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번역자가 책 뒤에 붙인 「역자 후기」에 보면 번역자가 이 책의 가치를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이나 『잘 되는 나』의 반대편에 두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책 표지에 붙어있는 짤막한 요약이나 책을 소개하는 다른 광고문들을 봐도 역시 같은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틀렸었다』라는 이 책의 제목이 저자가 오랫동안 견지해온 사상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처절한 반성일 거라고 짐작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서 성공을 복음의 핵심으로 가르치던 사람이 성경을 통하여 참 복음을 발견하고, 그동안 자기가 선포한 가르침들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 하는 것도 생각했다. 내가 상상할 때 저자의 고백이 이런 그림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오래된 사고체계를 먼저 소개해야 할 것 같다. 돈이라고 하는 것과 성공이라고 하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또 그가 어디에서 성공신화를 배우고 그것을 삶의 근본으로 삼았는지를 설명하고, 몇 년 간의 감옥 생활에서 새롭게 대하게 된 성경 읽기가 그에게 어떻게 도전하고 얼마나 오래, 또 얼마나 강하게 그에게 도전하고 갈등을 일으켰는지, 그리고 참회 이후에 그가 돈이나 성공을 어떻게 포기할 수 있었는지, 지금은 그것과 대조되는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같은 것들을 먼저 설명하는 게 순서에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글을 그런 식으로 풀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내가 상상한 긴 이야기의 가운데 토막을 뚝 끊어서 자신의 성적(性的) 스캔들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사사로워 보이기까지 하는 그 사건이 최고의 위치에 있던 그를 벼랑으로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그에게는 이 사건이 중요했겠지만 어쨌거나 저자는 그렇게 글쓰기를 시작해서 출옥하여 원래 자신이 있던 그 자리에서 장례식 설교를 하는 장면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책이 저자가 과거에 가지고 있던 자신의 ‘틀림’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기보다는 4년 반 동안 있었던 그의 감옥 생활 여정을 하나님께서 무엇을 위해서 끌고 가셨으며, 어떻게 끌고 가셨나를 그린 글로 이해된다. 물론 이야기의 중간에 성경의 도전 앞에서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는 이야기가 언급되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전체 53장(章) 중의 한 장(章)의 지면으로 내면의 갈등과 아픔을 절절히 풀어놓기에는 너무 짧게 요약되어 있을 뿐이다. 역시 저자 자신도 그것을 전체 과정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지 않았나 싶은 대목이다. 이렇듯이 나에게는 처음에 받은 느낌하고는 약간 다른 이야기로 이해된 이 책은 미국에서 최고로 잘나가던 짐 베커(Jim Bakker) 목사의 몰락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미국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수양관을 소유하고 있었고, 최고의 TV 네트워크, 최고의 호텔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거기에 머물지 않고 더 넓고 큰 것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는데 무슨 일을 하든지 그가 하는 일은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그가 하루아침에 망해서 45년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가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언론이 그의 파멸에 동참하고 무고한 말로써 그를 매장시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의 나머지 인생 전부를 감옥에서 보내야 할 만큼 그의 죄가 분명한지에 대해서는 손에 잡히는 게 없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그는 4년 반을 복역하고 석방되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그의 파멸에 기여했던 사람들과의 화해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누가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이야기 속에서 감추어져 있다. 그래서 저자의 감옥 생활은 그야말로 무엇에 씌우고 홀린 것 같은 느낌이 들기까지 한다. 특별한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는 이 모든 과정과 자신의 끔찍했던 감옥 생활을 사람으로서는 다 이해하지 못할 신비로 감쌌다. 그가 자신을 포함하여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용광로를 통과해 나온 순금이 되었다는 고백을 결론으로 담은 것은 그 신비가 가져다준 결과물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모래 위의 발자국」이라는 시(詩)를 생각했다. 그리고 「항상 진실케」라는 복음성가 가사가 입속에서 맴돌았다. 「모래 위의 발자국」이 생각난 것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어느 때보다 주님을 가장 필요로 할 때, 주님이 왜 나를 버리셨는지 모르겠다”고 원망한 시(詩)의 인물처럼 저자가 끊임없이 “하나님이 나를 버린 것”이라고 불안해했기 때문이고, 시(詩)에서 주인공이 만난 시련과 고난의 시절에 하나님이 그를 업고 가셨고 그것이 한 쌍의 발자국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저자가 두려움과 고통 중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사람과 상황을 통하여 그를 업고 가셨는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항상 진실케」를 흥얼거린 것은 짐 베커가 감옥생활을 통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는 글을 쓰면서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나중에 회고하면서 생각할 때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이해했다”고 하는 말로 여러 차례 고백했다. 그리고 그의 고백처럼 그는 여러 모양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다듬어졌는데 무엇보다도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 사람들을 용서할 줄 알게 됐고, 화려한 성공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확신하고 추구하던 과거를 뒤로 하고 삶의 단순한 즐거움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비록 그가 감당해야 했던 과정은 끔찍한 것이었지만 그는 하나님의 성품과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그를 다듬고 빚으신 하나님의 작품이다. 하나님께서 그를 깨지고, 회개하고, 항복하는 자리에 데려다 놓으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의 진행이 처음에 상상했던 것과 달라 보여서 책읽기가 상당히 진행되기까지도 이 책의 가치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결국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한 번씩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과 함께 책을 덮었다. 현재 고난 가운데 있는 사람이라면 고통 중에 있는 당신의 자녀를 업고 가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신실하심에 격려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잘 빚어진 베커를 보며 ‘나에 대한 하나님의 빚어주심’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생기기를 바란다. 우리는 결국 주님의 손길이 필요한 진흙일 뿐이며 주님은 진정한 토기장이시기 때문이다. |
|
무언가 좀 거대한 담론이 들어있기를 기대하고 이 책을 시작했다. 담임목사의 추천도 있고, 제목이 던지는 무거움 때문이라도 이 책은 분명 무언가를 던져 줄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개인의 역사로 마무리된 느낌이다. 이 글을 읽고 오히려 목회자로서 도전을 받으셨다는 담임목사님의 독후감이 오히려 놀라울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