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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 블레이드: 소드 오브 유니콘' 은 필자가 처음으로 읽었던 라이트 노벨이다. 필자는 '퀸즈 블레이드' 를 포함한 31권의 라이트 노벨을 9월 10일 당일날 전부 질러버렸고, 일은 어찌 보면 매우 커다란 무리수였다고 보아도 된다. 가족들과 주위의 눈치에 일반 판타지/무협 장르 소설은 몰라도 애니메이션과 같은 일러스트가 표지에 그려져있는 라이트 노벨은 매우 눈꼴이 시린 모습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필자는 L노벨의 '퀸즈 블레이드 발매 이벤트' 에 껌뻑 넘어가서 라이트 노벨을 질러버렸다. (아... 한정판 레이나 피규어 ;;) 하지만 '퀸즈 블레이드' 는 필자의 걱정(무심코 질러버렸다는)과는 다르게 후회를 안겨주지 않았다.
걱정과 설레임을 느끼며 손에 든 '퀸즈 블레이드' 는 순진한 사람들에게는 어찌보면 충격적인 것 일수도 있다. 우측 상단에 보란듯이 써져있는 '15세 미만 구독불가' 와 그에 맞장구 치듯한 수위의 표지 일러스트가 매우 아힣흫햏한 상상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거기에 내부의 일러스트들도 그에 상응하듯 아슬아슬한 수위를 가른다.
필자가 두근두근 거리며 정독한 '퀸즈 블레이드: 소드 오브 유니콘' 의 감상을 말하자면 "역시 퀸즈 블레이드!" 이다. 혹시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잘못 입어 그저 야하기만 한 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작가 '오키다 에이지' 님은 원작의 의도를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전투의 격함을 표현하는 동시에 점점 야해져가는 내용. 이것이 '퀸즈 블레이드' 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내용도 그저 애니메이션을 따라하는 수준이 아닌 독립적인 흐름으로 새로운 주인공 '피오' 를 집어 넣고 그에 따른 본래의 여주인공들의 행동을 달리 함으로서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흐름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면서도 원작 캐릭터들의 성격은 달라진 점이 하나도 없다. '퀸즈 블레이드' 의 설정에서 또다른 '퀸즈 블레이드' 를 그려낸 것이다. 전체적인 내용의 필력 자체도 필자가 '퀸즈 블레이드' 외에 읽어본 라이트 노벨이 4권 뿐이라 확정할 수는 없지만 크게 흠 잡을 만한 곳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퀸즈 블레이드: 소드 오브 유니콘' 에 대해 필자가 말 하고 싶은 것은 "공공장소, 가족이 보는 곳, 혹은 여자친구 앞에서 이 책을 읽지 말라" 이다. 책 그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주위의 평범하고 일부 보수적인 사람들이 보면 독자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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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오키타 에이지 일러스트 : Eiwa 레이블 : HJ문고, L노벨 4월에 파격적인 영상을 자랑하는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이후, 우리나라에도 '그런' 이미지가 크게 다가와 출간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용자 소리가 절로 나왔던 바로 그 작품, 퀸즈 블레이드 소드 오브 유니콘 시리즈의 1권을 읽었습니다. 퀸즈 블레이드는 애니메이션과 게임북, 피규어 등으로 낯설지 않게 접해 온 작품이었지만, '대체 어떤 이야기를 소설로?' 라는 의문은 책을 손에 넣기 전까지, 아니 컬러 일러스트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도 풀리지 않더군요. 작가 후기와 추천사, 역자 후기까지 모두 읽고 나서야 느낌이 왔습니다. '당연하다' 와, '과연', 이라는 상반된 방향으로 말이지요. 1. 긍정적으로 느껴진 부분 표지에서도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이 작품의 가장 뛰어난 장점은 뇌쇄적인 일러스트의 보조를 받으며 움직이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입니다.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야 거기에 파생되는 여러가지 캐릭터 상품이 나오는 것인데, 이 작품은 애초에 소설이 원작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강조할 필요가 있으랴 싶을 수 있겠습니다만, 단순히 인형을 팔아 먹는 것이 아니라 라이트노벨의 형태를 갖춘 이상 체크하고 넘어갈 필요는 있는 부분입니다. 피규어의 경우야 얼마나 아름다운 자태로 만들어 졌는지, 비주얼 북이라면 일러스트가 매력적인지만 보면 되겠지만, 소설 속에서는 그 캐릭터들이 주인공으로서 활약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첫 번째 장점에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었습니다. 1권에서 등장하고 있는 레이나, 토모에, 에키드나, 아이리 등의 미투사들은 물론, 오리지널 캐릭터이자 주인공(?)인 피오 역시 흠 잡을 데 없는 개성을 지니고 있었거든요. 특히 애니메이션에서의 허약한 모습으로 비호감이었던 레이나의 '유랑 검사'로서의 늠름함은 상당히 긍정적인 놀라움으로 다가왔으며, 동양계열 미소녀인 토모에의 약간은 맹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자칫 검사, 무녀, 메이드와 같은 기존의 설정에만 얽메이는 캐릭터로 등장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작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고심한 것 같더군요. 물론 '15세 이상만 보세요' 라는 표지의 경고 문구(?)에 걸맞은 성인향의 서비스 씬도 그녀들의 매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데에는 일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미소녀 + 에로' 라고 하는 이 컨텐츠의 밥줄과도 같은 요소와는 성격을 달리하는 미투사들의 올곧은 의지가 소설 속에서는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는 퀸즈 블레이드 애니메이션에서도 언급을 한 적이 있습니다만, 너무나 시각적 여흥만을 강조시키는 연출로 인해 과다한 해석이라는 의견을 많이 들었었죠.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을 단련하려는 레이나의 의지, 히노모토를 위해 고된 여행길에 오른 토모에의 결단 등, 생각보다 이 작품의 줄기가 되는 소재에는 터프한 요소들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혀 언급될 길이 없었던 게임북이나 상업적인 영상만을 강조한 애니메이션에 비해, 확실히 소설 속에서는 그녀들의 '투사'다운 모습을 접할 장면이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전용 게임북을 기반으로 한 박진감 넘치는 전투 묘사가 더욱 빛을 발합니다. 아시는 대로, 퀸즈 블레이드는 대전 게임형 비주얼 북이 원작입니다. 그것은 책을 무기(?)로 상대방과 싸우는 게임이고, 당연히 전투에 관한 내용이 중점적인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단순히 검을 휘두르거나 킥을 하거나, 혹은 엄청난 위력의 무기로 적을 제압한다는 전투가 아닌, 굉장히 사실적인 전투 묘사가 소설 속에서도 잘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페인트 모션으로 적을 속이는 모습은 물론, 큰 스윙을 계속 해대는 레이나에게 체력 소모를 지적하는 아이리의 충고 장면은 마치 3D 격투 게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덕택에 오랜만에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으로서의 싸움'이 아닌, '전투 장면을 즐길 수 있는 싸움' 장면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화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식으로 전투 묘사를 생략하거나, 아예 전투 장면을 건너 뛰고 결과로 넘어가는 라노베도 은근히 많으니까요. 2. 아쉽게 느껴진 부분 일반적으로 판타지를 무대로 하고 있는 작품은 학원, 일상물에 비해서 무겁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판타지라는 단어 그대로 세계관과 배경 등의 모든 것을 상상해내야 하는 장르의 특성상, 당연히 학교나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 비해서는 각종 설정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것은 정통 판타지든 아니든 마찬가지고, 한국 판타지든 일본 판타지든 예외가 있을 수는 없고,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퀸즈 블레이드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이 작품에도 여러가지 배경 설정이 존재할 것입니다. 대륙이 있고, 나라들이 있으며, 인간과 이종족들이 함께 살아가며 펼쳐 나가는 이야기가 있겠죠. 거기에 군림하는 것이 바로 여왕이며, 여왕이 되기 위해서 벌이는 미투사들의 전투가 작품의 주된 내용이니까요. 허나 위에서 이야기한 '캐릭터'에 대해서는 굉장히 친절하게 기대 이상의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 것에 비해, 알아둘 필요가 있는 기본적인 정보 전달이 너무 부족한 것이 문제입니다. 오크나 고블린 같은 대중적인 몬스터에 대한 정보 강의를 초등학교 교사처럼 지면에 싣고 있었던 초기 한국 판타지의 연출이 잘 된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여기에서는 작품의 재미를 위해서 이해를 시켜야 할 부분에 대해서조차 설명을 과감히 생략하고 있었거든요. 긴박한 템포와 빠른 전개를 지닌 작품의 호흡이 굉장히 가쁘다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의 아쉬운 부분입니다. 1권의 주요 내용은 대전과 추격씬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만, 위에서 언급한 장점이 있는 주요 내용 - 전투, 추격 등 -을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기승전결을 부드럽게 이어줄 수 있는 서브 에피소드들이 좀 더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지하의 동굴에서 아이리와 저급령이 나누는 만담과 같은 장면이 대표적인 예로,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15금일 수 있겠지만) 대화를 이어가는 데 지면을 좀 더 할애했다면 엔딩을 좀 더 감정적으로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3. '캐릭터'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판타지' 그 장르가 전투든 연애든, '캐릭터'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작품은 라이트노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타지 계열은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치밀한 설정과 짜 맞추어진 흐름에 맞추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경우를 많이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작품의 느낌은 확실히 약간은 새롭고 이질적이라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취할 것은 분명히 취하고, 배제할 것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배제했다는 느낌이랄까요. HJ문고에서 나온 <퀸즈 블레이드> 소설판이 일본 내에서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은 분명히 마이너 출판사의 작품이라는 요인도 크겠지만, 이러한 작품의 특성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는 미처 국내에 정발되지 않은 B,C급의 작품들이 무수히 많고, 그러한 작품들의 대다수는 '캐릭터로 이야기하는' 형태를 가집니다. 게다가 본격 성인취향 문고본 작품들도 존재하는 마당에, 퀸즈 블레이드만이 지닌 매력으로 어필하기에는 에로 요소도 부족할 수 있겠죠. 근 1년간 국내에 정발된 신간 라이트노벨 중 <바보와 시험 시리즈>,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 없어>, <학생회 시리즈>와 같이 가볍고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 작품들이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비슷한 성질의 작품이면서 독자에게 외면받은 작품들도 많습니다. 초기와는 달리, 이제는 분명 한국 독자들도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겠죠. 너무 무거운 작품은 싫지만 비슷한 설정들에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한 독자라면,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면서 조금은 닮은 분위기를 풍기는 이 작품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웅장한 대륙을 무대로 하는 정통 판타지를 바라는 독자에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