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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노스트라다무스는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 했지만 벌써 그 때의 예언으로부터도 10년이 지났다. 2012년, 마야인들의 예언에 따르면 또다시 인류의 멸망이 찾아온다고 한다. 지인들과 함께 대화를 하다 진짜 2012년에 종말이 찾아온다면 어떨까, 라는 주제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반응은 이랬다. '나 혼자 죽는 것도 아니고 다 같이 죽는 건데 뭐. 정작 무서운 건 전부 다 죽었는데 나 혼자 살아남는거야.'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런 식인 것 같다. '다 같이 죽는 건데 뭐..' 혹은 '진짜 무섭긴 할거야' 혹은 '근데 진짜 종말이 오긴 오는 거야?'. 나 역시 그 감정들이 약간 복합적으로 느껴진다고나 할까, 해서 뭐가 사실인지 모른 채 그저 그 때가 되어 봐야 겠지.. 하는 생각이 가장 지배적인 것 같다.
물론 몇 가지는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네가 혜성이 충돌할 때까지 살아 있다면, 그 후에는 너를 비롯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걸 너의 임무, 짐, 특혜, 뭐라고 불러도 좋다. 남자건 여자건, 위인이건 범부이건, 어떤 색깔과 신념,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이건 상관없이 인간에게 처음으로 언어가 생겼을 때부터, 어쩌면 그전부터 품어왔을 의문.
내가 하는 일이 운명에 영향을 끼칠까?
우리는 바란다. 그 거대한 재앙이 닥칠 것을 아는 네가, 앞으로 계속 우리의 도움을 받을 네가 너보다 먼저 나타난 자들보다 이 질문에 더 훌륭한 답을 하게 되기를. 그리고 큰 행운이 함께하기를 빈다. -p.21
태아가 되어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2010년 6월 15일 혜성이 히로시마 원자 폭탄의 약 2억 배 이상의 위력으로 지구에 충돌해 지구가 깡그리 사라지리라는 것을 알고 태어난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존 티보도 주니어. 스스로도 원치 않는 사실이 머릿속에서 들려온다. 그는 앞으로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고, 주변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들 역시 알고 있다. 그에게는 삶이 의미가 없다. 열심히 노후를 위해 연금을 내고, 매일매일을 울고 웃고, 내일을 기다리며, 미래의 행복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이들의 행동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왜? 어차피 곧 끝날 거니까. 그리고 자신은 그 운명을 바꿀 수 없는 무력한 존재일 뿐이다. 자신의 수명, 곧 지구의 남은 날을 향해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주니어의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그는 그토록 원하는 답을 마지막이 오기 전 찾아낼 수 있을까?
과거에서 현재로 수많은 장면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모든 장면의 배경색은 그 장면에 담긴 감정을 반영한다. 빨간색은 분노와 수치심, 드문드문 보이는 노란색은 기쁨, 하얀색은 다양한 종류의 무덤덤함, 파란색으 슬픔. 그것들을 지켜보는 동안, 파란색이 네 삶의 주된 색깔이라는 사실이 뚜렷해진다. -p.190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것 같지만 어디선가 볼 수 있을 것 같은 한 가족이 등장한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인 존 티보도는 전도유망한 야구 선수였지만, 베트남 전쟁에 참가해 오른손을 잃고 자신의 꿈을 접어야만 했으며, 그것을 그저 매일매일 묵묵히 일을 하는 세월로 바꾸어놓았다. 어머니 데비 티보도는 어린 시절 다정하지만 엄한,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불편한 아버지와의 기억을 가지고 자라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었다. 주니어의 형 로드니는 아기에게 쏠려있는 부모님의 관심 밖에서, 삼촌 로드니의 집을 들락거리며 코카인을 보관하는 장소를 알아내 마약 중독자가 되어 결국 뇌손상을 입고 만다. 그래서 사소한 판단이나 행동을 혼자서는 하기 힘들지만, 아버지 존의 운동신경을 물려받은 듯 발군의 야구 실력을 보여 결국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스타 플레이어다. 그리고 주니어. 주니어는 굉장히 똑똑하지만 지구의 미래를 알고 있기에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소년이다. 연인 에이미가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고 그의 곁을 떠난 뒤, 그는 알코올에 의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삶의 의미가 없었던 그에게 삶이란 일찍 죽건 나중에 죽건 상관없는 일이다. 그래서 레기라는 사지가 절단된 장애인이 자폭 테러를 감행하려 할 때 잠깐 휘말리기도 한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삶 자체가 심각하게 평가 절하된 화폐와 같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랬습니다." "그때 우리가 나타났군." "네, 결국 그랬죠. 그게 전환점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늘 알고 있던 세상을 되찾을 기회를 보았습니다. 당신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기쁨이 있던 세상, 우리의 말과 행동이 의미가 있는 세상으로 바꿀 기회 말입니다. 존재 가치가 있는 세상." -p.254~255
삶을 이어갈 희망을 찾았지만, 그 때 슬픈 소식이 날아온다. 그토록 건장하고 마냥 강하기만 할 것 같았던 아버지의 말기 암 선고. 주니어는 필사적으로 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기에 이르지만, 끝내 아버지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 이후 연방 정부에서는 지구 파괴자의 존재를 알리고 사람들은 혼돈에 빠진다. 추첨을 통해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권을 찾는다 한다. 지구를 떠나려는 이도, 그저 지구에 남겠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주니어는 정말 이 세계의 끝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고, 끝내 지구에 남고자 했던 에이미와 함께 이주를 결심한다. 그러나 직전, 에이미마저 잃어버린 주니어. 그런 그 역시 혜성이 다가오는 모습을 지켜보며, 지구에 남은 많은 사람들과 최후를 지켜본다. 그 순간.. 주니어의 또 다른 우주가 시작된다.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은 이런 이야기이다. 사실 조금은 진부하고 식상한 소재일지도 모르겠다. 벌써 나만 해도 이번에 이런 종말 혹은 세계의 끝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꽤나 읽었다. 모두들 지구의 마지막날이 혹은 자신에게 닥칠 마지막 날이 조금 다르다는 것 뿐, 마지막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몇 편 만났으니까. 하지만 이 소설은 조금 다르다. 마냥 마지막에 대해서라기보다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더 옳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순간의 또 다른 이야기. 태어나면서부터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남자의 이야기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그 슬픔, 마지막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하지는 않다. 그 중에서도 그가 꼭 지키고 싶어했던 가족과 연인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주니어의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시선, 혹은 어머니 데비, 아버지 존, 형 로드니, 연인 에이미, 그리고 주니어 스스로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어떻게 그렇게 담담하게 주니어의 절망을 그려낼 수 있었을까. 혹은 어떻게 그렇게 뇌에 손상이 있었다 한들 가족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은 로드니의 마음을, 혹은 끝까지 우직하게 가족을 지키려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낼 수 있었을까. 일상적인 대화인데도 어떻게 이렇게 일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을까. 주니어의 운명을 함께 느끼며 읽었기 때문일까? 그 끝이 어떻게 될지 너무나도 궁금해서였을까? 나는 꼭 그렇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비범하지만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친숙해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을 새로운 순간으로,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으로 그려낸 이야기의 흐름 덕분일 것이다.
잘 들어라.
모든 것에 끝이 있고, 그래서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
너와 네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끝날 지라도 모든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끝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네가 가진 모든 것이 모든 것이며, 모든 것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현명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여라. -p.446
인간의 숙명은 결국 '죽음'으로 끝난다. 자신의 수명만큼 살고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는 이도 있고,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어리고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기도 한다. 혹은 누군가의 악의적인 범행으로 인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 그런 이들의 죽음을 접하면서 우리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하지만 누구나 그 죽음이 당장 다음 순서로 나를 지목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자신이 언제나 죽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차피 죽는데 뭐 어때!'라고 생각하며 삶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고 아무렇게나 살아가지 않는다. 삶이 아름다운 것은 죽음이 있기 때문이라고들 한다. 결국 죽음이라는 결말에 다다른다고 한들 삶에 있는 모든 것이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도 역시, 모든 것이 마지막을 맞았기 때문에, 그래서 중요해진 순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원제가 <Everything Matters!>라는 것도 결국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소설이지만 철학서같고, 누군가의 깨달음이 담긴 에세이 같았다. 모두 함께 마지막을 맞는다 해서 그것이 결코 절망이 아니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의미에는 '사랑'과 '가족'이 있었다. 그 모든 이야기를 지켜보면서 눈가에는 눈물이 맺힌다. 몇 명의 이야기로 대표되었을 뿐 이것은 또 다른 누군가의 사연이기 때문이었고, 그 모든 순간의 소중함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누구나 당연히 받아들이지만 쉽게 잊고 있는 진리, '숙명'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일상적이면서도 멋지게 그려낼 수 있을까. 정말 작가 론 커리는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을 그렇게 그려냈다. 정말 아름다운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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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스타일의 소설이다. 마치, 인간에게 내리는 신의 목소리를 방불케 하는 전지적 화자의 나레이션이 소설의 중심을 잡고, 주인공 '주니어'와 그를 둘러 싼 인물들인 '에이미', '로드니', '데비', 존'은 1인칭 시점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지구종말은 그리 놀라울 것도 없는 소재이지만, 작가는 별개처럼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결국 한 곳으로 수렴되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와 독특한 2인칭 문장을 구사하며 판타지와 성장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참신한 스토리텔링을 완성하였다. 한 남자가 어느 산의 꼭대기에 홀로 앉아 세상의 종말을 기다리고 있다. 2010년 6월 15일 해왕성 근처 카이퍼 벨트에서 떨어져 나온 혜성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 폭탄 2,800만개 이상의 폭발 에너지로 지구와 충돌하게 된 날이 마침내 다가온 것이다. '주니어'라는 이름을 가진 서른 여섯 살 남자는 지구상 다른 모든 인간들과 동일한 운명을 맞이하고 있지만, 수십 억 인간 중에서 유일하게 지구종말의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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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들이 정해진 운명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으로 기억한다. 새벽에 문득 잠이 깨서 까만 천장을 마주 보고 있는데 돌연 '지금 이 순간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이 사라져버린다면?' 하는 의문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때부터 한없이 혼자인것 같은 외로움과 공포가 파도처럼 밀려오는데, 폭발하듯이 울음을 터뜨려 놓고는 놀라서 달려온 가족들에게 설명할 재간이 없어 하염없이 울어재끼기만 한 적이 있다. 누구라도 한번쯤은 그와 같은 고뇌를 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을 보면 종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이 방대한 우주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 인간으로서의 본성이 아닌가 싶다. 정말로 그 어린 아이가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갑자기 떠올린 의문이었다. 올해 서른네 살의 젊은 작가인 론 커리가 단편집<신은 죽었다>에 이어 두번 째로 선보인 이 소설<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은 그런 "세상의 종말"에 대한 고찰이다. 36년 뒤 거대한 혜성과 충돌해 지구가 멸망할 것을 태어날 때부터 알고 있던 "존 티보도 주니어"의 인생은 끊임없는 존재론적 질문, 그 슬픈 운명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체념의 반복이다. 주니어는 엄마의 뱃속에서 꿈틀거릴 무렵부터 어떤 특별한 존재로부터 이 비극의 예언을 들으면서 자라왔다. 그 미지의 존재들의 끊임없는 속삭임 덕분에 주니어는 순간순간 번뜩임으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아는 예지능력을 가지지만,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티보도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티보도의 끊임없는 고뇌는 독자가 생각하고 있을 그것과 다름아니다. 필연적인 인류의 최후를 그리고 있지만, 그러나 전혀 구제가 없는 여타 디스토피아 소설과는 조금 다르다. 인간의 삶과 죽음, 우리가 숨쉬고 서있는 지구 뿐만이 아니라 우주 전체에 있어서 우리가 존재하는 의미를 생각해 볼 시간을 부여해준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 한다. 그 희망의 시작과 끝에는 사랑이 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사랑, 가족과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눈에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내고 있다. 마지막 최후의 순간 앞에서 시간을 되돌려 또다른 선택의 길을 보여주는 것은 마치 이래도 종말이 필사적으로 회피해야 할 무엇이냐고 묻는 것만 같다. 또 한번의 기회를 부여받는 것과 동시에 누군가의 시험에 들고 있는것 같은 착각마저 느껴진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해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그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이 소설은 이것 자체로 한권의 철학서일지도 모른다. 모든 자연에 신에 대한 지적인 사랑이 깃들어 있다는 스피노자의 철학이나 범신론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죽음은 반드시 찾아오는 숙명이자 모든 것의 완전한 끝이라고 믿는 사람들 조차 누군가의 죽음을 보면서 생전에 좀 더 사랑을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그것은 왜일까. 죽음이 이미 존재의 소멸을 의미할 뿐이라면 무엇을 후회하고 있는 것일까. 왠지 해묵은 물음에 대한 명백한 해답이 보여오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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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태어날 때부터 세상의 종말을 알고 있었습니다. 날짜, 시간, 정황. 하지만 이것도 끝이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그런 걸 알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목소리가 많은 걸 알려 줍니다. 가끔은 시시한 것들, 가끔은 끔찍한 것들. 재미있지 않습니까 ? 믿지 않는군요. 당연히 그럴 겁니다. 저한테 1분만 더 주시면 당신의 모든 의심을 씻어 버릴 이야기를 들려 드리죠.
지금부터 36년 168일 14시간 뒤인 2010년 6월 15일 동부표준시 3시 44분에 해왕성 근처 카이퍼 벨트에서 떨어져 나온 혜성이 히로시마 원자 폭탄 283,824,000개의 폭발 에너지로 지구와 충돌할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사실 지금도 지구 종말론이란 검색어를 치면 무수한 정보가 쏟아져나온다. 그것을 내가 얼마나 믿느냐가 관건인데 음 ~ 세상 사람 모두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 달려가지만 내가 언제 어떻게 죽을거라는 사실을 알고 살아가지는 않다보니 특수한 상황에 처한 이 남자의 마음을 어떤 식으로든 이해한다는 말을 못하겠다. 이런 사실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을뿐더라 주인공처럼 소수 몇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해도 듣는 순간 정신나간 사람으로 볼 건 뻔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그렇게 이해할 것 같으면서도 이해못할 일 투성이다 !! 세상을 달관한 듯한 사람 같은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데도 그것마저 이해못하는 사람들 뿐이니 ~ 그랬던 그가 모든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재미나게, 때로는 지루할 정도로 진지하게 펼쳐진다. 주니어의 입장 뿐만이 아니라 데비, 존, 로드니, 에이미 등등 모든 사람들 입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다보니 내용이 굉장히 방대해지면서 그 사람들 각각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고 그래서 지루하다 느껴질 틈이 없었던 것 같다. 형의 마약 중독, 재활 과정의 내용에서는 제프 헨더슨의 나는 희망이다가 생각나고, 에이미가 메사추세츠 주 어딘가의 버려진 농장에서 미친 정부 요원의 손에 죽을 뻔했던 사건은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이 생각나기도 하는등 나의 상상은 끝도없이 이어졌으니까 ~ 중반을 넘어서면서 무서울정도로 이야기에 푹 빠져 재미나게 읽고 있는데 가족의 시선에서 사라져 소여와 함께 일하면서 아버지의 병에 대해 알게 되고 충격을 받는 주니어의 모습은 정말 ㅠㅠ 아버지를 살리기위해 밤낮 먹는것도 자는것도 잊고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약의 힘으로 버텨온 주니어가 약을 더 먹으면 죽을 수도 있지만 약 없이는 일을 계속할 수가 없고, 그러면 아버지는 틀림없이 죽고말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질때는 읽는 나도 너무 힘들었다. 부모님 역시 아버지를 살리려고 아들이 죽기를 바라진 않을 테지만 아들 역시 나 살자고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할 수는 없으니 ~ 그렇게 죽음의 위험을 무릎쓰고 만든 약으로 아버지는 기적적으로 병을 이겨내지만 우연한 자동차 사고로 돌아가셨을때는 내가 다 허망하더라 ~ 사랑하는 여인 에이미 역시 그와 함께 하기로 마음먹고 이주 등록소에 가서 서명을 하려는데 등록소가 폭파되는등의 가슴아픈 사건들. 지켰고, 지켰다 믿어의심치 않았던 그 행복한 순간에 찾아오는 불행의 연속들속에서 나 또한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더라. 오직 그가 어떻게든 슬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만. 나약하고 또 나약한 사람이 나인 것만 같은 무력감이라니. 그래서 한없이 슬펐다가 또다른 삶을 살게 된 주니어의 모습에서 다시금 위안을 받는다.
모든 것에 끝이 있고, 그래서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 너와 네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끝날 지라도 모든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끝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네가 가진 모든 것 - 네 아내의 입술, 네 딸의 눈, 네 형의 심장, 네 아버지의 뼈, 그리고 너 자신의 슬픔 - 이 모든 것이며, 모든 것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현명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여라. 슬픔 속에서 의미를 찾고, 지금 이 순간부터 끝까지 절대로, 절대로, 단 한 번도 외면하지 마라. 왜냐하면 그것은 모두 똑같고, 깊이를 헤어릴 수 없으며, 무시무시한 다른 길보다 무한히 바람직한 길이기 때문이다.
힘없이 주저앉고 마는 끝이 아닌 주저앉은 곳에서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열정을 가르쳐준 이야기. 현재를 살고있는 우리들, 미래를 살아갈 우리를 위한 이야기 '모든 것이 소중해지는 순간' 갠적으로 묵직한 여운이 주는 전율과 함께 너무도 깊은 생각에 빠져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았던 책이었다. 내가 주니어라면 어떤 삶을 선택해 살고 있을까 ~ 슬픔 속에서 의미를 찾고, 끝까지 외면하지 않기. 현명하게 받아들이기. 춤추고, 음악을 듣고, 여행을 다니며 느긋하게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을 갖을수 있기를 . . . 시작과 끝은 언제나 맞닿아 있으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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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이라는 말은 다시는 없다는 의미를 갖는다. '영원'의 뜻은 끝이 없음을 의미한다. 이 두 단어는 그래서인지 고사성어의 '모순'과도 맞다아 있어 보인다. 우리 사는 세상의 끝을 죽음이라 말한다면 죽음 이후에는 진정 모든것이 끝이 나는것인지, 아니면 어느 종교적인 말과 같이 영원토록 살 수 있는 새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인지... 우리는 수많은 물음속에서 주어진 삶의 흔적들을 그려내고 있다. 끝과 영원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하고 고민하는 우리에게 던지는 작은 느낌표가 손안에 들어온다.
두려움과 걱정! 이 두가지 감정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대변한다. 사랑과 행복이 현실의 감정이라면 두려움과 걱정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현실을 살아가면서 버려야 할 감정들이 있다면 바로 이 두가지 감정이라 말하고 싶다. 하지만 여기 두려움과 걱정사이에 놓인 한 남자의 삶이 그려진다. 막연이 아니기에 두려움과 걱정을 떨쳐내라고 말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한 사람, 그의 이름은 바로 '주니어'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음, 끝을 전해들어야 했던 주니어의 삶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엄마의 뱃속에서 들려오던 그 누군가의 목소리, 그 목소리는 주니어에게 무서운 진실을 속삭인다. 삶의 시작과 함께 끝이라는 또 다른 시간의 시계소리를 듣게 된 주니어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두려움과 걱정이라는 막연한 감정이 아닌 현실이 될것을 알아버린 주니어는 그의 삶 속에서 무엇을 찾아낼 수 있을까? 전지적 시점의 목소리, 다양한 인물들에게 보여지는 시각과 시간의 사이에서 과연 우리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 낼 수 있을지... 모든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에 깨닫는 한단어가 과연 무엇인지 책을 통해 우리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소년이 끝없이 이어진 길 한가운데 누워있다. 아니 누워있는듯 싶었지만 사실은 조용히 귀를 기울이며 어떤 이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듯 싶기도 하다. 절망적 예언, 조용한 속삭임속에서 모든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을 아이는 어떻게 맞이하고 준비해 나갈 것인가? 이것이 바로 그에게 다가온 질문이자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모든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이 하고픈 말은 무엇일까? 그 순간 우리에게 남게되는 것은 무엇이고, 아니 순간이 아닌 끝을 향하는 시간속에서 우리가 걸어야할 길들이 바로 우리 앞에 열리게 된다.
어둠속에서 별이 더 밝게 빛난다. 어둠속에서 빛나는 별빛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더욱 사랑스럽다. 어둠때문에 별은 빛을 더할 수 있는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어둠을 던져주고 있다. 칠흙같은 어둠을... 어둠속에서 우리는 그저 헤매기만 할 것인지, 아니면 더 밝은 빛을 따라 길을 찾을 것인지 선택해야만 한다. 조용히 숨결을 모으고 두손을 감싸고 우리가 살아갈 소중한 시간을 갈망해야만 한다. 순간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간을 이어갈 시간을 위해서 말이다.
'97'에서 시작되어 점차 줄어드는 숫자들을 바라보며 처음 들었던 마음은 안타까움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그런 감정들은 줄어드는 숫자만큼 작아기게 된다. 조금은 진부해보이는 인류멸망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통해 우리는 우리에게 던져진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배울 수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를 위한 삶이 아닌, '가족', '우리'를 위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익숙했던 모습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시간이 그렇게 주어진다. 그들이 나의 곁에서 언제나 별처럼 빛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모든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은 성장소설의 포맷을 따르면서 재미와 감동이 함께한다. 순간이라는 하나의 점을 통해 이어진 소중한 선이 담긴 시간을 전해준다. 쉽게 놓칠 수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새롭게 생각하는 시간을 만든다. 독특한 구성도, 인류 멸망이라는 극단적 소재도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해보인다. 대학생 시절 교양과목에서 처음 '유서'라는 것을 썼을때 느꼈던 충격과 특별한 느낌!이 주니어에게 다가온 특별한 '순간'을 이어줄 의미있는 '시간'을 통해서 새삼 떠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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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자신의 페르소나 같은 캐릭터를 만나본 적이 있는가? 나는 이번에 비채에서 출간된 미국 출신의 작가 론 커리의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의 주인공 존 티보도 주니어에게서 그런 점을 느꼈다. 아마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내가 이 책에 아주 몰입하게 된 궁극적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선 이 책의 저자 론 커리는 뉴잉글랜드 출신으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글을 썼다고 한다. 아마 이 때 그는 자신이 미래에 쓸 소설의 소재들을 개발해낸게 아닐까? 책에는 자신의 고향 뉴잉글랜드의 곳곳의 지명들이 잘 나타나고 있다. 아마 그 동네에서 살아본 사람이 듣는다면 한 번에 척하고 알아들을만한 그런 이름들 말이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야구장으로도 유명한 펜웨이 파크, 메인 주의 유명한 여름 휴양지 와일드 오처드, 스토로 드라이브가 그렇다. 책이 나오기 전에 공개된 첫 장을 보면 특이하게도 97이라는 숫자로 시작을 한다. 주인공 존 티보도 주니어의 삶의 첫 순간에서부터 시작되는 숫자, 독자들은 이 숫자의 카운트가 제로가 되는 순간 책이 끝나리라는 사실을 직각적으로 깨닫게 된다. 세계 파괴자가 그 어린 주니어에게 자신의 삶의 어느 순간에 우주에서 날아온 혜성이 지구를 끝장내리라는 계시를 알려 준다. 미래의 모든 것을 알아 버린 어린이, 소년 그리고 청년의 삶이 어떨까? 어떻게 보면 지구 종말이라는 조금은 진부한 소재를 가지고 작가 론 커리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끌어 담는다. 우선 주니어가 성장해 가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들은 성장소설의 틀을 빌려 온다. 개인적으로 주니어 못지않게, 정이 가는 캐릭터는 주니어의 형 로드니다. 어려서 삼촌네 집에 들렀다가 우연하게 배운 코카인에 중독이 되어 일상의 삶에서 어긋나 버린 로드니. 하지만 역시 어린 시절, 야구 천재로 휴스턴 애스트로스로부터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지만 당시 한창이던 베트남으로 지원을 해서 떠났던 아버지 존과는 달리 로드니는 결국 명문구단 시카고 컵스의 유격수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만 여전히 삶의 사소한 것들은 깜빡깜빡하는 피터 팬 같은 사나이다. 하지만 역시 이야기는 지구 종말을 알고 있는 주니어에게도 돌아온다. 론 커리는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서도, 로드니와 주니어의 아버지 존의 시각에서, 그리고 주니어는 물론이고 주니어의 평생 여자 친구 에이미의 시선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이끌어낸다. 마치 정신분열증에 걸렸다고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주니어의 생각들처럼 쉴 새 없이 다양한 이야기들이 론 커리의 손끝에서 펼쳐진다. 작가는 누가 말했던 것처럼 결국 소설이란, 독자들로 하여금 결말에 이르기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도그마를 철저하게 따른다. 성장소설에서 출발한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은 미스터리와 스릴러 심지어는 판타지 장르까지 섭렵한다. 때로는 감동으로, 또 때로는 비극으로 다가서는 작가의 이야기들에 흠뻑 빠지게 된다. 마치 어린이들을 상대로 인형극을 보여주는 인형술사처럼, 시공간에 구애 없이 자유자재로 그야말로 마술 같은 이야기들을 지어낸다. 특히, 3부의 “다중우주” 이야기는 정말 경이롭기까지 하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의 묘미란! 스포일러 때문에 더 이야기할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메이저리그 야구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해서 더욱 반가웠다. 개인적으로 왜 로드니를 레드삭스 선수가 아닌 시카고 컵스의 선수로 등장시켰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그 이유는 아마 레드삭스는 지난 2004년에 86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따라 다니던 저주를 마침내 풀고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거머쥐었지만, 여전히 1908년 이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컵스를 안타깝게 여긴 작가의 아량 탓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 관해서 한 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355쪽에 보면 페넌트 레이스는 1년에 한 번 9월에 치러진다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이 아니다. 1년에 그즈음해서 치러지는건 페넌트 레이스가 아니라 포스트시즌/플레이오프다. 페넌트 레이스는 정규시즌을 지칭하는 말로 4월부터 9월까지를 의미한다. 작가의 오기인지 아니면 번역 상의 실수인지 모르겠다. 역시 가족 간의 관계에 중심을 미국 출신의 작가답게 지구 종말, 파편화되어 가는 21세기 가족관계, 메이저리그 야구, 가난과 빈곤의 문제 그리고 환경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책 속에 녹아들게 만들면서도 결국에 가서는 가족 관계에 방점을 찍는다. 아버지 존이 폐암으로 죽어가게 되자, 만사를 제쳐 두고 먼발치에서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걸고 노력하는 주니어의 모습과 아들에게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완고한 아버지의 비애가 중첩적으로 다가왔다.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은 론 커리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하지만 신예 작가답지 않은 탄탄한 구성과 함께 독자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다양한 소재들의 향연은 전혀 새내기답지 않은 모습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처음 보자마자 좋아하”(372쪽)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썼는데,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이 나에겐 그렇게 다가왔다. *** 내가 찾은 오탈자 1. 펜웨이에서 장작을 패고(93쪽) : 야구장에서 장작을 패다니, 표현이 이상하다. 2. 브루클린 -> 브루클라인 (277쪽) 3. 슬라이드 -> 슬라이더 (28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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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두툼한 한 권의 소설이 2009년 6월 독자들의 굳은 머리를 강타한다. 지구 멸망이 예정된 2010년 6월보다 딱 1년 전에 출간된 이 소설은, 2010년 6월 15일에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전지자의 소리를 듣고 태어나는 한 아이의 평생이 담긴 소설이다. 주인공 일생의 삶이 나래이터 방식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의 순간까지 설명되고, 동시에 주인공 주변 인물들의 나래이터 방식으로 삶을 이야기 하는 평생의 스토리가 이 두툼한 한 권에 담겨 있다. 전지적 소리를 들은 주인공은 어떠한 삶을 선택할 것인가? 과연 미래를 알고 있는 주인공의 삶은 행복하고 정당한 선택 속에 놓여 있는 것일까? 이와 같은 질문으로 많은 시간을 독자와 주인공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사이, 지구의 예정된 종말은 눈 앞에 닥쳐 온다.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그 순간 독자는 이 책의 제목인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 순간 바로 전, 주인공은 전지적 소리를 다시 듣게 되고 또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독자가 읽어 내려 온 두툼한 분량의 주인공의 과거와 현재가 드디어 중요해지는 순간이며, 선택하는 모든 과정이 독자의 삶을 결정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이제 깨닫기 시작한다. 우주적 예언과 자기 선택의 만족이 하나가 되는 과정이며, 또 다른 삶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과정에서 독자는 삶의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을 맛보게 된다. 인생의, 인생의 방향, 우리의 선택, 우주적 예언과 우주의 철학. 그 무엇으로 이 책을 결론내려도 좋겠다. 이 책은 마지막까지 함께 한 독자에게만 큰 재미를 선물하는 특이함이 있다. 마지막 반전을 노리는 영화처럼 저자는 꼼꼼하고 다양한 비밀무기를 책의 곳곳에 숨겨 놓고 있다.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전체적인 플롯을 이해하게 되는 저자의 특이로운 나래이터 방식의 소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이 소설의 두툼함이 인생을 이야기 하는 것임을 알게되는데, 그 맛을 많은 독자들이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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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왜 아름다울까?'라고 어린 장금이에게 물어본다면, '꽃이 아름다우니까 아름답다고들 말하는 것이지 왜 아름답다고 물으신다면 꽃이 아름다워....'라고 말하겠다, 하하. 대체로 말하는 것들은 '꽃은 시드니까 아름답지'라는 대답이다. 너무 익숙해진 대답인가? 그런데 그 꽃들은 어쩌자고 그렇게 예쁜걸까? 정말 더 웃기는 질문이다. 이쁘게 태어난 것을 어쩌라고 부모님과 미용실 원장님께 감사하면 되는 일인 것을...하기엔, 꽃들은 살기 위해서 아름답다는 것이 생물학자의 연구결과이다. 음, 그렇게 거창하게 나가지 않더라도. 인간만큼 다양한 색을 구분할 수는 없는 곤충들이나 그밖의 요인들에게 아름답게 보이지않는다면, 가까이 끌 수 없고, 끌 수 없는한 자신의 분신을 더 남길 꽃가루 등을 더욱 퍼뜨릴 수 없다는 것. 드라이한것 같아도 매우 마음에 드는 대답이다.
꽃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아름다운 것은 살기 위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음, 갑자기 아름다운 조각 등의 무생명체로 대상을 넓히지는 말자 ㅡ.ㅡ).
사실 맨처음 이 소설은 지구멸망의 묵시록과 같은 SF 휴먼 다큐멘터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처음 몇페이지까지 들었다. 한생명이 잉태되고 어려운 시기를 거쳐서 태어나는 장면과 그 부모의 고민은 아직은 극복되지않은 개인적 경험을 자극시켜 옆으로 미뤄두고 싶게 만들었지만, 교차적으로 아라비아 숫자 아래 절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구조라 다소 신기했다. 과연 그 아라비아 숫자가 하나씩 줄어들고 그리고 마침내 더 이상 숫자 하나씩 뺼 수 없는 지경이면, 과연 어떤 SF적 리얼리티를 가지고 독자를 감동시키려 저자는 노력할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다.
절대자의 목소리를 듣는, 그렇지만 다른이의 목소리를 듣는 정신분열증은 스스로 아니라고 진단내린 이 5살짜리 존 주니어, 13살밖에 안된 녀석이 면도날로 코카인 등을 흡입하는 로드니, 무뚝뚝한 것만 같지만 속깊은 정을 가진 생활에 치인 아빠 존, 그리고 깜짝 놀라게 만든 비밀을 안고있는 엄마까지, 어쩌면 이제까지 보아온 많은 시나리오 - 아마도 이 시나리오들은 주어만 다를 뿐이지 절대자가 말해주는 멀티플 우주, 평행우주에 대한 인간 나름대로의 연습인지도 모른다 - 와 비슷하여 중간에 다소 지루한 감을 주지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말이다. 다소 생뚱맞지만, 내가 TV드라마를 일년에 한편 정도 무지 몰입하여 보는 것을 감안해도 이제까지 아무리 적어도 20편을 봤을터인데 이제 질려서 다른 소재를 찾는데 비해, 좀 더 나이가 든 우리 엄마들은 그렇게 익숙한 소재임에도 어찌 맨날 몰입하게 되는 걸까...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매번 범죄자가 외국어도 무지 잘하고 머리는 대단히 천재적이여서 사랑하는 여자를 괴롭히다가 감옥가서 탈옥해서 성형수술하곤 살인극을 저지른다는 대단히 쇼킹한 이야기를 읽더라도 다시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과 무지 비슷한 맥락이라는 것이 대답인 것 같다.
평범하기 보다는 마치 알라딘의 지니처럼 모든 것을 이뤄주는 소여가 있지만, 게다라 일주일 밤새면 암치료약을 개발하는 머리가 있지만, 사랑은 사랑이고 상실은 상실이며 의심은 또 의심이다.
굳이 절대자의 이름을 빌어 저자가 책제목을 설명해주지 않아도 되었을 터인데..게다가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가 마치 지금 잡고있는 헐리우드 영화화를 노리는 로맨스물의 스놉시스와 비슷하지 않으면 더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은 남아있다.
모든 것이 왜 중요한 이유는, 읽는 분들이 알아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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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년전 아이들 사이에서 지구종말이라는 말이 일파만파 퍼져 이슈가 되었었지요. 아이들의 이슈에서 더 나아가 인터넷에서도 화재가 되어 여러학설을 들먹이며 과학적 추론과 영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설마...!"라며 불안해 하기도 했을 겁니다. 그렇게 떠들어대던 운명의 날 2012년 12월 21일. 불과 얼마 전이던 그날이 지금은 아주 먼 옛날같이 느껴지지만 오지 않을것 같은 그날은 의외로 빨리 다가왔고 역시나 보란듯이 조용하게 그날은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그날이 다가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지만 아이들의 느낌은 또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나름 많은 생각과 걱정을 했기때문에 틈만나면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까 하는.
오늘 읽은 론 커리의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이란 책은 저에게 많은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과연 내가 책 속 주인공인 주니어였다면 어떻게 36년을 살았을까.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놓고,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존 티보도 주니어가 엄마의 자궁속에 있을때부터 들려온 목소리. 그가 태어나 첫 숨을 쉬자 그 목소리는, 주니어가 서른여섯살이 되는 2010년 6월 15일, 혜성이 지구에 충돌해 지구가 멸망한다는 무서운 진실을 알려줍니다. 그 어마어마한 사실을 안고 살아가야할 주니어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애가 너무 침울해요. 이상할 정도로요.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주니어는 '세상의 종말'에 집착하는것 같아요. 알코올 중독에 약물중독, 인생의 밑바닥을 헤집으며 절망적인 인생을 살고 있을때 정체모를 국가기관으로 잡혀온 주니어는 인공적인 생태계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합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두번째 기회가 주어 집니다. 과연 주니어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난 평생 어떤 것에도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길모퉁이만 돌면 모든게 부질없어 보이는데 보통 사람들처럼 대학 농구팀을 만들고, 노령연금을 붓고, 자식을 키우는 일 따위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무의미했어요. 모든것이. 그게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 보십시요. (254쪽)
기회가 된다면 이제는 말해 주고 싶다. 당신들은 아무것도 몰라. 나는 정서불안에 시달리는 문제아 따위가 아냐. 내게는 섬뜩한 미래가 보여. 당신들은 그 무시무시한 광경을 봐도 믿지 않겠지만 나는 그게 환각이 아니란 걸 알아 (132쪽)
이야기는 색다르게 제3자의 입장에서 이끌어가는 2인칭으로 전개되어 집니다.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개라 좀 생소하긴 했지만 그 제3자가 주니어에게 무서운 진실을 알려준 전지자이다보니 인물의 세세한 묘사가 돋보였습니다. 론 커리의 데뷔작인 단편집 '신이 죽었다'라는 책을 2011년도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책에서 작가는 '신이 없는 세상에 사랑이 머물 곳이 있을까? 오늘날 세상의 중심이 완전히 붕괴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것인가' 라며 "신"과 "세상의 종말"에 대해 이야기를 한 바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전인류를 향한 자기성찰의 메시지를 담아 묵직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나는 오늘 하루도 여러 선택의 기로에서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하였나, 다시한번 생각해 봅니다. 책을 덮고 음미 할수록 더욱 진한 감동이 밀려오는 책이었습니다.
모든 것에 끝이 있고, 그래서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 너와 네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끝날 지라도 모든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끝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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