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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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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삶은 결국은 같은 말이다. 산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것을 곧 의미하기도 하며 죽어간다는 것은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에 대한 깨달음은 살아 있음에 대한 존재감마저 허무하게 퇴색시키는지 모른다. 과거가 현재를 만들고 현재가 미래를 만든다면 미래는 불가해적인 요소라고 하기에는 뭣하다. 차라리 인간은 자신이 새긴 시간의 역사에 오롯이 운명의 방향 추를 힘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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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삶은 결국은 같은 말이다. 산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것을 곧 의미하기도 하며 죽어간다는 것은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에 대한 깨달음은 살아 있음에 대한 존재감마저 허무하게 퇴색시키는지 모른다. 과거가 현재를 만들고 현재가 미래를 만든다면 미래는 불가해적인 요소라고 하기에는 뭣하다. 차라리 인간은 자신이 새긴 시간의 역사에 오롯이 운명의 방향 추를 힘겹게 부여잡고 끝없이 나아가는 예정된 숙명인지 모르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 책 <국경을 넘어>는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전작인 <모두 다 예쁜 말들>의 후속 작으로 코맥 맥카시의 관념과 철학이 짙게 묻어 있다. 마치 파올료 코엘류의 <연금술사>에서 익히 보았던 삶의 실존적 해답과 그의 다른 작품 <포르토벨로의 마녀>의 영혼의 빛을 찾아 떠나던 신비주의를 교차해서 펼쳐지는 놀라움을 엿보게 한다. 또한 코맥 맥카시의 작품을 번역한 김시현의 탁월한 어휘 및 문장력이 이 책의 느낌과 감정을 더욱 돋보이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의 번역폐인생활의 수고가 아니었다면 다른 뉘앙스를 풍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미치니 그의 번뜩이는 작업이 고맙기 그지없다.


이 책의 모티브는 늑대를 따라 운명의 우듬지로 빠르게 흘러가는 카우보이 소년 빌리 파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작 <모두 다 예쁜 말들>과 후속작 <평원의 도시들>과의 유기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작가가 담고자 한 인간에 대한 질문을 버무렸다.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지대에 카우보이로 척박한 소년시절을 보내던 빌리에게 늑대의 습격은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단초를 제공한다. 늑대는 인디언적인 요소다. 또한 토테미즘적인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문명과 비문명이 공존하던 당시의 시대상황을 감안한다면 늑대에 담긴 언어는 자연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책에의 시선은 미국식 영웅주의가 아닌 인간이 가진 본성에 빗댄 프리즘을 통해 고찰했다고 볼 수 있다.


기실 작가는 늑대를 통해 공존의 삶을 통찰했는지 모른다. 문명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소통을 차단한 인간의 파괴적인 행위를 분연히 수면위로 끌어 올렸다. 의례 작가는 인간의 언어를 회피하고 자연의 가르침을 깨닫고자 하였다. 코맥 맥카시는 자연의 시계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현재의 명제는 관점의 차이로 이해한다. 빌리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그가 걸어 간 길에서 만난 모든 것들에게서 의미를 부여하며 깨달음으로 가는 의미를 재촉했다.


분명 난데없고 진지한 구원의 반영은 혼란스러운 대목이다. 길에서 사는 집시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은둔자를 통해, 점쟁이를 통해, 전쟁 중 처참하게 눈을 잃은 늙은 군인을 통해, 어느 촌로들의 친절함을 통해 빌리는 자신의 삶을 걸어간다. 빌리는 고뇌, 번민, 방황, 슬픔의 감정을 통해 삶의 진실을 찾고자 하였다. 빌리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동화되어 내가 걷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받는다. 황량함의 뜨거운 광야에서 전해 오는 대기의 기운과 온도를 고스란히 전달받는 느낌이다. 바람이 달려가듯 시냇물이 나릿나릿 흘러가듯 삶을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계속된다는 불변의 진리를 어느새 전율처럼 촉촉이 적셔오니 말이다.


이처럼 작가는 빌리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모순과 편견을 걷어내고자 하였다.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삶의 보편적 믿음과 인간의 역사에 기록된 삶의 일방성에 대한 일종의 비틀기인 셈이다. 더불어 보이드를 통해 바람처럼 머물다 간 삶의 부질없음을 그에 따른 고통 또한 인간의 기억 속으로 사라짐을 되새겼다. 광분의 악취를 뿜어대는 탐욕에 사로잡힌 무법자임을 알면서도 기계적으로 복종하는 감독관의 삶을 통해 인간의 보잘 것 없음을 보여주고 하였다.


코맥 맥카시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포괄적으로 통찰하였다. 상당한 노력과 고뇌의 시간 없이는 불가능한 해석이다. 참된 자아를 찾기 위해 인생의 대장정을 걸어 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의 잉태다. 어떤 변수가 기다리고 있는 지 알 수 없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존재론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한층 사고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생각의 경계와 영혼을 흔드는 그의 문체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다. 은밀하게 창백히 쏟아지는 달빛처럼 삶의 의미를 반추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a******e 2009.09.16. 신고 공감 8 댓글 16
리뷰 총점 종이책
:: 국경, 삶에서 넘어야 할 것과 맞서는 소년의 이야기
":: 국경, 삶에서 넘어야 할 것과 맞서는 소년의 이야기" 내용보기
코맥 매카시의 책은 읽은 기억이 없지만, 한번은 진지하게 만나고픈 작가였는데 뒤늦게 국경 3부작 중 2부인 <국경을 넘어>와 3부 <평원의 도시들>을 읽었다. 1부 <모두 다 예쁜 말들>을 읽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2, 3부 중 2부인 이 작품이야말로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된다.    가족과 자연에서 생활하고 있던 소년은 어느 날 늑대와 마주하게 된다. 전부터 늑대의 흔적을
":: 국경, 삶에서 넘어야 할 것과 맞서는 소년의 이야기" 내용보기
 코맥 매카시의 책은 읽은 기억이 없지만, 한번은 진지하게 만나고픈 작가였는데 뒤늦게 국경 3부작 중 2부인 <국경을 넘어>와 3부 <평원의 도시들>을 읽었다. 1부 <모두 다 예쁜 말들>을 읽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2, 3부 중 2부인 이 작품이야말로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된다.

 

 가족과 자연에서 생활하고 있던 소년은 어느 날 늑대와 마주하게 된다. 전부터 늑대의 흔적을 발견하고 찾아나서던 소년과 야생늑대의 한판승. 이 책의 중반부까지 중 가장 흡입력 있는 부분이고 긴장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소년은 늑대를 사로잡게 되었지만 순수함이 가득한 소년답게 늑대를 보금자리로 되돌려 보내기 위해 국경을 넘는 위험을 감수한다. 소년에게는 모험이었겠지만 늑대를 그냥 풀어주는 대신 자청해서 새로운 세계로 동행하게 되는 셈이다. 이때부터 소년의 여정은 험난해진다. 

 

 늑대와의 한판승에서 이긴 소년은 점차 새끼를 밴 늑대와 교감을 하게 된다. 그러나 동화와 다른 냉혹한 현실과 곧 마주 서게 된다. 길 위에서 벌어지는 사건 때문에 늑대는 어른들의 차지가 되고 그런 늑대를 되찾고자 소년은 주위를 서성인다. 그의 순수함에서 시작된 이 여정은 처절했다. 결국, 소년이 선택한 것은 자신의 손으로 늑대를 죽음의 길로 보내는 것이었다. 소년이 마주하기에는 정말이지 비극적인 사건인데 이보다 더한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국경을 넘어 집으로 돌아왔지만 힘든 일은 겪은 소년을 위로할 가족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가족의 죽음과 살아남은 동생. 그리고 다시 그는 동생과 국경을 넘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 작은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슬퍼할 겨를없이 담담하게 그는 행동한다. 신념과 의지가 강한 소년은 처음에는 뜻하지 않게 순수한 마음으로 국경을 넘지만, 이번에는 이를 악물고 동생을 데리고 국경을 넘게 되는 것이다.

 

 국경. 그 경계를 넘나드는 소년의 방랑기적 삶이란 흔히 생각하는 성장기와 또 다른 느낌이었다. 성장통이란 물론 아픔을 수반하지만 코맥 매카시가 그려낸 소년의 성장기는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정말이지 참혹했다. 이것이 작가의 필력이나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법 두툼한데도 흡입력이 뛰어나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살면서 넘어야 할 것들을 이겨낼 때 혹은 지나쳐 왔을 때 우리는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느새 지나버렸으니까 말이다. 이것은 물론 지나고 난 후에야 알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당시에는 어떻게 지나는지조차 버겁기도 하고 정지된 시간 속에 나 홀로 버려진 느낌일 때도 있다. 국경이란 건 모두의 마음에서 그런 한 지점이 아닐까 싶다. 무언가의 경계가 뚜렷하게 나뉘어 있지만 늘 그 언저리에서 갈팡질팡하며 끝없이 넘나드는 게 인생인듯하다. 

 

 넘어야 할 무엇과 넘을 수밖에 없는 상황의 연속. 혹은 넘고자 하지만 차마 시도할 수조차 없는 상황…. 변수는 많지만 결국 그것은 우리 각자의 의지에 달렸다. 그래서 작가가 그린 의지가 강한 소년의 이야기는 강렬하게 기억된다. 그의 참혹한 상황보다 길 위의 여행이 낭만만 흐르지 않으며 현실은 차갑지만 더러는 따뜻한 이들도 만나기도 하며 결국 한층 성장해가는 모습에서 슬픔보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없이 이어지는 작가의 필력에 과연 대가만이 가능한 작품이란 찬사가 붙을만하다. 그리고 소년의 의지 또한 정말이지 잊지 못할 거 같다.   

 


 

s*****m 2010.05.0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국경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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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울타리 너머 붉은 빛 도는 들판.. 울타리 말뚝 하나에 널린 동물의 머리... 늑대의 것인가? 황량해 보이다 못해 섬뜩하기도 하다. 거장 코맥 매카시의 국경 3부작 중 두번째 작품 '국경을 넘어'는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모든이들의 대화가 “”표시 없이 이루어져 작품 전체적으로 흥분, 절규, 폭력 등이 나타나는 장면에서도 읽는이는 차분한 마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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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울타리 너머 붉은 빛 도는 들판.. 울타리 말뚝 하나에 널린 동물의 머리...

늑대의 것인가?

황량해 보이다 못해 섬뜩하기도 하다.

거장 코맥 매카시의 국경 3부작 중 두번째 작품 '국경을 넘어'는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모든이들의 대화가 “”표시 없이 이루어져 작품 전체적으로

흥분, 절규, 폭력 등이 나타나는 장면에서도 읽는이는 차분한 마음으로 그들을

관전할 수 있다.

멕시코 국경 근처로 옮겨온 첫날 어린 빌리는 늑대 한 마리와 교감한다.

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 멕시코에서 국경을 넘어 온 것으로 추정되는

늑대를 잡기 위해 아버지가 덫을 놓고 실패를 계속하지만,

열여섯의 소년이 된 빌리는 결국에는 늑대를 붙잡는다.

하지만 새끼를 밴 어미늑대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그날로 멕시코에 가서

풀어주기 위해 늑대를 산채로 끌고 처음으로 국경을 넘는다.

그것이 그의 고된 운명의 시작임을 짐작하지도 못한채 말이다.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열여섯이면 어린나이 아닌가.

교감했던 동물이라도, 국경근처에 살았더라도 얼마나 걸릴지도 모를 여정에

아무런 말없이 오르다니!

빌리의 우직함을 탓해야 하는지, 그의 운명이 그리 정해져 있었던 터라

거부할 수 없었던 것인지...


그렇게 처음 국경을 넘었던 빌리는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또한번 국경을 넘고

동생 보이드만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부모님을 죽이고 말을 훔쳐간 사람들을 쫓아 보이드와 함께 국경을 넘는 빌리.


그런 기나긴 여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겪은 이야기를 통해

세상과 만나는 빌리


어찌 이리 어린 소년에게 이런 시련을! 이라고 코맥 매카시에게 말하고 싶을만치

그리 길지 않은 삶을 산 소년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난의 연속이다.

계속해서 진중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는동안 긴장하고 흥분하고

안타까워 하게 된다.


아름답지만 슬픈 이야기

황량하지만 삶의 의미로 채워가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가 ‘국경을 넘어’에 존재한다.

a****l 2009.09.2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국경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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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의 시선때문일까? 어릴 적 느꼈던 먹구름 같았던 세상의 알 수 없는 어둠의 단면을,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삶의 길, 한 갈래에 서서 어찌 해야할지 물으며 살게 되는 인간의 단상을 적절히 표현해 내고 있다. 어린 소년이 겪는 일이기에 더 세상은 냉혹해 보인다. 여린 대상에게 강하고 뽀족한 사물은 더 날카롭고 무더워 보이기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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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의 시선때문일까? 어릴 적 느꼈던 먹구름 같았던 세상의 알 수 없는 어둠의 단면을,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삶의 길, 한 갈래에 서서 어찌 해야할지 물으며 살게 되는 인간의 단상을 적절히 표현해 내고 있다. 어린 소년이 겪는 일이기에 더 세상은 냉혹해 보인다. 여린 대상에게 강하고 뽀족한 사물은 더 날카롭고 무더워 보이기때문이다.

 

코맥 매카시는 The road의 저자로 잘 알려져있다. 그를 국경 삼부작으로 만나게 되었다. 더 먼저 나왔다는 '모두다 예쁜 말들'이란 책도 관심이 간다. 그리고 쌍둥이 형제 같은 책, '평원의 도시'들도 함께 보고 싶다.

 

코맥 매카시의 소설을 보노라니, 파울로 코엘료가 생각난다. 만약 매카시와 코엘료가 만난다면 많은 부분에서 마음이 잘 맞을 것만 같다. 마음대로 저자들의 미팅을 주선해본다. 둘 다 좋아하는 저자이기에 서슴치 않고 주선을 해본다. 하지만 주선도 잠시, 저자가 던지는 묵직한 물음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떠오르는 소설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이외수의 '들개'이다. 야윈 것 같으면서도 야생적인 들개가 어느새 빌리가 만났던 늑대와 오버랩된다. 그것은 들개와 늑대에게 쏟았던 저자나 주인공의 애정탓이라 본다.  

 

 

묵묵히 그리고 굳건히 살아가는 빌리를 보면 밤의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 떠오른다. 어두운 하늘 속 환한 달님이 떠오른다. 외유내강이 빌리를 두고 한말이 아닐까? 오늘 뉴스 속 한 장면이 떠오른다. 안나푸르나 "곧 정상입니다."라는 뉴스 앵커의 보도가 있었다. 한 산악인이 명절 즈음에 오르기 힘들다는 정상인 안나푸르나를 등정하겠다 포부를 밝혔다. 그 산악인은 목표 있고 강한 의지력이 흠씬 뭍어나는 소신을 인터뷰로 이야기 하고 있다. 안나푸르나를 오르겠다는 그녀와 멕시코 국경을 넘는 빌리는, 분명 비슷한 면이 있다. 목표가 있는 사람의 확고한 모습은 나를 부럽게 만든다. 하지만 멕시코 국경을 넘으며 겪은 빌리의 행로 속에서 느껴지는 삶의 고통과 진한 존재의 쓴 맛은 어쩔 수 없다.

 

h********0 2009.10.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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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주인공과 함께 말을 타고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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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말을 타고 멕시코의 국경을 헤매고 있는 듯한 기분이 남아있다. 언덕과 구릉, 구불구불한 고갯길, 산과 숲과 초원과 밭과 마을과 황폐한 대지에 내리는 굵은 비, 번개, 그리고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 그런 세상 속을 나는 지금 주인공과 함께 말을 타고 헤매고 있다.코맥 매카시의 <국경 3부작> 중 2번째 작. 때는 2차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인 1941년 전후, 미국 뉴 멕시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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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말을 타고 멕시코의 국경을 헤매고 있는 듯한 기분이 남아있다. 언덕과 구릉, 구불구불한 고갯길, 산과 숲과 초원과 밭과 마을과 황폐한 대지에 내리는 굵은 비, 번개, 그리고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 그런 세상 속을 나는 지금 주인공과 함께 말을 타고 헤매고 있다.

코맥 매카시의 <국경 3부작> 중 2번째 작. 때는 2차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인 1941년 전후, 미국 뉴 멕시코주의 작은 목장에서 자란 16살의 소년 빌리는, 덫에 걸린 암컷 늑대를 고향인 멕시코의 산으로 돌려보내 주려고 혼자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향한다. 하지만 고난의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온 빌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부모님이 말도둑들에게 살해당했다는 무서운 소식. 빌리는 살아 남은 남동생 보이드를 데리고 빼앗긴 말을 되찾기 위해서 다시 멕시코의 국경을 넘는다. 잃어버린 것을 찾아 다양한 인종과 혁명, 사건들, 그리고 자연과 신화로 물든 이국의 국경을 되풀이해서 넘나드는 소년의 운명을 저자 특유의 서사시와 같은 문체로 장대하게 그려낸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의 긴박한 늑대와 소년의 묘사가 압권이다. 집중하지 않으면 꽤 어려운 문체이지만 그 먹먹한 분위기에는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매카시는 묵시록적인 묵직한 분위기 안에서 철학적인 것을 이야기한다. 4부로 구성된 이 이야기에서 빌리는 다양한 인종,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각들을 마주한다. 거기에 주인공이 헤매는 소설의 세계가 겹쳐 세상은 다층적이며, 다양한 것임을 보여준다. 빌리는 국경을 넘어, 언어의 벽도, 인종의 벽도, 대지와 자연의 벽도 넘어 여행을 계속 한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읽고 난 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읽을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매카시의 세계는 결코 화려한 수식어로 장식되어 있지 않은데도, 독야청청, 고고하다는 말이 딱 맞는 매우 아름다운 세계다. 멜빌의 백경과 비교되는 이유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국경을 넘어>는 <국경 3부작>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도 유독 철학적으로 보인다. 그런 철학적인 면이 가혹한 자연의 묘사와 함께, 그 "고고함"을 한층 더 두드러지게 한다.

자연을 관찰하는 매카시의 눈은 날카로워서, 자연은 결코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험하고 무정하고 어렵고 야박하기도 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지만, 그런데도 그가 그리는 자연은 여전히 아름답다. 자연을 그려내는 그의 문장이 아름답다. 예술적인 문장이라는 것이 따로 있다면 그것은 바로 코맥 매카시의 문장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루한 풍경묘사에 쉽게 감동하는 편은 아니지만, <국경을 넘어>만큼은 문장 하나하나를 천천히 씹어 음미하며 읽고 싶다는 느낌이었다. 단숨에 후루룩 읽어 넘길 수 있는 흥미진진한 책이 있는가 하면, 이 작품과 같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차분하게 소중히 읽고 싶은 기분이 드는 책도 있다.
p********a 2009.10.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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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흉내낼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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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전에 어렵게 느껴지는 작가가 있다면 주제 사라마구와 코맥 매카시다. 워낙에 찬사를 받고 있는지라 읽기 전 ‘대단한 작가 일 것이다.’ 라는 편견부터 생기게 된다. 최근 [로드]를 개봉한다고 하기에 개봉 전에 읽어야지 하면서 [로드]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읽었다. 물론 그 뜻을 헤아리기는 조금 부족했지만. 그래서 이 작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맘에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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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전에 어렵게 느껴지는 작가가 있다면 주제 사라마구와 코맥 매카시다. 워낙에 찬사를 받고 있는지라 읽기 전 ‘대단한 작가 일 것이다.’ 라는 편견부터 생기게 된다. 최근 [로드]를 개봉한다고 하기에 개봉 전에 읽어야지 하면서 [로드]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읽었다. 물론 그 뜻을 헤아리기는 조금 부족했지만. 그래서 이 작가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맘에 최근에 나온 국경 3부작을 선택했다. 먼저 [국경을 넘어]를 잡았지만 3부작 중 2번째라 처음부터 읽어야 하는 줄 알고 1부 [모두 다 예쁜 말들]부터 읽기 시작 했다. 하지만 그냥 바로 2부부터 읽어도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문제는 없었다.

 

첫 번째 시리즈에 말이 등장했다면 두 번째는 늑대가 등장한다. 소년은 단지 늑대를 불쌍히 여겨 잡았지만 멕시코로 돌려보내려 함께 떠나게 된다. 처음 소년은 늑대 때문에 국경을 넘게 된다. 그는 단순히 돌려보내기 위해서였지만 그 여정은 만만치 않다. 늑대를 잡는 과정에서 늑대에 대해 묘사한 부분에서 많은 것을 알았다. 똑똑해 보이는 늑대를 잡기 위해서는 먼저 늑대의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 잡은 후에 길들이는 방법도 동물에게 정을 느끼게 해주는 하나의 과정을 상상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특히 늑대와 공감을 하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밧줄을 통해 길들이는 과정은 1편보다 좀 더 긴장감이 연출되었다. 아무래도 늑대이다 보니 혹시나 끊을 물어뜯어 소년을 공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경을 건너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넘는 것이고 그것을 소년은 아무것도 모르고 침범한 경우가 되었다. 그것도 늑대를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주려 했지만 사람들은 당연히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소년은 현실에 부딪치게 된다. 늑대를 구경시켜 주는 대신 돈을 받는 사람들. 소년은 결국 늑대를 자기 손으로 보내고 만다.

 

소년은 늑대의 뻣뻣한 머리를 들어 올렸다. 혹은 쥘 수 없는 것을 쥐려는 듯 손을 뻗었다. 살을 먹고 사는 꽃처럼 더없이 아름답고도 섬뜩한 늑대는 이미 산속을 달리고 있었으므로, 피와 뼈로 만들어졌으나 전쟁의 그 어떤 상처에도 희생될 수 없는 그 무엇. 비가 그러하고 바람이 그러하듯 시커먼 세계의 형태를 깎고 다듬고 파낼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고 믿고 있으리라. 하지만 쥘 수 없는 것은 결코 쥘 수 없고, 삽시간에 지지 않는 꽃은 없으며, 여자 사냥꾼과 바람마저도 두려워하며, 세계는 이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 p167

 

다시 집으로 돌아온 소년. 불행은 마치 시작이라는 듯 인디언들의 공격으로 부모는 죽고 동생은 다행히 다른 곳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는 그들이 가져간 집에 있던 말들을 찾기 위해 동생과 다시 국경을 넘게 된다. 여정을 통해 작가는 삶과 국경은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넘어가는 하나의 이야기로 표현해 냈다. 이야기라는 것은 끝도 없고 바로 우리의 삶이며 모든 이야기는 하나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끊임없는 여행을 하면서 소년은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1부에서는 주인공에 집중되어 여행과 사랑 그리고 말에 대한 이야기라면 [국경을 넘어]는 좀 더 넓은 의미가 부여된다. 그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깨달음을 얻게 된다. 여행자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부각된 느낌이었다. 동생과의 여행에서 동생이 다치고 죽으면서 많은 안타까움과 허망함. 그리고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부분은 [모두 다 예쁜 말들]보다 더 처절하고 우울한 기분이 들게 한다.

 

세계는 이름이 없지. 세로(덕)와 시에라와 사막의 이름은 오직 지도상에만 존재해.

우리는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이름을 붙이지.

하지만 우리는 이미 길을 잃었기 때문에 이름을 붙이는 거라네.

세계는 결코 잃을 수 없어.

우리가 바로 세계야.

이름과 좌표는 바로 우리 자신의 이름이기에 그걸 로는 우리를 구할 수 없어.

우리의 길을 찾아줄 수도 없고.

잔 동생은 세계가 그를 위해 선택해 준 자리에 있네.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거지.

하지만 그곳은 자네 동생이 스스로 선택한 곳이기도 해.

무시해선 안 될 운명이지. -p515

 

번역가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코맥 매카시가 이렇게 화려한 문체에서 [로드]에서 스타일이 조금 바뀌었다고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전에 이언 매큐언의 [속죄]를 보고 어쩜 이렇게 화려하고 세심한 문체가 있을 수 있을까? 했지만 [체실 비치에서]를 읽으며 전혀 다른 작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근데 코맥 매카시의 국경 3부작과 [로드]를 읽으면서 이언 매큐언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로드]보다는 국경 3부작이 더 좋았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말을 타고 부츠를 신은 주인공의 서부 모습이 그대로 상상이 됐던 것은 단연 묘사 때문은 아니었다. 그의 글 자체에서 서부의 메마르고 퍽퍽한 느낌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었다. 이 두꺼운 책을 들여다보며 의외로 글 자체에는 군더더기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독자에게는 조금 지루할 수 있는 긴장감도 크게 나타나 있지 않다. 하지만 모든 초점이 배경음악 하나 없이 주인공의 움직임에 집중되어 있다. 마치 소리까지 들리는 듯하다. 그에게 따라다니는 무수히 많은 단어들을 국경 시리즈를 통해 공감할 수 있었다.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botongsaram 2009.10

e******8 2009.10.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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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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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매카시의 국경 3부작 모두다 보고 싶지만 일단 국경을 넘어가 가장 나의 시선을 끌었다. 미국 서부시대를 배경으로한 글이다 한 소년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국경을 넘어 이글은 스팩타클하거나 서스펜스와 전혀무관하다. 서부시대의 활극을 기대하고 읽는다면 무척이나 실망할수밖에 없는글이다.   국경을 넘어 빌리라는 소년이 멕시코국경을 넘나들면서 겪는 수만은 일들을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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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매카시의 국경 3부작 모두다 보고 싶지만 일단 국경을 넘어가 가장 나의 시선을 끌었다.
미국 서부시대를 배경으로한 글이다 한 소년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국경을 넘어 이글은 스팩타클하거나 서스펜스와 전혀무관하다.
서부시대의 활극을 기대하고 읽는다면 무척이나 실망할수밖에 없는글이다.
 
국경을 넘어 빌리라는 소년이 멕시코국경을 넘나들면서 겪는 수만은 일들을 서사적으로 쓰여진 작품이다. 일반적인 소설은 주인공의 싯점이거나 아니면 제삼자의 화자가 이야기하든 하는데 이글은 소설이기보다는 전기 아니 뭐라고 표현할수 없는글이다.
빌리는 생각하는것 자체가 성숙한것 같다 인디언이 먹을것을 원했을때도 그렇고 늑대를 사냥하고 다시 놔줄때도 그렇다 일반적인 사람같으면  늑대를 힘들게 잡아놓고 노아줄리도 없지만 또 놔준다고 해도 그자리에서 놓아주고 말았을것이다. 그런데 빌리는 직접 데려다 주기위해 위험한 여행을 시작한다. 13살이란 나이에 할수있는 행동은 아닌것이다. 그나이에 무언가를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행동할수 있는 이가 몇이나될까 나또한 적은나이가 아니지만 뭔가 결심을 했다고 다 행하지는 못한다. 빌리가 어렵게 국경을 넘어 늑대를 보내고 집에 왔을때 빌리를 맞아주는이가 없다. 그사이에 집에 강도가 들어 부모님이 돌아가셔 버리고 동생만 살아남았다. 빌리는 강도에게 빼앗긴 말을찾기위해 또다시 여앵을 떠난다 이번엔 혼자가아니라 동생과 같이 길을 떠난다.
 
내가본 빌리는 소년이라고 생각할수 없다. 소년이 청년이 되기까지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글이라지만 빌리의 의연함과 자신이 하고자하는 일을 끝까지 관철하는 뚝심은 어디서 오는것일까 내 아이의 나이가 딱 13세다 그런데 둘을 비교해 보려고해도 비교가 안된다. 물론 그시절의 환경과 너무도 다른 상황이지만 빌리의 성숙한 내면은 어디서오는것인지가 책을 읽는내내 나의 의문점이었다. 아마 코맥 매카시의 정신세계의 한면일텐데 빌리의 인생 여정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서부영화와 전혀다른 서부의 황야의 거칠고 황량함 그속에서 거칠게 살아가고있는 그들의 이야기의  단면을 만날수 있다.
 
r*******5 2009.09.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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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어디로 가는가?
"소년은 어디로 가는가?" 내용보기
어디에서나 하느님을 본다는 것은 어디에서도 하느님을 못 본다는 것과 같은 말이야. 우리는 매일매일을 살아가지. 하루가 지나면 내일이 오고. 그러다 어느 날 느닷없이 우리는 어떤 사람을 만나지.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던 사람,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을. 하지만 그는 제단에 전 재산을 쌓는 것처럼 어떤 행동을 하고, 이 행동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 가슴에 묻혀 있던 것을, 결코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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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나 하느님을 본다는 것은 어디에서도 하느님을 못 본다는 것과 같은 말이야. 우리는 매일매일을 살아가지. 하루가 지나면 내일이 오고. 그러다 어느 날 느닷없이 우리는 어떤 사람을 만나지.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던 사람,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을. 하지만 그는 제단에 전 재산을 쌓는 것처럼 어떤 행동을 하고, 이 행동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 가슴에 묻혀 있던 것을, 결코 완전히 잃어버리지도 않았고 잃어버릴 수도 없는 그 무엇을 보게 되지. 그것이 그 순간이야. 바로 그 순간 말이야. 우리가 오래도록 기다렸으나 두려워 했으며, 우리를 유일하게 구원해 줄 수 있는 그 순간. (p.202)

 

위 문장은 코맥 매카시의 국경 3부작 중 두 번째 작 <국경을 넘어> 중 내가 뽑은 가장 희망적인 구절이다.

 

어느날 포크너, 멜빌, 헤밍웨이와 비견되며 현대 미국문학의 대가라 불리는 낯선 이름이 문학계에 불쑥 나타났다. 1933년생 매카시의 긴 문학인생 중 최신작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로드>의 세계적인 인기는 이제껏 주목받지 못했던 그의 과거작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게 했는데, 두 작품 모두 어렵고 힘들게 본 기억이 있는 나는 새로운 작품을 만난다는 기대 한편으론 걱정도 많았다. 황폐한 땅과 거룩한 자연에 도전하다 모든 것을 이끄는 신의 힘에 결국 순응해가는 인간의 부질없는 욕망과 신의 구원을 무겁고 담대하게 그려낸 카리스마에 푹 빠지기도 했지만 특유의 건조한 문체와 삶에 대한 희망없음, 구원을 찾아 떠나는 밑도끝도 없는 지루한 발걸음이 그 못지않게 불편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황량한 사막에서 사소한 욕망으로 쫓고 쫓기는 인간 대 인간의 밑바닥 삶을 드러냈다면, <로드>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을 내세워 인간이 인간에게 있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일깨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혼을 관통당하는 것 마냥 생생한 고통과 구원의 목소리가 아름답고 간결한 문장으로 전달되는 것이 영 달갑지만은 않았던 것도 인간의 이중성과 도달불능성, 한계와 잠재성을 이야기하는 가슴을 짓누르는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어>는 열 셋에서 스물, 빌리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의 모험담이다. 또래 답지 않은 고집스러움과 목표로 자신의 맹세를 스스로 지키기 위해 국경을 넘으려다 의도치 않은 온갖 수난을 감내하게 되는 빌리의 성장통이기도 하다. 카우보이이던 빌리의 가족들에게 문제가 닥친다. 근처 목장의 송아지들이 멕시코 쪽 산에서 내려온 늑대에게 물려죽는 일이 종종 발생하자 빌리의 아버지와 빌리는 늑대를 산 채로 잡아 소의 희생을 막고 이득도 남기려 한다. 평화로운 가족의 일상에 뛰어든 늑대는 빌리가 국경을 넘는 발단이 된다. 혼자 늑대를 사냥하러 간 빌리는 온갖 사투 끝에 사로잡지만 느닷없이 되돌려 보내주기로 마음 먹는다. 멕시코에서 넘어온 늑대를 다시 멕시코 땅으로 가서 풀어주기로 한 것이다. 늑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국경을 넘는 빌리에게는 모험과 수난이 기다리고 있다. 늑대를 빼앗거나 이용만 하려던 사람들에게서 늑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빌리는 자신이 늑대를 지킬 수 없음을 깨닫자 결국 자신의 총으로 쏴 죽인다. 그저 늑대가 온 곳으로 가서 풀어주려 했을 뿐인 빌리의 수난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집으로 돌아오자 부모님은 습격한 강도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동생 보이드만 살아남았다. 이후 말을 훔쳐 달아난 강도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두 형제는 길을 떠난다. 가는 도중 아버지가 아끼던 몇 마리를 되찾기도 하지만 여러마리의 말을 데리고서는 쉽게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지 못한다. 아무 것도 갖지 못한 두 형제를, 또한 말을 욕심내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빌리를 적으로 여긴 낯선 이에게 총을 맞은 보이드는 형이 자신을 두고 가던 길을 계속 가기를 바란다. 보이드를 두고 혼자 떠난 빌리는 강도를 찾지 못한 채 스무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동생을 찾아가지만 이미 죽고 없다. 묘지를 파헤쳐 동생의 유골을 찾아오던 중 강도를 당해 이번에는 타고 다니던 말이 부상을 당한다. 빌리는 더이상 갈 곳이 없는 채로 쉬지 않고 길을 간다. 이제 빌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빌리의 여정에는 목표가 없다. 갈 곳도 없고, 반겨줄 사람도 없다. 그저 이 곳에서 저 곳으로 갈 뿐이다. 이동 중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는 빌리에게 재산이다. 매카시는 이제껏 내가 읽은 작품들이 그랬던 것처럼 빌리의 확실한 미래를 보여주지 않은 채 끝맺는다. 늑대를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 보내주려는 단순한 목표에서 시작된 빌리의 국경넘기는 순수한 소년을 인생만사 다 겪은 청년으로 변신시켰다. 부모님과 동생을 잃고, 갈 곳마저 잃은 그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매카시의 소설은 그래서 아름답다. 여운과 감흥이 뒤따라오는 건조한 문체는 매력적인 유혹이기도 하다. 그래서 또 다시 읽게 된다. 그는 군데군데 희망을 심어두었지만 행과 행, 문장과 문장, 구절과 구절 사이를 흘려 읽는 사람에게는 발견되지 않는다. 대놓고 말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또렷하게 다가오는 인간을 넘어선 생명체, 생명체가 존재하는 자연, 자연 너머의 신을 느낄 수 있다. 인간의 부단한 욕망과 어지러움과 무질서의 평형을 맞추는 신의 힘을 느끼자. 독서를 즐기지 않거나 매카시의 건조한 문장 때문에 기승전결이 따분하다면 차선책으로 영화라도 보자. 살아있는 미국문학의 대가인 매카시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 같다.

s*****d 2009.09.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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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을 때마다 성장하는 소년..
"국경을 넘을 때마다 성장하는 소년.." 내용보기
매카시의 국경 3부작 중 첫번째인 <모두 다 예쁜 말들>에 이어서 <국경을 넘어>와 <평원의 도시들>이 출간되었다.  세 권중 <국경을 넘어>를 가장 먼저 읽게 되었는데, 아마도 이후에 <모두 다 예쁜 말들>을, 그 다음에 <평원의 도시들>을 읽게 될 것 같다.   56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에 아주아주 건조하고 메마른 문체로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부는 하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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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의 국경 3부작 중 첫번째인 <모두 다 예쁜 말들>에 이어서

<국경을 넘어>와 <평원의 도시들>이 출간되었다. 

세 권중 <국경을 넘어>를 가장 먼저 읽게 되었는데,

아마도 이후에 <모두 다 예쁜 말들>을, 그 다음에 <평원의 도시들>을 읽게 될 것 같다.

 

56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에

아주아주 건조하고 메마른 문체로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부는 하나의 통 문단으로 되어 있어 흐름이 중간에 끊기지 않는 구조이고,

대화와 문장이 혼재되고

본문 중에 스페인어가 상당수 섞여 나오는 등..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었다.

꽤 읽은 것 같은데 막상 보면 몇 페이지 안 넘어가 있던 경험을 많이 했으니..

 

그러나,

책이 결코 지루하거나 뻑뻑하진 않았다.

오히려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정말 재미있게 읽어 내려갔다고 할까..

특이한 책.

 

역자 후기를 빌려 이 책의 줄거리를 요약해 보면,

"늑대에 대한 편견과 경제적 이득 때문에 늑대를 박멸시킨 미국에 늑대 한 마리가 건너 온다.

  늑대를 사로 잡은 소년은 늑대를 죽이는 대신 멕시코로 되돌려 보내려고 떠나지만

  잔혹한 세상 앞에 부딪히고 패대기쳐진다."

 

사실 이 정도로 요약하긴 힘든 책이다.

아마도 저 줄거리는 도입부인 1부 정도를 요약했다 볼 수 있고

2-4부에서 소년이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일과 만나는 많은 사람들은 훨씬 복잡다난하다.

 

시종일관 우울하고 어둡고 가라앉은 분위기.

거기에 먼지만 날릴 것 같은 멕시코 국경지대의 삭막한 배경.

가난한 사람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소년은 여러 차례 국경을 넘게 된다.

이 책에서 국경을 넘는다는 것은 한 가지 전기가 전환됨을 의미하고

되돌리지 못하는 단계를 한번씩 넘어 성장하거나 혹은

어떠한 사건을 겪게 됨을 암시하거나 하는 소설적 장치 구실을 한다.

 

늑대를 되돌려 보내기 위해서든,

훔쳐간 말을 찾기 위해서든,

동생을 찾기 위해서든..

여러 차례에 걸쳐 국경을 넘게 되는 소년인데

정작 그 이유는 넘을 때 마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보일 때도 있다.

사실 인생이란 것이 어떠한 사건에 수렴된다기 보다

거역할 수 없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달려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천애 고아가 되어 홀로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의 한 소년에게는

그저 하루하루를 살 뿐이다.

하나의 목적이 있을 때는 그것을 위해서,

그런 목적을 달성했을 경우는 그 이후의 또 다른 무엇을 찾아내어 다시 매진한다.

이 책에서는 그때마다 국경을 넘는 것이다.

 

중간중간 만나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 역시 의미심장하다.

교회 이야기, 신부 이야기, 눈먼 군인 이야기, 집시들의 비행기 이야기 등..

저자는 갑자기 만나게 되는 길 위의 사람들을 통해서

뭔가 하나씩 화두를 던져 주고 있으며

각각의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쉽게 읽히지는 않았으나 읽을 만한 가치가 있고,

다시 한번 차분히 읽고 싶은 책이었다.

3부작 전체를 다 읽어 본 다음 다시 찬찬히 생각해 보리라.. 

l*****4 2009.09.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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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소년이 넘은 국경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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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라는 이름과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아직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드》등의 유명한 작품이 있지만 「코맥 매카시」라는 이름과 연결 짓지도 못했다. 정말 순수하게 그 이름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국경을 넘어』를 통해 그를 처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ㅡ.   『국경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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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라는 이름과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아직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드》등의 유명한 작품이 있지만 「코맥 매카시」라는 이름과 연결 짓지도 못했다. 정말 순수하게 그 이름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국경을 넘어』를 통해 그를 처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ㅡ.

 


『국경을 넘어』는 코맥 매카시의 초기 작품인 「국경 시리즈」중의 한 작품이다. 『모두 다 예쁜 말들』(1992)이 국내에 2008년도에 출간되고, 최근 들어서 『국경을 넘어』(1994)『평원의 도시들』(1998)이 함께 국내에 출간 되었다고 한다. 그 중 『국경을 넘어』는 코맥 매카시의 초기 작품인 국경 시리즈의 가운데에 서 있는 작품이다 ㅡ.

 

늑대에 대한 남다른 생각으로 인해 잡은 늑대를 멕시코로 보내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주인공 「빌리」ㅡ. 빌리는 덫에 걸린 늑대를 원래의 곳으로 보내기위해, 집이 아닌, 멕시코를 향해 무작정 국경을 넘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많은 일들을 뒤로하고 다시 돌아간 집에는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다. 아니, 반겨줄 사람이 없다. 자신이 없었던 시간의 일을 듣게 되고,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고 있는 동생「보이드」와 만나 다시 국경을 넘게 된다. 도둑맞은 말을 찾기 위해 ㅡ. 그리고 두 소년의 앞에는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는 많은 일들이 펼쳐진다.

 

『국경을 넘어』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대화와 일반 문장의 구분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구분은 있으나, 그 표시가 불분명 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시간과 공간도 마찬가지다. 역시나, 친절한 표시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리고 그 대화나 문장 하나하나에 건조함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또 역설적이게도 그의 문장들은 아주 친절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ㅡ.

 

뜬금없이(물론, 내가 발견하지 못한 뜬금 있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늑대를 보내기 위해 멕시코로 향하는 빌리의 모습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세상을 향해 달려 나가는 한 소년의 모습 ㅡ. 부모의 죽음이 주는 뜻하지 않은 인생의 처참함과 상실감 ㅡ. 소년이 모험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을 통해 드러나는 인생의 다양한 모습들 ㅡ. (그 사람들은 소년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위협이 되기도 하는 반면에 도움을 주고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을 함께하는 다양한 (그리고 이해하기 쉽지만은 않은 ㅡ.) 철학적 이야기들을 통해 인생 본연의 문제들을 곱씹게끔 만들어준다 ㅡ. 소년이 넘은 국경, 또 다른 그 세상을 통해 상당히 무거운 주제들을 평원에서 느껴지는 광활함과 산맥이 주는 힘찬 느낌으로, 그러나 어딘가 여성스러운 느낌으로 풀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코맥 매카시의 국경 시리즈는 첫 번째 작품 『모두 다 예쁜 말들』과 두 번째 작품 『국경을 넘어』의 주인공들이 세 번째 작품『평원의 도시들』에서 만난다는 독특한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 “이 책이 좋았냐, 그렇지 않았냐?!” 라고 질문을 해온다면.. 난 이 국경 시리즈의 연결고리를 모두 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고 싶다 ㅡ. 멀지 않은 시간에 모든 고리를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벌써부터 나를 초조함과 설렘으로 가득 차게 만든다 ㅡ.



b****j 2009.09.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