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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 옷차림과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몰골, 잡동사니 잔뜩 들어있는 카트를 소중한 보물처럼 끌고 다니는 한 남자가 있다. 음악을 위해 태어난듯한, 음악이 전부인듯한 이 남자는 그저 길위의 떠돌이에 불과했지만 그 소리에 이끌려 온 저널리스트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다. 정신병을 가진 음악가이지만 그가 연주하는 소리만은 그렇게 맑고 깨끗할 수가 없었다. 분명 더러운 외모에 감춰져있던 반짝이는 영혼이 현을 타고 흘러나오는 것인듯.
자신의 전 존재와 감수성과 인성을 쏟아 부으면 독특한 자신만의 소리가 나온다고. 나다니엘은 그의 머리속에 들리는 환청들을 잠재우는 음악을 연주한다. 그게 바로 질병이 그의 영혼까지는 건드리지 못했다는 증거다.
나다니엘은 줄리아드 음대에서도 내놓으라 하는 수재였다. 그에게는 타고난 음악적인 감각이 있었다. 온몸으로 연주했고 영혼을 담아 연주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만을 강요하던 그곳에서 연약한 영혼을 소유한 음악가는 자신의 재능을, 그리고 자신의 영혼을 꼭꼭 숨겨버린다. 그리고 여러가지 환각들과 싸워간다. 비루한 옷차림, 이제는 녹슬어버린 실력이지만 나다니엘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자신안에 남겨 놓았다. 그리고 그를 눈여겨 보던 로페즈는 어느새 나다니엘의 든든한 후견자가 되어 있었고 이 아름다운 소리를 영혼으로 연주하는 선율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그리고 그 소리가 미국 전역에 울려퍼진다.
어쩌면 로페즈 혼자의 힘으로는 어려웠을 일이였다. 어쩌면 나다니엘의 삶에의 문제와도 관련된 문제였지만 몇줄의 글로, 그리고 서툰 음악으로 모든것을 보여주었다. 결코 보이는게 다가 아님을, 영혼이 맑은 음악가가 세상의 무관심과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에서 죽어가고 있음을 말이다. 자신을 둘러싼 단단한 껍질을 깨고 조금씩 걸어나오는 나다니엘을 보니 내 마음이 더 따뜻하고 정말 꼬옥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마 실화이기에, 아직도 이런 빛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에 따뜻하고 뭉클한 이야기였다.
로페즈는 나다니엘에게, 나다니엘은 로페즈에게 희망이 되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오늘밤은 나다니엘에 좋아하던 베토벤 소나타의 선율을 떠올리며, 위의 질문에 대해서 조금은 밤잠을 설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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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노숙자 베토벤 소나타를 연주하다 박용범 독서작가(2022)
그는 나다니엘에게 그렇게 되려면 재능보다 더한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악이 네 삶이 돼야 해.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하는 거야. 나도 그렇게 연습했기 때문에 줄리아드에 갈 수 있었단다." "저도 줄리아드에 가고 싶어요." 나다니엘이 바노프에게 말했다. 폭동 진압 장비를 든 경찰들이 시위자들을 체포하고, 불길이 치솟고, 차들이 뒤집히는 등 클리블랜드가 혼란에 휩싸이는 동안에도 나다이엘은 음악학교의 연습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년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그는 좀 더 성숙해지고 침착해졌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오하이오 대학의 음대에서 장학금을 받았다. 바노프는 제자의 성공에 감격했지만 나다니엘은 더 큰 꿈을 좇고 있었다. 오하이오 대학교 신입생이 된 지 반년쯤 지났을 때 그는 오디션을 보기 위해 줄리아드로 떠났다. "그다음에." 바노프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 아이가 줄리아드 장학금을 받게 됐다는 걸 알았지."
P102 그는 보도 가장자리에 서서 마치 무대 중앙에 선 배우처럼 셰익스피어 풍으로 햄릿의 대사를 낭송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잔인무도한 운명의 활과 화살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더 고귀한가 아니면 고해의 바다에 맞서서 그 고통을 끝내도록 반겨 하는 게 더 고귀한가 죽는 것은 잠드는 것이며 그 이상은 아니고 잠이 들면서 우리는 고뇌와, 육체가 물려받은 천 가지 자연적인 충격을 끝내나니 이는 신선하게 바라는 죽음과 같을지니 죽는 것은 잠이 드는 것과 같고 잠이 드는 것은 꿈을 꾸는 것과 같으나 아, 한 가지 문제가 있으니 죽음과 같은 잠에 따라오는 꿈에는 우리가 이 필멸의 고리를 떨쳐버리려고 할 때 우리는 멈춰야 한다. 그것이 바로 그토록 오랜 인생이란 재앙이다.
P192 나다이엘은 내가 세운 조건이나 정의한 바에 따르면 결코 행복하지 않겠지만 그건 그의 문제라기보다 내 문제다. 나다니엘에게는 27년에 걸쳐 갚아나가야 하는 끊임없이 미친 듯 오르는 이자가 딸린 주택 융자금도 없다. 나는 신문사에서 일하는 사람치고는 월급도 꽤 많이 받고 풍족하게 사는 편이지만 광란의 캘리포니아 부동산 시장 때문에 집에 갖다주는 월급봉투는 홀쭉해졌고, 앨리슨은 어린 캐롤라인과 좀 더 많은 시간을 즐기기 위해 일을 줄였다. 나다니엘은 이 모든 서류에서 완전히 제명되어 있다. 그는 사회 보장 카드도 없고, 운전면허증도 없고, 주소도 없고, 사망 선택 유언도 없고, 직업도 없고, 깎아야 할 잔디밭도 없고, 답례 전화를 걸어야 할 일도 없고, 은퇴 계획도 없고, 자신이 정한 규칙 외에는 아무런 규칙도 없다.
P363 "이런 걸 처음 봐요." 우리가 미국 노숙자들의 수도로 들어섰을 때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녀를 위해 최악의 장소는 피했다. 미국 최악의 비밀이 숨겨진 곳, 마약 거래상들과 도둑들이 굶주린 늑대처럼 배회하고, 사지가 없는 사람들과 꺾여버린 희망만 남은 지역인 5번가의 비탄의 지대, 니텔에는 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 충격적인 지역의 가장자리조차 쓰레기와 불쌍한 영혼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그 대다수가 흑인이었다. 그 광경이 너무나 비참해서 나는 로스앤젤레스를 대신해 사과라도 하는 것처럼 제니퍼에게 최선을 다해 이 상황을 설명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이 도시가 경제적으로 그리고 인종적으로 크게 분리돼 있다는 것과 스키드로의 사람들은 건강 보험도 없고, 터무니없이 비싼 집값을 낼 직업도 없고, 절망적인 상태에 빠지거나 병이 들었을 때 의지할 가족도 없는 사람들이란 말 외에는 그다지 할 말도 없었다.
《솔로이스트(스티브 로페즈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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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이스트》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무의미한 특종 낚기에 지쳐가던 《로스엔젤레스타임스》 칼럼니스트 스티브 로페즈는 어느날 소음 가득한 지하차도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는 특이한 노숙자를 발견한다. 그는 남루한 옷차림에 쓰레기통에서 건진 낡은 바이올린을 들고 베토벤의 소나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 노숙자의 베토벤 소나타는 완벽했다. 그의 이름은 나다니엘 안소니 아이어스. 30년 전에 줄리아드의 장학생이었지만 일순간 찾아온 정신분열증 때문에 지금은 마약 거래상과 사기꾼들이 득실대는 거리에서 노숙자로 살고 있었다. 꼬질꼬질한 옷차림과는 달리 기품이 느껴지는 말솜씨와 훌륭한 연주 실력을 가진 그에게 호기심이 생긴 로페즈는 이 방랑하는 거리의 악세 대한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로스앤젤레스 전역에 소외된 사람들을 위로하는 시민들의 놀라운 기적이 시작된다.
그의 칭찬과 신뢰가 나다니엘의 마음을 움직여 10대 후반에 나다니엘은 자신감과 바노프에 대한 존경심이 동기가 돼 자신도 바노프 선생님처럼 대형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바노프는 소년을 실망시킬까봐 두려웠다. 그는 나다니엘에게 그렇게 되려면 재능보다 더한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악이 네 삶이 되야 해.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하는 거야. 나도 그렇게 연습했기 때문에 줄리아드에 갈 수 있었단다."
"저도 줄리아드에 가고 싶어요."
나다니엘이 바노프에게 말했다.
폭동 진압 장비를 든 경찰들이 시위자들을 체포하고, 불길이 치솟고, 차들이 뒤집히는 등 클리블랜드가 혼란에 휩싸이는 동안에도 나다니엘은 음악학교의 연습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년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그는 좀 더 성숙해지고 침착해졌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오하이오 대학의 음대에서 장학금을 받았다. 바노프는 제자의 성공에 감격했지만 나다니엘은 더 큰 꿈을 좇고 있었다. 오하이오 대학교 신입생이 된 지 반년쯤 지났을 때 그는 오디션을 보기 위해 줄리아드로 떠났다.
"그 다음에,"
바노프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 아이가 줄리아드 장학금을 받게 됐다는 걸 알았지."
로스앤젤레스 도심은 동쪽으로 갈수록 급속도로 망가졌다. 몇 블록만 가면 양복을 입은 사람들과 사무실 빌딩들이 사라지고 사회로부터 거절당하고 버려진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격자 모양으로 된 10개의 블록이 나왔다. 램프 근처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아무 목적도 없이 지저분한 거리에서 서성대면서 텐트와 상자로 캠프를 치거나, 죽은 사람처럼 대자로 보도에 누워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지저분한 정신병자들이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마약 중독자나 단순히 가난한 사람들이었으며,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영역을 고수하면서 시비 걸 사람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디를 보든 아스팔트 위에 죽은 쥐들이 널려 있었고, 썩어가는 음식과 지린내와 토사물 냄새와 비참한 가난의 냄새가 섞인 텁텁한 공기로 사방이 혼란스러웠다. 이런 광경이 처음도 아니었지만 이제 여기에 내 개인적인 문제가 걸려 있어선지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다.
그는 보도 가장자리에 서서 마치 무대 중앙에 선 배우처럼 셰익스피어의 풍으로 햄릿의 대사를 낭송했다.
사느냐, 죽느랴, 그것이 문제로다
잔인무도한 운명의 활과 화살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더 고귀한가
아니면 고해의 바다에 맞서서
그 고통을 끝내도록 반격하는 게 더 고귀한가
죽는 것은 잠드는 것이며 그 이상은 아니고
잠이 들면서 우리는 고뇌와,
육체가 물려받은 천 가지 자연적인 충격을 끝내나니
이는 신선하게 바라는 죽음과 같을지니
죽는 것은 잠이 드는 것과 같고
잠이 드는 것은 꿈을 꾸는 것과 같으나 아,
한 가지 문게가 있으니
죽음과 같은 잠에 따라오는 꿈에는
우리가 이 필멸의 고리를 떨쳐버리려고 할 때
우리는 멈춰야 한다. 그것이 바로
그토록 오랜 인생이란 재앙이다.
다른 신입생들처럼 루소 역시 처음에는 줄리아드의 긴장된 분위기와 엄청난 압력과 열띤 경쟁에 압도됐다. 줄리아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종일 매달려야 하는 도전의 각축장이었고, 오후 8시 수업이 끝나면 펜 역에서 기차를 타고 집에 가서 잘 때까지 또 연습을 계속 했다. 줄리아드 4층에서 루소는 수업이 없는 시간에 학생들이 연습하는 연습실에서 나오는 아름답고도 뛰어난 음악 소리에 기가 죽곤 했다. 그는 그때까지도 자신에게 줄리아드에 맞는 재능이 있는지 회의를 품고 있었다.
나다니엘은 내가 세운 조건이나 정의한 바에 따르면 결코 행복하지 않겠지만 그건 그의 문제라기보다 내 문제다. 나다니엘에게는 27년에 걸쳐 갚아나가야 하는, 끊임없이 미친 듯 오르는 이자가 딸린 주택 융자금도 없다. 나는 신문사에서 일하는 사람치고는 월급도 꽤 많고 풍족하게 사는 편이지만 광란의 캘리포니아 부동산 시장 때문에 집에 갖다주는 월급봉투는 홀쭉해졌고, 앨리슨은 어린 캐롤라인과 좀 더 많은 시간을 즐기기 위해 일을 줄였다.
"이런 건 처음 봐요"
우리가 미국 노숙자들의 수도로 들어섰을 때 그녀가 말했다. 나는 그녀를 위해 최악의 장소는 피했다. 미국 최악의 비밀이 숨겨진 곳, 마약 거래상들과 도둑들이 굶주린 늑대처럼 배회하고, 사지가 없는 사람들과 꺾여버린 희망만 남은 지역인 5번가의 비탄의 지대, 니켈에는 가지 않았다. 그러나 그 충격적인 지역의 가장자리조차 쓰레기와 불쌍한 영혼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그 대다수가 흑인이었다. 그 광경이 너무나 비참해서 나는 로스앤젤레스를 대신해 사과라도 하는 것처럼 제니퍼에게 최선을 다해 이 상황을 설명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이 도시가 경제적으로 그리고 인종적으로 크게 분리돼 있다는 것과 스키드 로의 사람들은 건강 보험도 없고, 터무니없이 비싼 집값을 낼 직업도 없고, 절망적인 상태에 빠지거나 병이 들었을 때 의지할 가족도 없는 사람들이란 말 외에는 그다지 할 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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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린책......... 거리의 노숙자치고는 예사롭지 않는 바이올린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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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을 사는 인생이라고 한다면, 죽음 때쯤이면, 크고 작은 상처 8,000여개는 갖고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3일에 한 번쯤은 크고 작은 상처 한 개쯤은 생길 것 같기 때문이다. 어쩌면, 매일매일의 삶이 주변 사람들에게 혹은 상황에 상처가 생겼다가 다시 새살이 돋아 감추어지고 다시 상처가 생기는 반복된 삶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상처가 아물었을 때쯤에 다시 또 다른 상처로 아픈 곳이 손도 댈 수 없을 정도로 깊게 패일 수가 있다. 혹은 이제는 잊었다고 생각하는 상처들이 그 흉터로 가끔은 생각날 때가 있다.
바이올리니트스, 나다니엘은 어렸을 때의 상처와 기억으로 자신의 좋은 재능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노숙자의 모습으로 길거리에서 연주하는, 사회적 시선으로 보면 그저그런 길거리 연주가로도 보인다. 그런 그에게 하루의 삶이 어깨에서 짐으로 느끼지던 스티븐에게 칼럼소재로 등장하면서 바뀐다.
보통 이상의 능력을 지닌 나다니엘, 그의 바른 마음과 사회에 대한 생각은 결국 정부정책까지 바꾼다. 그가 경험한 것이 아니라면 알 수 없었던 일들, 그가 본 세상이 아니라면 보지 못했던 세상이 음악을 통해, 그의 시선을 통해 사회가 조금씩 변한다. 그런 과정이 한 사람에 대한 미화적 소재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의 마음가짐과 따뜻한 시선임을, 서로의 상처를 안아줄 수 있는 넓은 마음임을 알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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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이스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방학을 조금이라도 알차게 보냈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서 안달 중이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책을 평소보다 더 많이 읽고 있는데, 생각만큼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았다. 8월부터 바이올린 레슨을 받고 있어서, 바이올린에 대한 호기심도 부쩍 늘었고 바이올린에 대한 상식도 쌓을 겸 네이버 책 창에 '바이올린'이라고 검색을 했다. 수많은 책이 검색 되었는데, 그 중에 칼럼니스트와 거리의 바이올린 천재의 만남이라는 책 소개를 보고 꼭 저 책은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읽고 싶은 책을 모두 살 정도로 나의 재정 상태가 풍족한 것은 아니어서,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기로 했다. 현재 기숙사에 살고 있기 때문에, 도서관은 걸어서 5-10분 거리이다. 도서관이 8시에 끝난다는(전에 다니던 공주사대 도서관은 9시나 10시에 닫혔는데) 점을 제외하면 도서관 아래 카페라든가 전체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드는 곳이라 나는 홍도(빨간 도서관)이라고 부르는 우리 학교 도서관을 정말 좋아한다. 솔로이스트는 출판된 지 1년이나 지났는데도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지 바로 빌리지 못하고 도서예약을 하고 나서 일주일이 지나서야 내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솔로이스트는 정신분열증에 걸려 줄리어드 음대 경력과 약혼녀, 가족을 모두 잃고 거리의 노숙자로 떠돌게 된 바이올린 연주자(원래 전공은 콘트라베이스였다고 한다.)와 그를 우연한 기회에 마주하게 된 칼럼니스트의 만남을 위주로 서술된 책이다. 칼럼니스트인 스티브 로페즈는 기사거리를 찾아 헤매다가 현명한 눈과 예의바른 가정교육을 받은 것이 거의 확실한, 두 현만을 가지고 연주하는 노숙자 바이올니스트를 보고 분명히 칼럼으로 쓸 만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짐작한다. 이렇게 나다니엘과 인연을 맺은 이 칼럼니스트는 우리처럼 불우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마음 속으로는 생각하고 있지만 막상 실천하기엔 약간의 껄끄러움을 느끼고, 은퇴할 나이에 15살이 되는 깜찍한 딸을 부인과 함께 키우고 있으며, 신문사에서 해고될까 봐 종종(아마 언제나) 마음을 졸이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스티브 로페즈는 정신 분열증에 걸린 나다니엘에 대한 기사를 쓰고 그와 친구가 되어 가면서도 나다니엘을 돌볼 자신이 없어 전전긍긍 하고 나다니엘이 자신에게 너무 기대어 짐이 될까봐 걱정하고, 나다니엘을 돌보는 만큼 아내와 아이들에게 쏟는 시간이 줄어들어 고민하는 전형적인 우리같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재능을 통해 칼럼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LA거리를 바꿔야 겠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많은 걱정을 하면서도 끝까지 나다니엘을 도왔으며 나다니엘이 심각한 정신분열증 증세를 보여 자신을 욕하는 것도 끈기있게 참아주었다는 점이 우리와 다르다. 고민하면서 행동하는 스티브 로페즈는 아마 현재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와 비슷한 고민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많은 답을 알려줄 것이다. 한국은 미국보다도 더 심각하게 '정신분열증'에 대해 폐쇄적인 나라이다. 심지어 '우울증'에도 과도한 반응을 하는데,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사람이 내 이웃이나 내 가족이라는 것을 알면 오죽할까? 난 한 번도 내 주변에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 그냥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에 대한 많은 생각들이 바뀌었다. 그리고 나 또한 빈곤하고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무관심 속에 방치하고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임을 깨달았다. 약간의 부끄러움과 행동하는 스티브 로페즈에 대한 부러움을 느끼면서 책을 끝까지 읽었다. 결국 나다니엘은 많은 어려운 단계를 극복하고, 거리의 삶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지만 자신만의 집을 갖고 그리워하던 여동생을 만나고, 자신만의 스튜디오를 가지고 가끔 로페즈의 집에 소대되어 꽤 훌륭한 첼로나 바이올린 연주를 들려줄 수 있는 상태로 호전되었다. 이 책에는 아직 로페즈와 나다니엘의 우정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결말이 나오지는 않았다. 책의 저자는 미국인이지만, 이런 상황은 아마 세계 공통일 것이다. 자신의 집과 따뜻한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거리의 사람들의 인권은 누가 지켜 줄 것인가? 아마 솔로이스트가 그에 대한 답변을 조금이나마 제시하지 않았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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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보단 영화로 먼져 알게된 '솔로이스트'
한 남자가 음악에 심취한 불쌍한 노숙자를 보고 연민에 사로잡혀 도움을 주는 정도의 내용인줄 알았다
영화 예고편에 나오는 무한감동을 느낄수 있다는 말에 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해 책부터 접하게 됐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현실적이고 적나라한 내용으로 인해서 .... 내 마음이... 세상에 대해 닫히는 듯했고 미국의 L.A. 나 스키드 로 근처도 가본적 없지만... 노숙자가 많다는 것은 TV나 영화속에서도 많이 봐서 ... 알고는 있었지만...
사회적 문제로 생각해 본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노숙자하면... 무능력하고 게으른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해 봤지... 사회적 편견과 인종차별... 유능한 사람중에 최고를 골라내는 긴장의 나날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세상의 피해자들..... 일꺼라곤... .상상조차 못해봤다.
몇몇... 노숙자들중엔... 정말 나쁜 사람들도 있겠지만.... . 조금만... 주변의 관심이 있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정신병이란 것에서 벗어날수도 있었을 꺼란 생각도 해본다...
책을 읽는 내내 감동이고 뭐고... 마음이 편치 않았고... 해피앤딩일꺼라 기대하면서 봤는데 ....; 기대마져 무산되 버려서... 무겁게 읽은 책중에 하나다... 하지만... 아직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어서 .. 훈훈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