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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아이언맨>이었다. 이제는 '마블 코믹스 유니버스(MCU)'라는 방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MCU라는 대서사를 끌어내기 위한 첫 신호탄은 <아이언맨>이었다는 얘기다. 헐리웃 영화가 전세계를 석권하고 있었지만 점점 흥행에서 뒤떨어지기 시작할 즈음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화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바로 <아이언맨>의 성공으로 겨우 첫 발자국을 남긴 셈이다. 만약 <아이언맨>의 흥행이 기대 이하였다면 MCU는 나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2008년을 시작으로 2021년 <블랙 위도우>까지 모두 24편의 영화를 비롯해서 새롭게 써내려갈 <상치>는 빛을 보지도 못한 채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란 말이다.
말이 나온 김에 MCU의 대서사를 담은 24편의 영화를 '개봉순서'대로 나열해본다. 시작은 <아이언맨>이다.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 2>, <토르>,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 <아이언맨 3>, <토르 다크월드>,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 <시빌 워>, <닥터 스트레인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스파이더맨 홈커밍>, <토르 라그나로크>, <블랙팬서>,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 <앤트맨과 와스프>, <캡틴 마블>, <어벤져스 엔드 게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블랙 위도우>, 그리고 개봉 예정인 <상치>다. 무려 13년에 걸친 대작이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물론, 마블 영화가 최고라는 얘기는 아니다. 디즈니 영화가 꼴보기 싫을 때도 있고, 소니가 사들인 콜롬비아 픽쳐스는 한 마디로 재수 없다. 그럼에도 어디까지나 '영화'만 놓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일단은 'DC코믹스'는 나중으로 미루고 말이다. 할 말은 정말 많으니까. 먼저 <아이언맨>이다.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다. 미국에 천재이면서 동시에 엄청난 부를 쌓은 '토니 스타크'라는 유명인사가 있다. 그는 미국방부를 위해 '최강의 무기'를 개발해서 납품하며 엄청난 부와 명성을 쌓은 인물이다. 그가 무기를 팔아서 번 돈을 좋은 일에 쓸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길, 아직 그는 '영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토니는 무장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되어 죽을 위기에 처한다. 천재적인 두뇌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열악한 동굴속에서 '마크 1'을 탄생시키며 기적적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이 사건은 토니의 인생을 송두리채 바꿔 버리는 엄청난 계기가 된다. 왜냐면 무장 테러리스트가 가진 무기가 다름 아닌 자신이 개발하고, 자기 회사가 만든 무기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토니 스타크는 전세계의 평화를 지키겠다며 '최강의 무기'를 만들었지만, 미국의 적에게도 똑같은 무기를 팔아넘기는 비리를 눈 앞에서 확인했으며, 실제로 자신의 목숨마저 앗아갈 뻔 했던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 길로 토니는 '무기생산과 개발'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지만, 직장 동료의 배신으로 인해 회사에서도 쫓겨나고 무기밀매를 막지도 못하는 지경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히어로 무비'가 그렇듯이 영웅은 온갖 역경을 극복해내고 '영웅의 탄생'을 알리며 대미를 장식한다.
토니 스타크는 '후속편'을 통해 이런 딜레마를 계속 겪게 된다. 고뇌하지 않는 영웅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계속하고, <아이언맨> 말고도 다른 영웅이 등장하는 영화에서도 모두 이런 류의 '딜레마'를 품고서 관객들을 영화속으로 끌어들이게 된다. 함께 고민하자면서 말이다. 물론 모든 관객들이 그런 고민을 하며 '마블 영화'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그저 때리고 부수고 화려한 장면에 취해 한껏 즐기다 영화관을 나오는 관객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무의식'속에서라도 이런 공감대가 없었다면 '깊이'를 느끼지 못해서 흥행에 이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왜냐면 '히어로 무비'에서 [관객=영웅]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 못하면 그저 그런 영화로 그치게 되고 연이은 흥행까지 이어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이야기할 내용이지만, 'DC코믹스'의 영화들이 이 공식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해서 '몰입'이 덜 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암튼, 전쟁은 끔찍한 일이지만, 그 끔찍한 일을 통해서 누군가는 돈을 벌고 챙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무기판매상'이다. 더 끔찍한 현실은 '무기판매상'은 한 쪽에만 무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양 쪽 모두에게 무기를 팔아서 더 많은 이득을 챙긴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은 '베트남 전쟁'을 통해서 양 편에게 무기를 팔아넘긴 대가를 톡톡히 치룬 나라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 지금은 초강대국인 미국은 이런 식으로 '더러운 전쟁'을 수행해나가며 지금의 부를 쌓았다. 토니 스타크가 바로 그런 미국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랬던 미국이 '아이언맨'이라는 영웅으로 거듭나려 한다는 '이미지 세탁'도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고 말이다.
이런 점에서는 <아이언맨>이 참 씁쓸한 영화다. 마냥 웃고 즐기기엔 뭔가 찝찝한...그런 맛이 난다. 하지만 이젠 13년이란 세월이 지나면서 MCU가 더는 '미국의 것'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러운 전쟁'을 상징하는 것이 미국 뿐만이 아니게 되었다. 물론 이건 훤씬 나중에 '정립' 되지만 말이다.
자, 이제 마블 영화를 색다르게 즐길 준비가 되었는가. 더러운 전쟁을 통해서 이윤추구를 포기한 토니 스타크가 나아갈 행보에 주목해볼 준비 말이다. 그리고 영화의 말미에 나오는 '쿠키영상'에 닉 퓨리가 등장한다. '쉴드'의 수장인 닉 퓨리가 아이언맨을 '히어로'로 인정(?)하고 관리(!)에 들어간다는 내용을 살짝 보여준 것이다. 이는 <캡틴 마블> 편에서 닉 퓨리의 과거를 보여주며 외계인 지구 침공을 막기 위한 '히어로 집단(어벤져스)'이 이루어질 거라는 예고이기도 했다.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한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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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은 아마도 슈퍼 히어로 영화의 역사에서 중요하게 언급이 될 수 있는 영화일 것이다. 물론 이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슈퍼 히어로 영화들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나름의 영역을 만들어왔던 것은 사실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과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 시리즈가 바로 새로운 슈퍼 히어로 영화를 만들어낸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들은 슈퍼 히어로 영화들에 대한 조금은 낮게 보는 시선을 바꾸는 것에 큰 역할을 했으며, 더 나아가서는 슈퍼 히어로 영화에 나름의 현실감을 더하는 것에 성공한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두 명의 거장이라고 불릴 수 있는 감독들의 영화들과 함께 마블의 성공 신화를 시작한 영화가 바로 아이언 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 아이언 맨은 마블의 대표적인 슈퍼 히어로 중의 한 명으로 영화로 만들어지는 모든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의 시작을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 아이언 맨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아마도 지금의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의 성공을 만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 아이언 맨은 더욱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영화 아이언 맨에서 우리는 지금은 익숙한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만들어낸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블의 성공이 이루어진 이유는 단순히 그래픽 노블을 영화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현실에 맞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이루어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덕분에 지금의 마블에서 만들어지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그래픽 노블과는 또 다른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다. 그 세계관 속에서 그동안은 그래픽 노블이라는 영역에서 이루어지던 다양한 시도들을 마블은 영화라는 공간에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시작점에 이 영화 아이언 맨이 있었고, 이 영화 아이언 맨의 성공을 통해서 마블은 자신감을 갖고 이후의 영화들을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어쩌면 이 너무나 자본주의적인 슈퍼 히어로가 성공하는 모습은 자본주의 성장과 미국 사회의 변화 속에서 함께 성장하고 부침을 경험한 마블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우리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슈퍼 히어로의 대사인 '내가 바로 아이언 맨이다'는 바로 마블이 세상에 대해서 하고 싶었던 말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영화도 잘 만드는 마블이다' 라고 말이다. |