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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변경의 히페리온이라는 행성에 파괴의 신 슈라이크가 있다. 연방의 적인 아우스터가 히페리온 쪽으로 접근해오는 중, 그를 만나러 가는 순례를 떠나는 순례자 일곱. 슈라이크를 만나러 시간의 미궁으로 떠나는 순례자는 모두 죽게 되지만 소수로 떠나는 순례자 중 한 명의 소원은 들어준다는 전설이 있다. 전쟁을 코앞에 둔 채 사실상 마지막 순례를 떠나는 그들은 한명씩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순서대로 그들은 자신과 슈라이크 사이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순례자 각각의 이야기는 모두 절절한 자기 고백이자, 그들의 신앙, 가족에 대한 헌신과 애정, 사랑, 복수,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모든 종족을 죽이는 인류의 이야기까지 익숙한 이야기 원형에서 시작해 자신만의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며, 전체의 일부분이 된다. 이야기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그들이 시간이 미궁에 점차 가까워지고 이 전체의 이야기도 점점 고조되어 마지막 영사의 이야기가 모두 끝났을 땐 아우스터와 연방, 슈라이크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 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책이 그들, 순례자의 이야기가 모두 끝나고 다 같이 손 잡고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시간의 미궁으로 향해 내디디며 끝나고 그래서 그들이 어찌되는지 그 뒷부분은 이 책의 2부 히페리온의 몰락에서 이어진다는 거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정말 비명이 나왔다. 악! 636페이지나 되는 이 두꺼운 책이 끝이 아닐 줄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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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 스페이스 오페라의 정점. 나는 정말 잘난 작가들이 좀 잘난 체하며(매우 주관적임) 쓴 책에 끌린다. 책 속에 고전과 역사와 과학적 지식이 용트림하듯 얽혀 있으면 도전의욕도 불끈 솟는다. 이 책이 그렇다. 거기에다 나는 막연히 우주를 좋아라 한다. 어린 시절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고 누웠다가, 뭔가 가슴에 채워지길 기다리느라 안절부절 못하고 벌떡 일어나곤 했던 추억이 되살아왔다. 그 시절의 어느 기간 나는 외계인과의 컨택트를 기다리며 두 팔을 벌리고 밤하늘을 바라보곤 했다. 내가 갈망한 천체망원경이 내 부모들에게 씨도 안 먹히는, 가질 수 없는 선물이라는 사실에 실망하면서 시나브로 사라진 모종의 꿈도 생각났다. 결국 우주에 꽂혔던 내 시선은 또 다른 비현실의 공간, 그러면서도 지독히 현실적인 그리스신화로 옮겨갔다. 그런데 마침 이 책은 우주와 신화, 키츠로 대변되는 시인의 왕국(우리 모두의 유토피아)까지, 내가 삶의 곳곳에서 홀릭했던 모든 걸 만족시킨다. 덤으로 가슴 아픈 로맨스도 절묘하게 얽혀 있다. 그리고 그것들이 함께 인간과 지구와 환경과 미래를 향해 화살을 날린다. 데카메론, 켄터베리 이야기는 물론이고, 애드거 앨런 포 식의 전개와 구성이 대담하게 끼워넣어져 있고, 자못 흥미진진하다. 두려움의 실체이자 고통의 신이 강철과 크롬으로 됐으며 희생자들을 뾰족한 가시에 꿰어둔다는 유치한 설정이 책 속에서는 어찌나 두렵게 느껴지는지 참 희한하다 하면서 봤다. 작가 사이트에 들어가 독자들이 그려 보냈다는 그 신, 슈라이크를 구경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2편을 기다린다. 발 동동 구르며.
덧. 조니, 사랑스러운 사이브리드. 정말 멋진 존재는 늘 인간의 속성을 지닌 반(半)인간적 존재여야 하는 걸지.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 자식의 불치병을 고치려는 학자에게 우주의 숱한 행성에서 셀 수 없는 격려의 메일이 오지만 그 중 학자의 관심을 끌었던 단 한 통의 편지.
너무 힘에 겨워지면, 오십시오.p.357 |
| 십수년전 댄시먼즈의 작품들을 알게된 후, 번역되서 나오는 작품은 모두 읽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이야기꾼이며 수준높은 문학적 지식과 깊이를 모를 과학적인 상상력으로 스케일이 남다른 작품을 읽노라면 자동으로 가상현실에 입장하는 듯한 쾌감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 재미를 가끔 다시금 보고자 여러번 읽고 싶은 마음인데요. 본 작품 시리즈들도 이북으로 다시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양장본은 당근 갖고있지만 글자가 너무 작아서 이제 오십이 넘어서 노안이된 저로써는 읽기가 너무 불편합니다. 댄 시먼스 선생의 다른 번역본은 이북출간됐는데 왜 유독 이 명작시리즈는 디지털데이터가 성수림호에 실려서 날라갔는지 아님 채찍 레이저에 타버렸는지…빨랑 “ebook” 발간해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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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페리온
때는 먼 미래, 인류는 은하계로 뻗어 나간다. 호킹 드라이브 우주선이나 파캐스터 네트워크를 통한 이동은 인류가 헤게모니 연방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인류는 인공지능의 융합체인 테크노코어의 조언을 가장한, 사실상의 지배를 받고 있으며 헤게모니 연방은 많은 개척행성들을 월드웹에 합류시켰다. 한편, 인류 최후의 적으로 분류되는 아우스터는 히페리온이라는 행성에 집착하고, 아우스터와 월드웹은 접전을 앞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사는 헤게모니 연방의 CEO 메이나 글래드스턴으로부터 초광속 통신을 받는다. <당신은 히페리온에 돌아갈 사람으로 뽑혔습니다.>
난폭한 신은 일곱 명의 순례자 중 한 사람의 소원을 들어줄 것이고, 나머지는 죽을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이 전설에 희망을 거는 사람, 히페리온 행성에서 자신의 운명을 마무리하려는 사람, 자신의 뮤즈를 찾으려는 시인 등이 이 순례단을 구성하고 있다. 댄 시먼스의 <히페리온>은 제프리 초서의 <켄터베리 이야기>처럼 등장인물들이 돌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잔혹한 신 슈라이크는 어떤 형태로든지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있음을 알게 된다. 슈라이크는 정체와 그가 취하는 행동의 목적을 알 수 없는 유기체(무기체일까?)로서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을 지녔다. 그리고 왜인지 히페리온 행성의 시간의 무덤이라는 장소에 발이 묶인 듯 하다. <히페리온>은 바로 이 시간의 무덤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은 이야기이다.
첫번째 순례자의 이야기에서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쓴 건지 작가의 상상력이 놀라웠고, 주인공이 원치 않은 영생을 얻은 대가로 치러야 했던 고통이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태인의 이야기에서는 성경 속 이삭과 아브라함의 관계가 암시된다. 히페리온의 원 저자인 존 키이츠와 그의 연인 패니 브라운을 연상시키는 브라운 라미아(라미아는 키이츠의 시 제목)의 이름, 그리고 그녀가 슈라이크 교회의 <성모>라 불리우기까지 감춰진 이야기가 많다. 테크노코어와 옛 지구의 관계와 대치되는 타이탄과 올림푸스 신들과의 전쟁은 히페리온이 타이탄 중 하나였음을 상기시킨다. 대미를 장식하는 시리 이야기에서는 시간빚과 상관없이 이뤄지는 로맨스와 강제합병에 저항하는 세력과 문화, 사회, 환경문제까지 정치적인 이야기가 다뤄진다.
이 소설은 함께 하는 순례자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시간의 무덤으로 넘어가는 것에서 끝이 나는데, 그것은 원래 <히페리온>과 <히페리온의 몰락>이 하나의 책이기 때문이다. <히페리온>은 프롤로그나 마찬가지인 이야기이다. 다행히도 나는 품절되었던 <히페리온의 몰락> 초판 2쇄를 구입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 책을 읽어야 할 수 있을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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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게모니 연방의 외딴 행성 '히페리온'. 아직 연방의 손길이 완벽하게 미치지 않은 이곳에는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자연현상과 '고통의 신' 슈라이크가 존재하고 있는 수수깨끼로 가득한 행성이다. 인간의 과학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발달해 몇광년의 행성과 행성 사이를 옆 집 놀러가듯 '파캐스트'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 밝혀내지 못한 수수깨끼들이 훨씬 더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히페리온 행성의 '시간의 무덤' 과 살아있는 고통의 신 '슈라이크' 라는 존재였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날카로운 무기들을 모두 모아 만든것 같은 외형을 하고있는 슈라이크는 그 어떤 힘으로도 파괴될 수 없고, 설명될 수 없는 독특한 장에 둘러쌓여있는 '시간의 무덤' 의 주인이기도 하다. 슈라이크를 숭배하는 무리들은 스스로를 '순례자' 라 지칭하며 순례자의 무리들 중 한명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에 기대 끊임없이 죽음의 순례길을 떠난다. 들어간 사람들은 셀수 없이 많지만, 나온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는 시간의 무덤으로의 죽음의 순례길.
헤게모니 연방의 밖에서부터 쳐들어온 돌연변이 종족 '아우스터' 가 히페리온에 침공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슈라이크 교단은 최후의 순례를 감행할 7명의 순례자를 선별한다. 아우스터의 강력한 힘에 빗대어 생각해볼때, 히페리온은 명명백백 그들에게 빼앗길 것이고, 인류는 '우주를 멸망시키거나 완벽하게 뒤바꿀만한' 소원을 빌 수 있는 기회를 영원히 얻어낼 수 없을 것이다.
히페리온을 향한 최후의 순례길에 오른 성림 수도회의 우주선 '위드그라실' 의 테이블에 순례자들이 모여 앉았다. 우주선의 선장이자 성림 수도회의 고위사제인 헷 메스틴. 그리고 히페리온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영사, 가톨릭이라는 옛 지구의 기독교 분파의 사제인 레너 호이트, 수많은 전투에서 위명과 악명을 떨쳤던 페드만 카사드 대령, 수백년을 생존해 온 시인 마르틴 실레노스, 갓난 아이를 안고있는 대학 교수 출신의 솔 바인트라우브, 순례자들 중 유일한 여성이자 사립 탐정인 라미아 브라운, '스스로 순례를 선택할 수 있는' 자들만을 인정하는 슈라이크 순례에 참여한 최후의 순례자들은 이들 일곱명이었다.
그들이 슈라이크를 만나면, 각자의 소원을 이야기 할 것이고 한명의 소원은 이루어지고, 7명은 죽을 것이다. 그것이 전설이었다. 바인트라우브는 이 전설은 '전설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 그것은 퍼즐이다. 7명은 각자 슈라이크를 만날 수 있는 퍼즐을 손에 쥐고 있고, 그들 중 한명은 올바른 조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는 퍼즐. 지금까지는 단 한명도 그 퍼즐을 갖고 있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반드시 있을것이다. 징벌의 신 슈라이크가 인류를 구원하든, 파괴하든 이번 순례자들이 최후의 순례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 한명은 반드시 그러한 소원을 가지고 있다. 우주와 인류를 몰살시키거나, 적어도 우주를 통째로 뒤엎을만한 소원.
만약 그 소원을 알아챈다면 7명 모두 슈라이크에게서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과연 누가 그런 소원을 가지고 있으며, 살아날 확률이 있을까? 아니, 애초에 이 7명의 '최후의' 순례자들은 어떻게 선택된 것일까? 영사는 그 실마리는 각자 자신의 삶을 이야기로 나누어 보면 퍼즐 조각을 찾아낼 수 있을것이라고 말한다. 다수의 동의 아래, 7명의 순례자들은 최종 목적지인 '시간의 무덤' 에 도착할때까지 순번을 정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기로 한다.
왠만큼 SF를 읽어본 사람이 아니면, 몇몇 개념들이 약간 생소할 것이다. 특히 '시간빚' 이나 '콤로그' 같은 개념은 깊이 생각하지 않거나 약간의 정보가 없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작가는 이런 개념들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반복되는 묘사를 통해 서서히 알아갈 수 있지만, 사실 이러한 개념들에 집착하지 않아도 좋다.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창조력과 상상력은 이런 공상 과학적인 개념들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어떤 새로운 개념들을 가져온다 해도, '인간' 과 '인생' 만큼 어마어마한 창조력과 상상력이 동원되는 것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사제부터 시작되는 액자방식의 이야기들은 모두 엄청난 몰입도를 보여준다. 특히, 각 이야기들의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면 말 그대로 숨쉬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흡인력이 대단하다. 그들의 이야기는 각각 호기심, 분노, 욕망, 부성애, 복수심, 사랑 등 인간의 여러 본성들이 특징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엄청난 설득력과 리얼함으로 풀려나가는 이야기들은 작가의 완벽한 창조물인 동시에, 셰익스피어, 키츠, 예이츠 등 영미문학의 위대한 문호들에 대한 거대한 오마쥬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의 삶의 이야기들은 엄청나기 짝이없는 상상력이 가득한 미래의 사회에서도 지금의 우리와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인다. 어쩌면,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결국 모든 인간의 삶은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배로 대륙과 대륙을 몇달동안에 걸쳐 이동하던 시대라고 해도, 행성과 행성을 며칠만에 이동할 수 있는 시대라고 해도 말이다.
자신의 의지로 죽음을 대면하러 가는 순례자들의 마음가짐은 각기 달랐다. 고통을 덜고자 하는 마음으로, 죽음을 '죽이러' 가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마음으로, 우주와 삶 전반에 대한 회의와 고통으로, 그들은 각각 죽음의 신이자 징벌의 천사 슈라이크를 향해 나아간다.
인간은 종교적인 존재이다. 아니, 신앙적인 존재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게 어떤 모습이든 인간은 신앙을 가지고 있다. 나처럼 하나님이라는 이름을 향한 신앙일수도 있고, 누구처럼 돈, 권력, 가족 등을 향한 신앙일 수도 있다.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종교성. 신앙과 삶에 대한 욕구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때문에, 이 책은 그 엄청난 흡인력에도 불구하고 책을 훌렁훌렁 넘길 수가 없었다. 한 챕터, 한 챕터, 한 인물의 이야기 이야기마다 최대한 정독하고, 쉬는 시간을 가지며 되씹어봐야 했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인간의 삶은 과거나 현재나 별반 나아진 것은 없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여전히 인류의 90% 가까이는 고된 노동으로 점철된 삶을 살것이고, 10% 정도는 문만 열면 다른 행성으로 갈 수 있는 집 안에서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사람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고통과 죽음이리라. 인간의 역사는 고통을 최소화하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간의 모든 과학과 기술은 그를 위해 발전한 것이고, 앞으로도 그것들만이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과학과 기술에 대한 맹신 역시 종교성, 혹은 신앙의 다른 모습으로 귀결될 것이 뻔하다.
결국 인류, 인간의 생의 힘은 아이러니하게도 죽음과 고통으로부터 나온다. 죽음이 없다면, 생의 가치와 기쁨은 느낄 수 없을 것이고, 고통이 없다면 행복과 기쁨의 가치 또한 느낄 수 없을 터이니 말이다. 오늘 살아있음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내일을 위해 소망하고 두려움에 담대히 맞서라. 그리하면 생의 기쁨이 있을지니.
PS. 진정한 '장르 소설' , SF, 판타지의 교과서이자 이정표와도 같은 이 작품은 상당한 볼륨에도 불구하고 완결되지는 않는다. 최후의 순례자 7명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시간의 무덤으로 향하면서 마지막장이 끝난다. [히페리온] 과 [히페리온의 몰락] 2부작을 [히페리온의 노래] 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작품은 히페리온의 노래 중 첫작품에 불과하다. 1990년에 휴고상을 수상한 히페리온이 이제서야 정식 번역본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기도 하다. 이 책 역시, 내가 좀 더 어렸을때 읽었더라면 이렇게 깊이 묵독할 수 없었을 터이기 때문이다. 어서 [히페리온의 몰락] 도 정식 번역본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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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시먼스의'히페리온'은 멀지 않은 미래의 우주전쟁 전야를 다루고 있다. 더 이상 지구에서 살지 않은 인간들은 새로운 행성개발에 힘쓰게 되고 헤게모니 연방을 이루게 된다. 헤게모니 연방은 적인 아우스터가 침략해오기 직전 '고통의 신'인 슈라이크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슈라이크 순례 단에 모이게 된 일 곱 사람들이 어떤 연유로 신비의 행성 히페리온과 '고통의 신' 슈라이크, 헤게모니 연방, 아우스터와의 얽힌 비밀을 각자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액자구조 형식을 취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왜 수많은 슈라이크 순례단 지원자들 중에서 뽑히게 되었는지, 이유를 짐작해가며 자신들의 과거를 들려준다. 쇠락해 가는 종교의 가톨릭의 사제 호이트, '브레시아의 도살자로 악명 높은 카사드 대령은 반복되는 꿈속의 묘령의 여인과 슈라이크와의 과거가 있는 가장 적극적인 인물이다. 옛 지구에서 태어난 시인 실레노스는 길고 긴 영욕의 세월을 보낸 인물로 슈라이크를 자신의 시의 뮤즈로 믿고 있는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고, 슈라이크 제단을 연구하던 고고학 연구원이었던 딸이 슈라이크에 의해 거꾸로 나이를 먹게 된다. 그 딸을 구하기 위해서 나선 유대인 학자 바인트라우브, 성림 수도사이자 성수선 선장인 매스틴은 비밀에 쌓인 인물로 등장하며 소설 중반에 묘한 단서만 남긴 채 자취를 감추는 인물이고, AI를 사랑한 탐정 라미아, 그리고 한때 히페리온에 주재했던 영사는 이야기 전체를 이끄는 인물로 등장하며 전체적인 이야기에 중심을 잡아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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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댄 시먼스는 <일리움>을 통해 접했습니다. 댄 시먼스가 SF거장중 하나인 할란 엘리슨의 추천을 받았던 인물이라는 것도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최근들어 굉장히 잘 나가는 작가이며, 이미 영화화된 작품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딴 거 몰라도 좋습니다. 우주에서 펼쳐지는 데카메론 히페리온은 데카메론 그 자체처럼 근사하고, 우아하며,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읽은 후의 뒷맛 또한 기가막힙니다. 함께 주문해서 읽었던 재미있는 모든 책들을 묻어 버릴 정도의 여운입니다.
*낯선 외국 이름과, SF특유의 복잡한 지명, 그리고 댄 시먼스 특유의 기술적 설명에 대한 불친절만 미리 대비하신다면 다른 준비는 필요 없습니다.
*특히 데카메론을 읽으셨던 분들께 강추합니다.
*실망하실 소수의 여러분들께!
SF책들은 절판이 곧 끝입니다. 어지간한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면 다시 발행되기 힘듭니다. 바로 헌책방에 보내지 마시고, 오래 묵혀두신다면 반드시 비싼 값에 파실 수 있을 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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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페리온"은 머나먼 외계 행성의 무시무시한 구석에 무시무시한 외계 괴물 같은 것이 있고, 이게 거의 절대자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데, 여기를 찾아 가고 있는 순례자와 같은 한 일행의 이야기를 다루는 SF소설입니다. 순례자 일행 각자의 사연들이 "데카메론"과 같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으로 과거 회상으로 펼쳐져 있는데, 대부분 SF물 아이디어들을 잘 살리는 재미난 것들이었습니다. 사람의 정신과 몸을 극단적으로 바꿀 수 있는 미래를 배경으로, 인성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궁극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게 뭔가, 어떤 것이 행복인가, 이런 것들에 대한 철학 소재들을 잘 엮어 두는 것입니다. 특히 이 소설은 이야기 전체의 배경과 어울려서, 구도적인 형식의 슬프고 엄숙한 신화 느낌이 깔려 있는데, 이것이 인물 한명 한명의 생동감 있고 실감나는 감정 묘사와 잘 맞아 떨어져서 통속적인 느낌마저 들 정도로 또렷한 이야기들 속에서도 내용들을 이야기할 때도 진지한 느낌이 물씬 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것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이 책 이야기의 장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렉" 영화판 시리즈 중에도 그런 것이 있었지만, 기본적인 이야기 형태가 절대자, 신을 찾아가서, "도대체 세상이 왜 창조되었으며 인간이 사는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물어보고 싶다는 종교적인 느낌을 SF 이야기로 잘 끌어낸 형태라는 느낌도 듭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주제가 그냥 밋밋하게 드러나는게 아니라, 가지각색의 인간적인 인생살이 이야기들 사이에서 슬며시 분위기 깔아 주는 형태로 나온다는 점이 묘미였습니다. 단점을 꼽아 본다면,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들 그러는 것처럼, 이 소설 한 편이 멋진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깔끔하고 통쾌한 결말까지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정말 신기하고 궁금하고 호기심 생기는 수수께끼, 도입부를 소설 전체에 걸쳐서 멋지게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답까지 주고 결말을 속속들이 다 알려 주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책이 나와 있는 것은 한편으로는 커다란 떡밥만 던졌을 뿐 정말 맛난 식사를 던진 것은 아닌 낚시꾼 같기도 하고, 김이 빠진다고 느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속편이나, 후속작에서 결론을 붙여 줄 수는 있겠지만, 이미 이런 형태를 취하고 있는 책이다보니 이에 걸맞게 후련하다는 생각이 들만한 속편/후속작을 맞춰 넣기도 어렵지 않겠나 생각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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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페리온은 토성의 위성 중의 하나다. 댄 시먼스의 [히페리온]은 우주전쟁의 벌어지는 소용돌이 속에서 영사, 사제, 대령, 학자, 시인, 탐정, 선장 등 일곱 명의 순례자가 히페리온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슈라이크 교단은 ‘시간의 무덤’을 방문하고 고통의 신 슈라이크에게 소원을 빌도록 수백 수천만의 신자들을 제쳐두고 그들을 선택했다. 그 안에는 헤게모니 연방의 적인 아우스터의 첩자가 있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모르는 상태다. 슈라이크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아니 슈라이크들은 어디에나 있는 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괴물이 수십 또는 수백 개 있다고 확신합니다. 슈라이크에 의한 사망 보고가 세 개 대륙 모두에게 들어왔습니다.(134쪽)
학자이자 거꾸로 나이를 먹는 딸의 아버지인 솔 바인트라우브는 순례자들에게 서로의 생존을 위해서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자고 제안한다. 그들은 돌아가면서 자신의 상처와 비밀을 이야기한다. 순례자 7인의 이야기는 각각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통합된 이야기이다. 인생을 살면서 고통의 바다를 건너지 않는 사람은, 고통의 신을 만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고통을 받게 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신 때문에, 누군가는 여자 때문에, 누군가는 딸 때문에, 누군가는 자신의 부족한 능력 때문에, 누군가는 자신의 생각대로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 때문에, 누군가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우리들의 일상은 우리들의 짐작대로 흐르지 않는다. 문명의 발전이 항상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순례자들은 전설로만 들었던 고통의 신 슈라이크를 만난다. 우주전쟁으로 언제 세상이 종말하지도 모르는 상황, 그 가운데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어떤 상황이든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히페리온]는 SF와 환상소설, 범죄소설, 연애소설, 가족소설, 사회소설, 종교소설 등 경계를 넘나드는 복잡한 내용의 소설이다. 스페이스 오페라, ‘먼 미래의 우주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모험’을 다른 소설이다. 이 책 [히페리온]과 [히페리온의 몰락]을 합쳐 [히페리온 노래]라고 부른다고 한다. [히페리온의 몰락]에선 일곱 순례자들의 운명이 판가름 나고 헤게모니 연방정부와 아우스터의 전쟁도 결말이 난다고 하는데 읽고 싶다. [히페리온]은 책도 두껍고 글씨체도 작아 읽는 일이 쉽지 않았다. 크로스 퍼즐을 보면 처음엔 포기하고 싶지만 하나씩 풀다보면 어느 순간 많은 부분이 채워진 칸들을 보게 된다. 자신감이 생긴 나는 나머지 칸들도 모두 채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히페리온]은 처음엔 포기하고 싶었지만 어느 정도를 넘고 나니 뒷이야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히페리온의 수도는 키츠다. [히페리온]은 영국 시인 존 키츠와 그의 시 ‘히페리온’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히페리온 뿐 아니라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고전들의 장면과 대사를 오마주한다. 독특한 재미가 있다. 어렵다는 편견,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 때문에 SF소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히페리온]을 읽으니 어렵긴 했지만 재미있었다. 댄 시먼스, 처음 만나게 된 작가인데 SF소설로 이미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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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제법 유명한 사람인 모양이던데 내가 이 책을 구입할 당시에는 작가 유명세를 전혀 알지 못했고 오로지 한권짜리 두꺼운 책을 찾다가 이 책이 600쪽이 넘길래 구입한 것이다.
원래는 판타지쪽을 뒤적이다가 별 생각없이 sf도 기웃거리다가 발견했다. 현재 댄 시먼스의 책은 오냐24에서 3권이 검색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아직 시판 직전 예약판매라서 이 책을 골랐다. 난 책이 두꺼워서 합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천만에. 이 책은 언제 번역될지 기약없는 후편이 있다!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오는데 8년이 걸렸다. 2001년에 출간예정 책이 2009년에 나왔다. 나오기는 90년에 나온 책이 2009년에 번역되어 나왔으니 이 뒷권은 언제 나올지 기약이 없다. 만약 이 책 판매가 부진하다면 후편 번역은 아예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
이 책 후편이 나올수 있도록 열심히 사서 읽어주세요! ...라고 리뷰를 남길 순 없지. 책 자체는 아주 좋다. 번역도 나쁘지 않고 구성이나 스토리, 묘사 등은 훌륭하다. 90년에 휴고상을 탄 티를 팍팍 낼 정도로 내용이 괜찮다. 책 표지 디자인이 무지 유치한 것 빼고는 괜찮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미련이 남는 건 어쩌란 말이냐. 아예 뒷 이야기까지 다 번역해 통째로 합본을 만들거나 전후편으로 나누어 두 권을 동시 출간해야지, 이게 무슨 만횡!
책을 덮으면 좋은 책을 사서 봤군, 하는 만족감보다 뒷스토리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일말의 짜증이 남는다. 미련이 남아도 좋아, 하는 분은 사서 보시길. 완결이 좋아, 하시는 분은 딴 걸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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