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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샴페인 친구
"#[책 리뷰] 샴페인 친구" 내용보기
과거 버지니아울프를 그린 영화<디 아워스>에 버지니아의 언니가 동생을 보며 이런 말을 한다. "버지니아는 참 좋겠다. 두 개의 인생을 살잖니. 하나는 실제에서, 또 하나는 소설 속에서."  생각보다 많은 이들은 두 개의 자아를 갖고 있다. 대부분은 선천적인 자아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들이나 꿈꾸는 삶의 인격을 부여하여 형성되는 것이 자신의 두 번째 자아인 후천적 자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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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버지니아울프를 그린 영화<디 아워스>에 버지니아의 언니가 동생을 보며 이런 말을 한다. "버지니아는 참 좋겠다. 두 개의 인생을 살잖니. 하나는 실제에서, 또 하나는 소설 속에서."  생각보다 많은 이들은 두 개의 자아를 갖고 있다. 대부분은 선천적인 자아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들이나 꿈꾸는 삶의 인격을 부여하여 형성되는 것이 자신의 두 번째 자아인 후천적 자아가 된다. 예술적 감각이 풍부한 이들은 이를 예술적 표현으로 승화시켜 자신의 글, 그림 혹은 노래 등을 통해 또 하나의 나와 마주한다. 후천적 자아는 또 하나의 나인 동시에 나의 선천적 자아를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지금 소개할 벨기에 출신의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저서 <샴페인 친구>에도 그녀의 '친구'가 등장한다. 자신이 글을 짓기 위해서 빌린 그녀의 샴페인 '친구'인 '페트로니유 팡토'. 처음엔 아멜리를 놀래키고, 그 다음엔 그녀를 흠모하게 하고, 경악케 하고 마지막엔 감탄케 했던 페트로니유. 달짝지근한 그녀들의 이야기에 이제 목을 축여보자.


술을 마시면서 취하지 않으려 드는 건
성스러운 음악을 들으면서 숭고한 감정에
빠지지 않으려는 것만큼이나 불명예스러운 행동이다


알딸딸한 샴페인 찬가로 서문을 여는 <샴페인 친구>는 아멜리가 그녀의 사인회에서 만난 여성팬 '페트로니유'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실제는 동료소설가 '스테파니 오셰'에게서 '페트로니유'의 캐릭터를 빌렸다는 본 저서는 아멜리가 그녀가 사랑해 마지않는 그녀만큼 대담한 풍미의 샴페인을 함께 즐길만한 '샴페인 친구'를 찾던 중, 자신의 팬임을 자처하며 팬레터를 주고받던 팬(페트로니유)과 아멜리의 사인회에서의 만남을 시작으로 친구가 되고 그 둘이 어울리며 겪는 이야기를 나열하여 마치 아멜리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끔 한다.



그녀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어려 보여서
나는 열다섯 살 소년으로 착각했다.


아멜리는 페트로니유를 처음 봤을 떄 무심결에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이럴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키 160정도의 아담한 체구에 빨간 고추를 닮은 눈길 거기에 팬사인회의 불청객인 거구를 멱살잡고 내쫓는 거친 성격. 첫만남에서 외모에 한번 놀라고 그녀의 성격에 두번 놀랐던 아멜리는 섬세한 성격의 자신과 다른 그녀에게 둘의 만남을 자축하기 위해 함께 샴페인을 마실 것을 제안하고 그녀는 쿨하게 응한다. 그렇게 둘은 아멜리가 바라던 '샴페인 친구'가 된다. 페트로니유는 아멜리와 확연히 다르다. 아멜리도 이를 한 눈에 알아보았다. 그런 점 때문에 아멜리가 그녀에게 끌렸는지도 모른다. 자신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술주정과 위험천만해보이는 노상방뇨를 시작으로 술김에 저질러버리는 즉흥적인 스키여행, 한마디만 더하면 일촉즉발의 사태가 벌어질 것 같은 그녀의 말과 행동들. 이들은 분명 아멜리의 행동-레이더 밖에 있는 선택지들이었다. 그러나  아멜리는 페트로니유 덕분에 웃으며 즐겼던 시간을 겪으며 깨닫는다. 페트로니유의 순수한 대담함이 있었기에 자신은 이런 뜻밖의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처럼 많은 생각없이 내딛는 발걸음이 자신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너는 글만 쓰면서 먹고 살 수 있는
몇 안되는 소설가라는 걸 명심해야 해


엘리자베스 시대의 문학을 전공한 페트로니유는 훗날 자신이 좋아하던 작가 아멜리처럼 소설가가 되고 평론가계의 주목도 받으며 대여섯권이 넘는 작품을 펴낸다. 그녀의 팬들도 생기고 소설가로서의 입지도 굳힌 것 같다만 그녀는 '다른 글쟁이들처럼 되고 싶지 않다'며 훌쩍 자신을 찾으려는지 1년동안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러 떠난다. 아직 출판사에 부치지도 않은 소설을 아멜리에게 훌쩍 맡기고서 말이다. 그리고 1년 후 구릿빛 피부가 되어 돌아온 페트로니유는 녹록치 않은 인세로 인해 신약생동성실험에 자신의 몸을, 밤에 어둠의 러시안룰렛쇼에 자신의 머리를 갖다바친다. 이는 모두 글쟁이의 삶을 연명하기 위한 그녀 식대로의 응급처치였다. 후에, 아멜리는 페트로니유의 이런 모습을 보고 경악하며 그녀를 멈추려 하자 페트로니유는 이렇게 답한다. "너는 글만 쓰면서 먹고 살 수 있는 몇 안되는 소설가라는 걸 명심해야 해" <샴페인 친구>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도취는 즉흥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것은 재능과 몰두가 요구되는 예술에 속한다.


페트로니유는 자신을 '문학'이란 샴페인에 집어던졌다. 문학을 자신의 대학전공에 그치게 하지 않고 인생의 전공에 '문학'을 임명하여 자신을 푹 담근 것이다. 그녀는 이성적으로 '문학'이란 샴페인에 도취된 것이다. 분명, 그녀의 행동은 위험하다. 책에서 그려지는 페트로니유의 행동은 안정이란 안중에도 없는 듯 늘 위험과의 얇은 경계를 두고 아슬아슬한 사이로 지내왔다. 옆에서 지켜본 아멜리도 이를 잘 알고 있지만 한편으론 그녀의 행동에서 자신을 반추해본다. '문학'이란 샴페인에 자신을 용기 있게 집어던진 페트로니유의 몸. 여러 권의 소설을 쓰며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보였지만 '노동자 출신은 이 바닥에서 어려운 거 아시잖아요.'라는 말이나 들으면서도 끝까지 좋아하는 문학을 붙들고 있는 페트로니유의 정신. 펜대가리만 굴리는 펜대운전수들과 다르게 행동으로 보여줬던 문학에 대한 페트로니유의 행동은 아멜리가 가슴 속에서 염원하던 바로 그 '대담함'이었을 것이다. 샴페인의 도취만큼이나 위험한 '문학'이란 샴페인의 도취. 그리고 그 위험함을 쏙 빼닯은 둘. 아멜리는 본 저서를 끝맺으며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사건에서 아무런 쓸모도 없는 교훈을 얻는다. 나는 글을 쓰는 게 위험하다는 것을, 목숨이 위태롭다는 걸 아무리 알아도 소용 없다는 것을, 매번 걸려들고 마니까."

아멜리, 이제 당신이 빠질 차례입니다.


리뷰 총점 종이책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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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달간 읽었던 책의 감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니긴 하지만, 숙제로 남아 있는 7권 정도의 책 때문에 마음 한켠이 답답한게 사실이다. 책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가를 잊는 것보다는 독후 내게 남은 여운과 감정을 남겨두지 못함에 대한 염려가 크다. 가끔 어떤 순간 퍽 단조로운 일상 중에도 '어째서 이런 생각' 혹은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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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달간 읽었던 책의 감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누가 시킨것도 아니긴 하지만, 숙제로 남아 있는 7권 정도의 책 때문에 마음 한켠이 답답한게 사실이다.


책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가를 잊는 것보다는 독후 내게 남은 여운과 감정을 남겨두지 못함에 대한 염려가 크다.


가끔 어떤 순간 퍽 단조로운 일상 중에도 '어째서 이런 생각' 혹은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을까 스스로에게 의문을 품곤하는 경우가 있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책에서 느꼈던 감정이나 인식이 머릿속이나 가슴속 어딘가에 남겨져 있다가 원인이 되는 것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물론, 전적으로 글귀나 이야기 그속의 캐릭터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주체인 본인이 살아가며 경험하고 인식하고 사고하는 과정에서 책과 교감하고 주고받으며 형성된 가치판단의 기준 때문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상의 중요성에 집중했고, 남겨두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읽은 양에 비해서 이야기 자체를 기억하는 능력이 무척이나 열악한 스스로를 잘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애정하는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감상을 기록한다는 허울을 빌어 반성문을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작가의 이야기를 하는 이 책 '샴페인 친구'는 인류의 중요한 화두인 '관계'와 '연민'에 대해서 다룬다.


맑스와 엥겔스, 셜록과 왓슨, 오성과 한음, 톰소여와 허클베리핀


처럼


특별한 이유나 세속적 견련성 없이 우정으로 맺은 샴페인 친구에 대한 애정 그와 함께한 도전과 모험, 일탈에 관하여 이야기하면서 작가의 연민과 애정이 충분히 느껴졌다.


베푸는 행위는 경제적이고 물리적인 것으로만 형성되지는 않는다. 주고 받는 것에는 그 유형의 제한이 없다. 작가는 페트로니유를 통해 영감을 얻고, 그녀가 사랑하는 샴페인을 보다 아름답게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


간혹 천방지축 럭비공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이유는 애정과 연민에 기인한  것일 터.


샴페인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내게 가장 훌륭한 술친구는 누구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자리를 오래 하고 싶었던 술친구가 있었으며,


함께하기 벅차 혼자 술을 마시게끔 한 친구도 있었고,


함께 시원한 술 한잔을 나누며 평생을 함께하고 싶었던 사람도 기억이 났다.


그들이 내게 선사한 배려와 연민이 나를 있게 했다는 생각을 되새겨본다. 




'퐁!'하고 가볍고 세련되게 울려퍼지는 기분좋은 소음은 순간을 환상으로 포장해줄 것이다.


샴페인의 마법을 그려보며, 


찰박찰박 작은 잔에 담겨 위험하게 흔들리는 


소주를 욕구한다.




망상과 이야기만이 떠나지 않는 술 친구가 되어줄 것임을 


모른체 하기엔 너무 닳고 말았다.
s*****g 2017.10.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내용물을 다 마셨는데, 그제서야 병뚜껑이 펑, 하고 열린 것처럼... 아멜리 노통브, 샴페인 친구
"내용물을 다 마셨는데, 그제서야 병뚜껑이 펑, 하고 열린 것처럼... 아멜리 노통브, 샴페인 친구" 내용보기
샴페인을 먹어 본 적은 있겠지만 즐기는 술은 아니다. 모든 종류의 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샴페인은 음, 이라고나 할까. 모든 종류의 음악을 듣지만 클래식은 음, 과도 비슷하지만 모든 종류의 책을 읽지만 처세서는 음, 과는 좀 다른 것 같다. 물론 소설의 제목인 샴페인 친구는 꼭 샴페인과 관련된 친구라고는 할 수 없다. 실은 술친구에 가깝다. 소설의 원제인 Pétronille 는
"내용물을 다 마셨는데, 그제서야 병뚜껑이 펑, 하고 열린 것처럼... 아멜리 노통브, 샴페인 친구" 내용보기

  샴페인을 먹어 본 적은 있겠지만 즐기는 술은 아니다. 모든 종류의 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샴페인은 음, 이라고나 할까. 모든 종류의 음악을 듣지만 클래식은 음, 과도 비슷하지만 모든 종류의 책을 읽지만 처세서는 음, 과는 좀 다른 것 같다. 물론 소설의 제목인 샴페인 친구는 꼭 샴페인과 관련된 친구라고는 할 수 없다. 실은 술친구에 가깝다. 소설의 원제인 Pétronille 는 소설 속에서 나의 술친구인 페트로니유 팡토를 가리킨다.


  “나에게는 나름의 꿍꿍이가 있었다. 페트로니유가 이상적인 술친구로 밝혀진다면? 물론 쉽지 않았지만, 그녀를 술친구로 삼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고, 나를 어려운 상황에서 꺼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술이나 한잔 사고 싶다며 그녀를 짐나즈로 초대했다. 내가 날짜와 시간을 정했다. 그녀가 답장을 보내 수락했다.” (pp.24~25)


  싱크로율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소설 속의 나는 아마도 아멜리 노통브일 것이다. 직업은 소설가이고 어느 정도 유명하다. 소설을 쓰는 것만으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이고 서점에서 종종 사인회를 개최한다. 내가 페트로니유를 만난 것도 바로 그 사인회에서였다. 페트로니유는 스물이 넘었지만 열 다섯 살 소년의 용모를 가진 여성이다. 무심하고 시크한데, 나는 그녀를 나의 샴페인 친구로 삼기로 한다.


  “... 극좌파의 이상에는 찬동하지만, 뻔뻔할 정도로 추하기만 한 골동품, 충격적일 정도로 멍청한 독서, 다시 말해 프롤레타리아의 미학에 거부감을 느끼는, 부조리하게도 귀족적인 취향을 가진 소녀의 진정한 고통을.” (p.121)


    그렇게 나는 그녀와 함께 때때로 만나 술을 마시고 일탈의 순간들을 함께 하기도 한다. 그 사이 페트로니유는 글을 쓰고 책을 낸다. 페트로니유 또한 작가가 되었다. 역자에 따르면 소설 속 인물인 페트로니유 팡토의 실제 모델은 스테파니 오셰라고 한다. 책에는 페트로니유의 소설이 몇 권 등장하는데, 이 소설들은 모두 스테파니 오셰의 소설 제목을 조금씩 변경한 것이라고 한다.


  “찾아봤어. 식당 종업원, 자습 감독, 영어 과외...... 그런데 지루하고 글 쓸 시간도 안 남아. 네가 글만 써서 먹고 살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란 거 알아? 책을 출간한 작가 백 명 중 단 한 명만 그럴 수 있어. 단 한 명만!” (p.160)


  하지만 이 술친구의 관계가 그렇게 행복에 겨웠던 것은 아니다. 잘 나가는 소설가, 그리고 소설을 발표하기는 하였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부터 헤어 나오지 못하는 소설가 사이에는 간극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녀를 돕고자 하지만 그녀의 캐릭터는 만만치가 않다. 그녀는 훌쩍 일상으로부터 달아나 먼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또 그만큼이나 갑자기 돌아와 나를 놀래키기도 한다.


  “페트로니유는 고양이처럼 살그머니 빠져나가 파리의 지붕들 위로 사라졌다. 내 생각에는 그녀가 아직도 그곳을 돌아다니고 있을 것 같다... 한편, 나는 수로 밑바닥에서 얌전한 시체가 되어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나한테 아무 쓸모도 없는 교훈들을 얻는다. 나는 글을 쓰는 게 위험하다는 것을,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는 걸 아무리 알아도 소용이 없다. 매번 걸려들고 마니까.” (p.181)


  소설은, 음, 샴페인의 톡톡 터지는 기포를 연상시킬만한 신선함은 없다. 달콤하지도 맑거나 밝지도 않다. 그렇다고 술꾼의 어두움으로 진입하는 것도 아니다. 캐릭터들도 사건도 시간의 흐름도 어중되다. 그러니 소설의 마지막 순간에 벌어지는 사건도 그저 급작스럽게 다가올 뿐이다. 샴페인의 내용물을 모두 마시고 난 다음인데, 그제서야 펑, 하고 다시 병이 개봉된 것처럼 난데없다.

 


아멜리 노통브 Amélie Nothomb / 이상해 역 / 샴페인 친구 (Pétronille) / 열린책들 / 187쪽 / 2016 (2014)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17.02.0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