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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경제이론에 대해 분분한 적도 드문 것 같다.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문외한의 입장에서 왈가왈부하기가 좀 뭐하지만, 미국의 금융위기로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의 경제체계에 대한 불안감은 유럽의 재정위기와 그리고 전세계적인 경제침체를 거치면서 기존의 경제이론으로는 마땅히 설명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고, 또한 경제학자들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경제이론, 즉 전통적 경제이론은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존재인 호모 이코노미쿠스다’라는 가정하에 성립된 이론이다. 그들이 말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사랑이나 미움, 기쁨, 슬픔과 같은 인간의 체취가 완전히 제거된 존재로, 유일하게 관심을 갖는 것은 물질적 측면이며, 오직 물질적 동기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 보고 있다. 또한 그러한 물질적인 자신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한다는 합리성의 소유자라는 가정이 그 바탕에 깔려있고, 이것이 경제학의 출발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의 이익만 합리적으로 추구한다면 남이 얼마나 큰 이득을 보던지 상관할 필요가 없어진다. 오로지 자신의 욕망만 추구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인간의 모습은 그렇지가 않다. 나와 남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 본연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적 경제이론만을 고집하고, 그러한 틀에 얽매인 사람들이라면 인간 본연의 진실을 알 수가 없게 된다. 만약 이런 사람들이 경제정책을 짜고, 추진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줄게 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저자가 말하는 인간적 경제학이 필요해진다. 일전에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란 책으로 저자를 만나 본적이 있다. 저자는 그 책에서 보수적인 경제정책만이 범람하는 사회에서, 그래도 할말은 해야겠다며 한국의 경제정책에 쓴 말을 아끼지 않았지만, 이 책에서는 행태경제이론이라는 새로운 경제이론을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있다. 그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전형적인 인간형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행태경제학이라며, 전통적인 경제이론에서 말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합리성에 명백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 행태경제학의 기본입장이라고 말한다. 즉,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알고 그것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틀을 짜야 좋은 경제정책이 될 수가 있으며, 이러한 인식을 기초로 한 경제이론은 전통적인 경제이론에서 느낄 수 없는 36.5℃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해주는 경제학이 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저자는 우리들이 일상에서 꼭 합리적이고 이기적으로만 생활하는지, 아니면 전통적 경제이론에서 가정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게 행동하는지를 현실적으로 분석하며, 현실 경제는 경제학 교과서대로만 돌아가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일례로 그는 우리들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살아가는지를 살펴본다. 사람들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모든 것을 철저하게 따져보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대충 어림직작으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일이 많다. 그것은 그들이 게을러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철저하게 따져보아 생기는 이득이 그리 크지 않은 경우에는 경제성의 원칙에 부합되기도 하지만, 합리성과는 거리가 있다. 우리가 첫인상을 보고 사람을 평가한다던 지, 혈액형으로 성격을 짐작하는 것, 모두가 다 이런 주먹구구식 편향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밖에도 불합리한 행동을 하는 우리들의 모습은 아주 많다. 헬스클럽 등의 정기권을 끊고도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다든지, 현상을 유지하려는 편향성을 보이는 귀차니즘도 그러한 예이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은 똑 같은 금액이라도 이득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작용하며,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공정성에 더 가치를 두기도 한다. 그렇다고 미래의 일에 일관성을 가지는 것도 아니다. 경제학 이론에서 말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저자는 경제학도 사람을 위한 학문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알고, 그것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경제정책이 펼쳐질 때,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행태경제학이 기존의 전통적 경제이론과 다른 점이 여기에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기만 한 행태경제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경제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어도, 그가 말하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기존의 경제학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쉽게 알 수가 있다. 더위와 바쁜 일상으로 책 읽기가 점점 힘들어가는 때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경제서적 한 권을 만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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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이론을 공부하다보면 늘 따라다니는 것이 '예외'와 관련된 것들이다. 어떤 이론도 예외없는 이론은 없다. 예외를 전제로한 이론은 현실과 한발짝 떨어져 보인다. 오히려 예외라고 상정한 현상들이 현실에 더 많이 나타나는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경제학 이론을 배울수록 그 매력이 커지더니 그래도 이론이 중요하다라는 생각이 거의 굳은 상태였다.
이준구 교수에 호감이 있었다. 마침 이 책을 접하게 되면서 이준구 교수를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미시경제학의 대가가 쓴 행동경제학이라니! 경제학 이론의 중심에 선 교수가 비주류 경제학인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책을 내놓는 이 모순적 상황. 그것이 오히려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겠다.
경제 이론의 전제는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다' 에서 시작한다. 합리적이다라는 것은 최소비용의 최대효과를 누린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효율성, 경제성이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는 인간이 이기적인 존재이기때문에 작동하는 원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행동경제학은 이 전제를 흔든다. 인간은 그렇게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제한적 합리성'이란 용어를 만들었다. 어느 정도 합리적 틀 안에서 움직이려고 하지만 인간은 심리적인 요인에 자주 휘둘린다는 것이다. 경제학을 배울 때 주로 '예외'로 지칭했던 사례들이다. 예외라는 것은 소수에 속한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그런데 행동경제학은 소수로 치부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선택을 한다고 본다. 그래서 행동경제학을 심리경제학, 경제심리학이라고도 부른다. 심리경제학, 경제심리학이라는 말을 알기 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읽는 내내 경제학 이론 중 하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보다 심리학서적을 읽는 느낌이었으니 딱 맞는 용어다.
행동경제학이 미국 학계에서 주류 경제학이론의 한 꼭지에 들어왔다고 한다. 주류 경제학자들도 지금의 나처럼 그런 마음이었을 것 같다.(감히 주류 경제학자에 나를 들이대다니!) 경제 이론에 균열을 가하는 행동경제학이 못마땅한 측면이 있었을 것 같다. 현실에서 나타나는 비합리적인 상황은 어쨌거나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는 전제 하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니까 이론과 현실은 따로 놀 수밖에 없는데 현실의 모습을 자꾸 이론화 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전제 자체를 바꾸어야 설명되는 것은 분류 체계가 다른 것이니 각기 다른 방에 집어 넣는 게 옳다고 봤다. 즉, 고전경제학 이론 방은 여기, 행동경제학이라고 불리지만 내가 보기엔 경영학에 더 가까운 내용이니 행동경제학 방은 저기로 아예 다르게 분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전제 자체가 다르니까!
지금은 좀 달라졌다. 이 책 말고도 행동경제학 관련 다른 책을 읽다보니 나의 깨지지않을 것 같던 고전 경제학 사랑에 형체 모를 관용이 생기더니 행동경제학 내용까지 주류 경제학에 넣는 것도 괜찮겠단 생각으로까지 바뀌고 있다. 전제가 다른 건 다른 거고 고전 경제학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행동경제학의 의의와 영향력을 간과해선 안되기 때문이다. 아직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았고 둘 다 잘 모르는 분야이기에 학문적으로 미천한 내가 이런저런 평을 늘어놓는 게 나 스스로도 아니꼽긴 하나, 이렇게 두 이론을 재보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의 즐거움은 지적 희열과 행복을 선사한다.
마케팅 전략으로 많이 이용되는 것들이 이 책 속에 담겼다. 우리가 어쩜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놀아나고 있는지도 모르니 행동경제학 서적을 한 두 권이라도 읽어둔다면 조금이라도 '합리적 인간형'에 다가갈 수 있으리라. 적어도 인간 속성상 누군가에 조종당하는 건 싫어할테니까!! 이 책은 훨씬 쉽고 재밌게 다가갈 수 있는 '경.제.학' 서적이다. 다른 경제학서 읽기 전에 이 책을 읽는다면, '아~~ 경제도 쉽네?' 라고 말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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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5월 우리사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광우병 파동'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매일 밤 수많은 사람들을 서울광장으로 촛불을 들고 모여들었다. 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객관적 확률로 따져 보면 인간 광우병에 걸릴 위협은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미국산 쇠고기 먹고 광우병 걸릴 확률은 로또에 당첨된 사람이 돈 찾으러 은행에 가다가 벼락 맞을 가능성과 비슷하다는 말까지 있었다. 사실 미국에 자식을 유학보낸 부모가 미국산 쇠고기 때문에 자식이 광우병 걸릴 거라고 진정 걱정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생각된다.
그럼 이 사회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미관계의 특수성과 정치적 요인을 들어 설명할 수 있겠지만 정치적 관심도가 별로 없는 사람들도 많이 참여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경제적, 심리적 측면에서도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그 때 사람들을 서울광장으로 불러들인 힘은 광우병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정부에 대한 분노였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두려움과 분노는 과연 어디에 그 뿌리를 두고 있었던 것일까? 행태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의 만족과 직결되는 것은 재산의 크기 그 자체가 아니라 재산의 변화양상, 즉 이득을 보았느냐 아니면 손해를 보았느냐라고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미 FTA 타결을 위한 정부의 쇠고기 분야 양보는 FTA 협상이 없었을 때와 비교해 엄청난 손실을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정부에 대한 강한 분노를 자아냈다.
행태경제이론이 밝혀낸 또 하나의 사실은 발생할 확률이 아주 작은 일은 그 가능성을 부풀려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복권을 사고 보험에 드는 행태도 비슷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광우병 발병의 확률이 아주 작더라도 그 위험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위험의 정도는 상당히 클 수 있다. (101~102쪽 요약)
이처럼 이 책은 경제행위 뒤에 숨어진 인간의 심리를 탐구하는 행태경제학의 입장에서 사건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인간의 합리성과 이성적 판단만을 강조하는 전통적 경제학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한미 FTA로 인한 전체적 이득이 손실보다 크다면 이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전통적 이론의 결론이다. 하지만 이 세상은 경제학자들이 상정하는 그런 합리적 인간(homo economicus)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 행동경제학자들의 결론이다.
사실 경제학은 모든 인간의 행동에는 이기심이 깔려 있다는 것을 상정한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존재라는 가정하에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고 이런 사람들이 경제를 움직인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이 항상 합리적이기만 할까? 인간의 합리성과 이기심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 행태경제학자들의 생각이다. 어떤 경우에 비합리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을 하며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와 패턴은 어던 것일까? 이런 비합리적이고 인간적 행동의 증거들을 실험을 통해 하나씩 설명해 나가는 것이 이 책의 주요한 내용들이다.
행태경제학자들이 설명하는 인간의 진솔한 모습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된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 의사결정의 많은 부분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고, 돈이 전부가 아니라 때때로 공정성에 바탕을 둔 의사결정을 하며, 이타적 행동에서 만족을 얻는 복잡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수많은 사례들은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만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도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이준구 교수의 이 책에는 각각의 실험결과를 우리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제학이 피도 눈물도 없는 차가운 존재의 학문이 아니라 36.5도의 체온을 지닌 따뜻한 인간의 경제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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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경제활동이 늘 합리적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기초한 행동경제학은 최근에 부쩍 관심을 끄는 학문이다. 인간은 손해보지 않기 위해 늘 합리적이고 이기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전통 경제학이론을 뒤엎는 이 이론은 좀 느슨한 귀차니즘과 대충주의가 뒤섞인 아주 인간적인 경제학이다. 그래서 원리원칙을 고수해 고리타분하고 근접하기 어려울 듯한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아주 친근한 생활학문으로 만들어준다. |
![]() 필자는 정치학을 공부했지만, 이 교수의 새 저서가 다루는 행태경제학의 주 관심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치학의 합리적 선택이론이 인간의 합리성을 기본 가정으로 채택하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에서 합리성 가정은 유용한 것이라는 견해를 필자는 계속 갖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합리적이기도 하고 비합리적이기도 할 것이다. 사회과학이 지향하는 일반화된 지식을 축적하는 데 합리성 가정이 비교우위가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비합리적인 인간 행위를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할 필요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사실, 비합리적 인간에 대한 분석은 비경제학 사회과학 분야가 이미 해왔던 것이다. 대표적으로 심리학이 그랬고, 정치학도 역사기술적인 연구방법론을 채택한 연구에서 비합리적 정치 행위를 분석해왔다. 근현대 경제학도 예컨대 아담 스미스부터 인간의 비합리성 문제를 인지했지만, 심리학이나 정치학만큼 비합리성을 폭넓게 다루지는 못했다. 그 결과, 경제학이 합리성에 기반을 둔 과학적 지식을 축적하는 데 성공했지만, 왠지 뭔가 빠진 듯한 찜찜한 기분을 많은 경제학자가 느꼈던 것으로 안다. 최근 주목받는 행태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 바로 그런 석연찮은 기분을 해결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제1장 '경제적 인간'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실상과 허상). 합리성과 비합리성은 어쩌면 동전의 양면과 같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처럼 인간과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 그 둘을 모두 잘 분석하면 금상첨화이다. 이런 면에서 정치학 배경을 가진 필자는 합리성에서 출발하여 비합리성 영역까지 과학적 연구를 확대하는 경제학을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봤었다. 그 부러움에 이제는 "학문적 질투"까지 느끼게 하는 저작이 이 교수의 <36.5℃ 인간의 경제학>이다. 이준구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대표적인 주류 미시경제학자이다. 이 교수가 집필한 <경제학 원론>(이창용 교수와 공저)과 <미시경제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채택하는 주류 경제학 교과서이다. 이 교수도 합리적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가정한 경제 분석을 주로 해왔음을 알 수 있다. <미시경제학>에서 비합리성 문제를 다룬 행태경제이론이 새로 소개된 것은 바로 작년에 개정 출판한 제5판인 것을 참작하면 그 점은 명백하다. 따라서 경제학의 합리성 대가가 비합리성 문제를 제대로 파헤치는 연구를 우리 경제학계에 최초로 내놓았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어설프게 비합리적 경제적 인간만을 과도하게 부각시키려는 반쪽 짜리 연구가 아니라는 말씀이다. 우리나라 경제학계에서 합리성 연구와 비합리성 연구가 상호보완하는 길을 보여주는 첫 번째 행태경제학 저서로서 그 높은 가치를 일단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 교수의 <인간의 경제학>은 재미있다. 허무 개그에서 느끼는 그런 재미가 아니고 우리가 아직 생각하지 못한, 허술한 경제적 인간을 적나라하게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큰 종이를 50번 접으면 그 높이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의 정답에 당황하면서 재미있다고 느끼는 독자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1-2 "우리는 얼마나 합리적일까?"). 필자와 같이 합리성에 찌든 사람도 동네 슈퍼마켓에 가서 "Buy One, Get One Free(하나를 사면 같은 제품 하나는 공짜)"라는 안내문을 보면 그 물건 두 개를 금방 장바구니에 주워담는데, 왜 그런지를 이 교수는 재미있게 설명한다(3-2 "슈퍼마켓 백배 즐기기"). 어떤 때는 단돈 만 원에 절절매지만, 똑같은 사람이 몇십 만 원을 펑펑 쓰고도 태연한 이유를 깨닫고 미소 짓고 싶으면 이 교수 책을 읽으면 된다(3-6 "돈마다 주소가 따로 있다?") 어렸을 때 읽었던 교과서 해설용 만화책을 보는 듯한 재미에 빠져들 수 있는 책이다. <인간의 경제학>은 어렵게 보이는 경제를 쉽게 설명한다. 경제학의 할인율 개념이 생소한 독자도 제7장 "내일을 향해 쏴라"를 읽으면 쉽게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주식 투자에 대한 제8장과 금융시장의 특이현상을 소개하는 제9장도 어렵게 느껴왔던 실물 경제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고 있다. 이 교수 저서의 일관된 특성인 쉽게 설명하기가 신간에서도 돋보인다. 이 교수의 저서에서 무엇보다 두드러지는 것은 제목과 걸맞게 다양한 인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제2장 "주먹구구는 우리 삶의 현실이다"에서는 대충 살아가는 휴리스틱 인간을 만난다.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딱딱한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고, 예컨대 배우자를 선택할 때 다양한 휴리스틱을 활용하는 현실형 인간을 만날 수 있다(2-4 "첫눈에 반한 사람을 결혼 상대로?"). 제4장에서는 계산기가 아닌, 갈대와 같이 흔들릴 수 있는 연약한 인간을 만나기도 한다. '귀차니즘'에 빠진 우리 자화상을 볼 수도 있다. 제5장 "우리는 얼마나 이기적인가?"에서는 주류 경제학이 가정한 이기적 인간과는 다른 인간 유형을 만난다. 지금까지 있었던 여러 실험 결과를 참조하여 인간이 생각보다 덜 이기적임을 보여준다. 또한, 경제학 교과서의 가정과는 달리 남이 가져가는 몫에 따라서 자신의 효용이 바뀌는 인간형도 본다. 제6장 "돈이 전부는 아니다"에서는 공정성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인간을 만난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근로자의 임금을 무조건 내리려고만 하는 고용주는 6-3 "받은 만큼 일한다"를 꼭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런 다양한 인간의 소개는 경제학이 엄정한 분석을 위해서 활용하는 ceteris paribus(with other things the same, 다른 조건을 동일하게 가정함)를 파헤치고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하게 합리적 인간이라고 가정하여 생기는 여러 문제에 대해서 행태경제학의 다양한 인간관은 그동안 미흡했던 설명을 보충하는 방안을 타진한다. 지금까지 설명한 장점을 두루 갖춘 <36.5℃ 인간의 경제학>은 교육적으로도 매우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 이 교수는 상대적으로 연구보다는 교육에 더 관심을 둔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더 전문적으로 집필할 수도 있었겠지만, 일반인이나 청소년이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 내용을 꾸린 것은 아마도 교육에 대한 높은 개인적 관심 때문일 것이다. 성년뿐만 아니라 청소년까지 염두에 둔 것은 사회 교육이라는 측면을 일단 고려했을 텐데, 그것이 경제학 연구 자체에 미칠 파급 효과도 무시하지 못한다. 이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지 못한, 또한 앞으로도 가까운 장래에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우리 경제학계의 실상에 실망을 가끔 토로했다. 노벨상을 받으려면 노벨상을 받을 만한 저변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이 교수의 행태경제학 저서는 우리 경제학의 저변을 넓히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은 거의 틀림없다. 이것은 이 교수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미 올라온 어떤 고등학생의 행태경제학에 대한 관심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먼 훗날 대한민국 출신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이 교수의 저변 확대 노력의 긍정적 파급 효과로 탄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 글 서두에 말한, 교육과 연구를 모두 해낸 책이라는 설명이 바로 그 의미이다. 이 교수의 연구가 완벽한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경제학계의 최초 행태경제학 저작이라서 당연히 더 연구하여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교수가 밝혔듯이 앞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는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합리성과 비합리성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기 마련인데, 그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연구과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공정성을 장기적 합리성으로 해석할 여지는 없는지, 일정 기간의 기다림을 편익계산으로 해석할 수는 없는지 등은 주류 경제학과 행태경제학이 협력해서 검토해볼 만할 것이다. 우리 경제학의 발전은 이 교수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도 더 노력해야 할 것이지만, 동료나 후학들이 이 교수의 학문적, 그리고 교육적 취지에 힘을 보태거나 동참하여 뭔가 작품을 만들어내고자 용맹정진해야 할 것이다. 이 교수의 <36.5℃ 인간의 경제학>이 그 기초 토양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먼 훗날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또한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이런 중요한 학술적 의미와 함께 교양서로도 높은 가치가 있는 이준구 교수의 신간을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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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이코노미스트’는 사랑이나 미움, 기쁨이나 슬픔 같은 인간의 체취가 완전히 제거된 존재다. 그가 유일하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물질적 측면일 뿐이며, 그는 오직 물질적 동기에 의해서만 움직이고 있다. (17쪽)
경제학에는 인간을 매우 합리적인 동물로 묘사한다. 인간은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최대한의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행동한가는 것이 경제학적인 인간이 가져야 하는 특성인 것이다.
공정성에 관한 고찰 '과연 인간은 이기적인가?' 에 대한 물음에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그는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몫나누기 게임', '싫으면 말고 게임', '독재자 게임' 등과 같이 인간의 이기심을 시험하는 여러 가지 실험장치를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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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의 한 분야인 경제학도 이제는 점점 다양한 학문과 연계하여 사회현상을 설명하려는 추세이다. 작년 경제적 지배구조에 관한 연구 업적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노어 오스트롬(Elinor Ostrom)교수는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학자이다. 또한 02년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카네만(Daniel Kahneman) 교수는 1970년대부터 행태주의 경제학이라는 생소한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연 심리학자이다. 이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최근에는 경제현상을 경제학이라는 한 분야에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학문과 접목시켜 나아가고 있다. 경제가 발전을 거듭해 나아갈수록, 더 이상 경제학이라는 한정된 학문으로는 사회현상을 설명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읽은 ‘36.5℃ 인간의 경제학’이라는 책은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시킨 행태주의 경제학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개인과 개인이 만나 집단을 형성하고 그 집단이 모여 하나의 사회를 형성한다면 그 사회에는 각양각색의 수많은 개인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전통적 경제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이기적인 존재라 가정한다. 전통적 경제이론에서 말하는 인간이 현실세계의 인간과 일치한다면 우리 모두는 상황에 맞는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최대의 만족을 얻어내는 경제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세계는 어떠한가? 아무리 치밀한 사람이라도 매 순간마다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백과사전을 검색하지 않고 때로는 주먹구구식 판단 방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 없지만, 때로는 자신도 어려운데 남을 돕는 사례가 많다. 이렇게 인간은 이성보다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즉 합리성과 이기심 사이에는 전통적 경제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명백한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태동한 것이 행태주의 경제학이다. 이 이론이 기존의 전통적인 경제이론의 굳건한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역 부족인 상황이지만 증권업에서 일하려는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통적 경제이론 중 하나인 효율적 시장가설의 기본 가정은 자본 시장이 이용 가능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반영하여 효율적 시장에서는 시장 평균이상의 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투자자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인데, 실제 증권시장은 이론과 다르다. 평균이상의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고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려 매매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고객에게는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주식의 기초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매매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행태주의 경제이론에서는 인간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 경제이론은 차갑고 딱딱하여 인간의 따스한 36.5℃의 체온을 느낄 수 없다. 그런 경제이론이 정말 현실세계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간다. 때로는 기쁘고, 슬프고, 사랑하고, 즐거운. 이렇게 희로애락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이론이. 현실세계에 부합하는 인간미넘치는 행태주의 경제이론 더 좋지 않을까? 결국에는 나도 비합리적인 사람인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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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행태경제학이론을 같은 날 읽게 되었다. 이준구 교수는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우리 나라에서 상당히 저명한 교수다. 이분이 그동안 전통적인 경제학을 가르쳐왔는데 에필로그에서 행태경제학을 발견하고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까지 했다. 그리고 우리 나라 상당수의 경제학자들 중에도 이 이론을 잘 모르고 있는 분들도 많으리라고까지 했다. Nudge를 읽고서 바로 이 책을 읽었기에 공통되는 부분이 여러부분 나온다. 그리고 그 이론이 좀더 내게 체계화되는 느낌이다. 저자가 이 경제이론이 널리 습득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냈다고 하는데 솔직히 여러 부분에서 정책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부록에 소개한 학생들 대상으로한 설문지는 나도 한번 써먹어봐야겠다. 우리 학생들은 어떤 수준의 답을 낼지 상상해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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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쉬운 경제학 기본서가 없을까해서 경제학원서의 구루인 저자가 쓴 최신 작을 찾아 구매하게 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전통적인 경제학을 다루고 있지 않다. 최근 20~30년 사이에 경제학계에서 주목을 받게 된 '행태경제이론'을 다루고 있다. 행태경제이론이란 전통 경제학에서 인간을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결정을 하는 존재로 규정한 채 이론을 대입하는 데 비해서, 인간을 심리학적으로 혹은 문화인류학적으로 살펴보니 예외의 결정을 하더라는 데서 출발한 내용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학은 실제 기업 경영에 활용되는 경우도 많이 있을 것 같아서 이런 걸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고, 무엇보다 저자가 정말 재미있고 쉬운 예시를 들어서 설명한 책이라 경제학무식자가 봐도 이해가 쏙쏙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