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기억속의 파리는 박물관이었고, 언덕이였고, 다리였으며, 지하철의 악취였던 것 같네요. 처음 마셔봤던 에스프레소의 쓴맛과, 옷깃만 스쳐도 들리던 빠르동소리와 함께, 섞이고 싶지만 섞이지 못했던 즐거움을 지켜봤던, 그런 도시였던 것 같네요. 그런데 벌써 15년이 흘렀군요. 이 책은 헤밍웨이가 서른살즈음, 아직 첫 장편 소설을 쓰기 전에, 작가로서 준비하면서 6년정도를 파리에 머물면서 있었던 일들을 그 후 30년정도가 흘러쓰기 시작한 픽션 같은 에세이입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파리로 건너가, 가난한, 아직 작가로서 준비중인, 파리 어느 까페에서 연필로 글을 쓰고 있는 헤밍웨이를 만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중간 중간에 그의 글들이 참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후, 개인적으로 살아가면서 매번 제 자신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순간은 왔었지만, 그러면서도 다음날 넘어지고, 멍이들었는데, 언제쯤이면 혼돈스럽기도 하고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며, 어리석기도 한 스스로가, 그래서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한 제 자신이 편안하게 받아들여질까 하고 바랬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색깔없고 향기없어 보이는 날들속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솔직함으로 스스로에게 제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던 그런 적도 있었던 것 같구요. 아마 그럴려면 회전목마를 타던 제 자신이 밖으로 나와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스스로를 바라볼때 쯤의 시간이 지나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그건 아마도 무대에서 대사를 잊어버리거나, 혹은 지나치게 관객을 의식하던 배우가 연극이 끝나고 무대를 내려와 어둠속에서 관객들과 함께 다시금 시작되는 연극속에서 자신을 바라볼때쯤의 시간이 지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도 그런 시간이 충분히 지났을 것 같은, 힘들게 안타깝게 기다려왔던 것 같은데도, 어린 시절도, 학교생활도, 직장생활도 마치 너무나도 선명한 꿈을 꾸었는데, 꿈에서 깨어날때쯤, 꿈을 더듬어 볼때쯤, 마치 물속으로 다 가라앉아버린 것 처럼, 아니면 증발해버리는 것 처럼, 제가 분명히 살아왔던 삶인데도 어렴풋한 부끄러움만 남길뿐 기억이 잘 나질 않네요. 헤밍웨이의 글을 보니, 지난 시간을 다시금 되살려내는 그가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오늘 저를 조금 더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그때의 불안이였고, 한번도 제대로 이겨내지 못한 외로움이였으며, 가난이였고, 여행이였던 것 같습니다. Memorable Quote: With so many trees in the city, you could see the spring coming each day until a night of warm wind would bring it suddenly in one morning. Sometimes the heavy cold rains would beat it back so that it would seem that it would never come and that you were losing a season out of your life. This was the only truly sad time in Paris because it was unnatural. You expected to be sad in the fall. Part of you died each year when the leaves fell from the trees and their branches were bare against the wind and the cold, wintry light. But you knew there would always be the spring, as you knew the river would flow again after it was frozen. When the cold rains kept on and killed the spring, it was as though a young person had died for no reason. By then I knew that everything good and bad left an emptiness when it stopped. But if it was bad, the emptiness filled up by itself. If it was good you could only fill it by finding something bet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