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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안녕 피아노 소나타는 굉장히 전형적인 boy meets girl류의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다. 주인공과 히로인들의 관계를 '음악'이라는 소재로 아주 재밌게 풀어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사실 2권은 좀 루즈한감이 있었고 3권역시 주인공의 우유부단한 성격에 한탄하며 책을 접어야 했다. 그리고 드디어 4권에서 이 이야기는 결말을 맺는다.
우선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에 맞춰 4권으로 나온 이 책의 연출성에 경의를 표한다. 보통 인기가 있으면 질질끌게 되고 뒤로 갈수록 몰입도가 떨어지기 마련인데(토라도라나 제로의사역마가 대표적인예) 반해 이 책은 완급조절을 하며 4권에서 하이라이트를 아주 자연스레 도입시켜 '박수칠때 떠나라'라는 말을 제대로 실천했다. 사실 이런 둔감류의 주인공은 오래보면 볼수록 몰입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책 내용에서도 이 4권은 1권에 버금가는 수작이다. 기-승-전-결이 너무나 뚜렷하게 드러나서 읽는이로써는 쉽고 재밌게 읽어낼 수 있다. 1권의 음악 배틀이후 이렇다할 연출, 흔히 말하는 '불타오르는'연출이 없었는데 4권에서 제대로 터뜨린다. 공항 에피소드에서 테츠로, 나오미, 마후유가 나눈 대사들. 특히 테츠로가 던진 '아버지가 해서는 안되는 최악의 말'은 정말 이 남자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당신 이런 멋있는 캐릭터가 아니었잖아!
모든 연출이 집결되는 PRIVATE연출은 이 두 바보커플의 '소심함이 일으킨 기적'을 정말 극적으로 표현했다. 정말 그 바보같은 재회는 말로 형언키 어려운 감동을 줬다. 스기이 히카루는 정말 멋을 아는 작가다. 이야기의 시발점에서 끝을 맺는 방법은 다른 소설에도 몇번 있어 왔다. 4권을 다 읽은 사람들은 여기서 데자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1권에서 나온 "있어, 난 알아." "어디에?" "여기"라는 마후유의 대사를 여기서 다시 나오미가 사용하여 최고의 여운을 남긴다. '물론 그 새는 이 나라에 없다. 지금, 여기 내손에 있다-' 이 소설 전채를 지배하는 단어 'BLACK BIRD'는 여기서 이렇게 또 한번 결정적 역할을 해주신다.
이 소설은 판타지적, 전기적 요소가 전혀 없다. 사실 라이트노벨에서 이런류의 소설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토라도라 처럼 자극적인 사건이 매일매일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특히나 이 소설은 결말이 뻔히 눈에 보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내용을 미리 짐작하여 재미가 반감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자칫하면 루즈한 전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음악'이라는 양념을 제대로 사용해 정말 훌륭한 맛을 이끌어 낸 소설. 정말 올 한해 읽은 라이트노벨중 최고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소설이다.
12월에 나올 외전 encore pieces을 기대하며 이만 글 마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