달하곤 했습니다. 바로 그 추억의 애니메이션, <신데렐라 이야기>를 특가 판매하길래 냉큼 구매했어요.
이 작품은 익숙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나름대로 재창조해냈습니다. 캐릭터 하나 하나가 살아있다는 부분이 무엇보다도 장점입니다. 신데렐라야 말할 것도 없고, 원작에서는 병풍이나 다름없는 왕자는, 신데렐라를 통해 성숙해가고, 왕국을 위협으로부터 구해내는 성장형 캐릭터로 재창조되었어요. 원작에서는 역시나 병풍 조력자 노릇만 하는 마법사도 여기에서는 나름의 인생과 개성을 지닌 인물로 등장합니다. 신데렐라 이야기의 특성(마법이 등장)을 잘 살려, 판타지와 현실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세계를 창조해낸 점도 높이 살 만합니다.
원래의 신데렐라 이야기가 마음 착하고 예쁜 여성의 팔자 고치기(?)였다면, 일본 애니메이션 <신데렐라 이야기>는 감상 포인트가 다릅니다. 주인공 신데렐라가 겪는 다양한 일들 속에서 신데렐라와 샤를 왕자 두 사람의 감정이 조금씩 싹터 발전하는 과정이 흐뭇합니다. 특히 두 사람이 우물 안에 갇혀 죽기 직전에 하는 첫키스 - 이마저도 완전히 보여주지 않고, 두 사람의 펼쳐진 옷자락이 겹쳐지는 신으로 처리했습니다. 이 장면 구성은 지금 다시 봐도 사악해요, 너무 탁월하잖아요 - 장면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또 첫 화에서는 생각없는 부잣집 철부지 도련님 정도로 보이던 샤를 왕자가 신데렐라를 통해 차츰 인간으로 성숙해가는 과정도 미소짓게 하죠. 물론 마음씨 착하고 행동력 있는 신데렐라 덕분에 개과천선하는 인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지금 와서 다시 보면,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성장담이자, 개성있는 캐릭터들을 내세운 설득력 높은 이야기라는 느낌입니다. 역시 좋은 작품은 인물의 개성과 스토리의 개연성이 훌륭하죠. 꽤 지난 작품인지라 영상이 약간 밝은 빛을 띠어 아쉽지만, 최근작들처럼 쨍쨍하고 선명한 색감을 보인다면 그게 더 이상하겠습니다. 다만, 일본판에 있던 영상 특전이 빠진 점이 아쉽네요. 일본판에는 영상 특전으로 스페셜 영상 두 개가 있던데, 우리나라판에서 왜 이것을 뺐는지 의아합니다. 이 때문에 별 하나를 뺍니다.
사족입니다만, 역시 오프닝 노래는 우리나라 버전이 익숙할 뿐더러 마음에도 드네요. 그리고 또 하나, 성우들의 연기 역시 우리나라 버전도 일본 버전에 뒤지지 않습니다. 이 시기의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 시리즈를 보면, 일본판 성우와 비교했을 때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역량을 보여주는 작품이 종종 있는데, 지금의 현실과 비교해보면 좀 씁쓸합니다. 주제가도 그렇고요. 애니메이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이때보다 지금이 나은 것 같은데, 오히려 성우들의 연기나 독창적인 주제가, 방송사의 대접 등을 따져보면 옛날이 더 나았던 것 같아 아리송합니다. |
|
내가 초등학교 5학년?? 6학년?? 그때 보았던.. 신델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