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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넘어 공명하는 순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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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유품을 계기로 "고스케"라는 악기 장인을 알게 된 그래픽 디자이너 "사토루코"의 이야기. "쓰하라 야스미"의 작품치고는 의외로 순애 소설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그런데도 실제로 읽고 나서는 꽤 놀랐다. 분명히 쓰하라 야스미의 문장이 맞지만, 그래도 "진짜 그 작가가 쓴 소설 맞아?"라는 느낌. <아시야가의 전설>에서는 그로테스크한 묘사까지 아름답게 느껴지게 만드는 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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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유품을 계기로 "고스케"라는 악기 장인을 알게 된 그래픽 디자이너 "사토루코"의 이야기. "쓰하라 야스미"의 작품치고는 의외로 순애 소설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그런데도 실제로 읽고 나서는 꽤 놀랐다. 분명히 쓰하라 야스미의 문장이 맞지만, 그래도 "진짜 그 작가가 쓴 소설 맞아?"라는 느낌. <아시야가의 전설>에서는 그로테스크한 묘사까지 아름답게 느껴지게 만드는 탐미적이라 할 만한 문장이였던 것이, 평범한 현실로 무대를 바꾸면 이렇게까지 서정미 듬뿍 넘치는 문장이 된다. 어느쪽이든 대단히 아름다운 문체라는 데는 변함없다.

죽은 할머니의 유품 중에서 할머니와 동시대를 살았던 한 시인의 일기를 발견한 사토루코는, 그것을 시인의 손자인 고스케에게 전해준다. 악기 장인인 고스케는 일기의 답례로 사토루코에게 작은 붉은 수금을 준다. 그 후, 여러가지 우연이 겹쳐 사토루코는 고스케의 거처에 잠시 몸을 의탁하게 되는데, 애정이 있는 것은 확실한데 어쩐일인지 둘다 손을 내밀지 못한다. 서로를 밀어내는 고스케와 사토루코의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 그 거리감의 이유가 두 남녀의 서투름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면 안타까움은 더해진다.

담담하면서도 농후한 문체는 뭐라 표현하면 좋을지. 무뚝뚝하게 느껴지는 대사가 의도된 것인지, 작가의 원래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끊기는 대사가 신선하다. 그 끊기고 난 뒤의 여운으로 등장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느낌. 불필요한 말을 주절주절 늘어놓거나 심지어는 작은 사랑의 단어 한번 입에 올리는 일이 없다. 대신에 그 장소에 흐르는 기류를 가늠하고 또 가늠한다. 고스케와 사토루코의 한마디 한마디를 곱씹게 되고, 당장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억제된 정열에 두근두근한다.

공명하는 이야기. 그런 인상을 받았다. 악기가 공명 하듯이, 고래가 서로 공명하듯이, 결코 많지 않은 에피소드 하나하나마다 그 울림이 다음에서 다음으로 전해져 간다. 수금 소리, 고래의 노랫소리를 듣고 싶어진다. 이 소리를 그려내는 것이 대단하다. 소리의 묘사가 아니라 소리가 들려오는 장소에 떠도는 공기와 소리를 듣는이의 감정을 활자로 옮기는 것만으로 악기의 음색이나 고래의 노랫소리를 느끼게 한다. 오감으로 음악을 듣는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련의 결말이나 대단원의 해피엔드가 아닌, "그리고 인생은 계속된다...."의 패턴이지만, 그런 결말이 짧은 이야기 안에서 큰 여운을 남긴다. 안타까운 여운을 곱씹고 있는 듯한 씁쓰레함. 감각적인 여러 장면들이 사진처럼 마음에 남는다. 진부하지 않은 극상의 연애 소설. 붉은 수금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손톱으로 튕겨보고 싶어진다. 정말로 그 소리를 한번 들어 보고 싶다.

p********a 2009.11.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쓰하라 야스미 - 붉은 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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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심심한 느낌의 연애소설. 쓰하라 야스미는 역시 남자로 두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여성 심리를 섬세하게 잘 표현한다. 역자가 '품위 있는 연애소설'이라는 말을 했는데 제법 동의. 분량은 무척 얇지만 찬찬히 세심하게 읽힌다. 작가 본인이 음악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음악에 대한 묘사가 깔끔 단정하다. 고래의 노랫소리는 언젠가 한 번 들어보고 싶다.   몇 권 읽어보진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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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심심한 느낌의 연애소설. 쓰하라 야스미는 역시 남자로 두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여성 심리를 섬세하게 잘 표현한다. 역자가 '품위 있는 연애소설'이라는 말을 했는데 제법 동의. 분량은 무척 얇지만 찬찬히 세심하게 읽힌다. 작가 본인이 음악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음악에 대한 묘사가 깔끔 단정하다. 고래의 노랫소리는 언젠가 한 번 들어보고 싶다. 

  몇 권 읽어보진 않았지만 일본 연애소설은 대체로 감정이 절제되어 있다고 느낀다. 잘 생각해 보면 상황은 제법 격정적인데 본인들의 심경은 어쩐지 좀 붕 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갑자기 격한 행동을 보이면 읭? 하는 느낌이 든다. <붉은 수금>에서도 그런 느낌이 조금씩 들었는데, 그럭저럭 무난하게 읽혔다. 이 책에서 중요한 건 개개인의 심리가 아니지 싶다. 전반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친 굵직한 흐름이 있어서 주인공들이 그 흐름을 더듬더듬 찾아가는 여정이랄까. 뭐 결국은 개인으로 귀결되지만서도.     

  쓰하라 야스미도 참 이런저런 소설 많이 쓴다. <ブラバン브라스 밴드>도 읽고 싶은데, 그러고 보니 북오프에서 어느 샌가 사라져 있었다ㅠ

 

u****e 2009.11.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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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분위기 있는 작품이라 기대했지만......
"상당히 분위기 있는 작품이라 기대했지만......" 내용보기
거장한 선전문구랄지, 거장한 서두에 비해서는 좀 아쉬운 작품이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은 소감일뿐이니 태클은 사양......그래도 워낙에 근사한 느낌을 풍기는지라 획 또 낚였다고나 할까....... 근데 역시나 좀 시시한 러브스토리가 펼쳐졌다. 내 관점에선 그렇다는 것이다. 과거 조상의 연이 어찌어찌 이어진 듯 포장된 것도 그렇고...... 제목이 붉은 수금인 것도 좀 와닿지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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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한 선전문구랄지, 거장한 서두에 비해서는 좀 아쉬운 작품이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은 소감일뿐이니 태클은 사양......그래도 워낙에 근사한 느낌을 풍기는지라 획 또 낚였다고나 할까....... 근데 역시나 좀 시시한 러브스토리가 펼쳐졌다. 내 관점에선 그렇다는 것이다. 과거 조상의 연이 어찌어찌 이어진 듯 포장된 것도 그렇고...... 제목이 붉은 수금인 것도 좀 와닿지가 않고....... 개인적으로 초반을 읽는 것은 거의 고통스러울 지경이었다. 인물들의 구체적인 관계를 전혀 모르고 암중모색하는 심정으로 문장을 더듬어 가면서 간신히 그들의 관계나 인연을 파악하고, 추측하고, 가랑비에 옷이 젖듯 인연이 깊어가 그들이 사랑을 하게된다는 것이 이 작품안에 펼쳐지지만, 그들의 농밀한 감정이랄지 교감같은 것이 너무도 피상적으로 표현되고 전개되는 탓에 나로써는 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의 집에 신세를 지는 전개도 의아했다. 그닥 친하지 않은 남자에게 거주를 부탁하기 전에 부탁할 친인척이나 여자친구가 없단 말인가??? 물론 나같은 사고방식이 너무 경직되고 편협할수도 있지만, 난 여주인공같이 쉬운 여자도 좀 별로다. 그렇게 물롱물렁하고 심간 편하게 헐렁하게 사는 것이 과연 얼마만큼의 열의과 끈기로 감정을 지키고, 신의를 지킬수 있을지 회의적이니 말이다.

 이래저래 피성적인 러브스토리가 맘에 안드는 작품인지라 절대로 비추한다.

b***i 2009.10.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