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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소원은 때로 기적으로 변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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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엔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과 부자여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 가난하면서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 현재의 내가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고 해서 우리 주변을 외면하는 건 옳지 않은데도, 주변에 시선을 돌리는 걸 주저하게 된다. 만약 쌈닭 소녀 찰리가 나에게 찾아온다면 그 아이를 온통 사랑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찰리의 이모, 버서처럼! 아니면 어떤 위탁 부모처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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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엔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과 부자여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 가난하면서 불행한 사람들이 있다. 현재의 내가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고 해서 우리 주변을 외면하는 건 옳지 않은데도, 주변에 시선을 돌리는 걸 주저하게 된다. 만약 쌈닭 소녀 찰리가 나에게 찾아온다면 그 아이를 온통 사랑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찰리의 이모, 버서처럼! 아니면 어떤 위탁 부모처럼 아이의 마음에 들지 않은 점만 꼬집으며 얼른 나가기를 바랄까.나에게 다가오는 아이에게 거스와 버서처럼 해야겠다, 생각했다. 따뜻한 마음을 건넬 수 있는 어른, 버서를 보며 배운 게 많았다.

 

바바라 오코너의 소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읽지는 않았으나 매우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들어,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이 책이 읽고 싶었던 이유였다. 얇은 책에 청소년 용으로 나온 책이지만, 우리는 소설 속 인물인 찰리와 하워드가 내 아이들 인것처럼, 혹은 내 이웃의 아이들인것처럼 느껴지는 건 그들이 무척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그들이 하는 행동들 하나에 마음이 쓰이며 어떻게 될까,,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결말이지만, 그래도 감동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러고보면 우리는 수많은 일들에서 감동을 받기 원하는 것 같다. 사람의 마음 하나에 서운하기도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하는 것처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며 느끼는 어쩔 수 없는 감정들. 우리는 그 속에 살고 있다.

 

곧 열한 살이 되는 쌈닭 소녀 찰리는 교도소에 갇힌 쌈닭 아빠와 우울증에 걸린 엄마 때문에 이모와 이모부가 있는 시골로 오게 되었다. 언니와도 헤어져 혼자 살게 된 찰리는 누군가 건들기만 하면 쌈닭으로 변하게 된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 자신에게는 없는 것들을 바라보면 저절로 울화통이 터져 나온 것이다. 버려졌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친구 집으로 가게 된 언니와 함께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족이 함께 모여 살고 싶었던 찰리는 늘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했다. 그래서일까. 소원을 빌 수 있는 것만 보면 소원을 빌었다.

 

 

 

 

 

무언가 보일 때마다 소원 빌기를 하는 찰리는 같은 반 여자아이의 단정한 모양새, 엄마에게 사랑받고 있는 모습이 좋아보이지 않는다. 질투가 난다고 해야겠다. 자기에게 다가오는 여자 아이를 밀치거나 해서 화풀이를 하게 되는데, 화가 날 때마다 '파인애플'을 외치라는 빨강머리 소년 하워드가 찰리가 곁에 있었다. 찰리는 다리가 불편한 아이였다. 위아래로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다녔지만, 아이들이 놀려도 개의치 않는다. 하나둘 상대하면 모든 아이들을 상대해야 하므로 무시하고 있다. 가난한 집 아이지만 엄마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다. 그래서 찰리는 하워드가 부러웠고, 하워드네 집에 놀러가도 마음이 편해졌다. 자기 또한 사랑받고 있는 듯한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상처를 감추려고 다른 사람과 싸우거나 다치게 할 때가 있다. 찰리가 그런 아이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하워드네 집에서 사랑받는 아이들을 보고, 이모와 이모부가 자신에게 주는 사랑을 받으며 점점 미안함을 느낀다. 왜 있잖은가. 그전에는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것을 생각지도 않았는데, 왜 그렇게 말했을까 후회하고 어떻게든 사과의 말을 건네려고 하는 것 말이다. 늘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습관처럼 소원을 빌고 말해왔는데도 찰리의 마음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함께 할 수 있는 것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의 차이를 어느새 깨닫고 말았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깨닫게 되는 것을 보면 감정의 동물이 맞는 것 같다. 오히려 어른 보다도 아이들이 그런 감정을 더 빨리 느끼는 것도 같다. 자신이 살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스스로 깨닫게 되는 과정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이가 바로 찰리가 단 하나의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하워드 라는 것. 자신에게 친구가 되어 줄거라는 것.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게 되는 시점이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7.01.12. 신고 공감 1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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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의 끝에 비친 한줄기 햇살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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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는 두번째 읽은 바바라 오코너의 소설이다. 감각적으로는 프레드릭 베크만 엉뚱함과 따스함을 품고 있는 류의 소설인데, 살짝 더 낮은 연령층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살짝 심심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어른들도 볼만 하다.  고작 두 권 읽고 작가의 작품 세계를 논하는 게 온전히 맞는 말 아니겠지만 전작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과 함께 놓고 보면 바바라 오코너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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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는 두번째 읽은 바바라 오코너의 소설이다. 감각적으로는 프레드릭 베크만 엉뚱함과 따스함을 품고 있는 류의 소설인데, 살짝 더 낮은 연령층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다. 살짝 심심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어른들도 볼만 하다.  고작 두 권 읽고 작가의 작품 세계를 논하는 게 온전히 맞는 말 아니겠지만 전작인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과 함께 놓고 보면 바바라 오코너의 작품에 몇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아버지의 가출로 가세가 기울자 집에서 나와 차에서 생활하게 된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아버지는 부재중이고, 아이는 집을 나와 다른 곳에서 생활한다. 차에서 지내는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가는 전작처럼 집이 아닌 이모집에서의 생활에서도 조금씩 적응해 간다. 다른 점이 있다면 어머니의 역할인데 전작에서 엄마는 억척같이 일을 해서 돈을 모아 아이와 함께 살아갈 궁리를 하는 반면, 이 작품에서 엄마는 쌈닭 아빠와 싸우다 싸우다 정신이 나가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고, 결국, 오누이는 헤어져서 한 사람은 친구집에 또 한사람은 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콜비라는 시골 이모집에서 임시로 지내게 된다. 


그런 콩가루 집안마저도 어린 아이가 있을 환경이 되지 않아, 아동국에서는 아이의 양육을 이모에게 맡기는데, 갑자기 시골 구석으로 이사와 '촌닭'들이 투명인간처럼 무시하는 학교에 다니는 찰리는 우스꽝스러운 신데렐라 베개 커버를 베고 피클병들이 잔뜩 한쪽 선반을 장식하고 옷장에는 이모 가족의 옷들이 가득한 방에서 지낸다. 


찰리는 언제고 어디서고 기회만 있으면 소원을 빈다. 생일날 촛불을 끄면서 소원을 비는 건 가끔 봤는데, 서구에서는 어떤 희귀한 현상을 보거나 생기면 그곳에다가 소원을 빌면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그녀는 11시 11분이라는 시간적 우연 앞에서 소원을 빌고, 네잎 클로바를 발견했을 때도 따지 않고 아껴두며 소원을 빌며, 찌르레기 깃털을 발견했을 때에도 그 깃털을 땅에 꽂으며 소원을 빌며, 세 마리의 새가 함께 앉아 있어도 소원을 빈다. 그녀의 소원은 명시적으로 밝혀지지 않지만 그렇게 바라고 또 바란 것들은 다른 형태로 이루어진다. 고민거리를 주렁주렁 빨래줄에 걸어놓아도 좀처럼 마를 사이가 없는 찰리에게 소원이 얼마나 많겠는가. 헤어진 친구들은 자신을 잊었고, 정신이 나간 엄마는 전화도 편지도 한통 없고, 교도소에 있는 쌈닭은 언제나 나오게 될지도 모르고 친구도 없는 이 촌구석에서 어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까칠하기로는 오베보다도 더한 찰리는 이 낯선 곳에서 이모부 부부인 버서와 거스의 친절함과 다리를 절룩거리지만 찰리에게 파인애플 요법을 알려주는 하워드와 그의 가난하고 착하고 북적북적한 가족, 그리고 떠돌이 개였다가 자신의 개가 된 위시본과 함께 조금씩 조금씩 그 세상의 질서에 적응해가고, 어느덧 자신이 비는 소원이 진실로 자신이 바라는 것인지 혼동스럽지만, 끝내 엄마가 나아졌고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이 새로운 질서를 떠나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참을 성이 없이 성질을 폭발하고 마는 그녀를 변화시킨 것은 자신이 하워드의 소원이었고, 버서와 거스의 햇살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아이를 갖고 싶었으나 갖지 못했던 찰리는 '우울한 날의 부부에게 끝에 비친 햇살'이라는 걸 알았을 때, 하워드의 파인애플로도 통하지 않던 쌈닭 기질마저도 누그러진다. 


성장한다는 것은 그런거다. 자신이 모르고 있던 어느 옛날, 엄마가 자신과 가족을 모두 버리고 떠났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아무리 소원을 빈다고 해도 이루어질 수 없는 것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정신이 나가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 엄마는 계속해서 아이들을 돌보지 않을 것이고,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쌈닭 아빠 역시 다른 희망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아주 어릴 적에 엄마가 자신과 가족을 모두 버리고 새출발을 하러 이곳에 몇달간이나 왔었다는 것. 그리고 엄마의 걱정거리 빨래줄에는 더이상 자신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어떤 수용 속에는 새로운 미래가 때로 기다리고 있다.



g******1 2017.01.26. 신고 공감 7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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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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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부는 계절엔 왠지 따뜻한 내용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위시'라는 제목과 표지의 소녀와 개의 모습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었는데, 나의 희망을 이루어준 책이었다. 열 한살 찰리는 부모님과 언니와 함께 살던 도시 롤리를 떠나 이모,이모부와 살기 위해 시골마을 콜비로 가게되었다. 쌈닭이라고 불리는 교도소에 있는 아빠, 아이를 키우려는 의지가 없이 항상 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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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 바람이 부는 계절엔 왠지 따뜻한 내용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위시'라는 제목과 표지의 소녀와 개의 모습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었는데, 나의 희망을 이루어준 책이었다. 열 한살 찰리는 부모님과 언니와 함께 살던 도시 롤리를 떠나 이모,이모부와 살기 위해 시골마을 콜비로 가게되었다. 쌈닭이라고 불리는 교도소에 있는 아빠, 아이를 키우려는 의지가 없이 항상 방에만 박혀 있는 엄마 때문에 사회복지사는 찰리를 이모와 살게 한것이다. 엄마가 아이를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는 상태로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을때까지. 언니 재키는 친구네 집에서 지내게 되어 찰리네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 것이었다.

 

 가족과 떨어져 시골 생활을 하게 된 찰리는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 아무것도 할 것 없는 시골생활이 너무나 따분하게 느껴지는 찰리는 빨리 엄마에게 돌아가고 싶어하는데 얼른 돌아갈 수 있을까? 아이가 없는 이모와 이모부는 찰리를 축복으로 여겼다. 찰리가 잘못을 해도 일방적으로 나무라기 보다는 찰리의 입장에서 이해해 주고,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그들에게서 엄마에게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배워갔다. 선생님이 가방짝꿍이라고 정해준 친구 하워드. 빨간머리에 다리를 절뚝거리는 남자 아이. 하워드는 누가 놀려도 화를 내지도 않고 항상 웃어 넘기는 아이다. 그는시끌벅적 하지만 정이 넘치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신고 간 부츠를 보고 놀리는 친구의 정강이를 걷어차고, 하워드를 놀리는 아이를 혼내주는 찰리는 하워드를 이해할 수가 없다. 하워드는 그런 찰리에게 분노가 솟아오를 때는 '파인애플'이라고 말하라고 한다. 진정하라는 암호 같은 역할을 할 거라고. 우연히 만나게 된 떠돌이개가 맘에 들어와버린 찰리. 하워드 가족과 이모,이모부의 도움으로 떠돌이개를 잡게 되고 '위시본'이란 이름을 지어주며 정을 담뿍 쏟는다. 위시본은 떠돌이개였지만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을 느낀 것인지,아니면 평소 먹지 못했던 맛있는 것을 많이 먹을 수 있어서인지 찰리에게 아주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이모와 이모부,하워드와 그의 가족들,위시본으로 인해 시골 콜비의 삶을 사랑하게 된 찰리.

 

찰리는 소원 빌기를 좋아한다. 11시 11분에 시계 보면서, 하얀 말을 봤을 때,민들레 씨앗을 불 때,네잎 클로버를 만났을 때등 소원을 비는 상황도 정말 다양하다. 한가지 소원만 빈다고 하는데 계속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찰리는 무슨 소원을 비는 걸까 궁금했다. 열 한살 아이의 소원이란 게 과연 뭘까? 나는 문득 하늘을 쳐다보았을 때 떠 있는 달을 보면 나도 모르게 뭔가를 바라게 된다. 항상 비는 소원은 "우리 가족 항상 건강하게 해주세요." 다. 찰리가 소원 비는 모습을 보면서 달 보며 기도하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마지막에 찰리의 소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진정한 가족,해체되지 않은 가족. 어린 아이의 소원치고는 가슴 아픈 소원이었는데, 결국 찰리는 항상 바라던 소원을 이루었다. 거기다 자신을 친구라고 인정해주는 진정한 친구 하워드와 영원한 자기 편 위시본까지 만났으니 찰리의 소원 이루기는 대성공인셈이다. 하지만, 찰리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가족의 조건이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진정으로 원하면 소원은 이루어지는 걸까? 빌기만 해서 이루어진다면 세상 살기가 쉬워지겠지만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을테다. 진정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만큼 이루기 위해 알게 모르게 노력을 하지 않을까? 이모,이모부와 하워드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찰리도 변화된 모습을 보였기에 자신의 소원을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원이 이루어지던 날, 찰리는 소원 빌기를 멈추었다.

 

나는 산 위에서 반짝이는 그 별을 올려다보며 소원을 비는 대신 눈을 감고 소나무 향이 나는 공기를 들이마셨다. 내 소원이 마침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p280

 

소원 빌기를 멈춘 찰리가 조금은 여유로운 맘으로 행복한 생활을 해 나갈 수 있기를 살짝이 바래본다.

 

 

 

j*****3 2017.01.11. 신고 공감 7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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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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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권리, 행복해질 권리, 행복해야만 하는 권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던진 작품이다. 그 대상을 따로 떼어서 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모든 사람에게는 그에 따른 행복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찰리’처럼 아직 성장단계에 있는 어린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바바리 오코너의 <위시>(늘, 2017)는 찰리로 하여금 독자들의 마음결을 쉴 새 없이 헤집게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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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권리, 행복해질 권리, 행복해야만 하는 권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던진 작품이다. 그 대상을 따로 떼어서 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모든 사람에게는 그에 따른 행복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찰리’처럼 아직 성장단계에 있는 어린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바바리 오코너의 <위시>(늘, 2017)는 찰리로 하여금 독자들의 마음결을 쉴 새 없이 헤집게 만드는 가족소설이다.

 

솔직히 이 작품을 읽으면서 많이 안타까웠다. 그것은 '찰리'의 처지와 '떠돌이 개 위시본(이하 위시본)'의 상황을 동일시하려는 억지스러운 설정 때문이다. 마치 위시본을 매개로 소설의 전말(顚末)이 펼쳐지는 듯한 인상을 쉽게 지워버릴 수가 없다. 물론, 위시본으로 인하여 찰리가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새로운 형태의 가족 구성원 탄생에 일익을 담당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을 과연 위대한 아름다움으로의 승화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찰리의 아버지는 쌈닭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매사가 불성실한 사람으로 현재는 ‘교도소’에 갇혀 있다. 또 우울증에 시달린 어머니는 방안 깊숙이 꽁꽁 숨어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 가정을 이루고 있을 뿐, 아버지와 어머니가 부재(不在)한다. 그러자 ‘언니인 재키(이하 재키)’와 찰리는 고아(孤兒) 아닌 고아의 신세가 되어 각기 다른 곳으로 생활공간을 옮긴다. 이때 찰리는 콜비의 시골마을인 이모 집에 맡겨진다. 그곳에 머무는 기간이 잠깐일 뿐이라고 찰리는 혼자 생각하며 애써 자신의 처지를 위안한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이 소설을 조금 다른 관점으로 접근했다. 즉 어른들의 무책임에 따른 문제의식을 살짝 들여다본 것이다. 한 가정의 구성원을 놓고 봤을 때, 아버지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있고, 어머니는 어머니로서의 역할이 있기 마련이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자녀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중에서 누구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일에 충실하지 않았을 때는 생각보다 큰 파장이 요동치게 되어 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서 이 소설은 아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쯤에서 호흡 한 번 가다듬고 깊이 생각해 보자.

 

'찰리는 왜 날마다 똑같은 소원을 빌었을까?'

'찰리가 그토록 간절한 마음으로 빌고 또 빌었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물음은 소설에서 찰리가 보여준 마음의 동선을 단 한 컷도 놓치지 않았을 때 볼 수 있다. 그러면 가족소설의 대가라 불리는 바바라 오코너가 왜 어린 찰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는지에 대한 모든 의문과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다. 찰리는 충분히 행복할 권리가 있다. 찰리에게 그 행복의 근원지를 찾아주는 것이 우리 독자들의 몫이 아닐까 싶다. 어긋나서 기울어진 행복이 아닌 온전한 그것 말이다.  


 -2017. 01. 11. ⓒ 심은유

 


m****0 2017.01.11.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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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바바라 오코너/이은선다산북스/2017.1.17 꾀죄죄한 촌닭들이 우글거리는 콜비의 시골학교로 전학 온 첫날 찰리는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담임선생님의 눈 밖에 난다. 다리를 절룩거리는 빨간 머리 소년 하워드가 그녀의 책가방 짝꿍이 되었다. 다리를 저는 것 때문에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은따를 당하는 소년이다. 찰리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하워드는 지극정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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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바바라 오코너/이은선

다산북스/2017.1.17


꾀죄죄한 촌닭들이 우글거리는 콜비의 시골학교로 전학 온 첫날 찰리는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담임선생님의 눈 밖에 난다. 다리를 절룩거리는 빨간 머리 소년 하워드가 그녀의 책가방 짝꿍이 되었다. 다리를 저는 것 때문에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은따를 당하는 소년이다. 찰리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하워드는 지극정성으로 찰리를 도와준다. 찰리는 며칠 다니지 않을 학교라면서 친구들도 애써 외면한다. 여름 방학을 며칠 앞둔 날 빨간 고적대 부츠를 신고 학교 갔다가 비웃는 아이들을 참을 수 없어 말을 걸어오는 오드리를 힘껏 걷어차 교장선생님의 훈계도 들었다.


교회에 처음 가던 날은 옷이 없어 청바지를 입고 갔다. 다른 애들은 모두 원피스을 입고 왔다. 이모 버서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다음 교회에 가기 전에 치마 두 벌과 티셔츠를 사주신다. 찰리는 기회만 되면 소원을 빈다. 11시 11분이 될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1센트짜리 동전을 던지면서, 또는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옥수수가 14줄인 것을 먹을 때, 세 세 마리가 앉아 있는 것을 볼 때 등 소원을 빌 기회가 아주 많다. 소원을 비는 방법은 거의 모두 언니인 재키나 아버지 쌈닭에게서 배운 것들이다. 그러나 소원은 좀체로 이뤄지지 않는다.


학교에서 돌아오던 첫날 스쿨버스에서 사납게 싸우는 떠돌이 개 위시본를 보게 되고, 자기와 처지가 같은 그 개를 자기의 개로 만들기로 맹세한다. 하워드가 찰리의 계획에 동조하면서 개를 잡기 위한 덫을 만들어 오랜 기다림 끝에 개를 잡게 된다. 위시본에게 정을 주고 생활하면서 조금씩 마음이 안정되어 갈 무렵 하워드와 개울에서 소원 놀이를 하다가 개를 놓쳤다. 개는 어두울 때까지 찾아도 찾지 못하고, 다음날 인근을 돌아다니며 찾아도 못 찾았다. 이모와 이모부는 개가 꼭 돌아올 것이라고 위로를 해준다. 이모부의 도움으로 작은 시가지 골목까지 다니며 찾아보아도 찾지 못했다. 실망하고 돌아오던 저녁, 개가 기적처럼 긴 줄을 끌면서 집 앞에서 걸어와 재회를 한다.


떠돌이 개 위시본과 같이 살면서 먹이도 주고 함께 잠도 자며 개에게 사랑을 쏟는다. 그리고 하워드네 집으로 매일같이 놀러간다. 하워드 형제들뿐만 아니라 아주머니도 찰리를 같은 편이라며 잘해준다. 하워드 가족이 화목하게 사는 것을 보며 처음에 낡고 허름하여 후지다고 생각했던 것을 정이 넘치는 집으로 생각하고 매일 들락거리며 생활한다. 그러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이나 일이 생기면 팩 토라지고 쌈닭의 성격을 닮은 티를 내기도 한다. 매번 후회하지만 소리 지르고 토라지고 심지어는 하워드를 모욕하는 말도 서슴치 않는다. 그렇지만 하워드와 그 형제들뿐만 아니라 아주머니도 찰리를 좋아하여 여러 모로 잘해 준다.


재키는 롤리에 있는 친척네 집에서 친척 언니와 둘이 한 방을 쓰면서 재밌게 산다고 생각하고 찰리가 항상 부럽게 생각을 한다. 재키가 며칠 이모네로 놀러 왔다. 갈 때는 자기도 같이 가면 안 되냐고 묻기도 한다. 그러나 재키는 이렇게 사랑해주는 이모와 이모부가 있고, 네 방이 있고, 아름다운 경치와 정원이 있는 집에서 옆집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며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하냐고 한다. 그냥 여기서 살라고 한다. 그러는 재키가 찰리는 질투가 나고 싫다.


하워드는 화가 날 때 ‘파인애플’이라는 주문을 외반복해서 말하며 참으라고 알려준다. 화를 참는 주문에 효과를 보던 날 오드리에게 잘못을 사과했다. 오드리는 뻥찐 얼굴을 하다가 괜찮다고 했다. 처음 사과를 해보고 오드리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성서학교에서 만나는 같은 반 친구 오드리가 싸온 점심도시락에서 나온 엄마의 쪽지를 보고 너무 부러워 몰래 쪽지를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가져왔다. 자기도 엄마가 써준 냥, 쪽지를 써서 오드리에게 보여주지만 오드리는 믿지 않고 교회에서 거짓말 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친구 하워드를 놀리는 애를 머리로 들이받고 싸우다 주일학교선생님께 훈계를 듣지만, 이모한테는 용기가 있다고 칭찬을 듣는다. 엄마라면 끝없는 잔소리와 폭력을 휘둘렀을 텐데, 이모는 친구를 위해 그럴 수 있다는 용기를 오히려 존경한다고까지 했다.


방학이 끝나갈 무렵 복지사가 왔다. 엄마 상태가 좋아지고 있으니 엄마와 함께 사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다. 찰리는 한편 좋으면서도 한편은 이모네를 떠나기 싫다. 엄마는 개를 싫어하여 위시본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하워드와 그 가족, 그리고 나를 콩알이라 부르며 귀여워해주는 이모부 집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무관심한 엄마가 있는 혼란스러운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이모는 아이를 못 낳아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해 미안하다고 하면서 찰리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준다고 하였지만 복지사가 엄마한테로 돌아가라면 가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며칠 후 결정이 내려진다고 하여 찰리는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과연 찰리의 소원은 이루어질까?


“우리 엄마가 천에다가 수를 놓아서 만든 액자가 있는데 거기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알아? ‘우리의 모든 고민을 빨랫줄에 널면 그 속에서 당신은 당신의 고민을, 나는 나의 고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들고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사람들은 누구나 고민거리가 있고 너보다 심각한 고민거리를 가진 사람도 있다는 얘기야.”

그는 풀을 뜯어서 길 위로 던졌다.p.61)

이 말을 듣고 찰리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나보다 더 심각한 고민을 가졌다고? 교도소에 가 있는 쌈닭 아빠와, 하루 종일 골방 침대에 누워만 있는 엄마, 언니는 친척집에, 나는 이모 집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나 보다 심각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그녀가 말했다.

“저지른 잘못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판단하면 안 돼, 어떤 식으로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지.”

그녀는 식탁 너머로 손을 뻗어서 내 손을 토닥였다.

“게다가 나는 주워 담고 싶은 말을 한 적이 없는 줄 아니?”

그녀는 윙크를 했다.(p.165)


엄마 같으면 소리치고 야단하면서 욕을 해도 끝없이 했을 텐데, 이모는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먼저 손을 뻗어서 내 손을 토닥이면서 나에게 윙크까지 해주었다. 엄마와는 너무 다르게 나를 대해준다. 이렇게 사랑 받는 느낌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나를 두고 떠나는 그녀를 생각하며 잡초를 힘껏 뽑을 때마다 심장이 욱신거렸다. 재키와 버서가 지퍼 박는 것을 마쳤을 무렵, 마당에는 잡초 한 개 남지 않았고 나는 심장이 너무 아파서 울고 싶어졌다.

나중에 재키는 작별 인사를 하려고 나와 위시본과 함께 오덤 가족의 집으로 찾아갔다. 오덤 형제들은 장례식에 참석하는 사람들 같은 표정으로 현관 앞 계단에 앉아 있었다.

“다 같이 롤리로 놀러와.”

재키가 말하며 팔을 벌렸다.

“한 명도 빠짐없이. 우리, 신나게 놀아보자.”

그들은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코튼은 눈물을 훔쳤다.(p.216)

찰리를 두고 떠나는 언니 재키가 야속해서 마당의 잡초를 한 개도 남기지 않고 뽑는데 가슴이 욱신거리고 아팠다. 그러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재키가 부럽기도 하고 밉기도 하다. 이웃 집 오덤 가족의 집으로 갔을 때, 오덤 형제들이 장례식에 참석하는 사람들 표정으로 현관 앞 계단에 앉아 있다는 표현으로 찰리의 기분을 나타내기도 한다.


영미권에서 새로운 성장소설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바바라 오코너는, ‘가난과 부서진 가족’ 혹은 ‘외롭고 소외된 청춘’이라는 지극히 무거운 주제를 풀어내면서도 시종일관 위트와 유머, 천진난만함을 잃지 않는 어조로 소설을 그려나가고 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열네 개에 해당하는 문학상, 협회 선정작, 각종 부문 노미네이트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달의 사락 k******4 2024.07.29. 신고 공감 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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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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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나갈 무렵 복지사가 왔다. 엄마 상태가 좋아지고 있으니 엄마와 함께 사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다. 찰리는 한편 좋으면서도 한편은 이모네를 떠나기 싫다. 엄마는 개를 싫어하여 위시본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하워드와 그 가족, 그리고 나를 콩알이라 부르며 귀여워해주는 이모부 집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무관심한 엄마가 있는 혼란스러운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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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나갈 무렵 복지사가 왔다. 엄마 상태가 좋아지고 있으니 엄마와 함께 사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다. 찰리는 한편 좋으면서도 한편은 이모네를 떠나기 싫다. 엄마는 개를 싫어하여 위시본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하워드와 그 가족, 그리고 나를 콩알이라 부르며 귀여워해주는 이모부 집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무관심한 엄마가 있는 혼란스러운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이모는 아이를 못 낳아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해 미안하다고 하면서 찰리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준다고 하였지만 복지사가 엄마한테로 돌아가라면 가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며칠 후 결정이 내려진다고 하여 찰리는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과연 찰리의 소원은 이루어질까?

 

우리 엄마가 천에다가 수를 놓아서 만든 액자가 있는데 거기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알아? 우리의 모든 고민을 빨랫줄에 널면 그 속에서 당신은 당신의 고민을, 나는 나의 고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들고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사람들은 누구나 고민거리가 있고 너보다 심각한 고민거리를 가진 사람도 있다는 얘기야.”

그는 풀을 뜯어서 길 위로 던졌다.p.61)

이 말을 듣고 찰리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나보다 더 심각한 고민을 가졌다고? 교도소에 가 있는 쌈닭 아빠와, 하루 종일 골방 침대에 누워만 있는 엄마, 언니는 친척집에, 나는 이모 집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나 보다 심각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이달의 사락 k******4 2018.02.10. 신고 공감 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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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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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으로 가슴을 짠하게 만들었던 바바라 오코너의 신작 <위시>를 읽었습니다. 전작에서처럼 흩어지는 가족관계 속에서 위기에 빠지는 어린이를 이야기의 중심에 놓습니다. 다행인 것은 <위시>의 주인공 찰리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주인공 조지아처럼 엉뚱하지는 않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삶이 팍팍했던지 주변 사람들을 쉽게 믿지 못하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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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으로 가슴을 짠하게 만들었던 바바라 오코너의 신작 <위시>를 읽었습니다. 전작에서처럼 흩어지는 가족관계 속에서 위기에 빠지는 어린이를 이야기의 중심에 놓습니다. 다행인 것은 <위시>의 주인공 찰리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주인공 조지아처럼 엉뚱하지는 않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삶이 팍팍했던지 주변 사람들을 쉽게 믿지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라는 약해보이지만 결코 약하지 않은 믿음을 꼭 쥐고 있습니다.


찰리가 쌈닭이 된 것은 아마도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는지 모릅니다. 툭하면 쌈을 벌이던 아빠가 교도소에 수감되고, 엄마는 우울증이 심각해지면서 찰리를 돌볼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부모와 같이 살던 롤리[노스캐롤라이나의 주도로 랄리(Raleigh)라고 부릅니다만...]를 떠나 콜비에 살고 있는 이모와 이모부에게 맡겨지게 됩니다.[흥미로운 점은 콜비는 아직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사라 데센(Sarah Dessen)의 소설 <Keeping the Moon(1999)>, <The Moon and More(2013)> 등의 작품에 등장하는 가상의 마을이라고 합니다.]


이 책에서 롤리 사람들이 콜비 사람들을 이르기를 촌닭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오코너가 그린 콜비는 완전 깡촌인가 봅니다. 제가 가본 롤리도 별거 없습니다만, 그래도 도시에서 온 찰리 마음에 들 리가 없었을 터, 오자마다 롤리로 돌아갈 궁리를 하는 찰리지만, 책가방 짝꿍 하워드의 엽엽한 돌봄에 조금씩 굳었던 마음이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더구나 이모와 이모부 역시 찰리의 형편을 잘 이해하고 있어 최선을 다하여 도와주려는 마음이 찰리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라도 진심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위시>라는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이 책의 주제는 소원을 비는 일입니다. 그런데 찰리에 따르면 소원을 빌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마도 누가 소원을 빌어서 이루어진 사례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찰리가 처음 소원을 비는 장면은 길에서 주운 1센트 동전을 힘껏 던져 숲에 들어가기 전에 소원을 비는 모습입니다. 별동별이 떨어지는 사이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는 우리네 속담도 있지 않습니까? 소원을 빌 수 있는 순간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고, 대체적으로 짧은 순간에 소원을 빌어야 하기 때문에 소원을 비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면 소원도 매일 한번 이상은 빌어야 되는 모양입니다. 찰리가 매일 비는 소원은 한 가지입니다. 하워드가 매일 비는 소원이라면 이루어지지 않을 모양인데 뭐하라 비느냐고 빈정대자 찰리는 이렇게 대꾸합니다. "언젠가는 이루어질 테니 그렇지!" 소원을 비는 일은 찰리처럼 해야 하는가 봅니다. 사실 저도 기회가 될 때마다 몇 년째 비는 소원이 있습니다만,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든요. 찰리처럼 절실하게 빌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든 저도 찰리처럼 소원을 빌어볼 생각입니다.


소원, 즉 꿈의 성취와 관련하여 우리 모두는 이미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2002년 한국-일본 월드컵에서 우리의 구호는 “꿈★은 이루어진다”였지 않습니까? 그리고 결코 이룰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일구어냈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에 이루지 못할 꿈은 없는 셈입니다.


우리는 가장 좋아하는 학교활동을 '발레, 축구, 싸움'이라고 적었던 찰리가 변해가는 모습을 읽어가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무형의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리얼리티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현실상황극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떼를 쓰고 부모를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아이를 그렇게 만든 부모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부모의 조급함이 상황을 점점 나쁘게 몰아가는 것이지요. 여유를 가지고 상황을 지켜볼 줄도 아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문제가 있어 보이는 어린이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참 독특합니다. 아이를 마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상황을 본다는 것입니다.

y*****2 2017.01.10. 신고 공감 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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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가는 쌈닭소녀 찰리
"행복을 찾아가는 쌈닭소녀 찰리" 내용보기
이 책은 최고의 가족 소설 이라는 찬사를 받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바바라 오코너의 8년 만의 신작 소설이다. 본서 출간에 앞서 가제본으로 읽게 되었다. 가족 소설이면서 성장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도소에 간 쌈닭 아빠, 우울증으로 침대에서 나오지 않는 엄마, 언니 재키, 이 소설의 주인공 찰리가 뿔뿔이 흩어졌다. 자신의 집은 콩가루 집안이라고 하며,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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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최고의 가족 소설 이라는 찬사를 받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바바라 오코너의 8년 만의 신작 소설이다. 본서 출간에 앞서 가제본으로 읽게 되었다. 가족 소설이면서 성장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도소에 간 쌈닭 아빠, 우울증으로 침대에서 나오지 않는 엄마, 언니 재키, 이 소설의 주인공 찰리가 뿔뿔이 흩어졌다. 자신의 집은 콩가루 집안이라고 하며, ‘아빠’라는 호칭 대신 ‘쌈닭’으로 부른다. 쌈닭의 성질을 물려받았다는 찰리는 화를 참지 못하고 그대로 발산한다. 상황이 이러해서 엄마가 정신을 추스를 때까지 시골 이모의 집에서 살아야 한다고 사회복지사가 전해 준다. 안정적인 가정환경이 필요하다면서.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이모네 부부와 살아야 한다는 것이, 툭하면 싸움질 하려드는 찰리에겐 내키지 않는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니게 된 학교에서 하워드라는 빨강머리 남자 아이가 책가방 짝궁이 되었다. 다리에 장애가 있다. 아이들을 촌닭이라 무시하며 어차피 오래 다닐 학교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숙제도 신경 쓰지 않는다. 싸우고 넘어뜨리고 조용한 날 이 없다. 그러는 중 마음 착한 하워드는 찰리에게 ‘욱’ 하고 화가 나려고 할 때는 ‘파인애플’이라는 주문을 외우라고 제안을 한다. 한편 찰리는 4학년 말부터 소원을 빌기 시작했는데, 온갖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소원을 빈다. 정각 11시 11분에 소원을 빈다든지, 무당벌레, 네잎 클로버, 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말을 했을 때, 흉내지빠귀 울음소리가 들릴 때 등등...

 

 어느 날 우연히 두 마리 개가 싸우는 것을 보게 된다. 싸움꾼, 떠돌이 신세인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잡아서 키우려고 결심한다. 우여곡절 끝에 갈색과 검정이 섞인 그 개 위시본과 가족이 된다. 그렇게 소용없을 것 같았던 ‘파인애플’ 주문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쌈닭 찰리는 차츰차츰 유순해지고, 감사함도 깨닫고, 잘못을 깨닫고 사과도 하며, 하워드를 진짜 친구로 인식하게 된다. 서먹했던 이모, 이모부와도 친해지고, 따뜻한 사랑을 느낀다. 그러는 와중에 사회복지사가 다녀가고, 언니 재키가 엄마의 상황이 좀 나아졌다는 둥 하면서 롤리로 돌아오라고 하지만, 오히려 찰리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엄마한테 가겠다고 노래 부르던 찰리. 이모가 사는 마을 콜비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 하워드의 소원은 찰리와 친구가 되는 것, 찰리가 이 마을에서 사는 것이었다. 찰리는 ‘해체되지 않는 가족’의 소원을 이루었다. 아이가 없던 이모부부는 가족을 이루게 된 기쁨을 샛별을 보면서 소원을 비는 장면으로 결말을 맺는다.

 

 찰리가 이모네 집으로 간 일, 하워드와 그의 가족들을 알게 된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가난하지만 사랑으로 똘똘 뭉친 하워드의 가족과 친해지면서 처음에 무시했던 마음이 사라진다. 재키의 모든 사람에 대한 친화력 있는 성격이나 행동을 지켜보면서 유연한 마음을 갖고자 노력을 한다. 사랑이 담긴 정성스런 마음이 적개심 덩어리였던 아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녹인 것이다. 소설을 읽는 재미와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찰리가 목을 놓아 우는 장면에서는 같이 울었다. 가족이라는 운명으로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살지만, 모든 가정이 행복하지는 않다. 각 개인의 성격이나 가치관,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진정한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떻게든 좋은 가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협력과 배려, 정성이 필수요소라는 것을.

 

 

h*****7 2017.01.10. 신고 공감 4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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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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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바바라 오코너/이은선 다산북스/2017.1.17 sanbaram   꾀죄죄한 촌닭들이 우글거리는 콜비의 시골학교로 전학 온 첫날 찰리는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담임선생님의 눈 밖에 난다. 다리를 절룩거리는 빨간 머리 소년 하워드가 그녀의 책가방 짝꿍이 되었다. 다리를 저는 것 때문에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은따를 당하는 소년이다. 찰리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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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

바바라 오코너/이은선

다산북스/2017.1.17

sanbaram

 

꾀죄죄한 촌닭들이 우글거리는 콜비의 시골학교로 전학 온 첫날 찰리는 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담임선생님의 눈 밖에 난다. 다리를 절룩거리는 빨간 머리 소년 하워드가 그녀의 책가방 짝꿍이 되었다. 다리를 저는 것 때문에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은따를 당하는 소년이다. 찰리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하워드는 지극정성으로 찰리를 도와준다. 찰리는 며칠 다니지 않을 학교라면서 친구들도 애써 외면한다. 여름 방학을 며칠 앞둔 날 빨간 고적대 부츠를 신고 학교 갔다가 비웃는 아이들을 참을 수 없어 말을 걸어오는 오드리를 힘껏 걷어차 교장선생님의 훈계도 들었다.

 

교회에 처음 가던 날은 옷이 없어 청바지를 입고 갔다. 다른 애들은 모두 원피스을 입고 왔다. 이모 버서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다음 교회에 가기 전에 치마 두 벌과 티셔츠를 사주신다. 찰리는 기회만 되면 소원을 빈다. 1111분이 될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1센트짜리 동전을 던지면서, 또는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옥수수가 14줄인 것을 먹을 때, 세 세 마리가 앉아 있는 것을 볼 때 등 소원을 빌 기회가 아주 많다. 소원을 비는 방법은 거의 모두 언니인 재키나 아버지 쌈닭에게서 배운 것들이다. 그러나 소원은 좀체로 이뤄지지 않는다.

 

학교에서 돌아오던 첫날 스쿨버스에서 사납게 싸우는 떠돌이 개 위시본를 보게 되고, 자기와 처지가 같은 그 개를 자기의 개로 만들기로 맹세한다. 하워드가 찰리의 계획에 동조하면서 개를 잡기 위한 덫을 만들어 오랜 기다림 끝에 개를 잡게 된다. 위시본에게 정을 주고 생활하면서 조금씩 마음이 안정되어 갈 무렵 하워드와 개울에서 소원 놀이를 하다가 개를 놓쳤다. 개는 어두울 때까지 찾아도 찾지 못하고, 다음날 인근을 돌아다니며 찾아도 못 찾았다. 이모와 이모부는 개가 꼭 돌아올 것이라고 위로를 해준다. 이모부의 도움으로 작은 시가지 골목까지 다니며 찾아보아도 찾지 못했다. 실망하고 돌아오던 저녁, 개가 기적처럼 긴 줄을 끌면서 집 앞에서 걸어와 재회를 한다.

떠돌이 개 위시본과 같이 살면서 먹이도 주고 함께 잠도 자며 개에게 사랑을 쏟는다. 그리고 하워드네 집으로 매일같이 놀러간다. 하워드 형제들뿐만 아니라 아주머니도 찰리를 같은 편이라며 잘해준다. 하워드 가족이 화목하게 사는 것을 보며 처음에 낡고 허름하여 후지다고 생각했던 것을 정이 넘치는 집으로 생각하고 매일 들락거리며 생활한다. 그러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이나 일이 생기면 팩 토라지고 쌈닭의 성격을 닮은 티를 내기도 한다. 매번 후회하지만 소리 지르고 토라지고 심지어는 하워드를 모욕하는 말도 서슴치 않는다. 그렇지만 하워드와 그 형제들뿐만 아니라 아주머니도 찰리를 좋아하여 여러 모로 잘해 준다.

 

재키는 롤리에 있는 친척네 집에서 친척 언니와 둘이 한 방을 쓰면서 재밌게 산다고 생각하고 찰리가 항상 부럽게 생각을 한다. 재키가 며칠 이모네로 놀러 왔다. 갈 때는 자기도 같이 가면 안 되냐고 묻기도 한다. 그러나 재키는 이렇게 사랑해주는 이모와 이모부가 있고, 네 방이 있고, 아름다운 경치와 정원이 있는 집에서 옆집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며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하냐고 한다. 그냥 여기서 살라고 한다. 그러는 재키가 찰리는 질투가 나고 싫다.

 

하워드는 화가 날 때 파인애플이라는 주문을 외반복해서 말하며 참으라고 알려준다. 화를 참는 주문에 효과를 보던 날 오드리에게 잘못을 사과했다. 오드리는 뻥찐 얼굴을 하다가 괜찮다고 했다. 처음 사과를 해보고 오드리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성서학교에서 만나는 같은 반 친구 오드리가 싸온 점심도시락에서 나온 엄마의 쪽지를 보고 너무 부러워 몰래 쪽지를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가져왔다. 자기도 엄마가 써준 냥, 쪽지를 써서 오드리에게 보여주지만 오드리는 믿지 않고 교회에서 거짓말 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친구 하워드를 놀리는 애를 머리로 들이받고 싸우다 주일학교선생님께 훈계를 듣지만, 이모한테는 용기가 있다고 칭찬을 듣는다. 엄마라면 끝없는 잔소리와 폭력을 휘둘렀을 텐데, 이모는 친구를 위해 그럴 수 있다는 용기를 오히려 존경한다고까지 했다.

 

방학이 끝나갈 무렵 복지사가 왔다. 엄마 상태가 좋아지고 있으니 엄마와 함께 사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다. 찰리는 한편 좋으면서도 한편은 이모네를 떠나기 싫다. 엄마는 개를 싫어하여 위시본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제 하워드와 그 가족, 그리고 나를 콩알이라 부르며 귀여워해주는 이모부 집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무관심한 엄마가 있는 혼란스러운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이모는 아이를 못 낳아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해 미안하다고 하면서 찰리의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준다고 하였지만 복지사가 엄마한테로 돌아가라면 가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며칠 후 결정이 내려진다고 하여 찰리는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과연 찰리의 소원은 이루어질까?

 

우리 엄마가 천에다가 수를 놓아서 만든 액자가 있는데 거기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알아? 우리의 모든 고민을 빨랫줄에 널면 그 속에서 당신은 당신의 고민을, 나는 나의 고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들고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사람들은 누구나 고민거리가 있고 너보다 심각한 고민거리를 가진 사람도 있다는 얘기야.”

그는 풀을 뜯어서 길 위로 던졌다.p.61)

이 말을 듣고 찰리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나보다 더 심각한 고민을 가졌다고? 교도소에 가 있는 쌈닭 아빠와, 하루 종일 골방 침대에 누워만 있는 엄마, 언니는 친척집에, 나는 이모 집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나 보다 심각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그녀가 말했다.

저지른 잘못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판단하면 안 돼, 어떤 식으로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지.”

그녀는 식탁 너머로 손을 뻗어서 내 손을 토닥였다.

게다가 나는 주워 담고 싶은 말을 한 적이 없는 줄 아니?”

그녀는 윙크를 했다.(p.165)

엄마 같으면 소리치고 야단하면서 욕을 해도 끝없이 했을 텐데, 이모는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먼저 손을 뻗어서 내 손을 토닥이면서 나에게 윙크까지 해주었다. 엄마와는 너무 다르게 나를 대해준다. 이렇게 사랑 받는 느낌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나를 두고 떠나는 그녀를 생각하며 잡초를 힘껏 뽑을 때마다 심장이 욱신거렸다. 재키와 버서가 지퍼 박는 것을 마쳤을 무렵, 마당에는 잡초 한 개 남지 않았고 나는 심장이 너무 아파서 울고 싶어졌다.

나중에 재키는 작별 인사를 하려고 나와 위시본과 함께 오덤 가족의 집으로 찾아갔다. 오덤 형제들은 장례식에 참석하는 사람들 같은 표정으로 현관 앞 계단에 앉아 있었다.

다 같이 롤리로 놀러와.”

재키가 말하며 팔을 벌렸다.

한 명도 빠짐없이. 우리, 신나게 놀아보자.”

그들은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코튼은 눈물을 훔쳤다.(p.216)

찰리를 두고 떠나는 언니 재키가 야속해서 마당의 잡초를 한 개도 남기지 않고 뽑는데 가슴이 욱신거리고 아팠다. 그러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재키가 부럽기도 하고 밉기도 하다. 이웃 집 오덤 가족의 집으로 갔을 때, 오덤 형제들이 장례식에 참석하는 사람들 표정으로 현관 앞 계단에 앉아 있다는 표현으로 찰리의 기분을 나타내기도 한다.

 

영미권에서 새로운 성장소설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바바라 오코너는, ‘가난과 부서진 가족혹은 외롭고 소외된 청춘이라는 지극히 무거운 주제를 풀어내면서도 시종일관 위트와 유머, 천진난만함을 잃지 않는 어조로 소설을 그려나가고 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열네 개에 해당하는 문학상, 협회 선정작, 각종 부문 노미네이트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다산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달의 사락 k******4 2017.01.10. 신고 공감 4 댓글 9
리뷰 총점 종이책
위시 그리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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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바바라 오코너가 8년 만에 신작을 가지고 돌아왔다. 바로『위시』인데, 1년이 넘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소원을 비는 찰리 리스의 이야기를 담았다. 찰리는 보통 남자 이름으로 쓰이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오히려 샬러메인이 여자아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한심한 이름이라며 찰리라고 불리기를 원한다. 찰리의 가정은『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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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바바라 오코너가 8년 만에 신작을 가지고 돌아왔다. 바로『위시』인데, 1년이 넘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소원을 비는 찰리 리스의 이야기를 담았다. 찰리는 보통 남자 이름으로 쓰이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은 오히려 샬러메인이 여자아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한심한 이름이라며 찰리라고 불리기를 원한다. 찰리의 가정은『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조지나 가정보다 심각하다. 아빠뿐만 아니라 엄마까지 문제가 있어 찰리는 이모네 부부, 거스, 버서와 살아야 한다. 그것은 도시를 떠나 벌건 흙길이랑 촌닭들밖에 없는 콜비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도 어떻게든 잘 지내면 좋으련만 ‘쌈닭’ 아빠에게서 불같은 성격을 물려받은 찰리는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참지 못해 일을 키운다. 그런 찰리를 도와주려는 이가 있었으니 위아래로 절뚝거리며 걷는 하워드 오덤이다. 마음씨가 비단결 같은 하워드는 찰리에게 화가 나기 시작하는 느낌이 들 때마다 ‘파인애플’이라고 말하라고 권하는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조지나는 엄마의 ‘똥차’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집’에서 살기 위해 개를 훔치려고 했는데,『위시』의 찰리는 집의 외형보다 그 안에 깃든 사랑을 갈구한다. 이는 하워드 오덤의 집으로 표현되는데, 찰리가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가야 할 시간이 되자 나는 오덤 부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레니의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페달을 밟다 말고 고개를 돌려서 오덤의 집을 흘끗 쳐다보았다. 스쿨버스를 타고 온 첫날, 그 집을 보고 허름하게 보인다고 생각했던 게 기억이 났다. 하지만 그 조그만 부엌에서 엄마에게 사랑을 듬뿍 받는 아이들을 떠올리자 그 집이 전혀 허름해 보이지 않았다.

                                                                                                      -p. 94

 

찰리 역시 조지나처럼 개를 원하게 되지만, 부잣집 개가 아니라 주인 없는 떠돌아 다니는 개를 품고 싶어 한다. 조지나의 개가 돈을 상징했다면, 찰리의 개는 사랑을 상징한다.

 

“나는 개의 어떤 점을 제일 좋아하는지 알아?”

버서가 말했다. 거스와 나는 기다렸다.

“무조건적으로 주인을 사랑하는 거.”

버서는 웃는 얼굴로 위시본을 내려다보았다.

“괴팍하고 잘난 척하고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사람들의 개도 자기 주인이 무슨 성인군자라도 되는 것처럼 사랑하잖아. 무슨 뜻인지 알지?”

                                                                                                      -p. 129   

 

“때로는 뒤에 남긴 삶의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한 법이라는 거다. 너한테도 신조가 있냐?”, 라는 무키 아저씨의 대사로 주제를 드러냈던『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과 마찬가지로『위시』는 버서 이모의 대사로 주제를 드러낸다.

                   

“찰리.”

그녀가 말했다.

“저지른 잘못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판단하면 안 돼. 어떤 식으로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지.”

                                                                                                      -p.165 

 

찰리는 불같은 성격 때문에 잘못을 저지르지만, 용기를 내서 어떤 식으로든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한다.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던 찰리는 마침내 소원을 이룬다. 찰리의 소원은 마지막에서야 드러나는데, 처음부터 쉽게 예상할 수 있다.(하워드의 소원도 그렇다.) 어찌 보면『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순화된 이야기로 읽히는데, 문제 어른을 대하는 자세는 더 냉혹해졌다. 책 뒤표지에 “기적은 11시 11분처럼 매일 우리를 찾아온다.”, 라고 적혀 있는데, 찰리의 이야기는 기적일지도 모른다. 아니 기적이다. 그래서 현실감이 떨어진다. 어쩌면 바바라 오코너의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콜비라는 마을 자체가 가상이라고 하니 말이다.

e******i 2017.01.10. 신고 공감 3 댓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