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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계단은 미학적인 측면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이 강하다. 고층건물이 생기고 엘리베이터를 주로 이용하게 되면서 계단은 버려진 공간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 계단이 절대왕정 시기에는 왕국의 위대함의 상징이었고, 정원과 건물을 이어주는 건축의 아주 중요한 요소였다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까맣게 몰랐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시대별로 각각 다른 계단을 만들었다. 바로크 시대의 독일의 계단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그 유려한 곡선과 수학적인 대칭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을 설레게 했다. 방보다 계단의 면적이 더 넓었다니 그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계단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다. 계단을 중심으로 건물을 설계하기도 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유리와 철을 건축에 쓰기 시작하면서, 천정의 하늘과 천사를 그린 거대한 프레스코화는 실제 하늘로 대체되었다. 채광도 좋아져서 건물의 중심이 밝아졌다. 부르주아들에 의해 백화점이 생기면서 가장 발달한 건축술이 백화점에 쓰이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본듯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날의 백화점 모습과 참 비슷하다. 이 책에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곡선 대신 직선으로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가 쓰인다는 점을 빼면 가운데가 뚫려서 다른 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같고, 엘리베이터가 예전의 계단처럼 유턴 형태로 이루어진 것도 비슷하다. 콕 집어 말하자면 명동에 있는 롯데백화점이 많이 비슷한 것같다.
또 하나 이 책의 장점은, 수학의 기본문제와 응용문제 처럼 챕터 별로 예전의 건축과 요즘의 건축물의 비교해놓은 점이다. 그 외에도 많은 드로잉 자료와 현대의 건축물 사진이 있어서 눈이 참 즐거운 책이다. 도쿄 디자인 센터의 계단을 응용한 방식이 개인적으로는 참 맘에 들었다.
이런 책이라면 백권도 읽을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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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어떤 때는 올라가기 위해서 어떤 때는 내려가기 위해서 하지만 무언가를 의식하기 보다는 그저 일상적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계단을 경험하고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닌 당연하게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일상에서 너무 당연하고 자주 겪게 되는 순간이라고 말해야 할까 그런 계단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논의하려고 하는 시도에 대해서 소소한 일상을 세세하게 독창적인 방식으로 바라보려고 한다고 말해야 할 것인가? 그게 아니면 하다하다 별걸 다 진지하게 바라보려고 한다고 말해야 할 것인가 어떤 식으로 생각하든 저자는 너무 당연하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계단에 대해서 좀 더 세부적이고 상세하게 검토하려고 하고 있으며, 그런 노력에 대해서 저자 본인은 무척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 내용을 읽어본다면 그리 폄하하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 동서양의 문명이 아닌 서양 더 정확하게 말해서는 유럽의 몇몇 국가에 한정해서 계단의 역사를 다듬어보고 있는 ‘계단...’은 2권으로 논의를 나눠놓을 정도로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고 자세하게 논의를 꺼내고 있는데, 저자는 그렇게 생각 이상으로 길게 분석을 이끌어가게 된 이유까지 말하지는 않고 있지만 어째서 계단에 관해서 이렇게 진지하게 검토하게 되었는지는 솔직하게 말해주면서 자신이 어떤 이유에서 이런 접근을 하게 되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얘기해주고 있다. 물론, 그런 접근 자체에 대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저자의 논의는 그저 헛된 노력이고 시도처럼 느껴지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목처럼 바로크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계단의 역사를 혹은 계단을 다뤄내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서 계단이 어떤 식으로 이해되었고 건축-건물이 완성될 때 시대적 변화 속에서 각각의 방식으로 완성되었는지를 살펴보고 있으면서 과거의 방식들이 어떤 식으로 현재에 재해석되고 재평가가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려고 하고 있다. 시대마다의 차이와 개성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니 조금은 달리 보이고 저자가 어째서 이렇게 자세하게 파악하려고 했는지를 조금은 이해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기 때문인지 그게 아니면 잘 알지 못하는 분야를 상세하게 파악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인지 저자의 논의는 흥미로우면서도 어쩐지 논의가 속도감을 갖으며 진행되기 보다는 지지부진함 속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조금 더 논의를 압축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계단이라는 것이 단순히 부속물로 혹은 건축-건물의 주변으로만 생각하던 단순한 (당연한)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만들기 위한 (어쩌면) 일부러 조금 더 상세하고 다양한 검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단순하고 당연하게만 생각하던 것을 무척 색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려고 하고 파악하려고 하는 시도 자체에 대해서 그리고 노력에 대해서 우선은 흥미를 느끼게 되면서 그걸 가벼운 시도가 아닌 진지하고 여러 방식으로 검토하려고 하는 저자의 집념에 다시금 감탄하게 되기도 한다. 문제는 아마도 그런 노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부족한 이해력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