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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의 하늘을 받치는 일곱 기둥, 칠주! 열세 개의 기둥 중 백년 전 싸움으로 전멸한 여섯 개의 기둥은 빼고 남은 일곱 기둥, 이들은 크나큰 대전에서도 살아남을 만큼 강했지만 같이 생존한 서로에 비해 뛰어나게 월등히 강하지는 못했다. 한 곳이 특출나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명령은 들으려는 척도 하지 않았다. 흑천맹 내에서 그들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무신마의 피를 이은 갈중천뿐. 현역에선 물러났지만 태상맹주로 암중에 군림하고 있는 무신마 갈중혁의 후광은 아직도 흑도 전체에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의 허락 없이 정식으로 새 맹주가 뽑힐 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지만 어차피 그는 공식적으로는 은퇴한 입장이다. 특히 범인이 나백천이라고 알려져 있는 이상 아무리 흑도의 거인이라 해도 자식의 복수를 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을 말릴 명분은 어디에도 없었다. 격론을 펼치고 있는 일곱 명의 원로에게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자신들의 맹주를 잃은 것에 대한 분노였다. 마천각주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가자 회의실에 있던 일곱 명의 원로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천각주는 흑천맹의 상담역이자 고문이자 태상원로였다. 무림의 법은 강자존, 칙은 약자멸이다. 원로 중의 한 사람이 "이번 맹주님 암살의 범인인 정천맹주 나백천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습니까?" 묻자 상좌에 앉은 마천각주가 "피는 피로 갚는 게 흑도의 법칙이지, 피에는 피로, 맹주에는 맹주, 그 목숨 이외의 대가는 생각할 수 없군." 대답했다. 원로들이 정천맹을 쳐야 한다. 정천맹이 먼저 불가침조약을 깬 이상 이제 전면 전쟁뿐이라고 하자 마천각주가 "십천군을 움직이지. 정천맹이란 이름 석 자를 이 강호에서 지우기 위해서는 십천군을 움직일 수밖에 없지."라고 말했다. 그들은 흑천맹이 지닌 최대의 전력이자 흑천맹의 무력 그 자체를 나타내는 열 개의 부대였다. 꼬리를 감춘 나백천의 추적에는 칠성좌를 수색 추적으로 돌리도록 하고 십천 중 제삼천인 굉천을 움직여 정천맹을 치겠다는 마천각주이자 임시 흑천맹주의 명령이 떨어졌다. 백 년 만의 대전쟁, 지금 강호에 피의 강이 흐르려 하고 있었다. "독보군림! 흑천영세!" 원로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여 배례하며 일제히 외쳤다. 흑천맹주 갈중천을 살해한 암술자가 마천각주인 듯한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