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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읽지 못했던 전우치전
"뜻밖에 읽지 못했던 전우치전" 내용보기
강림도서관의 책나눔 이벤트에서 받은 책이다. 이 시리즈의 책이 20여 권 나왔는데, 대부분 거의 새책이라고 할 만큼 양호한 상태였고, 내용은 물론이고 해설 등의 편집도 좋았다. 이렇게 훌륭한 책들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이 넘도록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책을 읽고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몇 가지 적어 보겠다.   첫째, 이 책을 이제야 만난
"뜻밖에 읽지 못했던 전우치전" 내용보기

강림도서관의 책나눔 이벤트에서 받은 책이다. 이 시리즈의 책이 20여 권 나왔는데, 대부분 거의 새책이라고 할 만큼 양호한 상태였고, 내용은 물론이고 해설 등의 편집도 좋았다. 이렇게 훌륭한 책들임에도 불구하고, 한 달이 넘도록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책을 읽고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몇 가지 적어 보겠다.

 

첫째, 이 책을 이제야 만난 것이 의외였다. 이 시리즈를 통해서 읽은 책이 홍계월전, 금방울전인데 두 작품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교과서에서도 거의 언급이 안 되고 있다. 그에 비해서 『전우치전』 은 교과서에서 자주 언급된 것으로 기억한다. 『홍길동전』의 영향을 받았거나 모방작으로 흔히 이 책을 거론하고 있다.

 

나는 학창 시절에 도서관에 있는 고전소설은 대부분 읽었는데, 이상하게 『전우치전』은 만날 수가 없었다. 여러 출판사의 고전소설 전집에서도 『전우치전』은 보지 못한 듯하다. 나로서는 읽고 싶었지만 책을 만나지 못해서 읽지 못한 드문 경우인 셈이다. 교과서에 언급될 정도로 이름난 작품인데,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숙향전, 숙영낭자전, 유충열전 등은 여러 출판사에서 책으로 나왔는데, 이 책은 왜 선정이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둘째, 전우치의 이미지가 홍길동보다는 차돌바위에 가까운 듯하다. 차돌바위는 소설 홍길동전이 아니라, 신동우 화백의 만화 작품인 『풍운아 홍길동』에 나오는 인물이다. 차돌바위는 홍길동의 제자가 되는 소년인데, 모범생 타입의 홍길동에 비해서 덤벙거리면서 익살맞은 캐릭터이다.

 

흔히 전우치전을 홍길동전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는데, 나의 느낌으로는 전우치는 홍길동보다는 차돌바위에 가까운 듯하다. 전우치가 가끔 어려운 이를 돕는 경우도 있으나, 장난기가 도처에서 발견되곤 한다. 또한 홍길동은 자력 또는 스승을 만나서 도술을 익히는데 비해, 전우치는 여자로 변신한 여우를 속여서 구슬을 빼앗은 뒤에 신통력을 얻는다.

 

허균의 홍길동에서는 자력으로 연마해서 도술을 익히고, 정비석 작가의 소설이나 신동우 화백의 만화에서는 스승을 만나서 연마 끝에 높은 경지에 이른다. 그에 비해 전우치는 여우를 속여서 구슬을 뺏음으로써 신통력을 얻었으니 불로소득이라고 할까? 허균, 정비석, 신동우의 작품에서 홍길동은 전형적인 의적인데, 전우치는 악행을 행하지는 않지만 얄개에 가까운 장난을 자주 보인다. 전우치의 캐릭터는 홍길동과는 상당히 다른 이미지의 캐릭터인 것이다.

 

셋째, 실존 인물인 서경덕이 등장한다. 전우치 역시 실존 인물이라고 하며, 두 사람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생존했던 인물들이다. 물론 두 사람이 실제로 상봉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전우치와 서경덕을 연결시킨 것은 작가의 재치라고 본다.

 

설화에 의하면 서경덕은 황진이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고, 오히려 그녀가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전우치 역시 서경덕의 도술에 굴복해서 제자가 되고 있다. 비록 작품 속이지만 당대 최고의 미녀와 도사를 제자로 두었으니, 서경덕에 대한 조선 민중의 사랑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전우치는 홍길동보다 더 인간적인 매력적인 캐릭터인 듯하다. 혹시 전우치전이 드라마화된다면, 그 시기에 살았던 서경덕, 황진이, 임꺽정 등을 모두 등장시킨다면 흥미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넷째, 등장인물과 배경을 요약하여 소개하는 이 시리즈가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의 주요 배경들인 궁궐, 세금사, 서경덕이 살던 야계산 등을 이런 형태로 표현했다. 지도상으로 궁궐, 세금사, 야계산, 화산 등이 저렇지가 않다. 다만 저렇게 공간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표현하니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작품 이해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출판사나 현대어로 옮긴 작가는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이 시리즈를 기획한 듯한데……. 내 생각으로는 청소년은 물론이고, 고전문학에 관심이 있는 성인 독자들에게도 유용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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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3 2023.11.17. 신고 공감 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