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4)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36%
  • 리뷰 총점8 50%
  • 리뷰 총점6 14%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7.0
  • 50대 8.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황금가지에서 지속적으로 SF 및 환상문학 단편집들이 나오고 있는데, 일전에 읽어본 얼터너티브 드림, 앱솔루트 바디, 유, 로봇에 이어 네 번째 책이 된다. 어떤 작가는 꾸준히 참여하고 있고, 아쉽게도 안 보이는 작가도 있다. 작품집을 여러권 사 보니 각 작가들의 작품 스타일이라는 것이 서서히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익숙한 문체와 낮익은 스토리 텔링 들이 보인다. (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황금가지에서 지속적으로 SF 및 환상문학 단편집들이 나오고 있는데, 일전에 읽어본 얼터너티브 드림, 앱솔루트 바디, 유, 로봇에 이어 네 번째 책이 된다. 어떤 작가는 꾸준히 참여하고 있고, 아쉽게도 안 보이는 작가도 있다. 작품집을 여러권 사 보니 각 작가들의 작품 스타일이라는 것이 서서히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익숙한 문체와 낮익은 스토리 텔링 들이 보인다. (물론 동명이인이 없다는 전제하에서지만 ㅋ)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지만, 전반적인 작품의 퀄리티는 여태까지 나온 네 권의 단편선 중에서 이번 책이 가장 떨어지지 않은가 싶다. 이 글의 감상은 어디까지나 그냥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혹 작가님께서 보신다면 너무 기분상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뭐 이런 마이너 블로그에 찾아와 볼 한가한 사람이 있겠냐만.. ㅎㅎ



첫 번째 작품 '학교'는 사실 상당히 빈약한 상상력의 조악한 조합처럼 보이는데, 외부에서 주어진 압력에 갇혀 살다가 탈출한다는 진부한 프레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교에서 한 명씩 불구덩이에 떨어진다니! 이거야말로 학교에 억눌린 중고딩들이나 상상하는 유치한 테마가 아닌가. 일전의 '앱솔루트 바디'와 '유, 로봇' 그리고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에 수록된 작품을 봤을 때, 박애진씨의 작품은 억눌린 자아의 생각의 흐름을 타는 수법을 좋아하는 듯 하다.

'노래하는 숲'도 '학교'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외부 정보를 차단하고 개인을 기만하며 압박하는 환경을 탈출하여 야생의 생활을 하는 비교적 진부한 프레임에서 크게 멀리가지 않는다.

'노인과 소년'은 마치 '장자'를 읽는 느낌을 준다. 똑같이 생겨야 되는데 왜 차이가 생기냐? 하면서 묻는 구석이 장자와 비슷하다. 현대문학임에도 고전을 읽는 듯한 미려한 점이 조금 마음에 들었다.

'천국으로 가는 길',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은아의 상자', '뮤즈를 귀를 타고', '장미 정원에서' 이 다섯 작품은 좀 어딘가 빈약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 실망했다. 그래도 명색이 환상문학인데, 평범한 상상력은 뛰어넘는 상상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 특히 '장미 정원에서'는 그냥 전설의 고향을 보는 느낌 정도이다. 켁.

여기까지 읽었을 때는 솔직히 책값이 아까웠다.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을 읽었을 때 파하하 웃음이 터져나왔다. 사실 정희자씨 작품은 '앱솔루트 바디' 에서 보여준 '지구의 아이들에게'와 같이 멋진 작품을 기대했건만 '유, 로봇' 때에는 살짝 실망감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상당히 대박을 터트려줘서 무척 마음에 든다. 통상적인 시간적 혹은 공간적인 순서에 초점을 따라가는 서술이 아닌 새로운 서술 방식을 구현했다고나 할까... ㅎㅎ 뭐 거기까지야 M.C 에셔의 Drawing Hands나 장자의 호접지몽과 같은 인상을 주므로 참신의 경계를 넘기 어렵다고 볼 수도 있지만, 분명히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해설하는 비소설적인 부분이 등장하기도 하고, 개그센스를 남발하는 채팅식 문장이 그대로 노출되다가도, 작품의 주제가 사건도 인물의 내면도 아닌 세계관의 구성이라는 독특한 주제의식을 여과없이 턱하니 독자앞에 집어던지고 있다. 괴악하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인상에 강하게 박히는 독특한 작품이다. 원래 새로운 시도가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이거 하나로 책값이 아깝지 않다고 본다.

마지막 이영도씨의 '샹파이의 광부'는 철저하게 대중성과 상업성을 노린 작품으로서, 다른 작가들에게 '독자에게 재미를 주려면 이정도는 돼야지!' 하는 한 수 가르침을 하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탁월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책에 수록된 여타 다른 작품들과 너무 달라서 위화감이 들 정도이다. 이 작품 자체는 네이버 캐스트 오늘의 문학에 실린 '에소릴의 드래곤'의 후편이므로 이걸 먼저 읽는 것이 재미가 더 있다.

마지막으로 살짝 아쉬운점은 지난번 단편집 '유, 로봇' 때도 그랬지만, 편집장 후기가 없어서 아쉬웠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편집자가 어떠한 목적을 두고 이렇게 편집했다던가, 어떤 작품의 의도가 사실 이러했다 같은 이야기를 읽으면, 완독후 환상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다시 건너오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좋다. 가끔 그런 글을 읽으며 오해가 풀리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튼 편집후기가 없어 조금 아쉽구만. 쩝쩝.
z*****i 2010.01.20. 신고 공감 2 댓글 3
리뷰 총점 종이책
다양한 색채의 환상 소설 10편
"다양한 색채의 환상 소설 10편" 내용보기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환상 문학 단편선'이다. 나는 판타지 소설을 즐겨 읽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는 작가들이지만, 판타지 소설 장르에서는 그래도 꽤 이름이 있는 작가 10명이 쓴 소설이다.  '드래곤 라자'로 한국 판타지 문학의 신기원을 이룩한 이영도, 그리고 1억원 고료로 화제가 된 SBS 멀티문학상 제1회 수상작인 장편 소설 '절망의 구'의 작가 김이환을 포함하여 인터넷 교
"다양한 색채의 환상 소설 10편" 내용보기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환상 문학 단편선'이다. 나는 판타지 소설을 즐겨 읽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는 작가들이지만, 판타지 소설 장르에서는 그래도 꽤 이름이 있는 작가 10명이 쓴 소설이다.  '드래곤 라자'로 한국 판타지 문학의 신기원을 이룩한 이영도, 그리고 1억원 고료로 화제가 된 SBS 멀티문학상 제1회 수상작인 장편 소설 '절망의 구'의 작가 김이환을 포함하여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장편 소설 '7인의 집행관'을 연재하는 등 최근 SF 및 환상 문학 작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김보영 등이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중편 정도의 소설에서 에세이 1꼭지 정도의 적은 분량의 소설들도 있다. '환상'이라는 단어가 말해주듯이 소설이 배경이 현실과는 확연하게 분리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서 부터 현실의 이야기인듯하지만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서 각색된 이야기들이 선 보인다.

첫번째 이야기인 박애자의 '학교'는 우리와 친숙한 남여공학 고등학교의 이야기인데, 그 학교에서는 1달에 1번꼴로 선거를 한다. 각자 1표씩을 투표한다. 좋은 사람에게 투표하면 플러스 점수, 싫어하는 사람에게 투표하면 마이너스 점수. 이렇게 투표한 점수가 집계되어 가장 마이너스 점수가 많은 학생은 학교의 제물로 교실 바닥이 열리면서 용광로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만약, 독자가 학생이라면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해야 할까? 최대한 다른 학생들의 눈에 띄지 않게, 그리고 적을 만들만한 행동이나 말을 해서는 안된다. 가장 조용하게 있는 듯 없는 듯 학교 생활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1표는 자신을 위해서 투표해야 한다. 플러스 1점을 만들 수 있을니까. 이것이 혜경이 이 학교에서 살아 남기 위한 생존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에 의해서 학교는 혼란에 빠지고 근처 학교와의 교류때문에 혜경은 근처 학교에 가야하는 표적이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학교 밖으로 도망을 쳐서 그곳에서 생활을 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환상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일이지만, 작가의 상상력에서 소설로 탈바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환상의 세계에서 가장 쉽게 탈바꿈 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사물의 의인화일 것이다. 은림의 '노래하는 숲'이 그런 경우인데, 작가가 말하듯이  '걷고 노래하고 살아 있다고 소리치는 모든 꽃들을 위해' 쓴 작품이다. 아베의 정원에서는 가장 볼품없는 토란이지만, 밤이 되면 먼 곳까지 걸어 다니면서 세상의 식물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낮에는 소리높여 노래도 부르면서 행복을 만끽한다. 아베는 다른 꽃들처럼 미모를 갖추고 나비들이 선택해 주기를 기다리라고 하지만, 거기에는 아베의 숨겨진 비밀을 있음을 알고 도망쳐서 추운 겨울을 견디고,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 가는 이야기는 동화같은 이야기이다.

만약에, 당신이 양치질을 하는데 달팽이 한 마리가 나와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한다면, 커피잔이 당신에게 말을 걸어 온다면 바로 그것이 판타지의 세계일 것이다. 이 소설이 바로 표제이기도한 김이환의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의 내용이다. 정지원의 '장미의 정원'은 아름다운 장미꽃과 장미향이 어우러진 집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처음의 느낌은 장미꽃처럼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읽을수록 뭔지 모르는 어두운 느낌, 그리고 스산한 기분.... 아니나 다를까, '스릴러'이다. 아들의 뼛가루를 갈아서 장미 정원에 묻은 고모의 비밀, 그리고, 주인공인 조카도 결국엔 '도망가고 싶은데, 일어나서 달려가고 싶은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숨을 쉴 수가 없다. 장미 향기. 사방에 가득한 장미 향기가 나의 코를 틀어막고 폐를 가득 채운다. (...) 작디 작은 세상, 도망칠 수 없는 늪. 짙은 장미 향기. (...) 장미 한송이에 야수의 성으로 가야 했던 미녀, 나는 미녀는 아니지만. (p335~336) 그 아름다운 꽃의 여왕, 장미에 숨겨진 가족의 비밀이 이렇게 끝난다.

그런데, 가장 교훈적이고 서양의 탈무드같은 정말로 에세이 1꼭지에 해당하는 글이 인생의 지침을 주기도 한다. 김보영의 '노인과 소년'이다.여인이 문간에 두고 간 젖먹이가 어느새 소년이 되었다. 이 소년은 예배당의 의자를 광을 내서 매일 닦는다.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그런 소년이 사제에게 자기의 꿈 이야기를 하고 그 해답을 구한다. 사제의 답 "너는 이제 그 답을 안다." 소년의 꿈인 '같은 지점에서 출발했지만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게 된 여덟 사람의 이야기'를 소년은 스스로 그 해답을 찾았다. 그리고, 소년이 매일 광을 내는 그 의자의 주인도 어젠가는 사제가 아닌 소년임을 이미 깨달은 것이다. '인생에 대한 깨달음'에 대한 탈무드식의 이야기가 짧고 간결하지만, 깊이가 있다. 이 작품은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새로운 시도를 한듯한 작품들이 있지만, 약간은 어설프고 혼돈스럽고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환상 소설'이라는 장르가 '해리포터'시리즈를 통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많은 독자들 곁에 가까이 와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너무 이질감을 느끼거나 괴리감마저 든다면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가 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젊은 세대들은 환상속의 세상이 좀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10작10색'(?)이라고 해야 할까? 색다른 소재를 가진, 그것도 환상소설을.... 각각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난다는 것이 새로운 느낌이 든다.

n******5 2010.01.07. 신고 공감 1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커피잔을 들고... 뭘할까?
"커피잔을 들고... 뭘할까?" 내용보기
띠지가 책의 가운데에 걸쳐져 있어 표지 제목이 반밖에 보이지 않는다.보이는 글이라곤 커피잔을 들고... 아래가 보이지 않는다.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하이킥! "커피잔을 들고 하이킥!" 평소 TV를 거의 보질 않는데도 이 말이 떠오른 것은 무얼 뜻하는걸까? 그 만큼 그 시트콤의 카피가 중독성을 가졌다는 것이리라.   각설하고...이 책의 표지, 구성, 내용은 A급이란걸
"커피잔을 들고... 뭘할까?" 내용보기
 

띠지가 책의 가운데에 걸쳐져 있어 표지 제목이 반밖에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글이라곤 커피잔을 들고... 아래가 보이지 않는다. 순간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하이킥! 
"커피잔을 들고 하이킥!" 평소 TV를 거의 보질 않는데도 이 말이 떠오른 것은 무얼 뜻하는걸까? 그 만큼 그 시트콤의 카피가 중독성을 가졌다는 것이리라.

 

각설하고...
이 책의 표지, 구성, 내용은 A급이란걸 미리 말하고 싶다. 
커피가 조금 흘려넘쳐 생긴 커피잔 자국의 디자인 감각하며, 고양이가 주는 환상적 이미지 등 표
지 쪽 그림, 캘리, 디자인이 수준급이다.

 특이한 점은 에필로그나 프롤로그가 없다는 거다. 기획의도라도 실려있었으면 더욱 좋았을것을...마치 옥의티 처럼 느껴졌다.

책의 뒤표지에 한국을 대표하는 10인의 젊은 환상문학작가라고 소개하는데 말 그대로 대단한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한편한편 느낌을 적어볼까한다.
 
첫 작품은 박애진의 <학교>다.
현재의 학교 실상을 이렇게 잘 비튼 글을 처음 본다. 읽으면 읽을수록 왕따를 탈출구로 이용하는 학생들의 살인적 환경과 중도탈락 학생들의 현실을
참으로 묘하게 표현해내는 창작력이 매우 돋보이는 수작이다.

맨 마지막의 귀절 또한 대단하다. 
"사랑받지 않는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 ...
단순무식(?)한 말처럼 여겨지지만 앞 문장과 어울려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스포일러 염려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글이다. 어떤 기준으로 목차의 순서를 정했는지 모르지만 편집자의 의도
가 느껴진다.
 
두번째 은림의 <노래하는 숲>.
정말 대단하다. 이 책의 하일라이트는 단연 이 작품이다.(다른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독자마다 느낌이 다르므로 양해바란다).
걷고 노래하고 살아있다고 소리치는 모든 꽃들을 위해 이 글을 썼다하는데... 어떻게 표현을 이렇게 잘할수 있는지 감탄! 그 자체이다.
"칼날처럼 얇은 햇살" 이나 "시간이 더깨진 뿌리"같은 표현은 예사롭지가 않다. 마치 감성 깊은 시인이 글을 쓴 것같다. 언어의 화려함에 깊이를 더
할 수 있는 저자의 능력이 놀랍기만 하다.

 

기억할만한 글도 많다. 

 

토란은 이제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두려워해 봤자 더 두려워지기만 할 뿐이고, 이도 저도 못하고 벌벌 떠느니보다 행동하는 편이 더 쉬웠다. p130.

 

가지마. 도토리. 난 정말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넌 이미 다 알고 있어, 토란. 네가 뭘 해야하냐면 네가 생각한 바로 그걸 실행하는거야. p146

 

누군가를 향한 가장 중요한 말들은 자기자신을 향한 말일 수도 있다. p160

 

그리고 p156의 잎은 입이 아닌지 10번을 읽어봐도 잘 모르겠다. (보통으론 입이지만 환상적으론 잎으로 봐도 될것 같은...) 작가에게 온라인으로물어봐야 겠다.

 

김보영의 <노인과 소년>도 깊이와 느낌이 있다. 인간의 양면성에 대하여 생각하겠끔 유도하여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가르켜주고 있다.
자신의 의지대로 사는 삶이 성인의 경지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표현도 마음에 들었다.

 

<천국으로 가는 길>. 가식적 종교인들을 비꼬는 듯한 늬앙스 풍긴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한사랑과 종교관이 묘하게 어울려지지만 좀 더 사건 전개가 있었으면 한다.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는 카피로서는 매우 발칙하지만... 다른 작품에 가린다. 이 글의 작가 김이환님은 최근 출간된 <절망의 구>로 대단한 필명을 날리고 있는데... 커피잔이 내게 말을 걸어와서? 그리고? 그래서? 하고 묻고 싶다.

 

정보라의 <은아의 상자>. 드라마 ’내남자의 여자’에서 모티브를 얻은것이 아닐까? 글의 힘이 있고 성숙한 느낌의 글이다. 마치 요즘 인기있는 롤러코스트의 남녀탐구생활처럼 내면의 흐름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성인적인 주제로써 가슴이 조금 아린 환타지이다. 기혼여성들은 아마 공감을 많이 할거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임태운의 <뮤즈는 귀를 타고>는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대단하다. 환타지스럽다고나 할까...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 주는 돌로 인한 역사의 흐름이 달라지는 내용이 ’백투더퓨쳐’를 떠올리게 한다. 재밌는 발상이 읽을만하다.

 

정지원의 <장미 정원에서>. 후훗~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분들에께 자주 관심을 가졌을까? 조금 어둡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이끌어가는 힘이 상당하다. 화려하지않아도 저력이 있어보이는 글이다.

 

정희자의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은 뫼비우스의 띠가 모티브 인가보다. 끝없이 소설쓰는 사람이 대상으로 물고 물리는...
아참! 퀴즈 하나! 
p339 제목(원)에 탈자가 있다. 어디에 있을까? 환상문학이므로 일부러 빼먹었을까? 무엇인지 찾아보시라.

 

이영도의 <샹파이의 광부들>. 이영도님는 왠만하면 다아는 유명한 분이다. 이 책을 이영도님땜에 구입했다는 네티즌도 많았다. 사실 내자신도 그의 네임밸류에 끌렸던게 사실이고, 표지에도 이영도님을 첫번째로 내걸고 있다.
내용은 조금 실망이다. - 다른 분들과 비교해 훨씬 뛰어난 작품이 아니라는 거다. 보통 이러면 악플이 많이 걸리는데... -
아마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이리라.

 

전체적으로 매우 읽을만한, 재미있는, 상상력이 대단한 책이다.
날이 차가워지고 있다. 시린 현실에서 벗어나 환상적 세계로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에필로그>
꼬리말 우측엔 책제목이 있다면, 좌측엔 작품명이 있었으면 더 도움이 되었을것이다.

그리고 출판사에서도 이미 알았겠지만...우측 꼬리말 책제목에 엄청난 오자가 있다. 무얼까? 알아맞추어보자...

 



e***i 2009.11.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리뷰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리뷰" 내용보기
대한민국에서 환상 문학의 입지는 좁다. 실력 있는 작가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순수 문학계의 권위주의적 태도와 장르 문학 전반(3세대 환타지를 포함한)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토양 자체가 척박한 것이다. 그런 불모지에서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가 Yes24 주간 베스트 작품에까지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 하다.  이미 수 차례나 환상 문학 단편선을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리뷰" 내용보기

대한민국에서 환상 문학의 입지는 좁다. 실력 있는 작가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순수 문학계의 권위주의적 태도와 장르 문학 전반(3세대 환타지를 포함한)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토양 자체가 척박한 것이다. 그런 불모지에서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가 Yes24 주간 베스트 작품에까지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 하다. 

이미 수 차례나 환상 문학 단편선을 낸 경험이 있는 출판사의 작품 답게 황금가지의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는 꽤나 알차다. 지금까지 나왔던 단편집들이 그저 그런 작품의 집합이거나 혹은 한두편의 수작에 나머지 범작들이 "묻어 가는" 수준이었다면,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작품이 질적으로 보통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 했다. 열 명의 작가들이 저마다의 색깔로 풀어내는 열 개의 이야기들은 개성적이면서도 서로 잘 어우러져 마치 신선한 재료가 적절하게 배합된 일품 요리를 떠올리게 한다. <절망의 구>의 작가 김이환 씨나 국내 환상 문학 작가 중 가장 네임 밸류가 큰 거장 이영도 씨(드래곤 라자 외 다수 작품의 저자)의 신작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여러 문학상 및 공모전에서 화려한 입상 경력을 가지고 활동 중인 여러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는 재미 또한 제공한다.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한 자국"을 연상시키는 재미있는 표지와 빠른 분위기 전환으로 독자들의 감정을 쥐락펴락 하는 적절한 작품 배치 순서도 무시할 수 없는 감상 포인트. 역시 환상 문학 단편집을 낸 경험이 풍부한 출판사라 그런지 편집 능력이 돋보인다. 단, 매 페이지에 바닥글로 삽입된 제목이 "커피잔을 들고 재체기"라고 되어있다거나 하는, 군데군데에서 이야기 몰입을 방해하는 오탈자들은 뛰어난 작품들의 빛을 가리는 마이너스 요소. 다음 판본에서는 이런 문제점이 개선될 거라 믿는다. 



작품 평가


<학교> _ 박애진
한 달에 한 번 학생을 제물로 요구하는 학교라는 기괴한 소재를 건조한 어조로 풀어내 "담담한 공포"를 주는 작품. <학교>의 세계관에서 모든 학교는 학생을 제물로 하는 인신공양을 받아야만 운영될 수 있으며 갓 태어난 아기는 인간을 잡아먹을 수도 있는 괴물이지만, 작가는 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해 주지 않는다. 세계관 내에서 그것은 "당연히"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필력과 섬세하게 연출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나도 모르게 작품 내 세계관에 동화되고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그래서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수작. 
Note: 작품 내에서 사용된 "우후죽순처럼 사라지는"이라는 표현은 어딘지 어색하다. 쉴 새 없이 읽어나가다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 작가의 가벼운 실수.


<노래하는 숲> _ 은림
"걷고 노래하고 살아 있다고 소리치는 이 세상의 모든 꽃들을 위하여" 라는 헌정 문구가 독자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버리는 아름다운 이야기. 노래하는 꽃 토란이 화원을 나가서 겪는 이야기를 잔잔한 문체로 풀어나간다. 졸음에 취한 꽃들 사이로 내리쬐는 봄 햇살을 연상시키는 화원과 너무나 자상한 화원 관리자 아베의 어조가 몽환적인 도입부부터 자칫 추해질 수 있는 내용을 대단한 필력으로 "슬픈 아름다움"으로 바꿔 버린 중반부, 그리고 숲의 노래가 들릴 것만 같은 진한 향기를 풍기는 후반부까지, 좋은 노래를 들으며 환상으로 가득한 동화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아름답다는 수식어 밖에는 붙일 말이 없는데,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한 소설.


<노인과 소년> _ 김보영
<네이버 캐스트 - 오늘의 문학>에도 실린 작품이다. 석양이 내리는 수도원에서 임종이 가까운 늙은 사제가 마지막으로 수도원에서 가장 어린 수사의 꿈을 풀어 가르침을 준다. 역시나 꿈결같은 몽환적인 분위기로 똑같은 상황에 똑같은 일을 겪은 사람이라도 그 인생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마음가짐이라는 교훈을 준다. 노인과 소년의 마음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천국으로 가는 길> _ 김선우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에서 나온 것과 비슷한, 천국의 정체와 천국으로 가는 법이 모두 알려져 모든 사람이 선행만을 하게 되는 세상을 그렸다. 남을 돕기 위한 선행이 아닌 자신이 천국으로 가기 위한 "이기적 선행"과 죄를 지은 아들에게 어떻게든 천국으로 보내주마 약속하는 마지막 장면의 아버지의 모습으로 가식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내용이 담은 차갑고 씁쓸한 주제와 그에 비해 따뜻하게 보이는 문체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_ 김이환
단편집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의 표제작. 보르헤스 소설로 "우리의 일상은 그 자체로 재미있는 소설이다"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표제작으로서의 임팩트는 부족한 편.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가 범작이어서가 아니라, 단편집의 다른 소설들이 지나치게 뛰어나다. 책의 광고 문구를 보면 왜 이 작품이 표제작이 되었는지는 이해할 것 같은데 같은 이야기가 너무 반복되다 보니 이야기가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 기대에 못미치진 않지만 기대를 넘어서지도 못한 작품.


<은아의 상자> _ 정보라
편지 형식으로 화자와 화자의 남편에게 일어난 신비한 일을 서술한다. 친구가 선물한 나무 상자, 기르던 고양이 은아, 그리고 그 상자에서 태어난 신비한 고양이 등의 환상적 소재와 불륜, 의처증 등 현실적 소재가 적절히 배합되어 있다. 상자에 대한 후반부의 반전과 은아에 대한 반전은 생각지 못한 반전으로 재미를 줬다. 


<뮤즈는 귀를 타고> _ 임태운
시공의 벽을 넘는 힘을 지는 "속삭이는 돌"과 그 돌을 가지게 된 주인들에 대한 이야기로, 아주 작은 것이라도 과거의 일에 영향을 주면 그 영향으로 현재가 판이하게 바뀌어 버린다는(심지어 자신이 태어나지 않게 되어버리는), 환상 문학에서 종종 등장하는 소재인 "나비 효과" 를 익살스럽게 그린다. 가면 갈수록 황당해지는 이야기와 독자를 어이없게 미소짓게 만드는 마지막 반전까지, 읽는 내내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은 유쾌한 이야기. 


<장미 정원에서> _ 정지원
"누가 내 장미를 꺾었지?" 고모의 집은 숨막히게 달콤한 장미 냄새가 가득한 장미 정원이 있는 저택이다. 어릴 적 함께 놀던 사촌 오빠가 사는 집을 다시 찾은 화자는 장미 정원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 하나 둘 떠오르는 것을 느낀다... 폐쇄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로 질식할 것 같은 답답함을 선사하는 공포 소설. 하지만 중반 정도를 읽으면 결말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반전이 강하지 못하다. 내용 면에서 단편집 내의 다른 소설에 비해 약간 밀리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 _ 정희자
제목 그대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르헤스 소설로 처음에는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것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 순환하는가 싶더니, 자기 자신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하는 "변이"를 일으키고, 나중에는 "소설가"들이 무려 서로 "채팅"을 하기에 이른다. 독특한 전개 방식과 황당한 설정, 그리고 이를 능청스럽게 풀어내는 작가의 입담에 읽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Note: 서로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들의 모습이 뫼비우스의 띠 모양으로 그려진 삽화는 정말이지 적절한 삽화였다. 


<샹파이의 광부들> _ 이영도
<드래곤 라자>를 포함해 다수의 걸작들을 배출한, 국내 환상 문학계에 견줄 작가가 없는 명실공히 최고의 거장 이영도 씨의 신작이자 <네이버 캐스트 - 오늘의 문학>에 게재된 <에소릴의 드래곤>의 후속작이다. 땅 위에 터널을 뚫겠다고 선언한 난쟁이들과 그 난쟁이들 때문에 근심에 빠진 상인 조합 앞에 무적의 기사 더스번 칼파랑이 나타난다. 물론, 실연 중독녀 사린디테와 <에소릴의 드래곤>에서 들었던 곡괭이도 함께. 능동적인 여인으로 거듭나는 실의 모습과 난쟁이들의 바보같은 행태를 질타하는 칼파랑의 독설에서 느껴지는 주제 의식이 일품. 작품에서 미묘하게 피어나는 애정 구도는 또 다른 재미 요소이다.  작가의 네임 밸류에 부합하는, 진정으로 이영도 다운 소설. 
Note: 대화가 불가능한 자를 "정당한 협상 대리인"으로 내세우며 우리는 대화를 위해 할 일을 다 했다고 주장하는 난쟁이들에게서 사회 비판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쩐지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l**********7 2009.09.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국 환상 소설의 미래를 엿보다 -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한국 환상 소설의 미래를 엿보다 -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황금가지의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이 돌아왔다.  더욱 더 재밌고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가지고 왔다.     현재 국내 장르 단편선은 환상, 공포, 스릴러-추리 등이 매년 출간되고 있고, 그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단편선은 황금가지에서 나오는 것들이 아닌가 싶은데, 이번 두 번째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인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는
"한국 환상 소설의 미래를 엿보다 -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황금가지의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이 돌아왔다.  더욱 더 재밌고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가지고 왔다.

 

  현재 국내 장르 단편선은 환상, 공포, 스릴러-추리 등이 매년 출간되고 있고, 그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단편선은 황금가지에서 나오는 것들이 아닌가 싶은데, 이번 두 번째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인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는 그야말로 일취월장한 모습이다.

 

  기본적인 문학적 수준은 물론이고, 장르 소설 단편선으로서 그 특징 - 환상성 - 을 잘 살려냈고, 재미와 풍자 등 모든 요소들을 잘 갖췄다.  그간 여러 단편선들의 단점으로 꼽히던 모습들은 사라졌고, 장점들은 더 발전해 완성도 높은 훌륭한, 공히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이라 부를만한 책이 되었다.

 

  그럼 이제 각 단편들을 하나하나 훑어보자.

 

 

 

  첫 번째 작품인 <학교>는 접근성의 용이성이 좋아 첫 번째 순서로서의 역할을 잘 해낸 것 같다.  환상 소설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접근하기 힘든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작품은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학교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부담없이 읽어나갈 수 있는 것 같다.  접근성이 좋다는 점 이외에도, 환상성과 현실과의 조화가 약간 거친맛이 있지만 그보다 신선함도 묻어나는 장점이 돋보여 작품에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 

  결코 남의 일 같지만은 않은 억압받고 차가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삶에 대한 메시지가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두 번째 작품인 <노래하는 숲>은 마지막 단편과 함께 이번 단편선 최고의 작품이 아닌가 싶다.  <학교>가 슬슬 이야기의 바다에 발을 담그게 했다면 이 작품은 단숨에 깊고 아름다운 바닷속으로 데려가버리는 듯한 느낌이다.  환상 소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극대화된 것 같은 재미있는 설정과 아름답고  잔잔한 배경과 더불어 정말 이야기 같은 이야기를 읽는 느낌을 주는 문체가 훌륭하다.  그렇다고 그렇게 겉보기만 뛰어난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한 내용 또한 담고 있어 마음속 깊은 곳부터 즐겁게 웃기도 하고, 때론 뭉클함에 눈물이 고이기도 하며 읽을 수 있는 멋진 이야기이다.

  진짜를 알지도, 좇지도 못한 채 가짜 평온을 향유하는 삶을 살고 있는 혹은 그럴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마음에 따스한 무언가를 남기게 하는 이야기.

 

 

  세 번째 작품인 <노인과 소년>은 짧지만 강한 느낌을 준다. 호접지몽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 직설적인 화법은 묘한 대비를 일으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네 번째 작품인 <천국으로 가는 길>은 천국의 존재가 밝혀져 선행이 팽배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단편선 중 가장 현실적인 작품이지만 진실성이 없는 텅 빈 강정 같은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이채롭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스함의 가치는 따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다섯 번째 작품은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이다.  단편선 자체의 제목으로 쓰인 글이기에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기대감을 무너지지 않은 이야기였다.  독특한 소재들을 바탕으로 뫼비우스의 띠같이 이어지는 설정과 이야기로 전하려는 메시지가 돋보였던 작품이다.

  우리는 이렇게 하루하루 삶이라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써가고 있다.

 

 

  여섯 번째 작품인 <은아의 상자>는 생각치 못한 반전이 재밌었던 이야기였다.  잘못된 사랑과 결혼, 불륜을 이야기 함과 동시에 그안에 살자쿵 비현실적인 소재를 하나 넣어줬을 뿐이라 과연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궁금했었는데... 생각치도 못한, 이게 나올 줄이야 싶은 이야기로 끝이 나 재미를 준 이야기.

  사랑이나 우정이나 확실하게!

 

 

  일곱 번째는 <뮤즈는 귀를 타고>로 실로 유쾌한 이야기이다.  시공간의 벽을 뛰어넘어 사람을 연결해주는 돌로 장대한 이야기를 시작헸지만 슬슬 꼬여가는 이야기는 '어? 어? 어?' 할 수밖에 없게끔 전개되는데 재밌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한 놀라운(?) 내용을 보여준다.  내용 자체도 재밌고 전개해 나가는 설정과 방식이 돋보였던 작품.

  역시 인류 최대의 발명품은...

 

 

  여덟 번째 이야기인 <장미 정원에서>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이야기 자체는 재밌긴 하지만 환상 단편선보다 왠지 공포 단편선에 어울리는 듯한 내용ㅇ기도 하고 독특한 무언가도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다.

 

 

  아홉 번째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도 다섯 번째 단편처럼 뫼비우스의 띠 같은 이야기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생각해봄직한 이야기지만 과연 그래서 그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야 하나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내리기 어렵기에 딱히 소설로서 내어놓기가 쉽지 않은 이야기일 것 같은데 그 마무리를 잘 해낸 것 같다.  작가로서 느끼는 여러가지가 담겨 있는 듯한 내용과 재미난 설정, 결말이 돋보인 작품.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이 이야기 속의 한 장면일 뿐이라면?

 

 

 

  열 번째 작품은 바로 이영도 작가의 <샹파이의 광부들>이다.  이젠 이름값 하나만으로도 남다른 이영도 작가의 단편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 단편의 전작이 네이버에 공개됐을 당시 새롭게 선보이는 캐릭터와 배경에 많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표했고, 이번 단편을 목이 빠져라 기다렸었다.  역시나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밌는 이야기는 역시나 이영도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정말 환상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지금 이 현실 속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건 환상 소설의 최고 목표가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이 단편선에서 유일하게끔 드래곤이니 난쟁이니 늑대인간이니 하는 환상 소설이라는 말보다 판타지라는 말로 대변되는 배경을 선택하고 있지만, 그 속에 다른 어느 작품에 뒤지지 않는 재미와 함게 여러 장치들을 통해 메시지를 담아내는 모습에서 이영도 작가의 탁월한 능력과 순수함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자신에게 맞는 진정한 삶을 살고 있을까. 때론 타인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줄 알까.

 

 

 

 

  이처럼 정말 재밌고 신선하고 하고자 하는 말들도 충실한 이야기들로 가득 찬 단편집.  수준과 재미 등 모두가 잘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좋은 단편선이 나온 것 같다.

  일부 단편들이 좀 겹치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방향성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진 데다가,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이라는 이름에 충실했던 점이 화룡점점이었던 것 같다.

  뭐 재미있는 이야기 없나 하고 있던 그 어떤 사람들에게 권해도 좋을만한 책.  앞으로도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 환상 소설이 더 발전할 것 같은 큰 기대감을 주는 책.

 

  독서의 계절 가을을 알리는 멋진 책이었다.

 

w******1 2009.09.1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10명의 작가들이 10편의 단편을 쓴 것이니 전부 비슷한 수준이 되기도 어렵고 전부 재미있기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재미있다.   하루키의 '1Q84' 독서를 막 마치고 이 책을 읽은 참이라 자연스레 하루키와 비교가 되기도 했지만 한국 젊은 작가들의 실력도 나쁘지 않다.   가볍게 시작해서 무겁게 마음을 울리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고, 적절하게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10명의 작가들이 10편의 단편을 쓴 것이니

전부 비슷한 수준이 되기도 어렵고

전부 재미있기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재미있다.

 

하루키의 '1Q84' 독서를 막 마치고 이 책을 읽은 참이라

자연스레 하루키와 비교가 되기도 했지만

한국 젊은 작가들의 실력도 나쁘지 않다.

 

가볍게 시작해서 무겁게 마음을 울리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고,

적절하게 유머와 공포나 환상이 섞여 있는 점도 좋았다.

 

여행갈 때 딱 한 권 들고 가기에는 좋은 책인 것 같다.

 

 

j***j 2009.09.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한국적 정서로 판타지를 노래하다
"한국적 정서로 판타지를 노래하다" 내용보기
황금가지에서 나온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라는 단편선을 읽었다.   표지의 커피 잔이 번진듯한 흔적이나 펜으로 그린 듯한 고양이 느낌이 마음에 들고... 손에 잡히는 작은 판형이나 묵직한 페이지 수도 여러가지로 마음에 끌린다.   환상 문학 단편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작년에 나왔던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   ‘한국적’인 환상 문
"한국적 정서로 판타지를 노래하다" 내용보기

황금가지에서 나온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라는
단편선을 읽었다.

 

표지의 커피 잔이 번진듯한 흔적이나
펜으로 그린 듯한 고양이 느낌이 마음에 들고...
손에 잡히는 작은 판형이나 묵직한 페이지 수도
여러가지로 마음에 끌린다.

 

환상 문학 단편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작년에 나왔던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

 

‘한국적’인 환상 문학을 표방하는 책 답게
역시나 이 책에 실린 10편의 단편들에는 일반 ‘판타지’ 장르라고 생각되는 소설은 거의 없다. (있다면 ‘드래곤 라자’로 유명한 작가 이영도의 단편 정도?)

그래서 그런지 소설의 주인공이나 환경들이 낯설지가 않다.


분명히 환상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설정들임에도 불구하고(고양이가 사람이 된다거나, 학생을 제물로 바친다거나, 아니면 과거와 연결해 주는 돌이라거나 등등.)


부부 간의 갈등, 죽음 뒤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남녀 간의 애증, 자식에 대한 사랑 등
실제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우리 한국 사회 깊숙히 자리하고 있는,
분명히 우리가 얘기하고 말해야 하는 그런 주제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특별히,
맨 첫번째 작품인 ‘학교’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는데,
(주인공의 태도가 너무나 유약하고, 짜증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을 한 명씩 제물로 바쳐서 유지되는 학교라는 설정이나
살아남아 졸업하기가 유일한 목적인 주인공 등이
어쩐지 현실 속 우리나라 십대들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해서였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왜’라는 설명은 해 주지 않는다.
왜 학교는 제물을 요구하는가?
왜 우리는 투표를 통해서 제물이 될 학생을 고르는가?
왜 학생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는 괴물이 될 수밖에 없는가?
왜? 왜? 왜?
왜 우리들은 타인의 희생을 바탕으로만 살아남아야 하는가?
왜 어른들은 우리에게 어떤 진실도 얘기해 주지 않는가?

 

눈에 띄지 않게 살아남으려고 애쓰던 주인공의 조심스런 일상은
결국 일련의 사건들의 흐름을 따라
순식간에 깨져나가고 주인공의 삶은 재빠르게 변해가지만...
1인칭 나레이터의 우울한 목소리를
정신없이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결국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쓸쓸하고 씁쓸한 결론만이 남는다.

 

학교란 곳이 이렇게 무서운 곳이었던가.

g*****7 2009.09.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재밌다ㅋㅋㅋㅋ 단편집이라 별로 기대 안했는데 첫번째 단편작푸터 완전 재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좋았던 것은 책 마지막에 작품 해설이 없다는것!!!! 문학 단편집들을 보면 항상 작품해설이라는 것을 봐서 내가 나름 생각했던 부분이 다르게 해석되고.. 꼭 수능문학 작품 해석하듯이...딱딱해 졌는데 이 책은 없다ㅋㅋㅋㅋㅋ   학교 _ 박애진 주인공이 너무 답답했었다.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재밌다ㅋㅋㅋㅋ

단편집이라 별로 기대 안했는데

첫번째 단편작푸터 완전 재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좋았던 것은 책 마지막에 작품 해설이 없다는것!!!!

문학 단편집들을 보면 항상 작품해설이라는 것을 봐서

내가 나름 생각했던 부분이 다르게 해석되고..

꼭 수능문학 작품 해석하듯이...딱딱해 졌는데 이 책은 없다ㅋㅋㅋㅋㅋ

 

학교 _ 박애진

주인공이 너무 답답했었다.

재물이 꼭 필요한 가상현실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러나 결말이.........헐.....반전이............

뭥미;;;;;; 아놔 이부분에서 완전 반해버렸다.


노래하는 숲 _ 은림

식물들은 의인화했다.

먼저 토란이 어떤 식물인지 찾아보았는데 못생긴 채소였다.

이번 작품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천국으로 가는 길 _ 김선우

특이하게 천국이라는게 진짜로 존재라는 세계를 그렸다.

좀 웃긴 부분도 있었는데..사람들이 천국가기 위해서만 살아간다.

짧았던게 좀 아쉬웠다.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_ 김이환

복잡하다;;; 커피잔만 몇번이 나오는지..

작가가 무엇을 의도한 것일까..진짜 모르겠다;;


은아의 상자 _ 정보라

설마 소설 전체가 편지글일줄이야...

답변부분을 반전이라고 해야하나?


뮤즈는 귀를 타고 _ 임태운
대박ㅋㅋ어떻게 이런 소재를 쓸 생각을 했을까..

나비효과는 아무리 생각해도 신비하다.

영화 나비효과를 생각나게 하는 작품.

뭐 주인공의 망상이길 생각하면서.ㅋㅋ

 

장미 정원에서 _ 정지원

이 작품 또한 충격을 주었던 단편.

와우~ 전부 환상이었어...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_ 정희자

이것도 복잡하다....ABCDEF가 막나오고..

마지막 채팅부분에서는 좀 많이 웃겼다.

한가지 안 사실을 인터넷 작가가 무지 많다는것.

 

샹파이의 광부들 _ 이영도

에소릴의 드래곤의 후속작이라고 한는데..

전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므로 패스~

 

소설을 전반적으로 보면 sf가 많이 섞여 있었다.

sf를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재밌네??

다른 작품들고 찾아서 읽어야겠다....ㅋ

e*******7 2010.04.2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황금가지 환상 문학 단편선 2 -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황금가지 환상 문학 단편선 2 -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이 책을 산 수많은 사람들과 비슷하게 나도 '에소릴의 드래곤' 후속작이 읽고 싶은 일념에 냅다 샀는데 생각보다 영도님 글 이외의 다른 글들도 아주 괜찮아서 호오- 했다. 전반적으로 아주 레벨이 높다. 열 개 단편 모두 제각각 개성적인 맛이 좋아서 도톰한 책 한 권 다 읽고 나니 정신적으로 포만감이 든다. 제대로 꽃도 피우지 못하고 있는 우리 나라 장르문학 중에서 그래도 환
"황금가지 환상 문학 단편선 2 -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이 책을 산 수많은 사람들과 비슷하게 나도 '에소릴의 드래곤' 후속작이 읽고 싶은 일념에 냅다 샀는데 생각보다 영도님 글 이외의 다른 글들도 아주 괜찮아서 호오- 했다. 전반적으로 아주 레벨이 높다. 열 개 단편 모두 제각각 개성적인 맛이 좋아서 도톰한 책 한 권 다 읽고 나니 정신적으로 포만감이 든다. 제대로 꽃도 피우지 못하고 있는 우리 나라 장르문학 중에서 그래도 환상문학만큼은 어느 정도 토양이 축적되었구나 싶다. 다른 환상문학 앤솔로지들도 제대로 많이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박애진 - 학교] 이런 앤솔로지들을 읽을 때 첫 작품이 썩 매력적이었던 적이 별로 없어서 크게 기대하지 않고 펼쳐들었는데 의외로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그야말로 '애들 잡아먹는 학교'의 모습이 섬뜩하니 좋았다. 후반부에는 기시 유스케의 <신세계에서>를 살짝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었고. 결말이 서글펐다. 나는 그 '어쩔 수 없이 내린 결론', 받아들일 수 없다.

  [은림 - 노래하는 숲] 오래 전에 읽었던 단편집 <윈드 드리머>에 단편 '샨 데 크레안'을 실었던 작가라 한다. 그 책도 불완전 연소로 끝나버렸다는 느낌이었는데 '샨 데 크레안'은 그 중에서도 괜찮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약간 기대를 했는데 '샨 데...'와는 전혀 다른 작풍이어서 조금 놀랐다. 심심하다면 심심한 이야기인데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등장인물'이 아니라 '등장식물'이 되는 것만으로도 이야기에 독특한 풍미가 생긴다.

  [김보영 - 노인과 소년] 네이버에 공개된 적이 있다는데 나는 이 책에서 처음 읽었다. 마치 중세풍 스테인드글라스에 나타난 '아름답고 환상적인 그림 이야기'같은 느낌이었다. 소품에 걸맞게, 짧지만 꽉 찬 이야기여서 나는 퍽 마음에 들었다. 인간이란 이러한 모습을 되풀이하면서 살아가는 것.

  [김선우 - 천국으로 가는 길] 순문학과 장르문학 사이에 양 다리를 모두 걸치고 있는 느낌. 우리 나라 장르문학에는 이런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이 타입의 이야기들을 잘 다듬으면 또 '한국인에게 맞는 장르문학' 같은 느낌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 막판의 반전이 쬐끔 뜬금없었다; 첫 장면의 박력이 꽤 좋았다 ㅎㅎ

  [김이환 -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표제작. <오후 다섯 시의 외계인>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어떤 이야기를 펼칠지 궁금했는데 예상외의 보르헤스 식 메타픽션 등장이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는데(박민규의 '카스테라' 같은 느낌이랄까) 너무 같은 얘기를 빙빙 반복하니까 후반부에서는 조금 지겨운 느낌이 있었다. 여하간 와플이 어떻게 발명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게 되었다;;

  [정보라 - 은아의 상자] 역시 냥이들은 무적… 아니, 이게 아니라. ㅎㅎ 전반적으로 요소요소들이 조금씩 삐걱거린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야기 자체는 재미있었다. 리얼하게 '속터지는 느낌(;;)'이 엄청 잘 전달되었다. 음, 결국 상자에 대한 이야기는 신전기적으로 대충 얼버무리고 말았지만, 그건 건드리지 않는 약속;

  [임태운 - 뮤즈는 귀를 타고] 타임 트래블이랄까, '현대의 사람이 과거 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면 그 순간 그 '현대'는 없어져 버린다'는 명제를 가지고 꽤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는 단편이다. 내용도 재미있었고 끝에서는 '결국 ●● ■려고 다 □□□ 이야기였냐' 하고 낄낄낄 탈력하는 느낌도 좋았다. 남자는 자나깨나 하반신 조심.

  [정지원 - 장미 정원에서] 테마가 '갇히는 것'인 이야기는 조금 읽기 힘들다. 폐쇄라는 단어가 내 무의식을 건드리는 걸까. 진득하고 달콤한 장미 향기와 새빨간 파도, 내용과는 별개로 그 밀도 높은 이미지들 때문에 잘 안 읽혔던 이야기였다. 자극적인 소재는 꽤 사람을 타지 싶다.

  [정희자 -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차례에는 어쩔 수 없이 제목이 저렇게 표기되어 있지만 실은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하면서 원형을 이루어 빙빙 도는 제목이다. 이것도 보르헤스 식 메타픽션인데 어느 소설가가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그 소설에 나오는 소설가는 또 소설 쓰는 소설가 이야기를 쓰고… 하는 식으로 끝없이 소설가 이야기들이 늘어진다. 전개 방식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혼자 키들키들 웃으며 즐겁게 읽었다. 이 책 안에서 예상치도 못했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이영도 - 샹파이의 광부들] 기대한 대로 '에소릴의 드래곤'에서 난리를 떨었던 더스번 칼파랑과 사란디테 양이 또다시 대활약. 역시 이 양반은 신들린 스토리텔러가 분명하다=ㅅ= 결말이라든가 이야기의 얼개를 자알 생각해 보면 그렇게 특출나게 참신한 것은 없는데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무엇보다도 재미가 나서 쏘옥 빨려들어간다. 문제 해결조차 말장난으로 해치워버리는 대단한 단편 ㅎㅎ 그리고 더스번 경은 대체 언제쯤이면 전국의 여성들에게서 그놈의 오해를 풀 수 있으려나 =ㅂ=;;


  +) 그리고 책 편집상 치명적인 오류가 하나. 책 왼쪽 페이지 하단에 적혀 있는 책 제목, 모든 페이지에 <커피 잔을 들고 재'체'기>라고 되어 있었다… 이걸 어째…ㆀ

u****e 2009.09.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황금가지에서 나온 두 번째 환상 문학 단편선이다. 제목을 본 사람들마다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커피잔을 든 상태에서 재채기를 하다니!  내가 제목을 보고도 별 생각 없던 것은 커피를 안 마시기 때문일까?  어쨌거나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단편집이다. 시작의 한국환상문학단편선2에 비해 확연히 내 취향이랄까?      <학교> 박애진   접근하기에 용이하다. 내가 보는 걸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내용보기
황금가지에서 나온 두 번째 환상 문학 단편선이다. 제목을 본 사람들마다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커피잔을 든 상태에서 재채기를 하다니!  내가 제목을 보고도 별 생각 없던 것은 커피를 안 마시기 때문일까? 
어쨌거나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단편집이다. 시작의 한국환상문학단편선2에 비해 확연히 내 취향이랄까? 
 
 
<학교> 박애진
 
접근하기에 용이하다. 내가 보는 걸 잠시 들고가서 읽은 학우도 '오, 이거 재미있네?'라는 평을 했다. 환상소설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학교와 회사로 대표되는 사회와 그 사회에서 벗어난 이들의 생활을 통해 현실을 비꼬고 있다. 제물을 요구하는 사회와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사람들... 하지만 잘만 살아가는 낙오자들... 관계를 받아들일 준비도 못 하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이란 너무 슬프다.
 
 
<노래하는 숲> 은림
 
역시 좋았다. 동화같이 잔잔한 분위기의 우화다. 섬세한 필체로 그려내는 토란의 이야기가 아름다웠다. 대립과 전쟁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조화를 이루고자하는 토란의 모습은 그야말로 평화의 상징이다. 은은하니 좋았던 작품이다.
 
 
<노인과 소년> 김보영
 
'음? 뭔 말?' 이라는 반응을 일으켰던 소설이다. 네이버 오늘의 문학 2009년 6월 19일자로 게재된 작품이란다. 소년과 노인이 교차하며 일어난 일에 무슨 논리적인 설명이 있을 수 있겠느냐만은 그 환상적인 현상을 굳이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싶어하는 건 내가 아직 사고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한 탓일까? 노인이 소년이고 소년이 노인이고...
행복은 마음에 따라 살아갈 때에 있는 법이다. 노인은 자신의 마음에 따라 살았는지?
 
 
<천국으로 가는 길> 김선우
 
이 작품도 사회 비판적 요소가 들어있다. 천국으로 가기 위해 쌓아야하는 점수. 점수를 얻기 위한 사람들의 선한 행동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에 나오는 장면들이 떠오른다. 다른 점은 '매뉴얼'이 존재한다는 것일까. 행동에 대한 점수는 획일적으로 정해져있다. 선행에도 점수가 매겨지는 세상이라니. 끔찍하다. 매뉴얼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사람의 행동반경은 제한된다. 또한 희망 또한 제한된다. 사람을 찔러버린 아들에게 할 수 있는 것도 없다는 무력감은... 얼마나 절망적이었을까.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김이환
 
실험적이다. 몇 가지 짤막한 이야기들이 반복되면서 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예닐곱 정도의 짧은 이야기들이 계속 반복된다. 그리고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를 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탄생한다. 이야기란 다 그런 것인지. 꽤나 특이한 방식의 소설이었다.
 
 
<은아의 상자> 정보라
 
편지 형식의 소설이다. 평범한 불륜이라는 소재에 환상적인 요소가 들어갔다. '상자'라는 이상한 물건을 통해 은아는 사랑도 얻고 우정도 유지시킬 수 있었다.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뮤즈는 귀를 타고> 임태운
 
위트 넘치는 작품이라고 해야할까? 유머러스하다. 마지막 반전이 무척이나 웃겼다. 과거의 사람과 연결시켜주는 돌멩이에 대한 이야기, 그 돌멩이의 음모를 어떻게 막는지, 그리고 이 이야기가 무엇에 대한 것이었는지가 정말 코믹하게 진행된다.
 
 
<장미 정원에서> 정지원
 
공포 분위기가 은근슬쩍 깔려있다. 장미라는 매력적인 꽃에는 역시 뭔가 위험한 느낌이 묻어난다. 읽는 도중에 장미에 질식사 해서 죽을 것처럼 빨간 장미 이미지만 계속해서 떠오른다. 그로테스크하다고 할까.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정희자
 
아, 이것도 특이하다. 제목이 원형으로 써져있다. 반지처럼. 그러니까 그걸 읽으면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
뭐 이렇게 읽힌다. 그리고 소설 내용도 제목 같다.
A가 SF작가인 B의 이야기를 쓰고, B는 주류 문단 작가 C의 이야기를 쓰고, C는 판타지 작가 D의 이야기를 쓰고, D는 로맨스 작가 E의 이야기를 쓰고, E는 추리 작가가 되고 싶은 F의 이야기를 쓰고, F는 소설가가 되고 싶은 A의 이야기를 쓴다. 그리고 다시 반복. 소설의 처음과 끝에는 오선지에 반복을 표시하는 부호가 있다. 그리고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다. 웃기다. 그렇게 세계는 연결되는 것이다.
 
 
<샹파이의 광부들> 이영도
 
네이버에 올라갔던 <에소릴의 드래곤>에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실과 아른의 관계는 잘 종잡을 수 없지만 어쨌든 실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발상의 역전이라고 해야할까? 현상이나 단어를 다른 방식으로 풀이하는 이영도 작가의 재치가 또 한번 발휘된다. 그렇게 손쉽게 해결될 것을 그 난리를 쳤다고 생각하니 참 한심하다. 아른의 행동이 욕 먹을 짓이라고는 생각 안 한다. 상인답지는 않은 행동이지만 인간다운 행동이기 때문이다.
 
 
편집방식이나 책 구성, 크기 같은 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안에 들어있는 이야기들은 개성 넘치는 재미있는 작품들이었다.
d******a 2010.06.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