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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의 주역들 가운데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내가 그를 존경하게 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선생이 옥중에서 써내려간 깨알같은 봉함엽서들과 껌종이에 못으로 눌러쓴 메모를 통해서였다. 선생이 쓴 여러 책을 읽었지만 감동의 수준을 논한다면 아내 이희호 여사에게 보낸《옥중서신1》(시대의창, 2009)을 능가할 텍스트가 없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3대 옥중서신을 꼽는다면 이 책과 더불어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서준식 선생의 《옥중서한》을 빼놓을 수 없다.
내가 보기에《옥중서신1》은 안토니오 그람시의 《옥중서고》나 본회퍼의 《옥중서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작이다. 이 옥중서신의 모티브는 크게 정치신념, 종교신앙, 역사의식, 가족사랑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시기에 따라 책 내용은 세 장으로 구분된다. 제1장 '핍박 그리고 자유'는 1977년 진주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시기의 편지이고, 제2장 '못으로 쓴 메모'는 1978년 서울대병원에 수감중이던 때에 아내에게 보낸 메모, 제3장 '시대의 깃발'은 1980년부터 1982년까지 청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시절의 편지글이다. 그의 편지와 메모는 엄청난 시련과 회유, 그리고 가족의 안위를 위협하는 공포 속에서도 전혀 굴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종교적 신앙을 실천한 선생의 의연한 태도와 투사적 태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신학자 폴 틸리히의 말대로 신앙이 자기의 궁극적인 의미를 발견하는 것에 대한 헌신이라면, 김대중 선생의 정치적 신앙은 정의롭고 민주적인 정치체제를 수립하기 위해서 자신을 전체적으로 바치는 것이었다.
나는 독자들이 한해를 마무리하거나 새해를 맞이하면서 읽으면 좋은 책으로 언제나 '옥중서신'을 꼽는다. 개인적으로 새해가 되면 본회퍼의 《옥중서간》을 펼치고 1945년에 지은 <새해>란 시를 읽곤 했다. 새해를 진실된 휴머니즘적 결의로 시작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이른바 '옥중서신'에 남다른 감명을 받게 되는 이유는 '옥중'이라는 폐쇄된 공간이 주는 절박한 분위기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수감자가 가족과 지인들을 향해 털어놓는 간절함이 깃든 진솔한 내용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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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서신’은 김대중 전대통령이 1980년, 소위 ‘김대중 등 내란음모사건’으로 육군교도소와 청주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부인 이희호여사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보낸 서신으로 한달에 엽서 한장만을 허용 했기에 몇시간에 걸쳐서 깨알같은 글씨로 쓴 글을 모은것입니다.
1980년 9월 17일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므로, 그 해 11월 21일자 제 1신부터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기 전에 쓴 5신까지는 유언이나 다름없다고 하겠습니다. 날조된 죄명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언제 집행될지 모르는 억울하고 불안한 상황에서 남을 탓하거나 저주하지 않고, 오직 부인에게 감사하는 편지와 함께 모든 걸 하느님의 뜻에 맡기겠다는 눈물겨운 대목은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김대중의 『옥중서신』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투쟁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감옥에서의 온건, 비폭력 호소는 자신을 무자비한 폭력으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했지만 그의 신념은 억압을 뛰어넘었습니다. 이 편지들을 읽다보면 자주적 인간정신이 결국 승리하게 된다는 진리를 깨우치게 됩니다.
------------- 존경하며 사랑하는 당신에게~ 지난 5월 17일 이래 우리 집안이 겪어 온 엄청난 시련의 연속은
이번 일에 있어서 무엇보다 기쁘고 감사한 것은 당신과 나를 포함해서 우리 가정과 주위가 더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