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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해야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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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에서 압도되었다가 읽다보면 화려하게 수 놓인 언어에 어지러워졌다가...그리고 마지막엔 스케일에서 주눅이 들어버린다. 1, 2부로 나뉘어지는 이 소설은 많은 사람들과 홍보문구에도 이야기했지만 초현실주의 화가라는 화려한 이력을 드러내듯 마치 회화를 보는 것 같은데다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이 감정 기복이 심해서 순간순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몰라 헤매기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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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에서 압도되었다가 읽다보면 화려하게 수 놓인 언어에 어지러워졌다가...그리고 마지막엔 스케일에서 주눅이 들어버린다.

1, 2부로 나뉘어지는 이 소설은 많은 사람들과 홍보문구에도 이야기했지만 초현실주의 화가라는 화려한 이력을 드러내듯 마치 회화를 보는 것 같은데다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이 감정 기복이 심해서 순간순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몰라 헤매기도 했다. 살바도르 달리는 현상을 그림 그리듯 묘사하는 재주 뿐 아니라 정신과 영적세계도 몽환적으로 묘사하는 재주를 지녔음은 틀림없으나 솔직히 내게는 조금 버겁고 어려웠다. 그랑데살레 백작과 솔랑주 그리고 베로니카와 벳카의 사랑을 큰 줄기로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언어의 향연을 펼쳐나가는데 1부를 읽고 내린 결론은 내용이나 문학적인 가치 등 다른 평가를 기다리거나 달가워하지 않는 작품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철저하게 자신을 천재라고 말하는 사람의 소설이라는 말로 간단하게 쓰려고 했다. 하지만 2부를 읽고 생각이 좀 달라지긴 했다. ^^

맹목적인 사랑이라는 주제 하나로 이처럼 거대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에 놀랍고,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재치있는 몇 줄은 이 소설을 놓을 수 없게하는 갈고리 같았다. 또 시대적 배경과 사조,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 귀족사회의 풍자, 전쟁 등 볼거리들이 정말 풍성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벳카와 베로니카가 사랑한다는 이유로 퍼붓는 질투와 모욕, 그러다가 다시 사랑을 하고...결국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되지만 그 둘을 통해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것이 사랑이라는 느낌은 확실하게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그랑데살레 백작의 캐릭터는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이 엄청난 소설을 제대로 표현하고 평가할 능력이 내게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천재성을 드러낸 이들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진다. 히든페이스는 작가의 룰에 말려들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읽다보면 잠깐씩 삼천포로 빠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달리의 회화적 글솜씨로 인해 주인공들이 느끼는 모든 것을 함께 느낄 수 있다. 혼란스러움, 격렬한 기운과 뜨거운 열정, 버려진다는 모욕과 공포...색다른 경험이었다.

t*****8 2009.10.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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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그림을 문자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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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달리의 사진으로 생각 되는 얼굴에 콧수염과  빼곡한 숫자 판이 박힌 시계와 어리러벡 쓰여진 히든 페이스라고 써 있는 글씨 들... 뭐 하나 차분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이리도 어지러운 표지 사진 뒤에 있는 빨간 표지까지.... 역시 달리답다... 라고 밖에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였다.이렇게 강한 인상을 가진 표지를 지나쳐 첫 장을 펼치면 달리밖에 쓸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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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달리의 사진으로 생각 되는 얼굴에 콧수염과  빼곡한 숫자 판이 박힌 시계와 어리러벡 쓰여진 히든 페이스라고 써 있는 글씨 들... 뭐 하나 차분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이리도 어지러운 표지 사진 뒤에 있는 빨간 표지까지.... 역시 달리답다... 라고 밖에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강한 인상을 가진 표지를 지나쳐 첫 장을 펼치면 달리밖에 쓸 수 없는 끊임없는 단어의 향연들이 펼쳐진다.... 한 페이지를 다 읽기도 전에 이 사람은 미친 사람이거나 천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정도이다. 모든 페이지마다 초감각적이고 영적이고,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단어, 어귀들이 쏟아져 나온다. ( 이 부분에서 이 책을 번역한 번역가에게 찬양을 보내고 싶다.)  게다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귀족 사회의 나태와, 권태와 암울한 분위기를 한 것 보이며 시각적 이미지가 그대로 전해진다. 달리의 그림을 문자로 읽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대해 평을 하고 있는데 나도 동의한다. 아니 달리의 그림 이상으로 생생한 영상으로 달리의 그림을 표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마약 (아편)에 대한 환상적 표현은 아편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환각 그 이상의 세계로 이끌어낸다.

게다가 절대로 단순하고 간결한 표현은 배제하고 은유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여 자신의 문장력이 얼마나 훌륭한지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움을 과장되게 표현하는지 만 천하에 고하고 있는 책이다.

나도 처음에는 이 책에서 쏟아져 나오는 단어와 은유와 복잡한 서술의 형태에 익숙하지 못해 몇번을 고쳐 읽었었다. 하지만 곧 달리의 매력에 빠져 들었고 그 이후로는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였다. 천재의 삶을 살았던 달리....  내가 모르던 한 부분의 퍼즐조각을 발견한 느낌이다.

- 이 책의 방대한 페이지에 나의 모자란 집중력이 버텨준 것에 감사하며 이 책을 번역한 번역가에게 당신도 달리 못지 않은 천재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다. -
r******0 2009.09.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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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페이스』- 초현실주의, 현실 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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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판하는 책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예상외의 깜짝 놀랄만한 글 솜씨(혹은 멋진 그림이나 사진으로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ㅡ.)로 나의 선입견이자 편견에 한 방을 먹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실망을 안겨주고는 했다. 만약 그들이 연예인이라는 ‘유명’타이틀이 없었다면 과연 책을 낼 수나 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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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판하는 책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예상외의 깜짝 놀랄만한 글 솜씨(혹은 멋진 그림이나 사진으로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ㅡ.)로 나의 선입견이자 편견에 한 방을 먹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실망을 안겨주고는 했다. 만약 그들이 연예인이라는 ‘유명’타이틀이 없었다면 과연 책을 낼 수나 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끔 말이다. 그런 입장에서 바라본 「살바도르 달리」의 『히든 페이스』는 적어도 그의 이름만을 팔아서 쓴 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시작과 동시에 기대이상의 섬세한 묘사가 펼쳐진다. 한 사물 -하나씩 하나씩 벗겨 누드로 만든다는 느낌 때문일까?! 단순히 사물이라고 하기 보다는 누드모델을 앞에 둔 느낌이다- 을 눈앞에 두고 작은 것까지 세밀하게 관찰하여 그림을 그린다. 아니, 그림이 아닌 글로써 그린다. 눈앞의 사물 -혹은 사람- 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을 표현하는 데에도 탁월한 실력을 과시한다. 전쟁이라는 긴박함 속에서 느껴지는 뭔지 모를 -여유로움을 넘어선- 나태함. 그 속에 놓인「그랑드살레 백작」, 마담 솔랑주」, 벳카」 베로니카」라는 인물을 통해 욕망과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형태의 사랑과 아름다움을 말한다 ㅡ. 그 누구나 그렇듯 사람의 마음속은 상당히 헤아리기 어렵다. 내가 나 자신의 마음도 모를 때가 더 많듯이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 「살바도르 달리」의 현실을 벗어난 듯 보이는 그의 성향은 -천재이든 미쳤는 것이든 상관없이- 더 없이 사람의 마음의 표현에 적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해보게 된다.

 

지은이의 말에서 그는 사디즘, 메조히즘과 나란히 하는 -쾌락과 고통의 승화된 개념이라는- 클레달리즘을 만들 것이라 단언했다. 그리고 속도라는 광기에서 벗어나 그에 역행하는 길고도 지루한 ‘진짜 소설’을 쓸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말들이 제대로 실현된 것인지 나로서는 감히 판단하기 힘들지만, 「살바도르 달리」라는 인물의 자신감에서 비롯한 현실 타파의지(혹은 그 의지에서 비롯한 자신감인가?!)는 가히 본받을 만 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솔직히 말해서, 「살바도르 달리」라고 하면 단순히 초현실주의의 화가라는 사실 밖에 몰랐다. (미술에 큰 관심이 없었으니 부끄러워도 어쩔 수 없지만 ㅡ.) 이 책을 계기로 그의 작품들도 찾아보게 되었고, 그의 생각들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림으로만 만났다면 전혀 감을 잡지도 못했겠지만, 단 하나의 그림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를 이렇게 글로써 읽게 만들어 준 덕분에 그래도 조금은 그를 알 수 있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

 


평범하지만은 않은 그의 글과 그림을 통해 세상을 한 단계 뛰어넘으려는 그의 투쟁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히든 페이스』가 우울한 현실을 글로 그렸다면, 그 뒤에 남겨진 세상은 희망만이 남아있는 힘찬 내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ㅡ.

b****j 2009.10.0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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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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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듯이 글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를 보여주듯이 글을 쓴다면 또 어떻게 될까.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은 각기 다를 것이다. 영화와 그림은 그 간격이 너무나도 클 테니까. 하지만 이 둘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소설이 있다. 그게 바로 '히든 페이스'라고 말하고 싶다.   '그림을 그리듯이'라고 하면 흔히 묘사를 떠올리게 된다. 아마도 오래된 학습의 탓일 테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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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듯이 글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 영화를 보여주듯이 글을 쓴다면 또 어떻게 될까.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은 각기 다를 것이다. 영화와 그림은 그 간격이 너무나도 클 테니까. 하지만 이 둘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소설이 있다. 그게 바로 '히든 페이스'라고 말하고 싶다.

 

'그림을 그리듯이'라고 하면 흔히 묘사를 떠올리게 된다. 아마도 오래된 학습의 탓일 테지만. 그림을 글로 표현한다는 묘사 이상의 것이 이 소설에는 있었다. 바로 '여백없음'이다. 이 '여백 없음'은 그의 묘사가 아주 사소한 부분에 머물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림은 한 장에 모든 것을 표현한다. 소설은 스토리를 가진다. 그런데 소설에 바로 그 한 장에 모든 것을 담아야하는 그림의 절박함을 담았다. 그림에는 여백이 없다. 모든 흰 면이 꽉 채워져야 하는 것이다. 소설에서 주인공 이외의 사람들의 삶은 그닥 상관이 없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 관계 없는 그들의 삶을 표현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림에서 배경은 중요하다. 그림의 배경을 꼼꼼하게 그릴 수록 중심에 있는 이야기들이 힘을 얻는다. 혹은 그림의 배경이 흐리면 흐릴 수록 그림의 중심 주제는 빛을 발하게 된다. 그런 것처럼 그는. 주변 인물들을. 그리고 사소한 그들의 일상을. 그리고 전혀 이야기와 관계 없을 것 같은 부연 설명을 늘어놓는다.

 

그는 그랑드살레 백작의 집사격인 율수수녀의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이 빠지는 광경을 이렇게 묘사한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점점 가늘어져 한동안은 독창적이고 능숙한 솜씨로 얼마 되지 않는 머리카락을 얇게 땋아 머리 뒤에 쪽을 지고 다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시뇽마저 누에고치에서 뽑아내는 실 정도밖에 되지 않을 만큼 확연히 줄었고 간신히 유지하던 머리카락도 너무 가늘어져 붙어 있는 것이 기적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바람 부는 날 오후, 그녀가 무화과나무 근처에서 빨래를 걷고 있을 때, 낮은 창문을 건드리던 나뭇가지에 머리가 스쳐 그만 시뇽이 완전히 뜯겨지고 말았다. 그녀는 비탄에 빠져 눈물을 흘리면서 거의 기다시피 하며,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바닥 여기저기에 흩어져서는 반쯤 썩어 쩍 벌어진 틈 사이로 붉은 과즙을 쏟아 내는 수많은 무화과 열매들 사이에서 피투성이가 된 반백의 머리카락을 찾아다녔다.

 

나는 이 광경에서 그의 그림의 배경을 보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붉은 무화과 열매들의 붉은 과즙이 마치 피처럼 보이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클로즈업 하는 영화의 시선을 보았다. 그것은 어느 난해한 프랑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무의미한 듯. 그러나 인상적으로 가슴을 파고들었다.

 

'달리'가 펼쳐 보이는 사랑의 방식

 

그는 서문에서 '달리' 식의 사랑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그것은 그야말로 정신적인 사랑인데, 그 정신적인 사랑이 육체로 이동하는 그런 사랑이었다. 그래서 정신을 통해 육체의 오르가즘에 이르는. 아마도 그랑드살레 백작의 콤플렉스인 발기부전에서 기인한 아이디어겠지만. 그래서 율수수녀는 그에게 '그런다고 아이가 생기냐'며 핀잔을 섞어 내뱉기도 하지만. (전적으로 나는 그녀의 의견에 동감이다.)

 

그러나 그랑드살레 백작의 사랑은 정신적, 육체적 '인내'를 포함하고 있다. 이 '인내'는 사랑하지 않을 것을 가장한 '인내'. 그러니까 사랑에 대해 부정하며 그에게 혹은 그녀에게 빠졌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서 자기 안에 있는 사랑을 보다 확대시키는 그런 '인내'를 말한다. 겉보기에는 전혀 이해되지 않는 이러한 행동들을 나는 '혼사장애' 모티프를 떠올리며 가까스로 이해해 보았다. '혼사'는 '장애'를 만나면 보다 견고해진다. '사랑'은 '장애'를 만날 때 빛이 난다. 그런데 그런 장애가 전혀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 내면 되는 것이다. 나는 그랑드살레 백작이 이러한 '장애'를 스스로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사랑을 받는 솔라주 드 클레다는 달리의 새로운 용어 클레달리즘의 주인공이다. 그는 이것이 <대상과 일체감을 갖는 쾌락과 고통의 승화된 개념>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디즘과 마조히즘을 넘어선, 그보다 통합적이면서 고상하게 승화된 개념이라는 이것. 뒷걸음질치는 그랑드살레 백작에 비해 그녀는 솔직하고 적극적이다. 그녀는 그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를 위해 그에게 직접 사랑을 구걸하는 방법 대신 그와 일치되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녀는 그와 같은 가치, 그와 같은 지위, 그와 같은 명성을 얻기를 원한다. 그녀는 그것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붇는다. 그의 변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요구를 모두 수용해가면서. 그를 향한 그녀의 욕정이 이처럼 고상한 방식으로 발현된다는 것이 달리가 말하는 클레달리즘이라면, 그의 시대에 새로운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현대에는 그닥 새로울 것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어느 정도는 알지 못하는 미래의 배우자와 같은 위치에 서 있고자 삶의 목표를 정하기도 하지 않은지.

 

벳카와 베로니카가 주고 받는 모욕과 애정은. 질투는 이들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인다. 벳카는 베로니카의 경멸을 못이겨 자살까지 하고, 베로니카는 사소한 실수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벳카를 데려와 자신의 둥지에 함께 살기 시작한다. 벳카가 모욕을 견디지 못한 것은 베로니카를 너무 사랑해서일까. 아니 그녀는 본래 사랑이 헤픈 여인이다. 자신을 혹독하게 다룬 엄마도 사랑하는 여자니까. 그런 그녀가 베로니카로 인해 죽으려는 결심을 하는 것. 그것은 그녀가 마지막 보루였기 때문이다. 그가 사랑을 구할 수 있는. 그리고 그녀의 애정을 받아줄 수 있는.

 

이렇게 기형적인 사랑의 행태는 중반 이후에 마치 반전하듯 서로의 목표물이 다르게 진행된다. 끊임없이 자신의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그렇듯 클레다 뿐이다. 바바와 베로니카는 그들의 본질이 같다는 이유로 사랑에 빠진다. 그들은 쿨한 사랑의 대표라 해야할까. 그랑드살레는 베로니카를 동경하고, 베로니카는 그랑드살레를 동경한다. 둘은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랑드살레의 욕망이 그토록 쉽게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토록 인내하던 그가 자신의 사랑을 구하기 위해 그토록 처절한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들의 끝은 죽음 이후라고 해야할까.

 

전쟁이 가져오는 우울함. 그리고 퇴폐적 낭만주의

 

전쟁 전 후의 시대를 다루고 있는 소설에 꼭 등장하는 그것. 주의도 없고 사상도 없는 우울함. 사회가 우리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무력감. 이런 것들이 소설 전반에 계속 등장한다. 우리 문학사에서 말하는 퇴폐적 낭만주의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구나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글의 서두부분은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지만 그 분위기만은 확실하게 기억에 남았다. 무도회의 장면장면들. 쓸데 없는 농담들. 어느 누구도 논쟁의 끝을 잡으려고 하지 않는 무기력함. 약에 의지해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황홀하지만 신기루같은 생활과 늘 죽음 가까이에 있는 것 같은 말들. 이런 것들이 전쟁 전의 프랑스를 말해주는 것인가, 혹은 솔랑주의 아들이 외치는 그런 것들 때문에 프랑스는 우울한 시대로 접어들게 된 것인가. (퇴폐를 즐길 새도 없이 고통에 신음하며 삶을 향해 몸부림 쳐야 했던 우리 나라 역사를 생각하면 배부른 소리들 같을 뿐이지만...)

 

'천재의 글'이라는 타이틀과 '살바도르 달리'라는 작가의 후광에 힘입어 책을 펼쳐들었지만 읽는 내내 쉽지만은 않았다. 번역하는 작가의 수고가 놀라울만큼 문장이 길고 이야기 구성도 복잡해서 나는 자꾸만 소설 밖으로 빠져 나가는 정신을 되잡으려고 노력해야만 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이처럼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도 없었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그리고 만나기 힘든 독특한 주인공들을 만나 사유의 즐거움을 누렸다는 것도.

YES마니아 : 로얄 c******e 2009.10.0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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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애쉬]살바도르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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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애쉬: 달리가 사랑한 그림 (Little Ashes) 감독 폴 모리슨 출연 자비에 벨트란, 로버트 패틴슨, 매튜 맥널티 제작 2008 영국, 112분 평점 살바도르 달리  라는 화가에 대해서 다시 알게 된 시간이 되었네요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하나.... 뉴문에서의 로버트 패틴슨의 끊임없는 변화의 모습을 보는것.......... 뉴문과 트와잇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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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애쉬: 달리가 사랑한 그림 (Little Ashes)

감독 폴 모리슨
출연 자비에 벨트란, 로버트 패틴슨, 매튜 맥널티
제작 2008 영국, 112분
평점

살바도르 달리

 라는 화가에 대해서 다시 알게 된 시간이 되었네요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하나....

뉴문에서의 로버트 패틴슨의 끊임없는 변화의 모습을 보는것..........

뉴문과 트와잇라잇에서 요즘 뜨는 매력남1위의 그의 모습

처음 등장부터 레이스룩의 단발머리 패션~ 

나중엔 괴상한 콧수염의 모습까지 천재기 잔뜩 어린....... 

자칭 천재라고도 시종일관 외치지만

과연 천재는 남다른 그런 기이함을 지닐 수 밖에 없는지....

결코 평범할 수 없나보네요 

 

인상적인 영화의 한 장면

배를 타고 가다 달리와 그의 연인(?)이

달빛아래 물속에서 헤엄을 치면서 각자의 몸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물거품을  

그려낸 부분......

스페인 배경에 어울리는 기타멜로디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유난히 성정체성 부분 주제를 싫어하는 제 친구랑 봤으면 아마 보다 나왔을거에요

동성애 부분에 대한 부분이 많아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을듯
하지만~ 로버트 패틴슨의 변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죠~ 

 

책도 빌려와서...읽는중...

살바도르 달리의 히든 페이스

k*****s 2010.0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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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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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 의아한 놀라움에 사로잡힌다.  살바도르 달리를 미술관이 아닌 서점에서 그것도 장편 소설가로 만나게 되다니 어리둥절할 뿐이다.  저자의 이름에 거침없이 새겨진 살바도르 달리라는 이 이름이 진정 내가 알고 있는 화가 달리라는 것일까.      화가가 쓴 장편 소설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웠다.  물론 다재다능한 예술가들이 워낙에 많아서 그림을 그리는 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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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바도르 달리, 의아한 놀라움에 사로잡힌다.  살바도르 달리를 미술관이 아닌 서점에서 그것도 장편 소설가로 만나게 되다니 어리둥절할 뿐이다.  저자의 이름에 거침없이 새겨진 살바도르 달리라는 이 이름이 진정 내가 알고 있는 화가 달리라는 것일까. 

 

  화가가 쓴 장편 소설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놀라웠다.  물론 다재다능한 예술가들이 워낙에 많아서 그림을 그리는 이가 글을 쓸 수도 있겠지만, 작가처럼 화가가 장편 소설을 쓴다니, 그 능력이 부럽고 궁금했다. 

  이 책은 세계대전을 전후로 그 배경을 삼고 있다.  주인공인 그랑드살레 백작과 그를 둘러싼 여인 솔랑주 드 클레다와 베로니카에 대한 사랑이야기가 프랑스와 미국을 오가며 펼쳐져 있다.

 

  솔랑주 드 클레다는 그랑드살레 백작을 향한 사랑의 사슬에 꽁꽁 묶여져버린 여인이다.  그를 사랑하는 마음에 그의 옛 땅이었으나 로슈포르에게 넘어갔던 일부의 땅인 그가 산업화되는 것을 막고싶어하는 크류 드 리브류를 매입하기까지 할 정도이니 말이다.  그랑드살레 백작이 없는 동안 솔랑주는 로슈포르가 베어버린 코르크 나무를 다시 심으며 리브류를 지켜나갔다.  물론 전쟁와중에 물랭의 용수 사용권을 침략군에게 넘겼고, 앙제르빌과 연애를 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해명을 들어야 했고, 이해해주어야 했던, 당연히 그래야만 했던 그랑드살레 백작임에도 매정한 행동으로 일관해버린 그가 못내 미워진다. 

 

  그랑드살레 백작은 솔랑주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정작 그는 자신이 솔랑주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아 버린다.  언제나 제 시간에 모든 것들을 알 수 있다면 후회라는 일을 막을 수 있으련만 인생이란 생각대로 되는 만만한 것이 아닌 모양인가 보다.  혹은 어긋나는 맛이 있어야 인생인 것일까.  인생이란 그렇게 장애물이나 불행을 이겨내야 비로소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이란 말일까.  인간은 결국 깨달음으로 성장하기 위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일까.    

 

  이 책 속에 등장하는 그와 그녀는 정작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는 그 사랑을 알지 못한다.  프랑스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그랑드살레 백작은 솔랑주를 사랑했지만 베로니카와 결혼을 하게 되었고, 베로니카는 마스크로 부상당한 모습을 가렸던 바바라고 불렸고 본명은 랜돌프인 남자를 사랑했지만 단지 눈빛이 닮았고, 그녀가 선물한 십자가 목걸이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그랑드살레 백작을 그로 착각하여 결혼하고 만다.  베로니카는 그랑드살레를 향한 사랑이 온전하게 깊다고 생각하지만 랜돌프가 그녀 앞에 나타났을 때 흔들리고 말지 않던가. 

 

  그랑드살레 백작과 솔랑주의 사랑이 처음부터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  왜 그들의 사랑은 먼먼 길을 되돌아야 했고, 서로가 서로의 사랑이 확실하다고 느낀 순간에는 서로의 곁에 있을 수 없었던 것일까.   율수수녀가 그를 비난했듯이 나 역시 그랑드살레를 비난하면서 책의 마지막장을 덮는다.  그랑드살레는 결국 되뇌이게 되지 않던가.  자신이 사랑한 리브류 초원을 다시 보게 될 날을 기다리느라고 오랜 세월을 환각 상태로 보내야 했다고.....

  그 리브류 초원에는 언제나 솔랑주 드 클레다가 망부석처럼 그 자리만을 지키며 있었음을 나도 기억하고, 그랑드살레도 기억하는 일이다.  그렇게 세월은 기억으로만 남아 버렸다.

 

  자신이 태아였을 때를 기억한다고 말한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그가 적어내린 장편 소설 <히든 페이스>는 저자가 화가임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림을 보듯이 읽어내게 되는 책이다.  흐물흐물거리던 시계를 그리고, 10년이나 연상이었던 유부녀를 사랑했던 화가 살바도르 달리, 그가 작가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나섰다.  이제 화가 달리가 아닌 작가 달리를 만나보자.  그 느낌이 서투름보다는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테니....

 

[기억나는 구절]

"나는 사랑이 무척 소중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다가오는 날은 정말 굉장하겠지요.  그리고 내가 만일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면 절대로 끝까지 놓아 주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눈빛이 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  무슨 뜻인지 이해하겠어요.  벳가?  나에게 사랑의 감정이란 무표정한 한번의 시선과 같은 거랍니다.  벌겋게 달궈진 쇠가 하얗게 변하는 것처럼, 너무너무 확신에 가득 찬 나머지 아예 표정이 없어져 버리는 거지요! ...." -중략-

"나는 사랑은 심장 속에서 끊임없이 치통을 앓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요!......끊임없이 말이에요" /113쪽

 

"우리는 사랑을 하지만 정작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고 있어."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걸까요.  아니면 내 기억 속에 살았던 누군가를 사랑하는 걸까요?  " /468쪽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람을 안고 있어요.  모든 것이 터무니없다는 걸 확인하려고 그것을 붙잡고, 움켜쥐고, 애무하고 있지요.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 격렬하게 서로를 애무하고 포옹하고 움켜쥐는 건, 현실에 눈 뜰 수 있는지 아닌지 알고 싶어서인지도 몰라요."  /469쪽

 

이제 그녀가 그토록 오랫동안 그토록 절절하게 기다렸던 그 사람이 지금 여기에, 바로 그녀 앞에 생생히 살아 앉아 있는데, 그녀는 그가 눈앞에 보이기 때문에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483쪽

 

 

 

 



m******i 2010.01.23. 신고 공감 0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히든 페이스] 자신의 진짜 얼굴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
"[히든 페이스] 자신의 진짜 얼굴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 내용보기
[히든 페이스 Hidden face]는 초현실주의의 대표 화가로 유명한 살바도르 달리의 유일한 장편 소설이다.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에 쓰여 졌으며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큰 줄기는 그랑드살레 백작과 솔랑주, 그리고 그 친구들의 안타까운 사랑이 이야기이다. 전쟁은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된다. 죄인과 성인이 뒤바뀌고 병자들이 넘쳐난다. 진실이라고 믿었던 가치들이 바뀐
"[히든 페이스] 자신의 진짜 얼굴을 감추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 내용보기

[히든 페이스 Hidden face]는 초현실주의의 대표 화가로 유명한 살바도르 달리의 유일한 장편 소설이다.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에 쓰여 졌으며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큰 줄기는 그랑드살레 백작과 솔랑주, 그리고 그 친구들의 안타까운 사랑이 이야기이다. 전쟁은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된다. 죄인과 성인이 뒤바뀌고 병자들이 넘쳐난다. 진실이라고 믿었던 가치들이 바뀐다. 전쟁의 한복판에 놓인 사람들은 자신의 진짜 얼굴을 드러내 놓을 수 없다.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는 건 죽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스크나 일그러진 얼굴로 자신의 진짜 얼굴을 감춘다. 문제는 마스크로 인해 오해가 쌓인다는 것이다.

 

그랑드살레 백작은 ‘사람들 각자는 자신의 사랑을 자기 손으로 다섯 번 죽여야 한다. 그래야 사랑이 다섯 번씩 다시 태어나고, 그때마다 더욱 격렬해질 테니까.’(72쪽)라며 솔랑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를 사랑하는 일이 ‘고락의 연속’(233쪽)임을 알면서도 솔랑주는 ‘그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을 견딘다.

 

그랑드살레 백작의 이기적인 사랑에도 불구하고, 솔랑주의 답답한 사랑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관계가 사랑 혹은 결혼으로 이루어질지 내내 궁금했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이 있지만 현재는 달리의 표현대로라면 ‘속도에 광기가 붙은’ 것처럼 변하고 있다. 변화들은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나무을 베고 숲을 없애 신선한 공기를 마시지 못하게 한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나무를 베고 숲을 없앤 사람에게 화를 낸다. 그런데 나무를 베고 숲을 없앤 것은 누구였을까. 우리들 자신은 아니었을까.

 

남자와 여자는 생활방식만큼이나 사랑의 방식도 많이 다르다는 걸 다시금 느낀다. 여자는 ‘남자만’을 원하고 남자는 여자가 ‘제일 순위’가 아닌 것을. 그럼에도 어쩌겠는가. 벳카의 말처럼 ‘사랑은 심장 속에서 끊임없이 치통을 앓고 있는 것일 뿐’(113쪽)인 것을. 사실 뭐 그랑드살레 백작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전쟁이라는 위기의 순간엔 누구나 판단 능력을 상실하니까. 그럼에도 솔랑주의 견뎠을 외로움의 시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소설을 읽는 일은 쉽지 않았다. 사실 처음부터 읽기가 쉽지 않으라는 걸 알고 있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두께 때문이 아니라 작가가 살바도르 달리였기 때문이다. 소설을 다 읽은 후 시작 부분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었더니 길고 지루한 소설을 쓴 것은 작가의 의도였다.

 

문어체와 과장법, 직유법, 만연체 등으로 인해 읽기가 쉽지 않았던 건 사실이지만 지루했던 건 아니다. 대화체의 대사들만 읽다가 오랜만에 문어체의 대사들을 읽으니 재미있었다.

 

 

YES마니아 : 로얄 m****6 2009.10.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히든 페이스
"히든 페이스" 내용보기
히든 페이스 먼저 히든 페이스는 쉽지 않은 책이다. 두꺼운 분량도 그렇지만 초현실주의를 표방하는 살바도르 달리의 표현력도 이해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죽음을 무릅쓴 사랑이라는 주제를 내 걸고 있는 살바도르 달리의 히든 페이스. 이 소설은 몰입하여 빠지지 않으면 결국 손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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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페이스


먼저 히든 페이스는 쉽지 않은 책이다. 두꺼운 분량도 그렇지만 초현실주의를 표방하는 살바도르 달리의 표현력도 이해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죽음을 무릅쓴 사랑이라는 주제를 내 걸고 있는 살바도르 달리의 히든 페이스. 이 소설은 몰입하여 빠지지 않으면 결국 손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로 달려가면 갈수록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중독성이 짙은 책이다. 한 번도 살바도르 달리의 소설을 접해 본 적이 없는 나는 히든 페이스를 통해 묵직한 충격과 번민 속에 빠져 드는 것 같다.


히든 페이스는 철저하게 자신을 속여 버린 그랑드살레 백작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사랑과 그만을 위해 살고자 했던 불운의 사랑이 겹쳐지는 소설이다. 제목 그대로 얼굴을 숨긴 가면처럼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고 살아가야 했던 시대적 흐름의 불운이 그들의 사랑을 갈라놓게만 해놓았다. 하지만 시대적 착오와 흐름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는데 우리도 또한 철저하게 자신들을 속이거나 다른 이들을 속이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랑드살레 백작. 그가 진정으로 원하고자 했던 삶과 사랑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지고지순하게 백작을 사랑하고자 했던 여인 마담 드 클레다. 자신의 진정한 사랑인 랜돌프라고 생각한 그랑드살레 백작과 결혼한 베로니카. 자신의 욕심과 허망 된 사랑을 위해 한 여인의 일생을 망쳐버린 백작. 자신의 여인을 지키기에는 시대적 상황과 힘이 너무 나약했던 랜돌프. 그리고 그들의 각각의 내면에 일어나는 많은 이야기들과 생각들. 결국 자신들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한 원망스러운 전쟁.


세계대전이 불러온 시대적 상황과 파멸로 치닫는 인간적 심리. 그리고 허황된 욕심을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했던 열정. 그리고 남녀 간의 이어질 수 없는 사랑의 실타래와 아픔으로 남겨지는 운명의 텍스트. 살바도르 달리라는 인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히든 페이스 역시 어려운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 시대가 가지고 있던 모순과 불안 그리고 희망이 없는 절망. 겉보기에 화려하게만 보이던 모든 것들이 결국 음울한 결말로 치닫게 하는 살바로르의 이야기.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환각인지 그 모호함조차 희미하게 다가오는 살바도르 달리의 히든 페이스. 자타 천재라 불리었던 살바도르 달리의 첫 소설 히든 페이스 그것에 잠시 빠져 보는 것만으로 살바도르 달리의 인생을 조금 이해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의 인생도 살바도르 달리가 이야기 하는 히든 페이스 일까?

    

"비행기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일종의 마취제가 아닌가 합니다. 그것은 방향도 화살도 아니요, 비행을 명상하며 그 자리에 붙박인 한 마리 나비인 것을. 그것은 하나의 원인 것을." (P322)

g******4 2009.10.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