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든 프레이저가 주연한 '미이라'에서 볼 수 있듯이, 미라는 공포영화의 소재로서 모습도 혐오스러운 끔찍한 존재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생명체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데, 종교적 이유나 내세에 대한 믿음으로 억지로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유지하려는 것은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거부감 때문일 것입니다. 흔히 미라라고 하면 이집트의 아마포 붕대에 감긴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만, 전세계적으로 미라는 발굴되고 있습니다. 이집트뿐만 아니라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의 늪지대에서 수천 구의 시체가 미라화된 형태로 발견되고 있으며 멀리 떨어진 남아메리카의 고산지대에서도 인신공양된 어린이 미라들이 추위와 건조한 기후로 말미암아 죽어서 수천년이나 지난 뒤에서 생생한 모습으로 현대인들의 눈 앞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작년 우리나라에서도 400여년전의 숨진 임산부와 태아의 미라가 발견되어 학계의 주목을 끈 바 있습니다. 미라는 그 존재 목적에서 인위적인 미라와 기후에 따른 자연적 미라로 나눠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인위적인 미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고대 이집트의 미라며, 현대에 들어와서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미라가 있습니다. 바로 사회주의 국가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레닌, 스탈린 등 사회주의 지도자의 시신입니다. 자연적으로 미라화된 시신은 톨룬인으로 대표되어 유럽 늪지대에서 발굴되고 있는 고대 게르만인들의 미라와 안데스의 고산지대에서 발굴되는 고대 잉카인들의 미라입니다. 이들은 늪지대의 화학작용이나 고산기후의 영향으로 인해 종교적 혹은 다른 이유로 살해되어 자연적으로 미라가 되었습니다.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이거나 미라들은 죽어서나마 평화롭길 원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과학자들은 연구라는 명분으로 고대인들의 무덤에서 미라를 꺼내어 각종 실험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정치적, 인종적 필요에 의해 이용되기도 합니다. 19세기 말 유럽인들이 흑인이나 비유럽계 인종에 비해 우월하다는 것을 미라의 두개골 크기로 증명하려는 시도도 있었으며, 나치는 늪지대에서 발견된 두명의 껴앉고 있는 남자 미라가 동성애자였기에 처벌당했다며 당시 동성애자를 탄압하는 구실로 삼기도 했습니다. 또한 레닌은 자신의 시신이 온갖 방부제 처리를 당하고 유리관 속에 잠자는 듯 누워있는게 그리 달갑지 않을 것입니다. 페루의 고산지대서 발견되는 어린이 미라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신께 바쳐졌습니다. 가급적이면 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에 올라가서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사제들이 건네준 치차맥주와 코카잎으로 조금씩 감각을 잃으며 죽어갔을 겁니다. 현대에 와서 매스컴의 돈벌이나 과학적 연구라는 명분으로 또 한번 그들을 죽이고 있는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