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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습하기 짝이 없는‘포’의 시구가 함께하던 어둠과 죽음의 사자,‘시인(poet)’이 돌아왔다! FBI를 향한 시인의 도발, 그것도 즐비한 사체들을 쌓아두고 자신에게 총을 겨누었던‘레이첼 월링’을 수신자로 하는 소포와 함께. 이 작품은‘마이클 코넬리’의 주력 시리즈물의 주인공인 전(前) LAPD베테랑 수사관이던‘해리 보슈’가 해결사로 등장하면서 시인과의 대결에 한층 긴장감을 더해준다.
한 때 공조수사 파트너였던 전직 FBI요원인‘테리 매컬렙’의 심장질환에 의한 돌연사의 의혹을 시작으로 보슈는 사망하기 전 테리의 석연찮은 행적을 좇는다. 테리가 남긴 프로파일의 메모들은 네바다 사막으로 연결되는 '지직스 로드(zzyzx road)'를 가리키고, 한편 시인이 조종하듯 안내하는 사막에 묻힌 사체들로 레이첼을 비롯한 FBI수사팀은 시인의 의도와 행적을 찾지 못해 곤혹해한다.
결국 한 인물을 좇는 보슈와 FBI수사팀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레이첼의 애매한 입지로 수사력의 균형을 보슈로 기울게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전작(前作) 시인의 전체를 떠돌던 죽음의 망령이나 공포와 같은 음침하고 음울한 분위기의 스릴러에서, 걸출한 전직 수사관을 통해 본격적인 추리작품으로서의 속도감과 남성적 박진감이 장착된 범죄 수사물(탐정물)로 보다 강화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이렇듯 냉정한 이성적 전유물로서의 크라임스릴러(crime thriller)에는 여간해서 등장하지 않는 주인공의 가족이 등장하는 의외로움도 있다. 사건 해결의 중심에선 주인공인‘해리 보슈’의 전처와 그의 딸‘매디’의 출현인데, 이는 아이의 순수한 시선과 오염된 어른들의 사악한 사회를 교차시키고, 시인의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의 심리적 외상과의 대비를 통해 아이들의 양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책임을 드러내는 작가의 의도가 아닐까. 어쨌든 이 작품만의 보기 힘든 특징이고, 시리즈의 다음 작품과의 어떤 관련성이 예견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섬세한 감수성이나 타자에 대한 배려와 같은 보슈에게서의 인간적 갈등의 묘사가 몇 차례 등장하는 것도 새로운 형태의 추적자이자 형사의 인물상을 보여준다.
작품의 정점에 이르러서는 그야말로 피할 수 없는 감정이입과 몰입으로 긴장을 넘어 안절부절 못할 정도로 독자를 흡입해댄다. 세차게 퍼붓는 비와 급하게 휘감아 도는 검푸른 강물, 세상의 끝만 같은 계곡, 그리고 처절한 추격과 대결장면은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의 하나로 각인 된다. 단서 하나하나에 까지 미치는 정교하고 세심한 장치는 정통 크라임스릴러의 진수란 이런 것이다! 라는 작가의 자긍심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인지 LAPD(L.A.경찰국)로 복직 신청을 한 보슈의 다음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영혼을 잃은 망자의 검은 눈이 떠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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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려고 먼저 《유골의 도시》를 보았는데, 그 이야기가 바로 앞이 아니어서 보든 안 보든 상관없었을 것 같다. 《로스트 라이트》에서 해리 보슈는 자기한테 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만났다. 그 뒤로 두해가 흘렀다. 해리는 아빠 노릇을 잘 하려고 했다. 딸 매디한테 노래를 불러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준단다. 그러면서 해리는 매디가 순수한 때는 그리 오래 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해리는 사는 곳도 로스앤젤레스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옮겼던가보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자세하게 나오지 않고 그냥 짧게 나온다.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여긴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말을 보면서 나는 해리가 이사하고 딸을 만나러 다니는 이야기가 어딘가에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마 없겠지. 이사는 아니고 잠깐 방을 빌려서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냈다. 해리 보슈는 형사, 아니 지금은 탐정이기 때문에 어떤 사건과 관계있는 일을 하니 해리 개인의 이야기보다 해리가 하는 일이 중심이 될 것이다. 해리 보슈가 다시 경찰로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는데 다시 경찰로 돌아가게 되는 이야기는 여기에 나온다. 경찰을 그만둔 지 세해 미만인 사람은 다시 경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생겼단다. 그래서 해리는 다시 경찰로 돌아가기로 한다. 딸을 자주 만나지 못하게 되는 일을 아쉽게 여겼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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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다시 등장했으니 해리 보슈와 레이철이 '시인'을 잡을 것이라 예측된다. 이미 결말을 예측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시인의 계곡'을 통해 어떤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까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자, '시인'은 잡힐 것인가, 죽을 것인가. 지금까지 해리 보슈에 의해 정의가 실현된 일이 많은 터라 이번에도 '시인'이 순순히 잡혀 감옥에 갇힐 것이라 예상되지는 않는다. '시인'이 죽어야만이 다음 범죄를 예방할 수 있으니 좋은 일이긴 한데 사실 해리 보슈가 범인을 깔끔하게 잡아 넣는 모습을 보고 싶은 바람도 있다. 해리 보슈 시리즈의 익숙함 속에서 결말의 궁금함을 참으면서 마지막 책장까지 넘겼을 때 무엇을 느끼고,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시인'을 잡기 위해 테리 매컬렙과 레이철 그리고 해리 보슈가 함께 수사를 했다면 어땠을까. 물론 결말은 같았겠으나 더 멋지게 마무리는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모두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세 사람이 함께 수사할 일이 없는 것이 문제인데 공교롭게도 테리는 건강상의 이유로 일선에서 물러난 후 지금은 사망한 상태이며 레이철은 '시인' 사건을 수사하면서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불모지로 쫓겨갔으며 해리 보슈는 경찰 배지를 내려놓고 사립탐정으로 생활하고 있기에 '시인의 계곡' 사건으로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미 테리 매컬렙이 죽었으니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난 것이 아니라 해도 테리가 남겨 놓은 흔적을 통해 해리 보슈는 사건 깊숙히 들어갈 수 있었으니 그의 존재를 무시할 순 없겠다. 아직도 그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하니 이것은 나만의 착각인 것일까.
'시인'은 보슈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존재를 간과했다. 이것이 그에게는 가장 큰 실수겠지만 이것으로 자신이 계획했던 모든 것이 무너질 정도로 파장은 엄청났다. '악'이 자신에게서 다른 곳으로 옮겨갈 뿐이라는 메시지를 남김으로써 마무리 했지만 살인을 하고 시체를 묻은 후 FBI를 통해 레이철을 끌어들인 '시인'이 이 사건의 결말은 왜 이렇게 허술하게 계획했는지 모르겠다. 테리 매컬렙의 죽음을 파헤치던 해리 보슈가 알게 된 진실이 반전이라 '시인'의 결말이 급하게 마무리 한 듯, 엉성했던 것이 가려지긴 했지만 테리와 레이철, 해리 보슈, '시인'까지 이렇게 많은 이들을 모두 이끌어 가는 것에 어려운 점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뿐이다.
해리 보슈는 '테리 매컬립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묻었다. 그것이 테리가 원한 것이었으니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해리 보슈에게 사건을 맡기고자 했던 테리의 진심은 해리 보슈라면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을 테니까. 어떤 것이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는 그저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고 따라가는 수 밖에 없다. 다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홀로 '시인'에게 닿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졌던 테리, 해리 보슈 못지 않은 매력을 지녔던 그를 죽임으로써 '시인의 계곡'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것 보다 또 다른 사건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배려를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해리 보슈는 이제 경찰 배지를 다시 달고자 한다. 고객들이 찾아와 해리 보슈에게 어렵고 힘든 사건을 맡길 것이라 예측했던 독자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깨어지고 해리가 사립탐정으로 이 시리즈를 이끌어 가는 것에 대한 한계는 이미 드러났었다. 자신이 생각했던 정의에 따라 미해결 사건을 해결하는 것에 의미를 뒀던 그는 이제 경찰 배지를 달고 자신의 소명에 따라 정의를 실현하게 된다. 우리는 그를 통해 어떤 사건을,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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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의 전화로 '시인의 계곡'은 시작된다. 8년간 두려워하면서도 언젠가는 연락이 올 것을 예감했던 그 한 통의 전화로 FBI 요원 레이철 월링은 8년 전, 그 사건으로 되돌아가 자신을 끔찍한 나락으로 이끌었던 자신의 상관이자 멘토였던 연쇄살인마 시인과 다시 만나게 된다. 미국 전역에서 능력있는 형사들만 골라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후 에드가 앨런 포의 시를 표식처럼 남겼던 전직 FBI 요원이었던 배커스가 돌아왔음을 알리는 살인사건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사건에 재투입이 되고, 한편 경찰을 은퇴한 후 사립탐정으로 활동하고 있던 해리 보슈에게 얼마 전 사고로 사망한 동료 테리 매컬렙의 미망인이 남편이 죽음에 대한 의문을 재기하게 되어 사건을 재수사하게 되면서 그 역시 연쇄살인마 시인과 연결점을 찾게 되어 레이철 월링과 만나게 된다.
'시인의 계곡'은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시인'의 후속작이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전작인 '시인'이 워낙 강렬하고 촘촘히 짜여져 있던 점에 비해서는 다소 밋밋한 느낌을 준다. 범인도 알려져 있고 추적하고 있는 사람들도 누구인지 알아서인지, 추리소설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긴박감, 긴장감이 덜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을 읽고나서 '시인의 계곡'을 찾게 되는 이유는 작가 마이클 코넬리가 요소마다 배치해놓은 사건들의 연계성과 인물들간의 관계설정에 있다. 그 부분들을 잘 이해하고 읽는다면 '시인의 계곡'은 그 자체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전작 '시인'보다 강렬함이 덜하다는 것이지 재미없다는 소리가 아니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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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을 읽은 후 그 후의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다른 책들은 한 쪽에 밀어둔 채 [시인의 계곡]을 펼쳤습니다. [시인]이라는 엄청난 작품을 만난 후였기에 -에이, 그만한 작품을 금방 또 만날 수 있겠어?-하는 의심과, -그래도 마이클 코넬리'님이니까-라는 신뢰를 반반씩 안은 상태였는데요, 역시 [시인]의 후유증이 너무 컸나 봅니다, 흑흑. 범인이 FBI 요원인 레이철과 과연 어떤 대결을 펼칠 지 기대했건만. 이 작품에는 전작의 잭 매커보이 기자 대신 마이클 코넬리'님'의 다른 시리즈의 주인공 히에로니무스 보슈, 일명 해리 보슈가 등장합니다. 짜잔!
개인적으로는 잭 매커보이와 레이철의 관계에 아직은 마침표가 찍어지지 않았다 믿고 싶었기 때문에 해리 보슈 대신 잭 매커보이가 등장해주기를 기대했다죠. 해리 보슈는 전직 형사라서 그런지 잭 매커보이보다 마초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으흠. 대충 나이를 계산해보면 50대 정도인 듯 한데, 우리나라의 아저씨가 아니라 로맨스 그레이, 혹은 듬직한 미남형의 이미지가 그려지는 왜일까요. 으훗.
이야기는 작가의 다른 스탠드 얼론 작품이었던 [블러드 워크]의 주인공 테리 매컬렙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처음 접한 작가의 작품이 바로 [블러드 워크]였는데요, 그래도 나름 주인공의 자리를 꿰차고 있었던 테리가 죽음을 맞았다는 것에서 1차 쇼크, [블러드 워크]에서 만나 사랑을 이룬 그래시엘라와 결혼까지 했는데도 그 생활이 해피하지만은 않았던 데서 2차 쇼크를 받았습니다. 아무리 결혼은 현실이라지만 테리는 소설 속 주인공, 현실과는 달리 행복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단 말입니까! 작가님의 잔혹한(?) 처분에 -너무해!-를 외치고 말았답니다. 어쨌든 그 테리의 죽음을 수상히 여긴 그의 부인 그래시엘라의 부탁으로 해리는 테리의 죽음에 대해 조사해 나가기 시작하는데요, 그 접점에 '시인'을 잊지 못하고 기다리는 레이철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범인은 공개된 상태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처음부터 범인이 등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긴장감이 떨어지라는 법은 없지만, 어쩐지 이 [시인의 계곡]에서는 무지무지 긴장감이 떨어지고 말았다는 느낌입니다. 범인은 이미 알고 있고, 그가 어떤 상태로든 (죽든 살든) 해리 보슈와 레이철에게 잡힐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어쩌면 그 과정에서 레이철이 죽는다고 해도(해리는 시리즈를 이끌어 가야 하니까 절대 죽을 수 없겠죠!) 더 이상 충격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요. [시인]과 같은 반전을 맛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이 작품은 다른 작가들의 베스트셀러가 아닌 바로 동일한 작가의 [시인]이 오히려 경쟁자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도 [시인]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에 엄청 괴로워했을 것 같아요.
또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조금 세심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었어요. 테리는 [블러드 워크]에 등장했고 [시인의 계곡]에서는 [블러드 워크]가 영화화 된 것을 책 속에서도 차용하고 있는데요, 그 외에 테리와 해리가 함께 겪었던 일, 해리와 그의 전처에 관한 일 등이 그저 암시로만 그쳐 아직 해리 보슈가 등장하는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못한 저로서는 굉장히 답답했어요. 혹시 [블러드 워크]에 등장했던 일이었나 싶어서 도중에 그 책을 들춰보기도 하는 통에 몰입도가 조금 낮아지고 말았습니다.
또또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왜! 어째서! 해리와 레이철이 므훗한 관계가 되고야 말았느냐 하는 점입니다. 그러고나서 레이철은 또 훌쩍 떠나버리잖아요. 마치 할리우드 영화 시리즈에서 매번 다른 여자주인공들과 하나같이 므훗한 관계가 되고 마는 남자 배우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리 보슈도 다른 이야기들에서는 매번 다른 여자들과 므훗한 사이가 되는 걸까요. 켁. 그러고보니 잠깐 등장했다 사라진 '제인'이라는 비밀의 그 여인은 다른 시리즈에 등장하는 것일까요.
뭐 그럼에도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는 변함이 없습니다. [시인의 계곡]은 [시인]과 대결해야 한다는 핸디캡도 안고 있었고, 범인이 이미 밝혀진 상태였으므로 과장된 반전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다고 생각하니까요. 시인은 저 멀리 보내버리고 이제부터는 이 히에로니무스 보슈가 간직하고 있는 마력에 빠져보겠사옵니다, 푸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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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리 소설을 연속해서 읽었습니다. 허나 이 소설은 맹숭 맹숭하네요. "블러드 워크"의 주인공 매케일럽이 범인을 쫒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그 "여정"의 깊은 맛이 부족하고 "시인"에서 보여주던 "펑" "펑" "펑!" 사건의 연속, 액션과 지적 대결의 스릴감도 부족합니다.
해리 보슈는 행동하는 사람이죠. FBI 프로파일러 였던 테리와는 여러모로 다른 인물입니다. 그럼에도 "시인의 계곡"을 읽어보면 한발 한발 조용히, 그러나 신중히 앞으로 전진하는 테리의 분위기가 지배적입니다.
끝도 없는 계곡으로 추락한 시인이 돌아옵니다. 시인의 숙명이죠. 레이첼과, 테리, 그리고 시인은 모하비 사막의 황량한 곳에서 다시 만납니다. 시인은 증명하고 싶었을 겁니다. 그게 바로 살아있는 이유니까요. 그게 바로 인간의 탈을 쓴 악마의 모습이니까요.
큰 실망감을 가져다준 건, "시인"의 용의주도함이 없다보니 아직도 날카로운 추리력을 갖고 있는 해리의 상대가 안된다는 거죠. 중반이후 "자 그럼 이제 시인의 웅대한 계획앞에 모두들 큰일 났구나 !" 라고 긴장하고 있으나, 에게... 뭐지 이건 끝까지 시인의 웅대한 계획은 ?? 없단 말인가?? 이대로 끝인가??
코넬리 소설치곤 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그래도, 빠른 시간안에 "실종"을 읽어보고 싶네요. 마이클 코넬리가 좋은 이유 ?? 정말 생긴거랑 달리 구성이 치밀하고, 인물간의 대화체가 맘에 듭니다. 읽고 있다보면 실제 입으로 소리를 내어 읽어 보고싶은 맘이 들정도로.. 이야기의 흐름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고 진중하게 진행되며 형성되는 인물간의 드라마적인 요소가 좋구요. 이렇다 보니 소설의 마지막장 결론, 혹은 반전에 이르는 그 "여정"을 충분히 즐겁게 만끽할 수 있다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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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돌아왔다. 애드거 앨런 포의 시를 말할 줄 알던, 경찰의 허를 찌르며 세상을 놀라게 했던 희대의 살인마가 돌아왔다. <시인의 계곡>에서 다시 등장한 것이다. 소설은 <시인>으로부터 8년이 지난 어는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시인은 죽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누구는 그가 죽지않았다고 알고있었다. 이미 유럽에서 그의 존재가 드러났다. 그리고 현재, 사막에서 사람의 시신이 발견되기 시작한다. 시인이 알려준 것인데 그뿐아니라 누군가를 찾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바로 레이철이다. 레치철은 시인>에서 그의 정체를 모르던 시절, 그에게 업무를 배웠고, 그의 정체를 알게 되서는 그에게 총을 쐈던 FBI 요원이다. 그 사건 이후 스캔들 때문에 한직으로 밀려나 있다. 하지만 시인을 다시 잡기위해 그녀도 되돌아 온다. 시인을 잡으려는 사람이 또 있다. 전직경찰이면서 지금은 사립탐정인 해리 보슈이다. 해리를 부른건 그의 오랜 동료의 미망인이다. 그 동료는 자살한것으로 알려졌는데 미망인은 그럴리 없다며 해리에게 조사를 부탁한 것이다. 해리는 친구의 흔적을 수사하다가 그가 '어떤 사건들'을 따라가고 있다고 깨닭게 된다. 시인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더군다나 시인이 그의 곁에 가까이 다가온 것으로 느껴졌다. 그는 단서를 쫓아 사막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은 시인이 죽인 시체들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 레이철도 있다. <시인>이란 작품이 얼마나 스릴 넘치는 작품이었던가. 어두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 소설이 만드는 긴장감은 확실히 수준이 높았다. 그런데 마이클 코넬리가 후속작으로, 그것도 다양한 관점으로, 다른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 해리 보슈를 함께 출연시켜 이야기를 계속 풀어가고있다. 1편만한 속편이 없다는 격언이 있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인의 계곡>은 <시인>만큼 긴박하고 서스펜스의 바람이 강하고 반전에 몸을 떨게 된다. 하지만 전작에서는 연쇄살인 범죄속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강열한 스릴러가 있었지만, 후속작에서는 악인의 정체가 드러나 있기에 그 대결의 서스펜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폭팔적인 플롯, 살아있는 캐릭터, 비범하고 지적인 반전의 크라임 스릴러의 마이스터 마이클 코넬리의 필력을 집대성한 <시인의 계곡>은 명실공히 메가 블럭버스터급 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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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고 해서 오랜만에 스릴러가 보고 싶었다.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인 <시인의 계곡>을 다시 읽었다. 연쇄살인범 ‘시인’이 나오는 첫 편인 줄 알았는데. 그가 등장하고 8년 뒤라고 해서 표지의 책 소개를 다시 봤다. <시인>도 읽어야지, 하면서 보다가 책에게 스포일러 당했다. 범인의 이름이나 정보를 잊으려면 적어도 몇 개월 뒤에 봐야겠다. 이상한 건 분명히 스릴러/추리 소설에 빠졌던 때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구매한 책은 별로 없다는 거다. 대신 빌려서(혹은 얻어서) 많이 읽었나 보다.
뭔가 (선과 악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적인 인물인 ‘해리’는 의뢰를 받는다. (항상 완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그래서 좋아한다니까?) 그전에 물론 ‘시인’의 이야기가 잠깐 나오기는 한다. 두 사건이 평행하면서 이어가다 어느 순간에 맞물린다. 아귀가 착착 들어맞는 게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가 없다. (두꺼운데 막힘없이 술술 진도가 나가는 게 신기하다.) 결말도 나름 깔끔하게 끝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건 이해하기로 한다. 앞의 두 권으로 이제까지 많이 보여줬다. 이것 참 다시 ‘해리’ 형사가 등장하는 책을 찾아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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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자신의 멘토이자 연쇄살인범인 '시인' 로버트 배커스에게 총을 쏴 어둠의 심연으로 떨어트렸던 레이첼 월링이 전화를 한통 받으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시인'이 다시 돌아왔다는, 그것도 레이첼을 지목하고 있다는 소식의 전화. 레이첼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반드시 올 것이라 믿었던 시간이 왔음을 깨닫는다.
히에로니무스 보쉬, 옛 화가의 이름과 똑같은 사립탐정 해리 보쉬 는 얼마전 심장마비로 사망한 친구의 미망인으로부터 의뢰를 받는다. 남편의 죽음에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심장이식환자용 약이 다른 것으로 바꿔치기 당했다는 것. 해리는 전직FBI요원이자 친구인 테리 메켈럽의 죽기전 상황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테리의 행적과 그의 수사파일들을 따라가던 해리는 8년전 생사불명으로 사라진 '시인'이 테리의 마지막과 연결되고 있다고 믿는다.
8년전의 일로 인해 좌천되어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있던 레이첼은 수사에 개입하는 것을 용인받지 못한 채로 FBI 요원들과 함께 사건현장을 관찰한다. 조직은 거대하고 수사인력도 많지만 비밀이 많고 정치색을 배제할 수 없다보니 그들의 수사는 더디기만 하다. 게다가 레이첼을 경계하는 랜들 앨퍼트의 경계는 그녀의 발을 옭아맨다. 하지만 사건을 보는 직감과 육감, 그리고 저돌성까지 갖춘 보쉬를 만나게 된 레이첼은 '시인'에게 다가갈 새로울 길을 만난다.
이 책을 읽는 것에 전작 <시인>을 꼭 읽어야할 필요성은 없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읽어두는 것이 후속편인 <시인의 계곡>을 읽는 재미는 더 있겠다. 해리 보쉬 탐정은 이번에 처음 접하는데, 레이첼 과의 조합이 꽤 재밌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로버트 배커스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 그의 입장에서 묘사하는 것들이 궁금했고 이번 작품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거의 전무하다시피해서 좀 아쉬웠다. 영리하고 냉철한 사이코패스의 악행만 드러나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좀 더 내면을 살폈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이 정도의 머리라면 이렇게 쇼를 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아마 절대 흔적을 남기지않고 계속 살인유희를 즐기며 다닐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됐다면 명성은 얻을 수 없었겠지. 게다가 공개적인 조롱도 하지 못하고 말이다. 자만이 파멸을 낳는다는 말은 대체로 이런 류의 연쇄살인범에게는 거의 들어맞는다.
여기서도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역시나 캐릭터화가 잘 되어 있다. 각각의 인물들의 모습이 제각기의 모습을 머리속에 떠올리게 하는 묘사들이다. 데이요원같은 후배가 내게 있다면 뒷통수를 한대 쎄게 후려치고 싶었을 것 같다. 버디 로크리지의 미워할 수 없는 응석은 귀여웠고 말이다. 그런데 레이첼은 전작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나보다. 전에 사건 피해자의 가족이기도 했던 '기자'와 맺은 육체적 접촉이 문제가 됐었음에도 이번에 또 그런다. 아하하하. 책 초반에 클린트이스트우드의 영화작품이 언급되는데, 저자의 책 <블러드워크>가 실제로 그에 의해 영화화되었다고 한다. 책에서 묘사된 것으로는 은근 영화에 불만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실제 일어난 일과 책 속 이야기를 절묘하게 섞어서 마치 현실처럼 느껴지도록 쓰고 있다. 자신의 각기 다른 작품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있다더니 언젠가는 미키할러와 보쉬 탐정이 만날수도 있겠구나. 흐흐.
여하튼 재밌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시인>이 더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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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를 처음 본 이후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처음 해리 보슈 시리즈의 첫 작품인 <블랙 에코>를 본 해는 2001년이었다. 그 뒤로 장장 8년의 세월이 흘렀다. 시인이 다시 등장하기까지 걸린 시간과 같다. 이런 절묘함이라니. 그런데 읽는 내내 나는 우울했다. 고독한 코요테 LAPD 해리 보슈는 은퇴한 사립탐정이 되어 있었고 5살짜리 딸을 둔 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그가 그렇게 세월을 보내는 동안 나는 그와 함께 할 수 없었다. 도대체 내 기억 속의 해리 보슈는 어디서 찾아야 한단 말인지. 이래서 시리즈는 제발 순서대로 출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해리 보슈가 등장하지 않는 <시인>의 후속작이기 때문에 연속성을 가지고 본다는 장점을 준다. 시인이라는 전대미문의 연쇄 살인범이 사라진지 8년만에 FBI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한 레이철 월링 요원에게 소포를 보낸다. 그리고 시인은 레이철의 뒤를 밟는다. 그 즈음 해리 보슈는 친구이자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전직 FBI 프로파일러 테리 매컬럽의 아내에게서 죽은 남편이 살해된 것 같다는 의뢰를 받는다. 해리는 친구를 살해한 살인범을 잡기 위해 그가 예전 사건을 조사하던 문서와 컴퓨터에 저장된 사진을 보다가 추적을 시작하는데 거기서 레이철과 조우하게 된다.
라스베이거스에는 해리의 전처와 딸이 산다. 그리고 그곳으로 테리는 그를 인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미 그곳에서 많은 피해자들을 발견한 FBI가 진을 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곳에 시신들이 있는 이유를 모른다. 그들이 어디에서 온 이들인지도 모른다. 삼각형의 한 점을 그들은 발견하지 못했고 해리는 발견한다. 거기에서 해리와 자신이 단지 그들이 시인을 잡기 위한 유인물일뿐임을 알게 된 레이철은 해리와 함께 해리가 발견한 곳에서 시인의 자취를 찾아 나선다.
전작 <시인>이 긴장감 넘치는 스릴을 선사했다면 이 작품은 짜임새있으면서 근원적인 악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마치 하나의 작품을 1부와 2부로 나눠서 작가가 1부에서는 범죄를 다루고 2부에서는 그 범죄의 이면을 다룬 느낌이다. 여기에 빈틈없고 물러서지 않는 해리 보슈의 노련함은 잘 어울린다. 그의 어린 딸이 세상의 악에 노출되기 전까지 순수함을 간직하기를 바라는 마음처럼 해리는 어린 시절의 시인을 불쌍히 여긴다. 그렇다고 그것이 그의 범죄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지만.
크라임 스릴러에서 이렇게 탐정 추리소설로 작품은 변신을 한다. 하지만 변신을 해도 악마적인 연쇄 살인범 시인의 그림자는 늘 드리워져 있다. 거기에 시인이 찍은 테리 맥컬럽의 가족 사진과 해리 보슈를 아는 그의 모습에서 그의 딸 매디의 안위까지 걱정하게 만든다. 범죄의 공포는 픽션일지라도 무섭다. 하지만 이 점이, 가족이 등장하는 모습이 작품에 균형점을 찾게 해준다. 단순한 크라임 스릴러가 아닌 시인의 어린 시절 그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에게서 자랐다면 그의 모습이 지금과 다르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해서 가족과 사랑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생각해보면 시인이 왜 등장했는 지 알 수 있다. 시인의 성격을 안다면, FBI가 정치적인 면을 버렸다면 진작에 그의 타깃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작품은 전작 <시인>에 비하면 스릴은 적다. 하지만 그곳에서 느끼던 속도감 대신 이 작품에는 해리 보슈가 있다. 해리 보슈를 통해 전통적 추리소설의 맛을 현대에 잘 살려내고 있다. 시인을 해리 보슈가 상대하게 만든 것은 작가의 일종의 메시지다. 정치적으로 휘둘리고 자신들의 안위에만 관심이 있고 다른 사람의 의견은 무시하는 FBI의 능력으로는 많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범인을 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거기에 마지막 반전까지 기막히게 잘 어울어지고 있다. 그 반전은 진정한 반전이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하게 해준다.
이 작품은 해리 보슈라는 캐릭터만으로도 충분한 작품이기도 하다. 변함없이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친구의 살인자를 잡으려는 해리, 딸을 생각하고 예전 월남전을 생각하며 강에서 살아 남은 것을 기뻐하는 해리, 다시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 해리 보슈와 그가 선사하는 고독이. 천상 경찰인 해리 보슈는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혼자 파트너없이 다니던 그가 파트너를 원하게 되고 딸을 위해 전화로 이야기를 하고 노래를 들으며 딸에게 불러줄 생각을 한다. 여전히 그에게 세상은 어둡고 나이가 들어 희망적일 것도 없지만 그는 다시 천사 없는 천사의 도시로 돌아와 천사는 보이지 않는 거라는 딸의 말을 믿으려 한다. 그런 해리 보슈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한번 헐리우드의 코요태는 영원한 코요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