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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이나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행동이 겉으로 드러나는 단순한 원인 말고 더 근본적인 무엇이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수렵채집을 하며 살아왔던 기간은 수십만 년인데 반해 문명의 혜택을 받은 기간은 아주 짧다. 생존을 위한 투쟁이 거의 모든 것을 차지했던 시기에 적절히 작용했던 뇌가 지금 현재 마주치는 일상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려다 보니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발생하기 마련인 거다.
이 분야 대가들의 책은 그래서 재미가 있다. 영화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반전을 만나는 경우 훨씬 더 재미가 있듯이 인간 행동의 이면에 놓여있는 숨겨진 특징들을 마주하다 보면 내가 하는 행동과 생각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일어나지 못할 일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기대수준을 낮추면 인생이 그리 고통스럽지 않으리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타인에 대한 행동에도 좀 더 관대한 마음을 갖게 될 수도 있겠다.
행동경제학과 심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 댄 애리얼리가 신문 지면에서 독자들을 상대로 고민을 듣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던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저자 댄 애리얼리의 책은 모두 읽어보려 하는 편이다. 인간의 행동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게 하고, 무엇보다 책이 재미있다. 책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그 어느 매체도 대체 불가한 종류의 즐거움과 몰입감을 주는 것 아닐까. 위트를 곁들여 그가 상담한 내용 중 아주 흥미로운 내용을 한두 가지 살펴보면,
자동차 전시장에는 항상 아리따운 모델이 차 주위에서 섹시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비싸고 멋진 차에 아름다운 여성이 어울리기는 하겠지만, 다른 많은 종류의 프로모션이 있을 텐데 굳이 여성을 앞세워서 신차를 홍보하는 까닭이 뭘까? 여기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해석은 이렇다. 사람의 뇌는 오감을 잘 믿지 않기 때문에 외부를 통해서 받아들인 정보를 재해석하게 된다. 아름다운 여성을 보면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발생한 시각적 감흥이 자동차를 보고서 생긴 것으로 오인을 한다는 것이다. 약간은 억지스러울 수도 있지만, 이런 예는 대단히 많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을 때는 롤러코스터를 타라는 과학자 정재승 교수의 칼럼을 본 기억도 난다. 롤러코스터를 타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흥분지수가 높아지게 되는데, 이 또한 자신이 옆에 있는 이성과 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고 오인한다는 것이다. 흔들 다리에서 데이트 신청을 하면 성공률이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고 한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내용. 우리는 보통 상대방에 대해 덜 알수록 그 사람에 대해 관대한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일 거라고 가정하거나 낙관하게 된다는 거다. 아주 착하거나 나쁜 사람은 별로 없다. 있어도 극소수일 거다. 대부분은 나와 같은 때로는 이기적이고 못되게 구는 구석이 있지만, 상황이 되면 되도록 남에게 친절히 대하려는 보통 사람일 뿐이다. 아마, 우리가 마음속으로 선하고 정직하고 관대한 인간의 모습을 낙관하는 그 기대가 심리적으로 투영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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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의 일상 속 행동심리학 우리 일상에 숨어 있는 '비합리성'이라는 범인을 추적하는 왜 양말은 항상 한 짝만 없어질까?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는 10대 시절 큰 화상을 입고 오랜 기간 투병생활을 하면서 일상의 비합리적인 모습을 목격한 후 행동경제학을 연구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가 자신의 학문학적 출발점으로 되돌아가 합리적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간 심리의 비밀을 파헤친 것이다. 질문에 대한 해결책 제시와 질문 자체에 숨어 있는 비합리성까지 잡아내었다. 이어서 그는 우리의 어떤 부분이 예측 가능한 비합리성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해 행동경제학자로서 통찰력 있는 조언을 건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