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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군가를 보이는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나는 그사람의 모든것에 대해 알고 있다" 감히 그렇게 단언할 수 있을까...
77세로 사망한 조니 림이 있다. 그의 일생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세명의 화자가 있다. 조니의 아들 재스퍼, 아내 스노, 유일한 친구 피터
아들 재스퍼가 바라본 아버지 조니 림은 냉혹한 기회주의자며 성공을 위해서는 어떠한 일이라도 서슴없이행하는 공산주의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재스퍼는 조니에 대한 마음은 無心이다.
조니의 아내 스노
그리고 아내를 위해 그리고 처가 식구들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어서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조니를 보고 친구가 된....조니가 유일하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라고 말한 피터. 피터의 눈에 비친 조니는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순수한 웃음을 가진 청년이다.
세명의 화자에 의해 들려지는 조니는 냉혹한 기회주의자와 무능한 남편과 순순한 청년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영민하고 근면한 조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그가 실제로 어린 재스퍼가 본 것처럼 냉혈한인이었는 지는 알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그 부분때문에 매우 답답해졌지만 개인적으로는 피터가 바라본 조니의 모습이 가장 그와 가깝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게 한다. 내 가족과 내 친구들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어떠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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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실크 천에 중국전통문양이 새겨진 책 표지를 보면, 이 책이 중국에 관련된 이야기 임을 바로 알 수 있다. 이 책은 영국의 식민통치에 이어 일본군의 침략에 피폐한 말레이지아를 배경으로 한 중국 직물 상인 조니 림의 이야기이다.
중학교시절, 국어시간이었다. 국어 선생님께서 졸고 있는 우리를 깨우실 요량이었는지 질문을 던지셨다. "위인전은 뭐지?" 우리의 대답은 "뭔가 본받을 만한 업적을 가진 사람의 일생 이야기를 적은 것."이라고 정리가 되었다. 그때 국어선생님께서는 또한번 질문을 하셨다. "그렇다면 히틀러의 위인전은 왜 있는걸까?" 살살 졸고 있던 나는 잠이 깨었고, 그때부터 적당한 답을 찾기 위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평소 엉뚱발랄하던 친구가 "그 사람도 그 쪽으로는 나름 유명하고 뛰어나잖아요."했고, 그 대답은 선생님께서 원하시던 대답이었다.
평소 회사내에서 여러사람이 한 직장상사를 보는 평이 다르고, 같은 배우의 연기를 보더라도 사람마다 그에 대한 평이 다르듯이 '인간 이해'라는 측면에서 정의할 수 있는 진실은 없는 것 같다.
아버지 조니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과 들은 내용과 뉴스까지 찾아가며 비난을 하는 아들 재스퍼. 아마도 아들의 기대만큼 아버지 사랑을 못 받은 탓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는 아버지 조니를 맹비난한다. 애증일까? 짧은 생을 살아가며 남편 조니에 대한 이야기를 일기에 적은 아내 스노. 아내에 대한 열등감으로 성적 장애까지 있는 불쌍한 영혼으로 그려진다. 아내의 남편에 대한 동정. 함께 한 시간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내놓는 친구 웜우드. 그저 선량한 중국인이며 열심히 일하는 남자,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으로 그려진다. 웜우드 자신의 잘못으로 그를 아름답게만 보는 것은 아닐까?
세 사람의 조니 림에 대한 이해관점은 너무도 다르고, 세 사람이 마주앉아 함께 조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기에 조니 림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독자인 우리 몫이다.
두꺼운 분량만큼이나 생각도 많이하게 하고, 다시 한 번 인간 이해에 대한 허점을 이해하게 만든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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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두께만큼 긴 호흡을 가진 소설이다 책에 집중할수없는 개인적인 일들때문에 끊어읽어서 그런지, 내용이 쉽게 정리되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깊게 느낄수있었던것은 보이는것이 전부는 아니라는것' 누구의 눈에 비친 모습이 진실인지, 어쩌면 그 진실이라는게 정말 맞는거였는지 의구심이 든다 속이 보이지 않는 겹겹이 쌓인 실크안의 내면을 그 누가 제대로 알고있을까 사람의 마음을 알수있는건 과연 무엇일까 결국 내가 보는 그 사람의 모습만을 나는 진실'이라고 믿고살아가는게 아닐까 내가 느끼는 그 사람의 모습이 전체적인 모습일것이라 단정짓는게 모호해진다 사람은 다면적이고 상대에따라 다른 모습이 보이는것같다 누구에겐 나약한 모습만을 보이다가도 누구에겐 지구상 그 누구보다 용감한 자로 우뚝서기도한다 아마도 그런 복잡다단한 인물과 그 주위의 사람들의 모습을 날실과씨실처럼 견고하게 짜넣은 이야기다
말레이시아 정글의 협곡에서 하모니 실크 팩토리'를 운영하는 조니 림이라는 중국인을 둘러싼 세 사람의 시선을 다룬 이야기다 아들 재스퍼' 아내 스노' 영국인 친구 웜우드가 말하는 조니'란 인물은 모두 다르다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선은 실랄하고 차갑다 자신을 낳으며 엄마는 죽고 홀로 자신을 키워왔을 아버지에 대한 연민조차 느껴지지 않을만큼! 아들의 시선으로 본 조니'라는 인물은 공산주의자에 기회주의자 게다가 배신을 밥먹듯하며 신뢰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가차없이 버리는 냉혈한이다 기름기 좔좔 흐르는 얼굴과 몸에 거만한 표정으로 자신을 우러러보게하는 위협적이고 위험한 사람으로만 보인다 반면, 아내인 스노의 일기장에서의 그는 나약하고 외소하며 열등감에 휩싸인 고개숙인 남자처럼 보인다 외면적으론 사회적으로 명망있던 그의 가정사는 아들인 재스퍼가 모르는 부분이었을것이다 아내 집안의 기에 눌리고 또한 장인인 그 지역에서 명성이 자자한 숭'에대한 억눌림이 느껴지고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딸인 스노를 조니'와 결혼시켰지만 뿌리깊은 무시와 천대'로 일관한다 또 다른 화자인 영국인 친구 웜우드가 본 조니'는 순수한 미소를 가진 성실한 친구다 자신의 집에서 아내와둘이서 살기를 원했던 소박한 청년 조니'를 기억하고있다 자신에겐 친밀함과 신뢰를 보여주던 믿음이 가던 친구인 조니로 말이다
무엇이 진짜 그의 얼굴'이란 말인가?
또하나의 주요등장인물 일본인 쿠니치카' 스노를 사이에 두고 남편 조니 나중엔 점령군 수장이 되어 간악한 일들을 벌이게되는 쿠니치카교수 또 한명 조니의 신뢰를 받았던 친구인 영국인 웜우드의 얽힌 이야기들... 자신의 입장에서 본 같은 상황의 다른 나레이션'다른 기억들' 상황은 같은데, 각자가 느끼는 동상이몽'같은 이 모호한 분위기 다르게 적히는 그들의 기억들'
조니를 둘러싼 세 사람들의 이야기에 조니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궁금해진다 조니 자신은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고있었을지 말이다 누구도 자신과 타인을 100% 판단할수없을것이다 실크의 겉모습은 윤기흐르고 아름답지만 그 안의 그 문양을 만들어내기위한 보이지않는 실들의 견고한 어우러짐이 있다 또한 결국엔 그 모습은 우리 눈엔 보이지 않는다 눈 앞에 보이는 것만을 믿고 바라고 원하며 살아가고있는지도 모른다 정글속을 누빈것 같은 현기증이 난다 결론이 명확하지 않은 우리내 인생의 단면을 들여다본 기분이어서일까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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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사람에 대해서라면 속속들이 잘 안다.’ 가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만난다. 과연 그럴까? 가능한 일일까? 한 사람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를 이룬다고 할 만큼 저마다의 독특함과 보편적인 면이 어우러져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때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단정 지어 말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타인은 오죽할까? 그런데도 ‘그 사람을 잘 안다.’라고 얘기하는 것은 자신이 생각한 이미지를 새롭게 인식해야하는 것에 대한 번거로움 내지는 잘 못 알고 있던 것을 인정하기 싫은 두려움 때문은 아닌지. 여기에 한 남자를 두고 각기 다른 세 사람이 자신들이 알고 있는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 있다. 「하모니 실크 팩토리」는 지칠 줄 모르는 열기로 가득한 말레이시아의 한 협곡에서 50여 년의 세월에 걸쳐 살아있는 전설이 된 중국인 조니 림에 대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쓴 글이다. 아들 재스퍼에게 조니 림은 시류에 편승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잔혹한 일이라도 서슴지 않고 자행하는 추악한 인물이었다. 새장 속에 갇혀 쇠창살 너머로만 세상을 관찰하는 게 허락되었던 부유한 집안의 딸인 스노에게 조니 림은 알 수 없는 동경의 대상으로 다가온, 그래서 첫 사랑이라 이름붙일 수 있는 상대로 결혼까지 감행하도록 만든 사람이었다. 유일한 친구(서로에게)라 할 수 있는 피터에게 조니 림은 대자연의 에너지를 온 몸으로 발산하는 순수함의 극치로, 아내를 지고지순하게 사랑해 그녀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불사할 이였다. 자신이 태어남과 동시에 생을 마감한 아름다운 어머니에 대한 동경과 무뚝뚝한 아버지에게서 애정을 갈구하는 어린 시절을 보내며 아버지를 극도로 혐오하는 아들 재스퍼가 아버지의 과거를 추적하는 과정, 융화되지 못한 결혼생활로 괴로워하며 이별을 생각하는 아내 스노의 일기장, 친구의 아내를 연모했고 씻을 수 없는 과오로 멀어져 죽음을 기다리는 피터의 회고로 조니 림이라는 사람은 사기꾼과 반역자로, 무능한 남편으로, 해맑은 소년으로 비추어진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관심가지 않았던 나라 말레이시아와 2차 세계대전이라는 불안한 세계 정국을 배경으로 한 남자를 조명한 타시 오의 「하모니 실크 팩토리」는 화자들의 글과 이야기 속에서 중첩되는 부분들을 통해 개개인의 섬세한 심리와 한 조각 한 조각 이어 붙여 조니 림이라는 퍼즐이 완성되는 즐거움과 긴장감,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처녀작을 통해 보여주는 세세한 장면 묘사와 치밀한 구성으로 영향력 있는 작가의 탄생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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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들이 감동을 느끼고, 공감하고 기억을 매어놓는 부분들은 저마다 다 다르다. 모두가 같은 것을 겪으면서도 느끼는 것이 다른 것은 그 사람이 그 순간까지 겪으며 살아온 삶의 경험이 다르고, 위치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비단, 영화나 음악 뿐이겠는가. 한명의 사람을 대할때에도 사람들은 각자 다른 눈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고, 평가한다. 모두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사람을 만나며 살아간다고 해도 기억에 남는 것은 모두 다른 것이다. 어느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처럼 그렇게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고, 결국엔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기억에 남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 재스퍼의 아버지, 스노의 아내, 피터의 친구였던 조니 림. <하모니 실크 팩토리>는 킨타협곡의 하모니 실크 팩토리를 운영했던 실업가 조니 림에 얽힌 세 사람의 기억을 각각의 시선으로 이야기 하는 글이다. 조니의 아들인 재스퍼와 그의 아내 스노, 그리고 그의 친구 피터의 기억에 남겨진 조니와 관련한 기억들은 한명의 사람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다르기만 하다. 각각의 시선들이 너무나 달라 당혹스러우면서도 왜 그렇게 달라야만 했는가를 고민하게 하는 동안 책은 조니 림에 대해 당신은 어떤 기억을 가지겠냐고 묻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아들인 재스퍼는 아버지를 "그 악명높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설명할만큼 부자의 정 보다는 그저 기억속의 인물을 끄집어 내어 설명하는 듯 건조하게 설명한다. 마치 그가 저지른 악행과 비리들을 모조리 고발하고야 말겠다는 듯 결연한 재스퍼의 조니에 대한 이야기들은 가장 잔인하고 가장 치명적인 부분만을 끄집어 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스노와 피터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공들여 준비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리고 역사적 인물처럼 객관적으로 설명하고자 애쓴 재스퍼의 이야기는 뒤에 따라오는 스노와 피터의 이야기들 보다 그래서 더더욱 안타깝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조니의 아내 스노의 이야기는 스노가 죽은 뒤 피터에 의해 전해진 스노의 일기로 이루어진다. 자신의 집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늘 무시당하는 작고 열등감에 사로잡힌 안타까운 사내에 대한 기억, 그리고 그녀의 비밀스러운 연애로 이루어진 일기에서는 아들인 재스퍼가 기록한 악한의 모습이 아니라 그저 언제나 누군가에게 인정받기를 원하고 그녀를 사랑해주었던 한 남자로서의 조니의 모습이 기록되어 있다. 마지막 친구인 피터의 기억에 남아있는 조니는 언제나 무엇인가를 배우기를 갈망하던 순수하기만한 단 하나의 벗이었다. 모두 같은 사람에 대한 너무나 다른 기억들. <하모니 실크 팩토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글이 될 것이라는 예감은 아마도 그 조각난 기억 속의 전혀 다른 한 사람의 모습이 모두가 진실한 그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
세 사람의 기억, 한 사람의 모습 <하모니 실크 팩토리>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비슷한 관점으로 비슷한 문체를 사용해 엮어내지 않는다. 세 명의 기억 모두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조니에 대한 기억을 풀어놓기 때문에 각장이 바뀔때마다 조금은 당혹스러운 기분까지도 느끼게 되는데 굳이 이렇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 재스퍼가 그의 아버지 조니림을 배신자에 사기꾼으로 묘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어쩌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그의 개인적인 바람과 실제로 그가 맞딱드렸던 기록들에 남은 그의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가 아닌 역사적 인물에 대한 기술처럼 세간의 사람들이 하는 소위 "남 이야기 하는"방식으로 스스로의 자리를 멀찌기 떼어낸 것은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아들에게 사기꾼에 반역자인 아버지는 인정하기에 어려운 일이었을테니 말이다. 스노의 일기에서 조니는 늘 스노의 주변인이다. 아마도 한번도 스노를 향해 자신의 마음을 떳떳히 펼쳐놓지 못한 조니의 모습이 스노의 인생에 주가 되지 못했음을 나타낸 것이리라. 마지막 피터의 이야기는 어쩐지 조니의 이야기를 피하려 애쓰는 듯한 느낌을 준다. 조니라는 자신의 유일한 벗에게서 스노를 빼앗은데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스노와 조니를 유일하게 연결해주었을 재스퍼까지도 자신이 영향을 끼쳤다는 죄의식이 조니에 대한 기억을 애써 지우려는 듯 그는 내내 자신의 현재와 조니의 기억을 힘겹게 이어간다. 마치 기억하는 것조차 죄를 짓는 듯하다는 듯...
사람에 대해 기억한다는 것. <하모니 실크 팩토리>는 읽는 내내 기억과 사람이라는 두가지 단어를 머리에서 떨쳐 놓을 수 없게 한다. 어떤 사람을 알고 기억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 그것이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끝없이 의문을 가지게 하고 사실은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그저 그 사람과 나에 대한 것들만 기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것은 아닌지 조금은 냉소적인 생각을 하게 한다. 어쩌면 조니에 대해 그 세사람이 누구도 정확하게 알지 못했듯 사람들은 사람에 대해 누구도 전부를 알 수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누군가를 다 알수 있다는 자만심대신 내가 알 수 없는 그 어떤 것이 누군가에게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조금의 여지는 생긴 것이 아닐까? <하모니 실크 팩토리>의 조니 림이 평생을 침묵으로 자신을 설명하지 않았던것 처럼, 내 주변에도 침묵으로 자신을 포기하는 이가 없는지, 한번쯤은 돌아보아야 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이야기가 바로 <하모니 실크 팩토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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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커튼과도 같은 겉표지가 인상적인 하모니 실크 팩토리는 말레이계 영국인 저자인 타시 오의 작품이다.
하모니 실크 팩토리는 킨타 협곡의 조니 림이라는 남자의 직물공장이다. 조니 림이라는 인물은 킨타 협곡의 전설이었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미스터리 하다. 조니 림이라는 인물을 소개하는 이 소설은 화자가 셋이다. 그의 아들 재스퍼와 아내 스노, 그리고 영국인 친구 피터이다. 우리가 타인에 대해 아는 사실이란, 우리가 믿는 기억이란 그것이 곧 진실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은 말한다. 전지적작가 시점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긴 호흡의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조니 림이라는 인물에 대해 재구성하고 또 재구성하는 작업을 거쳐야만 한다. 20세기 전만 말레이시아는 초기 영국의 식민통치에 이어 일본군 점령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이 때, 조니 림은 처음 등장한다. 조니 림의 어린 시절과 결혼까지의 시기를 이야기 하는 화자는 첫번째 화자인 아들 재스퍼이다. 재스퍼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차가운 냉혈한이며, 사기꾼이고 살인자이다. 조니 림는 아들에게는 전형적인 악인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술수를 부려 마을에서 가장 부유하며 명망있는 집안의 아름다운 딸과 결혼을 한 조니. 일본군에게 마을이 점령당했을 때는 일본에 맞서는 척 하면서 동포들을 죽음으로 몰고가게 한 조니. 그런 사람이 바로 아버지라고 재스퍼는 고발한다.
두번째 화자는 아내 스노이다. 아들의 이야기에서 보였던 스노는 얌전하고 귀한 양가집 규수이다. 그러나 본인의 입으로 털어 놓는 이야기에서는 조금 다르다. 조니에게 먼저 말을 건넨 것도, 여태껏 보아 온 사람들과 다른 조니에게 관심을 보인 것도, 결혼을 하고 싶어했던 것도 스노이다. 적극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여인이 스노였다. 그런 스노가 보는 조니는 열등감과 성적장애를 가진 고개숙인 슬픈 남자였을 뿐이다. 부유한 가정이었으므로 스노의 집에는 영국인들도, 일본인들도 드나들었다. 스노의 부모님들은 대놓고 조니를 무시했고, 스노의 부모, 영국인, 일본인들 사이에서 조니는 한 없이 작아졌다. 아는 것도 없는 무식한 직물장사꾼이 조니였던 것이다. 한 때의 호기심으로 조니를 사랑한다고 믿었지만 스노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너무 열등감에 휩싸인 나머지 스노의 곁에서는 숨조차 쉬지 못할 만큼 작아져버린 남자가 바로 조니였다.
세번째 화자는 영국인 친구인 피터이다. 허풍도 있고, 일생에 친구라곤 없었던 피터가 처음으로 친구라고 여겼던 인물이 바로 조니이다. 그가 바라보는 조니는 공산주의자라는 자신의 처지와 곧 일본군들이 몰려올 곳에서의 미래, 절박한 현실..그리고 아내에 대한 걱정으로 어두운 표정을 한 순박한 아시아인이다. 자기의 아내와 집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오묘하게 빛나는 실크를 보여주며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비록 더듬거리는 영어였지만 눈에 빛을 내며 이야기 하는 이가 바로 조니 림이었다. 일생에 단 하나뿐인 친구였지만 피터는 결국 스노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고 만다. 그로 인한 죄책감..피터는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에서 자신을 찢어낸다. 스노의 어깨에 자신의 팔이 얹혀져 있는 사진...그 사진은 재스퍼가 본 사진이다.
조니림을 평가하는 아들의 말투는 차갑고 냉정하고 신랄하다. 단두대에 죄인을 세우는 판사와도 같다고나 할까? 그의 기억은, 그가 보는 조니림은 조니림의 어느 부분이었을까?? 세 명의 화자가 모두 주관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어떤 부분이 진실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세 명의 화자가 이야기한 조니 림이라는 인물을 재구성해보면 조니림은 한없이 불쌍하고 가엾은 남자였다. 살아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했던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힘이 모자랐던 사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남기고 간 아들을 사랑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사람...
기억이 곧 진실은 아니다.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도 아니다. 나 자신조차도 나만 아는 나와 남만 아는 나, 나도 알고 남도 아는 나, 나도 그리고 남도 모르는 나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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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타 협곡의 전설이 되어버린 냉혈한 조니라는 악명 높은 한 남자의 진짜이야기... 우리는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얼마만큼 자세히 알고 있을까요? 어떠한 단편적인 것만 보고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러한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는데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주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모니 실크 팩토리... 특이한 제목과 표지로 인하여 처음 관심을 가졌던 도서인데 띠지의 "멋지고, 강렬하고, 대담한 소설. 완전히 빠져든다."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도리스 레싱의 찬사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궁금함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말레이시아의 밀림 협곡에 이름뿐인 직물점인 하모니 실크 팩토리의 사장 중국인 조니 림의 50년이라는 인생을 그의 아들 재스퍼, 아내 스노, 그리고 영국인 친구 웜우드 이 세사람의 시각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세 사람이 이야기 하는 조니 림의 전혀 다른데 아들 재스퍼의 눈에 비친 조니 림은 냉혈한에 배신을 밥먹듯이 하는 기회주의자 이고 이익을 위해서라면 범죄도 죄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서슴치 않고 실행하면서 뒷거래는 물론 그가 살고 있는 협곡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나쁜 사람입니다. 아내 스노는 부유하고 덕망있는 가문의 출신인데 강인한 모습에 반해 부모의 정혼자를 뿌리치고 조니 림과 결혼하지만 자란 환경이 너무 달라 두 사람은 물과 기름처럼 잘 섞이지 못합니다. 재스퍼를 낳고 세상을 떠났기에 22세의 짧은 생을 산 그녀의 짧은 일기로 남긴 일상을 보면 조니 림은 가족들과 쉽게 융화되지 못하는 주변인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국인 친구 웜우드가 기억하는 조니 림은 순수한 미소를 가진 성실한 친구이자 자신의 집에서 아내와 둘이서 살기를 원했던 소박한 청년입니다. 그리고 친밀함과 신뢰를 보여주는 행동에 믿음이 가는 친구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조니 림이라는 한명의 인간에 대한 평가는 천차만별인데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점도 있고 사람마다 보는 관점도 다를뿐더러 상대에 따라 앞에서 행동하는 것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을 보더라도 집에서는 장난도 많이 치고 웃기는 행동도 많이 해 친근한 모습을 많이 보이지만 밖에서는 이러한 모습은 전혀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첫인상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은 인간은 겉모습만으로도 벌써 한사람의 모든 것에 대한 평가를 거의 끝내버린다는 것인데 자신이 알고 있는 겉모습이 한 사람의 모든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양한 시선에서 깊이있게 잘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조금 지루한 느낌도 없지 않았습니다만... 문득 평소에 이웃사람들에게 착하고 성실한 사람으로 비춰졌던 사람이 상습적인 범죄자 였다는 사건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시간은 공허함 위에 빈 테이블을 겹겹이 덮고 있는 실크처럼 쌓여간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 천뿐이다. 테이블은 여전히 가려져 있다. - 책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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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니 매혹적인 붉은 표지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하모니 실크 팩토리' 무언가 심오한 뜻이 있을 줄 알았는데, 첫장에 그 이름의 의미가 드러났다. (내용누설을 최대한 자제위해 비밀^^) 일단 기대작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었고, 들어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웬지 그냥 끌렸다는 말 뿐이 할 수 없다.
내용은 1940년대 격동의, 말레이시아 어느 협곡을 무대로 벌어지고, 조니라는 인물에 대해서 총 3부로 이루어져 각기 다른 화자들을 사용해서 그를 풀어내고 있다. 공산주의자로... 살인자로... 모반자로... 또는 사기꾼으로 여러가지 모습이 보이는 그는 각부마다 새롭게 보여서 의구심이 들게 된다. 여러가지로 수수께끼에 가까운 그의 모습은 회상과 대화 그리고 흐름으로써 풀려지는 형식의 작품이었다. 분량이 두꺼워서 솔직히 처음에 펼쳐보기가 힘들었는데, 의외로 몰입감은 있었다. 구성이 좋다고나 할까? 관음증적 비꼬임과 미묘한 미스터리가 살짝살짝 엿보이는게 장점인 이 작품은 독특한 구성과 서술 스타일이 실험적인 느낌도 들어서 신선한 느낌도 들었다.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바가 전부는 아니다!' 그 말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떠올랐는데, 아마도 그것이 주제가 아닐까, 말하는 바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조니가 궁금하면 연락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