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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여행기를 읽었습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13개의 문명을 찾아가는 여행인데, 이 여행의 공통점은 런던에 있는 대영박물관에서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독특한 점은 또 하나 있습니다. 여행을 서술하고 있는 사람은 ‘나’가 아니라 ‘그’라는 점입니다. ‘나’아닌 ‘그’를 내세운 것은 아마도 삼자적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였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인 듯합니다. ‘그’의 여행은 관광이었지만 보통의 관광보다는 깊이를 둔 여행이었고, 세부에 주목한 전문가적인 관점이 아니라 한발 물러나 가능하면 넓은 화면을 보려는 자세를 견지했다고 입장을 밝힙니다. 그러니까 적당히 깊으면서도 넓게 훑어보려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스를 시작으로 이집트, 인도, 이란으로 넘어갈 때만해도, 손꼽히는 문명을 따라가는구나 싶었지만, 그 문명도 소소한 것에 착안한 것이었고, 캐나다의 서안 선주민의 전통미술, 오스트레일리아 에버리진의 전통미술을 찾아가기 위하여 오지를 찾아가는 모습에서는 참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로마가 없는 것도 말입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일본이 없는 것도 의외였지만, 중국이 빠지고 한국이 들어간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이유가 조금은 기분 나쁠 수도 있습니다. 수탈품으로 채워진 대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일본전시실의 수장품은 근세이후의 생활문화에 국한되어 있어 고대 일본의 미술사를 균형감 있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탈품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한국실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망라하여 문화의 역사적 배경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탈품으로 채워진 대영박물관에 대한 저자의 인식을 보면 복잡한 것 같습니다. 수탈한 문화재를 돌려주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과 함께 대영박물관으로 옮겼기 때문에 보전이 가능하지 않았는가 하는 시각과 덕분에 전 세계를 돌아다녀야 볼 수 있을, 그러니까 평생 볼 기회가 없을 문명의 흔적들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일 아닌가 하는 인식입니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대영박물관의 기본입장을 환영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개별 문명에 대한 저자의 접근방식은 이렇습니다. 대영박물관의 어느 전시실에서 저자에게 감동을 준 전시물이 발굴된 장소를 찾아가는 것인데, 아마도 그때부터 자료를 찾아보고, 지인을 통하여 찾아갈 방법을 모색하는데, 대부분 관련 문명의 전문가보다는 현지에서 만나는 가이드 혹은 아마추어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 관심사를 충족하는 형식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자신의 생각과 문명을 찾아가는 여로를 더하여 여행기를 완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여행에 대한 단상도 기발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여행을 하다가 보면 이렇게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진다. 모든 일정을 상대에게 맡겨놓고 자신은 그저 상대의 스케줄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을 하든 빨리 움직여야 한다. 기다리고 있을 때에 무언인가를 해야 한다.(107쪽)” 다양한 문명의 전시물을 소장하고 있는 대영박물관의 이점 가운데 문명의 특징을 서로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 점은 인도의 불상에 대한 설명하는 가운데 나옵니다. 인도불상이 지중해문화와 교류가 있던 간다라지역의 우상제조기술이 전해지면서 완성도가 높아지는데, 이때 그리스 조각가가 이곳을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전해진 불교미술이 인도불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라면 우리 불교미술에도 그리스의 영향이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불상이 걸치고 있는 옷, 그러니까 얇은 천에 주름을 잡아 육체를 직접 표현하는 방식은 헬레니즘문명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초기 인도불상은 서양사람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한국의 문명에 대한 저자의 인식은 복잡한 것 같습니다. 근세의 식민지배는 물론 임진년의 침략이 잘못된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도 색다른데, 일본과 한국의 문명을 같은 높이에 두고 있는 것은 상반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근세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한국을 통하여 대륙의 문명을 받아들였지만, 자신도 중국으로부터 직접 받아들였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출발은 대영박물관이지만, 지구촌 곳곳을 돌면서 색다른 시각으로 개별문명에 접근해가는 좋은 책읽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인류에게 있어 문명이란 어떤 의미일까? 두발로 땅을 짚고, 잉여생산물을 저장하고, 계급을 만들고, 기록을 하고, 현재를 과거라는 시간속에 축적하며 쌓아놓은 시간의 산물. 현재의 기초이자, 과거의 기록인 문명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역사이자, 우리의 자취이고,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통로가 되어주는 하나의 열쇠가 아닐까? 그래서 문명은 끝없이 걸어오고, 끝없이 발전해온 인류의 힘이자, 그 원천이기도 하다.
![]() 대영박물관, 그 안에서 세계의 문명을 만나다.
<문명의 산책자>는 대영박물관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세계의 문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국이라는 한 때 해가지지 않았던 나라가 현재까지 대영박물관이라는 장소에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의 문화재를 저자 이케자와 나쓰키가 그 기원이나 역사적인 배경, 그리고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를 담아 설명하고 있는 한권의 문화기행서쯤이라고나 할까? 전 세계를 직접 여행하며 문화재를 찾아 보고 적어낸 기행문이 아니라, 대영박물관이라는 제한된 공간안에 전시된 문화재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특징적이라 할 것이며, 덕분에 영국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여기저기 많은 곳들 돌아다니는 대신 대영박물관이라는 단 한곳의 장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전 세계의 역사를 두루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서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대영박물관 안내서 같은 느낌을 받을 수 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 엄청난 문화재, 그들을 간직하고 있는 대영박물관에 대한 씁쓸함
<문명의 산책자>에서 소개하고 있는 문화재는 총 26가지이다. 저자가 개인적인 감상과 전 세계 곳곳의 유물들 중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유물들을 중심으로 선정된 것이기 때문에 일관된 주제가 있거나 특징적인 스토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문화재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준 부분이기도 했다. 그리고 한가지 씁쓸함을 느끼게도 했던 것 같다. 영국이라는 단 하나의 나라, 그리고 그 곳의 대영박물관이라는 단 하나의 장소에 전 세계를 아우르는 엄청난 양의 문화재가 모여있다는 바로 그 점 때문에 말이다. 그 때문에 수 많은 식민지를 거느리고, 엄청난 정복전쟁을 통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명예를 얻었으나 후대에 이르러 문화재 약탈자라는 오명을 함께 쓴 것이겠지만 말이다. ![]() 재미있는가? <문명의 산책자>는 사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다소 애매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자신의 의견과 대립되는 조금은 불편한 받을 법도 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개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고, 그 견해에는 유럽지향적인 개인성향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성향을 통해 저자 자신의 나라인 일본의 현재에 대한 비판도 이루어지고, 동양문화에 대한 재고의 여지도 던져주고 있긴 하지만, 뭐랄까.. 한 권의 책을 개인적인 취향을 원없이 터트리기 위해 활용한 일종의 한풀이 책이라는 느낌까지 던져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문화재들을 제한된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문명이라는 관점에서 받아들이도록 했다는 장점과 함께, 지나치게 개인적이라는 일면의 단점도 포함된 책이기 때문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문명에 대한 누군가의 전체적인 견해를 흡수한다는 점으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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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평을 쓰는것 같은데, 그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지금 읽고 있는 문명의 산책자 약 450페이지의 서적의 페이지가 너무 안넘어갔다...휴...
저자가 대영박물관에서 보았던 인상깊은 유물이 원래 있었던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내용을 서술한 이 서적은....약 30가지의 유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한마디로 유물 기행문이라고나 할까? 로마제국에 대한 기행을 그린 [로마제국을 가다 by 최정동]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던 나로서는.. 페이지가 너무 안넘어가는 상황이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무슨 문제였을까?????
1. 저자는 특이한 성격을 지닌듯하다...고대망상광(파레오 마니아)이라고 스스로를 단정짓는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저자는. 한마디로 얘기하면 현대문화와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낀 아웃사이더인듯하다.. 혼자지내는 시간을 좋아하고 고대 유물과의 말없는 대화를 즐기는 저자는.... 세계 각지로 유물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더없이 즐거웠을 것이다...또한 그러한 즐거움과 감동을 여러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생각도 당연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독자인 내가 가장 어려웟던 점은...저자의 특이한 성격답게...문체라든지 서술방식이 독자들로 하여금..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즉, 혼자 느끼고 혼자 감동받고 혼자 즐거워했던 내용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는 독자들로 하여금 읽기 쉽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서술이 필수인데.....나로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페이지를 넘기기 힘들게 하였다... 그림과 시각적인 도움없이..단순히 유물의 모습을 상상해야하고.....건물의 구조를 또 상상해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이해를 쉽지 않게끔 한다.... 물론, 이러한 저자의 서술방식은 개인의 스타일이다...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독자도 분명 많을것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읽기가 쉽지 않았다..결국, 전체적으로 책을 덮어야 되는 충동까지 느끼게 만들었다..
2. 거대한 건축물에 쉽게 압도당하고, 그러한 위대한 유산을 건설한 고대인들에게 쉽게 감흥받고 감동받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그러한 위대한 건축물들뿐만이 아니라, 조그맣고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유물에도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캐나다 인디언들의 작품인 썬더버드와 토템기둥, 고대 이집트의 '강을 건너는 배' 모형, 베트남 참파 왕국의 유물. 등은 우리가 알아야할 문화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약 7천년의 역사를 지닌 인류의 삶의 기록에 있어서..단순히 교과서에만 배웠던 위대한 문명들.. (예를 들면, 고대 이집트 문명, 로마제국, 중국역사 등으로 대표될 수 있는)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 위대한 문명의 언저리에서, 아니면 아무도 알지도 못했던 곳에서.. 인류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던, 후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수많은 창작물을 만들어냈다.. 더불어, 그러한 수많은 창작물들을 우리에게 알 수 있게 만들어준 저자의 의도 자체는 매우 훌륭하다.. 물론, 개인적으로 저자는...그것을 우리와 공유하기 보다는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해서인 듯한 느낌을 더 많이 받지만 말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저자는 대영박물관의 수많은 유물이 제국주의의 슬픈 산물이라는 것은 애써 눈감은 듯하다.. [클레오파트라의 바늘 by 김경임]이라는 세계문화유산 약탈사에 대한 내용을 예전에 읽어봣던 나로서는... 저자는 대영박물관과 제국주의 열강이 가졌던 독단적인 논리에 암묵적인 동의를 표한것 같다.... 물론, 본 서적의 주제와 다른 점에 대해서 서술하지 않은 이유일수도 있겠지만... 대영박물관에 있던 유물들이 수많은 침략과 약탈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은 안타까울수밖에 없다..
- 연관해서 볼만한 책 - [클레오파트라의 바늘 by 김경임] http://blog.naver.com/bluemir98/60067521352 [로마제국을 가다1 by 최정동] http://blog.naver.com/bluemir98/60072206380 [로마제국을 가다2 by 최정동] http://blog.naver.com/bluemir98/60074037173
http://blog.naver.com/bluemir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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