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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져서 그런가 왠지 긴장감을 유지해야하는 추리 소설보다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책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게 이 책이었다. 청춘소설, 살인이나 범인 잡기로 인한 긴장감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고통을 겪는 아이들, 그로 인해 성장해 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끌렸던 것이다.
료이치 또한 학교를 다니며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죽음을 늘 생각하는 점을 제외하고는. 조금 우울해 보이는 경향이 있긴 해도 그는 분명 평범한 소년이었다. 어느 날 야구부 에이스인 데쓰야가 그에게 시합을 촬영해 줄 것을 부탁한다. "목숨"이 달린 일이란 말에 료이치는 거부 하지 못하고 그의 시합을 촬영한다. 그리고 촬영본을 가지고 데쓰야와 함께 병원엘 찾게 된다. 그곳엔 그들과 동갑내기의 여자 아이,나오미가 입원해 있었다. 그녀는 빛나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병으로 인해 시들어가고 있었다. 입시로 인해 고민 중이던 료이치에게, 살것인가 죽을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던 료이치에게 그녀는 확고부동한 결심을 하게 해 주었다.
열 다섯. 일반적인 경우라면 중학교에 다니고 있을 나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동갑내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고, 선생님들께 주요 수업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낼 나이. 료이치 또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는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늘 "죽음", 더 확실하게는 "자살"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차피 모두 죽어버린다"라는 문장이 그의 머리 한 켠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집이 가난하여 삶이 힘든것도 아니었고, 누군가가 그를 괴롭히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그에게는 지금이, 당장의 현실이 뭔가 무겁고 힘겨웠으리라.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동갑내기 나오미는 꿈을 꾸고 싶어도 병에 의해 꿈 길이 막힌 아이였다. 료이치는 병문안을 가서 그녀에게 "자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버린다. 나오미는 말한다.
"나에게 주어진 리스트에는 병, 병, 병, 이것밖에 없어. 자살할 권리도 없어. 왜냐면 자살해도 사람들은 병 때문이라고 생각할 거잖아. 자살이란 건강한 사람이 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놀라거든."
그리고 자신이 꿈꿔왔던 것들에 대해서 말한다. 그 중 가장 아래 있었던 것은 데쓰야의 신부가 되는 것이라며 얼굴은 웃고, 눈엔 눈물이 흐르는 채로.
"가능성 있는 사람이 부러워. 자살에 대해 생각한다는 건 사치야. "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정확히 보지 못하고, 그래서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기쁨이 있었는지를 몰랐었던 료이치에게 나오미의 병과 그녀의 말은 커다란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녀를 좋아하게 된 그의 마음 또한. 그녀를 만난 후 료이치는 자신의 꿈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실천을 위한 힘도 갖게 되었다. 더불어 데쓰야 또한 커다란 상처를 갖게 되었지만 언젠가는 아물 상처였다. 그리고 그 상처로 인해 더욱더 강해 질 수 있을 것이다.
가벼운 내용이라 생각 되어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보게 된 책이었다. 그렇지만 역시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의 이야기인지라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다. 그렇다고 어른들이 살면서 겪게 되는 삶으로 인한 무거움은 없었다. 하지만 어른들이 느끼는 삶의 무게 보다 더 무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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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논할때면어 청소년기는 너무도 행복하거나 아님 외로운 시기이다. 자신의 감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할수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혼자만 이 세상을 살아가고있는듯한 기분에 취해 힘들어하고 이 세상을 다 가질수있을것같은 기대감에 흥분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시기 되돌아보면 참으로 밝게 빛나던 시기였는데 그때는 모른다. 지나고 나서야 알수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며 불안에떨고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 갈구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부족은 이 세상을 행해 나아가는 발걸음을 한없이 무겁게 만든다. 난 요즘 성장기의 방황을 시작한 큰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려 한다는 핑계로 성장소설을 만나곤하는데 그럴때마다 아이의마음 이전 내 학창시절의 추억에 젖곤한다.
아직까지도 나를 설레이게 만드는 사랑의 감정들, 너무 외롭고 지쳤다 싶을때면 세상에대해 품었던 원망들, 가족에대한 상채기들 지금에서야 편안하게 조우할수있지만 당시엔 참 많은 아픔들이었다. 사람이란 족속들이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것을 가지고싶고 원하게되는 욕심속에 살고있기에 항상 더 높은 곳을 향한 시선으로인해 힘들어한다. 또한 내가 뜻하고 원하는대로 살수없고 되지도 않는것이 세상이다. 그렇기에 당연하게하는것이 고민이요 방황이다.
고등학교 진학을 목전에 두고있는 세명의 소년 소녀, 료이치, 데쓰야. 나오미가 살아간 15살의 시간엔 이렇듯 아름다우면서도 안타깝고 애틋하며, 때로는 암울해지는 그 시절의 이야기가 있었다. 피아니스를 꿈꾸면서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시년이 없는 나약한 음악도 료이치와 소위 잘나가는 운동선수로 탄탄한 미래가 예고된 야구부 4번타자인 데쓰야는 전혀 어울리것같지않은 친구였다. 하지만 그 둘 사이엔 시한부생명을 선고받았지만 여전히 쾌활함을 유지하고있는 나오미가 있었다.
학교와 집 나오미가 입원해있는 병원 세곳의 공간속에서 한명의 소녀를 둘러싸고 2명의 소년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난 혹시나 깨질까, 상처날까, 다칠까 조마조마한 마음이었건만 그들은 실컷 아파하고 슬퍼하면서 다부지게 성장해가고있었다. 그 진솔한 이야기속엔 세상을 향해 본격적인 행보를 하는 시기의 고민과 아픔 그들다운 순수함과 진지함이 너무도 잘 표현되어있었다. 나만 바라보고 내고민속에 푹 빠져있기마련인 청소년시기에 나오미라는 존재가있어 두 소년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수있는 시선을 배워가고 상대방의 내면에 갑추어진 아픔을 볼수있게된다.
동급생의 자살을 마음에 담은채 그 뒤를 따르고싶었던 료이치는 죽음을 선택할수 없었던 첫사랑 나오미를 보며 사치스런 생각에서 벗어났으며 언제나 쾌할하고 자신만만하지만 아버지가 씌워진 굴레에서 벗어나지못할까 두려움에 휩싸여있던 데쓰야는 한사람이지만 각자에겐 달랐던 또다른 나오미의 죽음속에서 자신을 다잡고있었다. 그리고 두 남자의 배웅속에 사라져간 나오미는 사랑을 간직하고 갈수있어 마지막이 외롭지않았다.
지금은 너무도 아프지만 그 둘에겐 나오미란 존재는 언젠간 잊혀지는 인물일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때마다 항상 그자리에 머물러있는 그런 존재도 될것이다. " 살아 " "그래 살게" 라는 두남자의 마지막 대화엔 어떤 아픔이 있더라도 꼭 살아남아야할 이유가 있음을 앞으로 해야할일이 너무도 많음을 내포하고있었다. 그 시련이 있었기에 분명 이 둘의 미래는 더욱 밝아지리라....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그러하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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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것에 관해 나는 세가지 정도 의문을 갖고 있었다. 첫째, 피아노 치는 것은 좋아하지만 지금의 내 기량으로는 도저히 피아니스트가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 둘째, 설령 피아니스트가 된다 하더라도 그게 일이 돼버리면 기분좋게 피아노를 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청나게 고생해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됐다 한들, 죽어버리면 그걸로 끝이 아닌가 하는 것. 어차피 모두 죽어버린다. (73) 뭔가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는 나른한 오후, 이것저것 마구 찔끔거리며 뒤적여보다가 결국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인생의 무게에 짓눌려 비틀거리던 십대 소년에게 찾아온 사랑과 우정,이라는 문구와 왠지 모를 가벼움과 밝음이 느껴지는 표지때문에 나른한 몸과 마음으로 집어들기에 딱 알맞은 무게감의 책일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예상대로 책은 그렇게 술술 빨리 읽혔다. 근데 이유를 알 수 없었던 나른함이 조금 더 무기력함으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 이 책은 왜 이렇게 허무함으로 시작하는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열다섯살인 기타자와는 학교 야구부원인 데쓰야의 갑작스러운 부탁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기타자와는 친구로 지내기는 커녕 잘 알지도 못했던 데쓰야의 일방적인 부탁을 들어주면서 그와 친구가 되고, 그와 함께 데쓰야의 어릴적 친구인 나오미의 병문안을 가게 되고 그녀를 좋아하게 된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생이 겪는 입시에 대한 부담과 고등학교 진학문제로 고민을 하고, 자신과 친구들의 앞날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한다. 이것이 전부인 이야기의 줄거리는 그동안 많이 봐 왔던 일본 십대들의 연애소설과 그리 다르지 않게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았을뿐이다. 친구와의 우정, 친구의 여자친구를 좋아하게 되고, 그녀는 병이 들어 입원해 있고... 왠지 이렇게 줄거리를 늘어놓고 있으면 내용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십대들의 이야기인데 자꾸만 신파소설로 흘러가버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 출발점이 사춘기 소년들의 활기넘치는 학교가 아니다. 기타자와가 5학년때 들었던 같은 나이의 어린 소년의 자살과 그의 유언같은 허무함 가득한 메시지, '어차피 모두 죽어버린다'로 시작하고 있다. 죽음이라는 것과는 전혀 관계없을 것만 같은 그 어린 소년이 지독한 허무에 빠져 '어차피 모두 죽어버린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살을 해 버렸다는 것이 자꾸만 마음을 더 밑으로 가라앉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 것은 아니다. 기타자와는 그 말을 마음에 담고, 그에 대한 의문과 답을 찾아 살아가고 있을 때, 친구 데쓰야와 나오미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삶은 어차피 죽어버리는 결론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추억을 간직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기억하며 아무리 괴로워도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이치고 동맹을 맺은 청춘들의 약속이고 우리 모두의 삶의 태도가 될 것이다. 나는 너랑 만났고, 이 병은 아마 낫지 않을 거야. 그게 현실이야. 그래도 난 욕심쟁이니까, 지금 상황에서도 꿈을 꾸고 싶어. 데쓰야가 있고, 네가 있고, 그리고 병이 싹 낫는 거야. 그럼 어떻게 될까? 괴로운 일이 생길지도 몰라. 남한테 상처주거나, 상처입고 원망하거나, 혹은 여러 가지 슬픈 경험을 하거나. 그리고 아마 울면서 이게 산다는 거구나 하고 생각하겠지. 괴로워도 좋으니까 살아 있고 싶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나한테는 선택할 권리가 없어. 드라마가 시작됐는데 클라이맥스가 오기 전에 채널이 바뀌어버려.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난 운명을 원망만 할 순 없어. 운명이 널 내 앞에 데려왔거든. 그러니까, 난 이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해.(187-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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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의 청소년에게 가장 힘든 문제는 무엇일까? 이야기는 학교와 병원 그리고 피아노학원이라는 공간을 오가며 흔한 청소년 소설과 유사한 분위기를 띠지만 기타자와의 심경을 아주 세밀하고 심도있게 잘 잡아내어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낸다. 아직 세상을 모르면서 세상에 대해 가지는 막연한 두려움.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얻지 못해서 늘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의 상태. 또 한편으로는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어른들의 사는 모습과 현실.
기타자와는 자신의 진로문제를 결정짓고, 어머니의 허락을 받아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비록 모두의 삶이 죽음으로 끝날지라도 삶의 과정들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한다. 나오미의 죽음을 뒤로 하고 병원을 나서며 두 소년은 나오미를 영원히 잊지 말고 살자는 이치고동맹을 맺는다. 피아노에 감정을 싣고자 하는 섬세한 소년 기타자와와 활달한 데쓰야의 자기 표현과 고민 방식이 대조를 이루며 나타나지만 누구에게나 고민이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도 비숫한 상황이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기타자와와 같은 근본적인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다. 자신에 대한 확신과 사랑이 생긴다면 인생은 다시 아름다워질 것이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기타자와처럼 현명하게 삶에 대한 목표와 의욕을 되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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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게 된 계기는 '4월은 너의 거짓말' 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지금 리뷰하고있는 이 책, '이치고 동맹' 소설을 오마주 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건데 정말 '4월은 너의 거짓말'과 비슷하거나 똑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4월은 너의 거짓말' 中 - "나랑 같이 죽지 않을래?" 이 대사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여자주인공의 대사로서 이 책을 읽지 않았던 저로선 너무나도 그 말에 담긴 의미가 궁금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구매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피아니스트가 꿈인 '기타자와 료이치', 야구부 '하네기 데쓰야', 시한부 인생 '우에하라 나오미' 이 세 사람이 그려나가는 청춘 이야기는 저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료이치와 데쓰야가 이치고 동맹을 맺는 부분이었습니다. 나오미를 위해 100살까지 살자며 맺었던 동맹. 그 부분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나오미는 죽게 되지만 이치고 동맹을 맺은 두 사람은 나오미를 위해 오래오래 살기로 마음먹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정말 슬픈건 아니지만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지는 그런 청춘 소설이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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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랑과 죽음을 동시에 경험할 때 강렬한 무언가를 느낀다. 죽음은 본인의 죽음과 타인의 죽음으로 나뉘고 이 두 경험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나오미는 신체의 아름다움을 잃으며 죽음이 다가옴을 알고서 절대적인 외로움을 느끼고 현재 자신이 좋아하는 애가 언제나 함께했으면 한다. 그렇기에 나오미가 말한 ‘나랑 같이 죽지 않을래?’의 무게는 너무나 무겁다. 기타자와는 자살을 생각하던 시기에 나오미를 만나고, ‘나랑 같이 죽지 않을래?’의 무거움은 그의 머릿속에 관념으로만 존재하던 죽음에 무게를 부여한다.
이처럼 사랑과 죽음의 강렬함을 겪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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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참 재미있네요. 조금 두꺼워서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줄 알았는데요. 한 10시간 걸렸네요. 어떤 책에 따라서 얇은 책이라도 잘 읽히지 않는 작품이 있는 반면에 이 작품은 술수 넘어갔다고 해야 하나. 막힘없이 빨리 읽혔네요.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전에 읽었던 게임소설(게임 SF 소설)을 장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그렇게 간단히 볼 수 없는 것이 추리소설을 바탕으로 게임소설이라는 장르가 더해진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장르가 아닌 두 개의 장르가 잘 조화가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정말 끝내주는 작품인 것 같아요. 작품은 처음과 끝 부분이 맞물리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약간의 여운 같은 것이 있네요. 과연 우에스기 아키히코는 어떤 상태였을까? 자꾸만 의문이 생기네요. 더군다나 우에스기가 정말로 자살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 과연 그 상태가 게임 속 상황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게임 속이라면 단순하게 게임오버이겠지만. 만약, 만약에라도 현실이라면 조금은 끔찍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소설인데도 걱정이 됩니다. 아, 나도 이 소설에 너무 빠져서 가상현실을 진짜 현실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네요. 나도 우에스기처럼 가상인지 진짜 현실인지 헷갈려 하는 것 같네요. 아, 빨리 이 소설 치워야겠어요. 너무 위험한 소설 같네요. 우에스기 아키히코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 우에스기 아키히코가 소설 속에서 죽는지 살아남는지는 미지수다. 자살을 할지도 모르니까. 우에스기 아키히코는 취직을 해야하는 대학 4학년. 아니 지금은 그냥 프리터라고 해야 할까. 그러면서 4학년 졸업당시 쓴 <브레인 신드롬>이 어떤 게임회사와 계약하기에 이른다. 그 후에 이 곳에서 게임을 테스트하는 테스터로서 살게 되는데.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인물까지 가상의 캐릭터였을까 일단, 나나미와 히메다는 가상의 캐릭터. 이것도 지금은 확신할 수 없다. ‘기미코’라는 인물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으니 가상의 캐릭터라고 믿을 수밖에.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소설속 인물들을 믿을 수가 없다. 어떤 인물이 과연 가상으로 만든 게임 캐릭터인지. 아, 미치게 만드는 소설이다! 과연 ‘리사’라는 인물은 살아 있을까? 아니면 죽었을까? 이것도 상당히 의문이 든다. 나중에 기미코가 리사를 보여주는 하지만, 그 상황이 가상인지 아닌지도 확실하지 않으니. 아직 ‘리사’의 생존 여부는 알 수 없다. 정말 알 수 없다. 도입부분. 도입부분은 저작권 사용 계약서로 시작된다. 사실 이 사용계약서는 내용인지 몰랐다. 그래서 처음에는 읽어보지 않았다. 조금 읽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읽었는데 그 때서야 이것도 내용의 일부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이 사용계약서가 언제 작성이 되었는지 보니 ‘1991년 2월 10일’이다. 옮긴이의 말에는 2011년에 번역이 끝난 것으로 적혀 있는데. 음. 모든 게 믿을 수가 없군. 이 사용계약서조차 믿을 수가 없다. 정말로 이 소설만큼 믿음이 안 가는 소설도 없을 것 같다. 상당히 두꺼운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가 흐름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흐르는 바람에 빨리 읽을 수 있었다. 간혹 다른 작품을 읽다보면 읽는데 난항을 겪기도 하는데. 이 소설은 그렇지 않았다. 너무나 재미있었고, 푹 빠지게 하는 작품이었다. 아, 이 작품 빨리 내 눈에서 사라지게 해야겠다. 이 작품이 생각이 나면 안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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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청소년 문학은 언제나 시선을 끈다. 아이들에게 먼저 읽혀 주고도 싶지만 내가 다시 읽어보고 싶어한다. 청소년 문학을 읽으며 아이들의 생각들을 조금쯤은 공감할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생각을 모르고 아이를 대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기에 청소년 문학을 즐겨 읽는다. 아이가 읽고 난 책을 들춰보고 있는데 뒷 표지에 적힌 몇가지의 추천도서와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다는 글에 '어떤 책이기에,,,,'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열다섯 살의 료이치가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을때 야구부 4번 타자인 데쓰야가 나타나 다짜고짜 료이치에게 자기의 야구시합을 비디오로 찍어 달라고 한다. 친한 친구가 아니었지만 한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다는 말에 승낙을 해버리고 만다. 시합을 비디오로 찍고 같이 병원으로 가 한 여자아이를 만난다. 병원에서 료이치는 아픈 사람같지 않게 활달하고 명랑한 나오미를 만나게 된다. 료이치는 아직 어리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한다. 자살한 아이의 집근처에서 그 아이가 남긴 낙서를 보기도 하고 자살한 사람이 쓴 책을 즐겨 읽는다. 하지만 죽음을 눈 앞에 둔 나오미를 보며 자신의 죽음에 대한 고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넌 뭐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잖아. 너는 내일도 그 다음 내일도 있잖아!" 라고 말하는 나오미의 말에 자신이 얼마나 철부지 같았는지를 깨닫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피아노 연습도 열심히 해서 엄마로 부터 음악고등학교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게 된다. 아직 어린 열다섯 살들의 아이들 이지만 우리가 왜 살아가는지,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글이다. 어른인 나나 어린 아이들이나 자신의 고민이 제일 클거라 생각하지만 돌아보면 자신의 고민은 얼마나 하찮은 것이었는지 깨닫게 될때가 있다. 이처럼 생의 갈림길에서 보면 더더욱 그렇게 된다. 우리가 아직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 내일이 있기에 희망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신한테 희망이 없다고 여길지라도. "살아" "그래. 살게." 데쓰야와 료이치의 이 대화가 귓가에 어른거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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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교에 다니던 나에게 중학교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졸업 동기가 8명에 불과했던 초등학교와 달리 무려 반이 두 개나 되었고 1학년은 80명이었다. 그렇게 많은 또래 아이들을 만나본 것도 처음이었고 2학년 3학년 선배들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철없던 나는 단박에 짝사랑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자주 짝사랑 하는 사람이 바뀌었고 꼭꼭 숨기거나 너무 티 나게 드러내거나 극과 극을 달리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기억나는 아이가 한명 있었다. 나와 장난치다 코피를 터트렸던 아이, 내가 짝사랑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전학 가버렸던 아이. 그런 아이를 6년 뒤 19살의 끄트머리에 다시 만나게 되었고 나는 또 바보 같이 짝사랑에 빠져버렸다.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그 아이와 잘 된 다거나 뭐 그런 일이 있어야 하는데 내 짝사랑은 6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그 아이 생일에 맞춰 고백하기 며칠 전, 다른 여자아이에게 고백을 받고 사귀기 시작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단박에 그 아이와 연락을 단절하고 절망에 빠져버렸다. 몇 개월이 지나서 나에게도 남자친구가 생겼고 그 아이는 무려 8년의 연애를 했지만 결국 헤어졌다. 그 아이의 이별 소식이 들렸을 땐 나에게 남자친구가 없었다. 서로 뜻이 맞았다면 잘 될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더 이상 풋풋한 20살의 내가 아니었기에 더 이상 그 아이가 남자로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틈틈이 연락을 하며 지냈고 서로의 결혼 소식을 전하며 출산 소식을 듣는 사이가 됐다.
왜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지난 이야기를 들춰낸 것일까? 아마도 이 책 속의 사춘기 아이들의 연애와 우정 이야기를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의 나에게 혼자만의 일방통행이 아닌 소통할 수 있는 연애였다면. 결과가 어찌 되었던 간에 숨통이 트였을 것 같다. 나를 잘 몰라도 내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친구가 곁에 있다면. 뜬금없이 내게 다가와서 친구가 되어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친구가 있었더라면 당시의 나도 덜 외로웠을 거란 생각이 든다. 어느날 갑자기 료이치 앞에 나타난 데쓰야. 야구부인 데쓰야는 료이치에게 다짜고짜 자신의 시합을 비디오로 찍어 달라고 한다. 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한 료이치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고 급기야 암 투병중인 나오미라는 여자아이까지 만나게 된다. 이렇게 갑자기, 묘하게 친구가 된 세 아이들의 이야기는 담담하면서도 맑게 그려지고 있었다. 암 투병중인 나오미에 대한 연민을 차치하고라도 이러한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춘기의 순수한 절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들의 연애와 우정에 관해서만 그려냈다면 지금껏 종종 만나온 청춘소설로 치부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아픈 이가 등장하는 소설도 만나봤지만 죽음에 대해서 이렇게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받아들이는 이야기는 흔치 않았다. 그래서인지 딱 고만한 사춘기 아이들 같으면서도 때론 인생을 거의 다 살아버린 애 늙은이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죽음이라는 것을 목도하고 있고 어쩌면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상대방에 가 닿지 않더라도 그 행위만으로도 행복하고 아름답게 보였던 적이 내게도 있었을까? 자연스레 마음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의 나는 얼마나 이기적인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조건 없이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마음. 상대방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친한 친구가 좋아하더라도 그런 마음이 드러날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는 과정에서 도리어 내가 힘을 얻었다.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어쩜 행운이기도 하면서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료이치는 데쓰야를 통해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나게 되었다. 나오미 또한 데쓰야를 통해 료이치를 알게 되고 데쓰야는 료이치를 통해 나오미를 또 새롭게 보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만남이 어떠한 결과를 낳던지 간에 이렇게 손을 내밀어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다. 요즘은 친구 만들기가 얼마나 힘들던가. 기존의 친구도 지키기 힘든 요즘에 내가 손을 내민다고 아무렇지 않게 덥석 손을 잡아 줄 타인.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친구를 갈망했는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