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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위의 두 남자 - 배영호<사진;제이리미디어>
인생의 역경을 맞은 후 가진 것 전부를 잃고 사막에 자신을 내던진 두 남자의 이야기이다. 1990년대 만해도 처음 입사한 회사를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저자인 배영호 님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입사를 한 후 그 회사의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뼈를 묻을 각오로 열심히 일했다. '정상에서 만나자!' 열심히 하면 정상에 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또 열심히 일만 했다. 회사 조직을 받치고 있던 조직들도 모두 잘려나갔던 IMF. IMF로 인해 힘들어졌을 때도 열심히 열심히 일해서 정상만 보고 일을 했다. 거의 정상에 다다를 무렵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 않았고 추락으로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사업 실패로 좌절한 배영호 님의 심정은 황량한 사막 한복판에서 불어닥치는 싸늘한 모래바람을 맞는 것 같다고 했다. 황량하고 쓸쓸한 모래사막 한복판에서 동병상련인 사람을 만나게 된다. '영민'. 그룹 입사 동기인 영민 님은 잘나가는 엘리트 사원이었는데 뇌종양으로 반신불수가 되어 있었다. 우연히 알게 된 사막여행 프로젝트에 지원한 배영호 님은 왼쪽의 손과 발을 거의 사용할 수 없는 영민 님과 함께 사막을 함께 걷자고 제안한다. 뇌종양이라는 위험한 병을 안고 살아야 하는 영민 님은 본인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몸이지만 무엇이라도 해내고 싶었던 소망이 컸다. 그들은 인도의 서북부의 라자스탄주와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이 접해있는 타르 사막으로 떠났다. 사막 위에 선 두 남자는 사막 여행을 통해 자신의 한계까지 밀어붙여 볼 작정이었다. 나를 버린 신을 찾아서. 내겐 없는 행복을 찾아서.
'사막 여행'의 한순간의 경험으로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고 기대했던 인생의 대전환은 오지 않았지만 사막여행을 하면서 소소하게 깨달은 앎들은 분명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인생의 사막 길에 또 다른 이정표를 제시해 줄 것이다. 척박한 땅에 살면서도 어떠한 조건을 탓하지 않고 삶을 겸허히 수용하는 사람들의 삶은 아름다웠다. 아무 이유 없이 그 삶 자체로서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은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준 것이다. 목표 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그냥 자신에게 주어진 삶 자체를 소중해 여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사막여행을 하면서 알았다면 그보다 더 확실한 깨달음은 없을 것이다. 사막여행이 현실에 직접적인 변화를 준 것이 없는 것 같지만 분명 그 여행은 가슴속의 모퉁이 돌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진짜 사막에서의 여행은 계획도 있고 끝이 있지만 삶의 과정에서 만난 사막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도 않고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만나는 사막이 어떠할지라도 곧 평안함으로 충만된 삶을 사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하면 그때 신과 행복이 언제나 함께 존재 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냥'이란 말이 있다. 존재가 존재하는 곳에 '그냥' 존재하고, 사랑이 '그냥' 사랑이듯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삶도 어느 곳에나 '그냥'있고, 어느 곳에서나 '그냥' 계속된다. '왜?'라는 물음은 불필요하다. '그냥' 그것은 삶이니까.> - P 277 배영호 님이 여행을 시작하면서 하루하루 쓴 단상들이 잔잔한 파도의 여울이 되어 마음속에 와닿기에 여기에 옮겨 적어 본다. 1일차. 우리가 다시 만난 곳은 인생의 황량한 사막이었다. 그도 나도 낙타처럼 모래바람을 견디고 있던 중이었다. 어쩌면 그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우리, 진짜 사막에 가 보자. 가서 진짜 사막을 건너 보자. 그런 마음이 든 것은. 4일차. 길이 보이지 않을수록, 길이 없는 듯이 보일수록, 설령 길을 잘 알고 있다는 판단이 섰을지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길을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가야 할 길이 맞는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운 사막에서 또다시 길을 잃고 말 것이므로. 5일차. 인생에서 어려움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없다. 사는 것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한 문제를 해결하면 다음 문제가 또 생긴다. 우리는 그저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일 뿐. 6일차. 내가 길을 잃었다는 현실을 비로소 인정하게 된 건 인생의 사람으로 밀려나고도 한참 지나서였다. 처음에는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고, 걱정한 것이 없다고 태연한 척했다.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정말로 길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얼마나 당황했던가. 7일차. 고통은 참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고통이 주는 신호를 감지하고 적절히 대응해야 고통이 해소되고, 우리 몸의 위험 요소가 제거된다. 고통은 우리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데 대한 경고이며, 우리를 담금질해 새로운 용기를 낼 수 있게 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8일차. 우리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뭐든지 자기 뜻대로만 하려고 한다. 또 그 뜻을 이루어달라고 신에게 기도한다. 그러나 자신의 뜻대로 되는 일이 과연 좋기만 한 것일까?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서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9일차 사막에는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다. 그리고 사실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곳에도 생명이 있다. 아주 작은 풀들이 단단한 바위의 비좁은 틈새에 자리 잡고 있으며, 순찰이라도 돌 듯 모래언덕 위를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작은 벌레도 있다. 가만히 멈춰 있으면, 모래인지 돌덩어리인지 알 수 없는 도마뱀도 가끔 지나다닌다. 10일차 상처는 아물고 새살은 돋는다. 강자의 세상에서 상처를 입고 낮은 곳으로 쫓겨난 사람들의 마음에 생긴 상처도 언젠가는 아물어 딱지가 앉는다. 그 딱지가 떨어지면서 만든 흉터도 차츰 엷어진다. 그리하여 즐거웠든 괴로웠든, 모든 지난 일들은 우리 마음속에서 추억이 된다. 12일차 어려움은 나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삶은 원래 고통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기꺼이 살아내야 할 가치가 있다. 그것은 신이 우리에게 내린 고결한 명령이다. 삶을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모든 생명 있는 것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의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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