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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시사영어사에서 나온 영한대역문고의 ‘영국 단편 걸작선’을 읽다가 그레이엄 그린의 ‘다리 아래서’라는 단편을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유지하다가 마지막에 독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솜씨가 인상적이어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그레이엄 그린의 단편소설 모음집을 발견하고 바로 주문해 버렸습니다. 배송 온 책을 보니 960여 페이지에 달하는 엄청 두꺼운 책인데 ‘파괴자들’과 '정원 아래서', '8월에는 저렴하다' 등 몇 작품들을 일단 읽어보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현대 문학에서 나온 세계문학 단편선 중 여태까지 윌리엄 포크너와 러디야드 키플링을 읽어 보았는데 그동안 읽어보지 못했던 훌륭한 작품들이 너무 많아서 좋았거든요. 이 책도 그럴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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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도 아닌데 책의 두께가, 벽돌두께 수준이다. 그런 까닭에 책을 구입하고도 막상 읽을 용기가 나지 않았던 걸까.... 최근 <제3의 사나이>를 읽으면서 언제인가 그레이엄 그린을 만난적이 있었던 건 아닐까..생각했는데..책장에 꼿혀 있는 그레이엄 그린의 단편집(현대문학)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났다. 게다가..대표작(?)으로 소개된 작품은 '정원 아래서' 였다. 문예출판사에서 출간된 그레임엄 그린의 '제3의 사나이'를 읽으면서 함께 실린..'정원 아래서'는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야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었는데...왠지 지금 읽어야 할 타이밍이란 생각에 냉큼 읽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3의 사나이' 보다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예전에 읽었다면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게 분명한데...묘하게 끌렸다. 자신이 이제 곧 죽을수도 있다는 선고를 받게된 남자가 어릴적 자신에게 애증의 공간이었던 그곳을 다시 찾아가..시간에 대해,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구성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줄거리 보다..작가가 쏟아낸 문장을 따라 가는 여정이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세월은 사물의 크기를 얼마나 작게 만드는지"/337쪽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는 늘 같은 나이로 남아 있다"/340쪽 "꿈은 스스로 경험한 것만 담을 수 있는 것일꺼 아니면 카를 융의 생각처럼 선조들이 경험한 것도 담을 수 있는 것일까?'/362쪽 "시간은 시계로 측정되는 게 아니야.시간은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하고 얼마 동안 완전히 멈추기도 하지"/365쪽 어린 시절 옛날 겪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실은 꿈 속 이야기일수도 있고.자신이 지어낸 이야기였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다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남자.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자에게 과거의 꿈 이야기 한자락을 되새김 하는 일이 중요할까? 삶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면..그 시작은 어린시절에서 부터 출발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내내 자신을 힘들게 했던, 혹은 잊고 싶었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내 의지와 상관없는 본능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역자의 후기에 보면 작가가 실제 겪은 우울증이,우리의 삶이 이중적일수 밖에 없는 부분을 건드린 소설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문장을 따라 가는 여정'이 좋았다.그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자의 시간이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보여지는 것 너머의 무언가를 본다는 건 어렵다. 어머니와의 애증에 대해 막연히 도망치려 했던 남자는 자신의 죽음이 가까이 오고 나서야 비로서 어머니의 마음을 알게 된 걸까...자신의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도 평생 자신을 누르고 있었던 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남자는 생각한게..아닐까..남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해보게 된 질문이다.
ps......한 번에 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읽지는 못하고 바라만 보았던 시간이 너무 길었다.읽고 싶을 때마다 한 편씩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 |
| 그레이엄 그린의 단편집입니다 무려 52편이 실려있는 책입니다 그야말로 벽돌책입니다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은 읽어본 작품이 없어서 궁금한 작가입니다 이 책으로 그의 작품세계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에펠탑을 훔친 사나이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 평소에 그레이엄 그린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이렇게 두꺼운 단편소설집을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그레이엄 그린의 글솜씨도 좋고, 소설의 전개나 심리 묘사 같은 것도 무척 좋아합니다. 아직 번역되지 않은 그레이엄 그린의 다들 소설들도 만나볼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을 안 읽어보신 분들도 이 책이라면 그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강력히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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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든 이야기가 새록새록 재미있고 뭔가 생각할 거리를 주며 비유가 과하지 않으면서도 찰떡같은 단편선을 처음 본다. 그레이엄 그린의 이 단편선은 단연코 가성비 최고다. 침대 옆에 두고 하나씩 야금야금 읽어가는 재미가 대단하다. 대부분이 짦은 단편이라 자기 점에 하나 읽고 잠깐 생각하다 자기에는 딱 적당하다. 두꺼워 졸면서 읽다보면 얼굴에 떨어져 좀 충격이 있고 손으로 들고보면 손목이 좀 아프다는 약점이 있지만, 그레이엄 그린이 쓴 대부분의 단편이 수록되었다는 이 책에서 무려 53가지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모두가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싶게 신선하다. 작가가 가독성을 중시한 것만큼이나 한국 편집부가 읽기 편한 글자체를 채택하여 밤에 읽기 편했던 점도 감사하다. 책을 읽는 동안 무심코 집어든 '조용한 미국인'을 보면서도 자주 밤에 읽던 소설가의 이름을 깜빡하고 '어딘가 낯익은 이름이네'하면서 읽기 시작했다가 그게 내가 밤에 보던 단편선을 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그 허무함이란. 영국인으로서의 그는 20세기 초기에 살았던지라 해가 지지 않는 영국으로서의 글로벌한 정체성이 느껴지는 게 아직도 해외로 나가려면 큰 마음을 먹어야하는 대한민국 시골에 사는 내게 또다른 의미를 준다. 실제로 프랑스 리비에라,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그리고 자메이카에다 멕시코와 미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에서 살았던 그의 경험이 다양한 공간적 배경을 가진 소설을 만든 것 같다. 해외에 나가거나 휴가차 다른 나라에 가서 거기 사람들을 관찰하는 내용이 아무렇지 않게 나온다는 게 영국이 식민지를 잃기 전 - 혹은 식민지들이 독립하기 전- 상황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그 당시 영국인들이 세계를 배경으로 살아가도록 만든 시대적 이점을 잘 활용한 사례인 것 같다. 자유자재로 비유와 묘사, 그리고 다양한 언어를 넘나들면서도 이야기의 힘을 잃지 않으며 풍자와 인간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정말 재미있는 독서시간이었다. 950쪽이 넘는 소설집에 오자는 653쪽에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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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이자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유럽 문화예술계의 거장으로 평가받던 멜빈 브래그는 그레이엄 그린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그린의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종교적이라는 것인데, 이때의 '종교'란 인간들이 만든 정신문화 양식의 하나로서의 종교가 아니라 신을 찾는 구도행위에 가깝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게 영국인이면서도 영국 국교 대신 가톨릭 신자로 개종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기득권을 가진 권력으로서의 종교는 그가 추구하거나 바라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레이엄 그린의 소설들이 가장 또 하나의 특징은 스릴러적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것인데, 이 또한 인간에 대한 깊은 천착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다면성, 관계의 아이러니, 삶의 모순성 등등을 다루기에 이보다 효과적인 장치는 없기 때문이다. 명성과 상관없이 철저히 사생활을 보호하며 익명의 삶을 살았던 것 역시 구도자다운 그의 성격을 보여준다. 살아 생전에 이미 현존하는 최고의 영국인 작가로 평가받던 명성에 비하자면, 이 책이 출간되기 전 한국에 소개된 그레이엄 그린의 작품은 소설가 김연수가 번역한 『권력과 영광』이 유일했다. 인간은 죄를 짓는다. 삶은 매우 가혹하다. 이 신산한 세계를 구원하는 것은 (이 세계를 견디게 하는 것은) 오로지 신과 신의 은총이다. 어찌하면 인간과 세상에 가장 절망한 사람이었기에 신의 존재를 궁구하고 신을 찾았던, 세상에서 가장 외로웠던 사람이 바로 그레이엄 그린이 아니었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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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의 세계문학 단편선 스물 네번째로 [그레이엄 그린]의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단편을 좋아해서 이 세계문학 단편선을 이북으로 계속 소장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이름은 들어본 작가들의 작품들인데, 그레이엄 그린은 사실 전혀 모르는 작가였다. 그래도 꽤 많은 양인 50편내외의 단편이 수록되어있어 선택했는데 역시나 만족스러웠다. 굴곡지고 어두웠던 작가의 삶이 투영된 듯한 작품들 속의 인물들과 이야기들이 매력적이었으며, 약간의 폭력성과 우울함, 비애에 찬 대사들이 작가의 지문처럼 작품들에 묻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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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제일 즐거운 일 가운데 하나는 '현대문학'에서 나온 '세계문학단편선'들을 한 권 두 권 모으는 일이랍니다. 손이 절로 가는 표지들은 책들을 줄줄이 세워놓으면 누릴 수 있는 또다른 재미인 듯합니다. 시리즈에 속한 책들이 대개 다 두꺼워서 오래 들고 읽기에 만만치가 않지만, 책장에 한데 모여 있으면 그것이 도리어 기쁨이 되네요. '현대문학'의 이 단편집 시리즈가 좋은 이유는 그간 여러 차례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에 알려진 유명 단편소설 작가들의 작품집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들, 아예 첫 선을 보이는 얼굴까지 골고루 속해 있다는 점이예요. 시리즈 출간이 아직 멈추지 않고 간간히 툭툭 신작들을 선보여주고 있으니 저는 무척 두근두근 하답니다. 그레이엄 그린에 관해서는 이웃 독서가 몇 분에게 들은 정도가 고작이었는데, 이 기회로 알게되고 작품집까지 소장하게 되었네요. 두어 편의 작품만 읽었지만 좋은 선택이었음이 분명해집니다. 예감이 좋아요. 이러다 단숨에 읽는 건 아닌지. 저의 애서가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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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나온 게 감사하다 이 작품에는 인생의 온갖 쓸쓸함과 비애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리 저쪽 사람들은 이쪽을 동경하고, 또 이쪽에서는 다리 저쪽을 동경한다. 마치 서로 그곳에 진짜 삶이, 멋진 삶이 있으리라고 상상하면서..... 다리 하나를 건너면 멕시코와 미국, 완전히 다른 나라이지만 사실 그 마을들은 크게 차이가 없다. 그저 국경 지대의 낡고 쇠락한 마을일뿐이다. 어쩌면 인생이 그렇듯이 말이다. 또 다른 단편 ‘8월에는 저렴하다’에서도 이런 인생의 비애와 쓸쓸함은 고스란히 재현된다. 8월, 절정의 여름휴가 기간이 끝난 뒤에, 모든 것이 저렴해진 어느 휴가지에 한 노인과 남편을 집에 두고 홀로 여행을 온 중년의 여인. 그들이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만남은 예기치 않은, 아니 어쩌면 예상했던 순서대로 진행된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는 8월에는 모든 것이 저렴한,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뒤에 쓰레기도 치웠지만, 다 줍지는 못해서 바닷가에 굴러다니고 있는 바랜 쓰레기들처럼 빛을 잃어버리고 한없이 남루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