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입장을 떠나, 책만드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
<저자의 꿈에 공명한 편집자가 없다면, 그 꿈은 독자에게 공명이 이루어질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사장될 것이기 때문이다.모든 책은 편집자가 자신이 꿈꾸는 것과 같은 세상을 꿈꾸는 저자를 발견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 머리말 중 >
울증이 도지면 도서관에 간다. 공간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한 '책 숲'. 바로 눈앞에 짝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서 있는 양 가슴은 울렁벌렁! 책 숲에선 길을 잃어도 좋겠다는 행복함. 모든 책들이 도서관에서 흥겨운 댄스라도 추는 듯한, 그야말로 '춤추는 도서관' 이라고 명명하고 싶은 기분이 들곤 하는 것이다. 요즘 독자들은 온라인서점에서 원하는 책을 클릭만 하면 하루 내지 이틀이면 받아 볼 수 있는 독서환경에 노출 돼 있다. 어디서든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덕분에 나 역시도 너무 빨리 한권의 책에 대해 '괜찮다. 별로다' 별점을 매겼음을 고백한다. 솔직히 반찬값을 아끼고 아껴서 고민 끝에 산 책이, 막상 읽으니 기대에 못미친다면 독자입장에선 본전생각 나지 않겠는가. 한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취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책들을 쉽게 홀대한 것이 죄송스럽다.
'책으로 세상을 꿈꾸다'는 한 권의 책을 만드는 동안의 출판인들의 땀과 눈물이 담겨있다. 한 권의 책이 세상밖으로 탄생하기까지 착안하기부터 기획안,저자 섭외, 원고조율, 마케팅 등 출판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편집인들이 현장에서 전한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진다. 출판사 입문기부터, 갖은 공을 들여서 만든 책이 대중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때의 허망함, 그럼에도 책을 사랑하는 마음에 또 다른 기획으로 새로운 책을 만드는 편집인들의 부단한 노력을 읽으면서 이제는 단 한권의 책도 허투루 대하지 못하겠단 생각이 든다. 400페이지로 된 나름 얇지 않은 분량이다. 그럼에도 30명의 편집자 각각의 개성과 다양한 이야기 덕분에 두껍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당장 나만해도 주기적으로 도지는 우울증을 책에 코박고 사는 낙으로 자가치료하고 있으니. '책으로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책과 씨름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출판편집인들에게 한 명의 독자로서 깊은 감사의 뜻으로 고개라도 조아려야 할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