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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낙성비룡, 문장풍류삼대록, 징세비태록 현대어본
"[도서] 낙성비룡, 문장풍류삼대록, 징세비태록 현대어본" 내용보기
낙성비룡, 문장풍류삼대록, 징세비태록 현대어본 임치균,박순임,허원기,이지영 공저 | 한국학중앙연구원 l 13,000원 헌종이 후궁 경빈 김씨를 위해 지은 창덕궁 낙선재에 보관되어 있던 소설 중 비교적 길이가 짧은 <낙성비룡> <문장풍류삼대록> <징세비태록>을 한 권으로 묶은 조선 후기 소설집을 읽어 보았다. 본디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배운 소설 = 허구라는 교과서적인
"[도서] 낙성비룡, 문장풍류삼대록, 징세비태록 현대어본" 내용보기

낙성비룡, 문장풍류삼대록, 징세비태록 현대어본

임치균,박순임,허원기,이지영 공저 | 한국학중앙연구원 l 13,000원

헌종이 후궁 경빈 김씨를 위해 지은 창덕궁 낙선재에 보관되어 있던 소설 중 비교적 길이가 짧은 <낙성비룡> <문장풍류삼대록> <징세비태록>을 한 권으로 묶은 조선 후기 소설집을 읽어 보았다. 본디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배운 소설 = 허구라는 교과서적인 인식 탓인지 소설이라는 장르에 별반 관심이 없는 나이건만 한눈에 술술 읽혀 내려갔다. 중고등학교 시절 자습 시간에 몰래 읽던 무협지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마 낙선재에 살던 궁중 여인들도 비슷한 마음으로 여가를 즐기기 위해 이 소설들을 읽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낙성비룡>은 마냥 게으르기만 하던 주인공이 과거에 장원 급제해 잘 나간다는 이야기이다. 또 <문장풍류삼대록>은 중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문장가인 소동파 집안에서 이루어지는 혼인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징세비태록>은 청나라를 배경으로 충신과 간신 간의 대립을 묘사한 것으로 북학론적인 인식을 담고 있다.

이처럼 이 책에 담겨 있는 세 소설의 주제나 전개는 많이 다르지만 과거나 현재 모두 ‘사람사는 모습은 모두 똑같구나’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결혼 문제, 직업 문제, 시대 상황에 대한 고민 등 구체적 모습은 달라졌지만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본질은 모두 동일할 것이다. 특히 <징세비태록>의 경우는 교과서 속에서만 읽었던 조선 후기 청에 대한 인식 변화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과연 소설이란 무엇일까 원론적인 생각을 해 보았다. 왜 사람들은 소설이라는 장르를 과거나 현재 모두 좋아하는 것일까? 그것은 소설만이 갖고 있는 인간 심리의 미묘한 묘사에 있지 않을까 한다. 표현 방식은 많이 다르지만 책 속의 세 소설이 조선 후기에 많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아마 그러한 매력 때문일듯 하다.

이런 생각에 이르다보니 대학 시절 인연이 있었던 소설가 한창훈의 소설집 『그 남자의 연애사』(문학동네)의 한 귀절이 떠 올랐다. 시커먼 산도적 같이 생긴 선배의 글은 많은 고민과 개인적인 인생사 속에서 나온 것임을 곁에서 지켜 본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쪽에서 봄바람이 부는가 싶은데 그만 내 가슴속에 꽃이 피어버리는 것. 쌍방이 그러한 것. 이쪽에서 마늘을 까기 시작하는데 저쪽에는 벌써 밥상이 차려져 있는 것. 그것 또한 서로 그러한 것. 그게 사랑 아닌가.”

한창훈의 소설은 누가 쓴 소개만 보았는데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간행된 조선 후기 소설집 덕에 아직 읽어보지 못한 이 책을 함 읽어 보아야겠다. 낙성대 소설들의 작가들도 오늘날 한창훈의 소설보다 세련미는 덜 하지만 비슷한 과정을 겪으면서 이 소설들을 창작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m****w 2013.07.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