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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년 10월 31일. 서른 네 살의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의 수도자이면서, 신학박사이면서 교수였던 마르틴 루터는 가톨릭교회의 면죄부(이 책에서는
면벌부라 쓰고 있다) 판매에 대한 부당성을 비판하는 95개조의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성 교회 문에 게시한다. 역사는 이 날을 종교개혁의 불씨가 당겨진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까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2017년에 마르틴 루터를 읽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시류(時流)에 영합하는 것이기도 하면서,
역사를 잘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다(난, 종교에는
관심이 없으니 역사로 종교개혁을 읽을 뿐이다).
프랑스의 역사가 뤼시앵
페브르의 1927년의 책이다. 종교개혁 400주년이 조금 넘은 시점이었으므로 마르틴 루터와 종교개혁에 대해 적지 않은 논의가 쌓였던 시점이었다. 그 이후로 90년 동안 그 인물과 그 사건에 대해 어떤 논의가 추가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페브르 스스로가 몇 십 년이 지난 후의 새로운 판에서도 추가하거나 수정할 것이 없다고 한
것을 보면, 지금 시점에 읽어도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
하나 뤼시앵 페브르가 프랑스의 역사가란 점도 주목해야 한다. 물론 읽기 전에는 모를 수 밖에 없지만
읽다 보면, 이 점이 중요해진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근대
형성 과정의 독일을 이해하고자 한다. 루터가 독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독일은 또한 어떻게 반응을 했는지 그는 다분히 국외자로서 그것을 서술해나간다.
페브르의 루터에 대한
가장 중요한 관점은 그가 종교개혁의 과정에서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517년 당당하게 반박문을 교회
문에 못 박을 때나, 1521년 보름스 제국의회에 출두해서 ‘양심의
자유’를 선언할 때나, 1524년 이후 농민전쟁에서 농민들을
배반하고, 제후들 편을 들었을 때나 변함없는 루터였다는 것이다.
루터는 가톨릭교회의
개혁을 원했을 뿐이지, 사회개혁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자기 자신과 자신의 양심 및 구원에만 관심을 가졌다’. 그는
에라스무스의 인문주의와도 결별했으며, 권력의 편에 서기를 좋아했다. 그를
종교개혁의 상징이 되게 하고, 근대 사회의 창시자 가운데 함 사람으로 만든 것은 ‘독일’이었다. 교회가 대화를
원한 루터를 위험하게 여긴 나머지 너무도 신속하게 그에게 대답을 강요하였고, 그를 파문하였기에 그가
기댈 곳은 독일과 독일의 제후였다. 분열되어 고립된 국가, 겉으로는
번창하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무력했던, 놀라울 정도로 무기력한 정치력을 가졌던 국가, 독일의 사회 정치적 상황이 루터를 정치적 개혁가의 상징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독일의 농민은 자신들이 바라는 바를 루터에게서 찾았다. 다만 루터가 그런 인물이 아니었을
뿐이다. 농민들과 독일이 루터를 오해했던 것이다.
그래서 ‘운명(Un Dest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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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루터, 한 인간의 운명』은 분명 ‘초급용’을
넘어선다.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바가 많은 것을 가정하고 쓰고 있다. 마르틴 루터에 대해서, 그리고 종교개혁의 시작에 대해서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만 내용을 잘 따라갈 수 있다. 그래도 신학적 논점에 관련된 내용은 별로 없어
인내심을 가지고 읽다 보면 저자가 앞에서 무엇을 생략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좀 난해하지만, 그건 난해함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어떤 대상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냐는 문제다. 그걸 책의 문제라 할 수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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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영웅을 만들다는 말처럼, 영웅은 그저 만들어지지 않는다. 난세에서 영웅이 많았던 것처럼, 가장 어두운 중세 기독교에 마르틴 루터는 태어났다. 100년전에 후스가 있었지만, 그는 개혁하지 못했다. 시대가 마르틴 루터를 만들었음을 저자는 오롯이 드러내고 있다. 마르틴 루터에 대한 치밀한 글쓰기를 통해 그를 비판하고 그를 긍정했던 사람들과 논쟁하며 진짜 마르틴 루터를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루터의 한 일생을 제대로 섬세하게 짚어내기에 충분한 책이다. 그리고 중세 기독교가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너무나 잘 설명해 준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제대로 읽어보길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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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이름으로 행하여진 혁명이 있은지 500년이 지났다. 그 중심에 있었던 마르틴 루터의 책을 함께 보기로 한다. 이번 마르틴 루터, 한 인간의 운명은 종교개혁의 중심인물이었던 루터의 삶에 중점을 둔 것 같다. 한 인간이 자신의 사상을 어떻게 정립해 나아가 것이었는지? 그리고 역사적 사건 속에 자신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살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